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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14 vote 0 2019.06.08 (09:40:10)


    구조의 효율성이 세상을 통제한다


    세상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결 따라 간다. 결은 구조의 효율성이다. 효율성은 에너지의 수렴방향에서 얻어진다. 확산방향이 플러스 통제라면 수렴방향은 마이너스 통제다. 에너지를 잘 수렴하는 쪽이 이긴다. 자연은 그 방향으로 간다. 지면 멈추고 이기면 계속 가므로 결국 이기는 것만 남게 되며 따라서 이기는 길로 가게 된다.


    스포츠의 토너먼트 경기와 같다. 지는 전략을 채택한 팀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 이기는 전략을 채택한 팀만 남아있다. 자연은 이기는 길로 가며 그 방향은 효율적인 방향이고 효율적인 방향은 에너지의 수렴방향이다. 생물의 진화든 역사의 진보든 모두 이 하나의 방향으로 가게 되어 있다. 모로 가도 서울에서 모두 만난다.


    에너지는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통제하려면 여분의 힘이 있어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배치는 대칭상태이고 대칭은 효율성을 소모하여 여분의 힘은 제로가 된다. 자연의 어떤 상태는 대칭된 상태이며 여분의 힘이 제로인 상태이다. 그 상태는 가장 통제하기 쉬운 상태이면서 동시에 여분의 힘이 제로라서 가장 안정된 상태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라 더하고 뺄 수 없다면 여분의 힘은 구조에서 조달되어야 한다. 여분의 힘이 없다면 그 상황에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구조를 제거하는 것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단계적인 구조의 제거다. 에너지 총량이 그대로인데 질의 구조에서 입자의 구조로 바뀌면 보다 효율적이므로 여분의 힘을 얻는다. 


    여분의 힘이 전혀 없다면 자기 살을 깎아 먹어야 한다. 사막에서 물이 없다면 피를 빼서 마셔야 한다. 만약 여분의 힘이 있다면 그 힘은 대칭상태까지 전개되므로 결국 여분의 힘은 제로가 된다. 그러므로 제살깎아먹기 외에 방법은 없다. 입자에서 힘으로, 운동으로, 량으로 바뀌면 상대적인 효율성을 얻어서 더 쉽게 통제된다. 


    대신 제 살을 깎아 먹었으므로 무언가 구조를 잃은 것이며 이는 마이너스 통제이고 에너지의 수렴방향에 해당한다. 질의 균일로 불균일에 대한 상대적인 효율성의 제고를 얻을 수 있다. 어떤 둘이 대결한다면 균일한 계가 불균일한 계를 이긴다. 둘이 충돌했을 때 균일한 계는 에너지를 신속하게 전체에 고루 전달할 수 있다.


    균일한 계는 전체의 힘으로 맞서지만 불균일한 계는 에너지의 진행이 내부에서 꺾여서 부분의 힘으로 맞선다. 5 대 5로 이루어진 계와 9 대 1로 이루어진 계가 대결한다면 5 대 5로 이루어진 계가 당연히 이긴다. 9 대 1에서 1은 빠지고 9가 혼자 싸우는 결과로 되기 때문이다. 똑같이 5 대 5로 이루어진 두 집단이 싸운다면?


    코어가 있는 쪽이 이긴다. 코어는 수학적으로 도출된다. 보다 견고한 구조다. 벽돌을 쌓거나 아치를 만들거나 돔을 만들거나 철탑을 쌓을 때 코어가 있는 구조가 이긴다. 에펠탑을 보면 알 수 있다. 코어가 내부를 50 대 50으로 대칭시켜 내부를 다시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똑같이 5 대 5이고 코어가 있는 두 집단이 싸우면?


    코어를 움직이는 쪽이 이긴다. 외력이 작용하는 쪽으로 코어를 이동시켜 맞서줘야 한다. 똑같이 5대5이고 코어가 있고 움직이는 두 집단이 싸우면 어떻게 될까? 코어의 이동에 따른 관성력을 잘 회수하는 즉 빠르게 움직이는 쪽이 이긴다. 굼뜬 조직보다 빠른 조직이 이긴다. 모든 조건이 똑같고 속도가 빠른 두 조직이 싸우면? 


    반응성이 높은 조직이 이긴다. 잘 붕괴하는 쪽이 이긴다. 최후의 힘은 계의 해체에서 얻어지기 때문이다. 잘 죽는 쪽이 이긴다. 동료까지 죽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량의 방법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서대로 구조를 잃어서 량은 완전히 해체된다. 외력의 도움이 없으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구조는 환원되지 않는다.


    효율성을 완전히 소비해 버렸기 때문이다. 최초 균일한 상태에서 코어가 생성되고 이동하고 바꾸고 해체하는 것이 구조의 단계적인 상실이다. 에너지는 보존되지만 구조는 단계적으로 상실된다. 조금씩 상실하면서 버티는 것이다. 이렇게 상실된 구조는 자체적으로 복구되지 않는다. 효율성을 뽑아 썼기 때문이다. 곧 엔트로피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젊은 시절에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 무언가를 획득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친구를 얻고 배우자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친구와 배우자를 사귈 기회를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구조로 보면 중요한 것을 잃어온 것이다. 겉보기로 늘어났을 뿐이다. 무언가를 잃는 방법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어떤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구조를 잃어야 한다. 가질수록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다. 충분히 가졌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뒤늦게 나타났다면 그것을 가질 수 없다. 손발에 잔뜩 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잃지 않겠다는 정당은 망한다.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스스로 희생하는 자세가 곧 의리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6.09 (03:15:45)

"균일한 계가 불균일한 계를, 코어가 있는 쪽이 없는 쪽을, 코어를 움직이는 쪽이 고정된 쪽을, 빠르게 움직이는 쪽이 느리게 움직이는 쪽을, 반응성이 높은 쪽이 낮은 쪽을 이긴다."

http://gujoron.com/xe/109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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