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장신기님의 『민주당이 호남당 된 것이 왜 민주당 탓이냐?』는 글을 읽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 장신기님의 의견도 일리가 있으므로 반론까지는 못되겠지만, 지켜보는 독자들에겐 재미가 있겠지 싶다.  

전두환의 명언 『왜 나만 가지고 그래!』가 생각난다. 장신기님의 『왜 민주당만 가지고 그래!』 도 맞는 말이다. 그려! 다 내탓이다. 내가 죽일 넘이여. 민주당 탓하지 말고 나를 탓하시오!

『추미애와 박주현의 공통점은?』 친정과 시댁을 오갈 때 88올림픽도로를 타고 지리산을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시시비비는 가려져야 한다
나는 양비론은 절대 사절이다. 어른과 애가 둘 다 잘못했다면 어른 탓이고, 여당과 야당이 둘 다 잘못했다면 여당 탓이고, 권력과 민중이 둘 다 잘못했다면 권력 탓이고, 미국과 북한이 둘 다 잘못하고 있다면 미국 탓이다.

북한도 잘못했다. 이거 모르는 바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을 탓한다. 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절대적으로 힘이 필요하고, 그 힘을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신기님의 항변도 일리가 있지만 민주당을 약자로 규정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민주당이 어린애냐? 지금 집권당이 어느 당이냐? 권력이 어느 당에 있는데? 당연히 해결책은 민주당이 제시해야 한다. 힘이 있는 쪽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나라당 갈군다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냐? 한나라당이 집권했다면 당연히 한나라당을 조져야 하는거지만 말이다.

우리가 먼저 희생해야 세상이 변한다
요는 누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이다. 조독마 가서 말귀 못알아먹는 경상도 꼴통들 야단쳐주면 세상이 달라질까? 한살이라도 더 먹은 넘이 참아야 하고, 한줄이라도 더 배운 넘이 움직여야 한다. 조금이라도 말이 통하는 서프 독자들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

우리가 먼저 햇볕으로 양보를 해야 북한이 변한다. 집권 측인 민주당이 먼저 변해야 지역주의가 해소된다. 키를 잡은 쪽은 우리고, 결정권을 가진 쪽은 우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쪽도 우리고, 먼저 희생해야 하는 쪽도 우리다.

애들같은 소리 하덜들 말자. 응석부리고 떼장 부려서 답이 없다. DJ는 지역주의 문제를 제 손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바로 그 때문에 노무현이 대통령 된거다. 만약 DJ가 지역문제를 잘 해결했다면 지금 한화갑이 대통령이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DJ가 문제를 해결못했으니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무현에게 권력을 내준 것이고, 구주류가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주류에게 당권을 내준거 아닌가?

호남이 피해자인거 누가 모르나? 총각이 제 손으로 상투 못올리니까 노무현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고, 중이 제머리 못 깎으니까 신주류가 나서주는거 아닌가?

한화갑대통령은 어디에 계시오?
박정희독재가 강풍정책으로 문제를 해결 못했으니까 DJ가 햇볕정책으로 해결하는 거고, 안보의식이 투철하다는 군인출신 역대국정원장이 문제를 해결못했으니, 안보에 대한 견해가 다른 고영구-서동만 팀이 한번 나서보는거 아닌가?

DJ와 민주당 구주류들에게는 5년의 기회가 있었다. 5년이 너무 짧았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문제를 해결못했기 때문에 리틀DJ 한화갑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다. 한화갑이 대통령이라면 요직에 호남사람이 올라도 누가 나무라겠는가? 이 자명한 진리를 부정하려는가?  

장신기님의 주장은 지역주의로 지역주의를 해결한다는 거다. 이른바 『저항적 지역주의』『패권적 지역주의』를 해결한다는 논리다. 나 또한 이 논리를 전면부정할 생각은 없다. 일리는 있다. 그러나 네가 알고 내가 알 듯이 진실은 아니다.

지역주의로는 지역주의를 해결 못한다
정답은 다들 알고 있다. 지역주의로는 결코 지역주의를 해결할 수 없다. 이념으로서만이 지역주의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노무현정권의 이념과 철학이 불투명하다는 거다. 지금은 개혁주체를 형성하여 적극적인 이념공세를 펴야 할 시점인데, 지역주의에 발목이 잡혀 옴쭉달싹 못하고 있다.

이념대결은 언론정책과 교육정책을 통해 나타난다. 노무현정권도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문화부장관 이창동이 사상가는 아니고, 교육부총리 윤덕홍이 먼가를 아는 사람도 아니다. 교육부총리 인사를 잘못해서 신발을 신기도 전에 자빠진거다.  

상황은 교착이다. 누구 한사람이 움직여야 문제가 풀린다면 누가 먼저 움직이겠는가? 정치는 움직이는 놈이 먹는 게임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꼴통들은 찌그러질 때가 되었다
꼴통이 있고 인간이 있다. 인간이 꼴통에게 『얌마 너 꼴통이야!』하고 백년동안 가르쳐 줘도 꼴통이 『네 잘 알겠습니다』하고 반성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일은 없다. 역사이래 단 한번도 없다.

꼴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동교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권력을 내놓은 것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구주류는 밀려난거다.

그럼 입닥치고 잠자코 있어야 한다. 일단 키를 내놓고 뒤로 빠져야 한다. 한나라당은 국정원장이 누가 되든 아가리를 꿰매야 하고, 동교동은 당권을 내놓고 당분간 잠수해야 한다.

노무현과 신주류에 키가 주어졌다
누가 문제를 해결하는가? 노무현과 신주류다. 해결 못하면? 어쩌긴? 선거 지고 정권 바뀌고 당권 내놓는 거지! 몰라서 물어?

너도 알고 나도 알 듯이, 이것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고, 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패자는 말이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졌고 동교동은 졌다. 한나라당이 이겼으면 이회창이고 동교동이 이겼으면 정몽준이지 왜 노무현이겠냐? 안글냐? 결과에 승복 좀 해라! 인간들아!

세월 금방 흐른다. 몇 년 못가서 노무현도 찌그러지고 신주류도 망가지고 쥐구멍에도 볕은 든다. 권력은 돌고 돈다. 그렇더라도 일단 키를 잡은 선장에게 일할 기회는 주어놓고 말해야 한다.

지난해 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를 생각하자. 『광주가 먼저 변하자 대한민국이 변했다.』 이번에도 호남이 먼저 변해야 한다. 영남꼴통들이 서프에 안들어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 서프 굶어죽을 판이래유. 냅둬유. 지들이 알아서 하것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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