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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077 vote 0 2004.12.17 (14:07:43)

조선일보 쪽 반응을 보면

“또 한넘이 똥통 속으로 들어갔군여..(조선독자)”

이렇게 나오고 있다. 보수 일각에서는 차기 주자로 홍을 밀어보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터무니 없는 소리지만.

김우식, 홍석현류의 공통점은 탁월한 출세신공을 가졌다는 점이다. 출세를 꿈꾸는 자는 출세하는 것이 맞다. 출세해 보겠다고 저렇게 기를 쓰고 전력투구를 하는데 출세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 쪽에는 그렇게도 인재가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홍의 발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모든 사안을 정치와 연계시켜 해석하는 정치만능적 사고는 위험하다. 정치는 우리 사회의 한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요는 항상 정치가 앞서간다는 점이다. 즉 홍의 발탁에 다른 여러가지가 연계되는가이다. 이것이 신호탄이 되고 에드벌룬이 되느냐이다. 대통령의 스타일로 볼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어쨌든 유쾌한 사건이 아니다. 백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영부인과 연계되어 상류사회 귀부인들 사교모임 쪽으로 치맛바람이 나서 족벌, 혈연으로 얽혀들어서 뒷말 나오는 경우이다.

권여사가 잘하고 있으므로 안심해도 되겠지만 노건호씨가 여전히 LG에 다니고 있는 사실은 솔직히 우려된다. LG가 과연 잘하고 있는가? 아니면 대통령 아들 때문에 당국이 봐주고 있는건가?

대통령 아들이 근무하고 있다면 그 기업은 역차별을 당해서 손해를 보는게 상식인가 아니면 대통령 아들이 근무해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 과연 우리나라 선진국 맞네 하고 각자의 생업에 충실하는 척 하는 것이 상식인가?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므로 당연히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본다. 물론 이건 나의 주관적 견해에 불과하다.

 


 

한국인은 상을 받아야 한다

일전에 김용옥이 칼럼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신상필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벌을 줄 넘은 벌을 주어야 하고 상을 받을 사람에겐 상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개혁은 조중동을 벌하고 한나라당을 벌하고 수구를 벌하자는 것이다. 따끔하게 벌을 줘야 한다. 그렇다면 상은? 상도 주어야 한다. 한국인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어떻게?

2004년 현재상황 분석

97년 역사적인 정권교체 이후 억압받았던 한국인의 상상력이 해금되면서 음악과 영화를 비롯한 문화진흥(예컨대 월드컵의 성공과 한류 붐)≫국가이미지 제고≫수출시장다변화의 선순환 코스를 밟아 가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일본만 해도 6, 70년대 일본 문화가 먼저 치고 나가고 그 다음에 80년대의 세계시장 제패가 있었다.

우리는 잘 모르는데 6, 70년대 일본문화붐은 대단하다. 도쿄올림픽 이후 영화계에서 구로자와 아키라감독의 명성, 그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문화분야에서 다대한 성과가 있었다.

한발 늦었지만 우리도 이 코스를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항상 문화가 앞서 나가면서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경제과잉도 문제

구직난이 심하다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에는 20여만명의 인력이 부족하다. 지나친 먹고사니즘 깝치기에도 거품이 있다고 본다. 실물경제의 세세한 부분은 우리가 개입할 분야가 아니다.

둘이다. 자부심을 줄 것이냐 아니면 빵을 줄것이냐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주어야 한다.  

글쟁이가 줄 수 있는 것은 자부심 뿐이다. 우리는 독자들에게 빵을 줄 수 없다. 그렇다면 자부심을 주는 글쟁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자부심을 줄 수 있는가? 답은 콘텐츠에 있다. 콘텐츠로 말해야 한다. 까놓고 말해서 논객들이 '작가는 없고 평론가만 넘치는' 식으로.. 콘텐츠의 뒷받침 없이 정치적인 시비만 일삼는 자세는 좋지 않다.

우리는 일본의 그 많은 노벨상 수상을 부러워 하지만 솔직히 우리의 문화콘텐츠의 질은 빈약하다. 이거 인정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 사극의 후진 고증문제를 들 수 있다.

엉터리 사극의 염장질

텔레비젼 사극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건 고증이 너무 형편없다는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일본 사극은 그래도 고증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이다.

예컨대 관리들이 국사를 논할 때 의정부나 비변사가 아닌 길모퉁이에 뻘쭘하게 서서 국사를 논하곤 한다. 국사가 논해졌을 육조거리는 한번도 사극에 묘사된 적이 없다.

길은 주로 야산으로 나 있고 조정의 관리들은 하인들을 거느리지 않은 채 혼자서 털레털레 걸어가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관리가 등청할 때는 반드시 하인 두명이 양쪽에서 부축하게 되어 있다.)

지금은 행정부와 국회라는 두 축이 있고 국회 안에서 다시 여당과 야당이 있고 그 밖에 조중동과 시민단체가 외곽을 형성하고 있다. 당시는 궁궐(청와대)과 승정원 그리고 비변사와 육조 그리고 성균관을 중심으로 대립각을 이루고 정쟁을 벌였을 것이다.

여기서 기본적인 몇 가지 대립 축이 성립하는데.. 이런 점이 드라마의 골간이 된다. 그런데 지금 사극은 어떤가 하면.. 그 대립이 주로 안방에서, 베겟머리에서 이루어진다. 말이나 되나.

조선시대의 신문은 승정원에서 발행하는 조보였는데 서울과 지방의 관층은 물론하고 양반이나 상공인들도 받아보았다고 한다. 요즘 우리가 신문을 펼쳐놓고 회의를 하듯이 당시의 관리들은 탁자에 조보를 펼쳐놓고 의자에 앉아서 국사를 논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사극에서 조보를 보는 관리를 한번도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 필수품인 붓과 벼루도 잘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뻘쭘하게 길모퉁에 서서 국사를 논한다. 이 외에도 엉터리 고증의 문제를 논하자면 한이 없다.(시비할 것이 100가지도 넘는데 넘 길어지므로^^;)

사극의 고증문제는 단적인 하나의 예다. 예컨대 일본 NHK의 다큐멘터리와 우리 KBS의 다큐는 확실히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본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콘텐츠의 질이라는.. 일본이 7, 80년대에 거쳐갔던 그 과정을 우리나라가 지금 밟아가고 있는 것이 2004년 한국의 현주소가 아닌가 하는.. 그것이 시대의 트렌드가 아닌가 하는.. 그런 이야기다.

글쟁이의 역할은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답은 콘텐츠에 있다. 문화중흥이 있은 다음에 경제의 제패가 있다. 상표를 붙이지 않으면 질이 좋아도 팔리지 않는다. 문화가 그 브랜드가 된다.

도로부터 먼저 닦고 그 다음에 집을 짓는 것이 도시계획의 순서다. 문화가 앞서가고 경제가 뒤따라가는 것이 순리다. 그러한 역사의 흐름이 의도되지 않았으나 자연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류붐이다.

신상필벌이 공정해야 한다. 개혁은 썩은 것들에게 벌을 주는 것이다. 그 벌의 크기만큼 상의 크기도 따라가야 한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상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콘텐츠의 질로 가능하다.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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