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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은 과감한 개헌공약으로 정면돌파하라!

[이철 사퇴파동의 이면]
이철을 비롯하여 몽측의 단일화추진단이 사퇴하고 있다. 여론조사 방식이 언론에 유출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뉘라서 속겠는가? 진짜 이유는 따로있다.

항명이다. 해당행위다.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발을 빼는 것이다. 강신옥의 사퇴와 당직자의 항명에 이어지는 몽당의 세 번째 소동이다. 지리멸렬이다. 본질은 따로 있다.

노/정의 단일화에 가장 충격먹은 사람이 이철이다. 이철은 어떻게든 단일화를 막아야 했다. 그래야 자신의 살 길이 보이는 것이다.

어차피 몽은 안되겠지만 몽이 후보를 사퇴하더라도 선거 일주일 쯤 남겨놓고 뒷거래로 흥정을 해서 밑천이라도 챙겨놓고 사퇴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후퇴해서는 자신에게 떨어질 국물이 없다.

이철은 은근이 노/정의 단일화를 방해했다. 대의원여론조사는 단일화 방해를 위해 내놓은 그의 작품이다. 이철 등의 사퇴는 몽의 백기투항 분위기를 감지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후의 저항을 해보는 것이다.


[밀실야합 대신 개헌공약으로]
노/정 두 후보는 후보회담에서 아무런 이면 합의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잘못이다. 당연히 대선 후의 논공행상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정치가 무엇인가? 대화하고 합의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정치를 해야한다. 문제는 그 합의과정에 국민이 어느 선까지 참여할 수 있는가이다.

정치인의 약속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당선된 후 배짱 튕기면 그만이다. 정치인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이 약속을 어기지 못하도록 국민이 개입해야 한다. 국민을 개입시키기 위해서 개헌공약이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정몽준으로 단일화되면 노후보가 정몽준의 선대위원장이 된다. 충격적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국민이 개입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결선투표제 도입과 분권제 개헌 등 과감한 공약으로 정면돌파 해야 한다.


[한국 정치의 후진성]
그동안 좌충우돌, 갈팡질팡, 우여곡절이었다. 노무현 l인을 비난할 일인가? 기실 좌충우돌한 것은 노무현이 아니라 한국정치의 후진성 그 자체였다.

우리 정치의 후진성은 첫째 정당정치의 낙후, 둘째 언론과 학계 및 시민단체의 낙후, 셋째 유권자 수준의 낙후이다. 이 모든 것이 여론조사를 시소게임으로 만들었고 시소가 오르내릴 때 마다 우리는 갈팡질팡한 것이다.

변덕을 부린 것은 노무현이 아니라 유권자다. 유권자를 변덕스럽게 만든 것은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언론과 부화뇌동한 철새 정치인들이다. 노무현의 결단은 그러한 총체적 후진성의 결과를 받아들인 거 뿐이다.


[비판적 지식인의 태도]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가 합의 되었다. 곡예운전이다. 비판할 구석도 많고 칭찬할 대목도 있다. 지식인은 비판이 사명이니 비판함이 좋다. 그러나 몇가지 원칙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 원론 수준의 비판은 사안마다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
- 전략적인 관점에서의 비판은 최종결과가 나온 다음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총만 안들었다 뿐이지 전쟁이다. 전장에서는 장수가 절대권을 가진다. 왕조시대의 임금님도 일선에 나가있는 장수의 결정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

요는 지식인이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반드시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미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비판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투가 끝난 후에 결과를 가지고 비판해야지 현재 진행중인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비판해서는 안된다.

물론 지식인이 입 닫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론 수준의 비판은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전략적 관점에서의 비판은 이적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마땅히 삼가야 한다.

두가지 형태의 잘못된 개입방식이 있다. 하나는 진행 중인 일에 예언자적인 태도로 나서는 것이다. 그들은 무슨 일이든지 잘 안될 것이라고 미리 예언한다.

"후보 단일화 설마 그거 되겠나?"

물론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로의 개입이 일을 더 안되게 한다면 문제이다. 일단 되는 쪽으로 사고하고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안되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1만 피트 고공에서 비행선을 타고 아래로 내려다보며 빈정거리는 듯한 일부 지식인들의 예언자적인 태도는 참으로 불쾌한 것이다.

두 번째의 잘못된 태도는 중립이니 뭐니 하며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정치는 더러운 것이거니 근처에 얼씬거리기만 해도 손해가 된다는 식이다. 내 손에 진창을 묻히지는 않겠다는 태도이다.

당신이 잘난 체 하는 지식인일 수 있기 위하여 그동안 국가가 당신에게 투자한 자본이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하라! 그 돈의 무게만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지식인이라면 마땅히 정치를 알아야 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개입해야 한다.

방관하는 것은 발을 빼는 것이 아니라 발을 빼는 방식의 이적행위다. 제 3자의 위치라는 것은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중립을 내세우는 식의 이적행위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언제라도 전진한다. 그 수레는 가만 두면 천천히 가고 우리가 실천하면 빠르게 전진한다. 그러므로 가만 있으면 중간을 가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전진을 방해하는 이적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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