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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359 vote 0 2004.08.10 (15:22:38)

대통령의 휴가가 끝났군요. 저 역시 몸은 두고 마음만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뉴스사이트를 대강 훑어봐도 큰 이슈는 없군요.
 
생각나는 대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 다음 부터는 정치에서 약간 벗어난 다른 이야기를 시리즈로 해볼 참입니다.(기대하시라. 개봉임박~!)
 
박근혜가 혼자 핏대를 올리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치 방학기간입니다. 지금이 한가한 좋은 시절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될 것입니다.
 
침체된 경제, 오르내리는 지지도에는 신경쓸 필요 없습니다. 조급해져서 무리한 대응하면 반드시 탈이 납니다.
 
지금은 버티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아직은 2년의 여유가 있습니다. 2년이면 전투태세를 갖추기에 충분한 시간이지요.
 
본질을 봐야죠. 절대 다쳐서 안되는 핵심 말입니다. 그 부분이 건강하면 신경 뚝입니다. 저쪽은 본질이 붕괴된 데 비해, 이쪽은 건강하므로 싸움마다 승리 뿐입니다.
 
대통령이 그 정도를 내다보고 긴 호흡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대통령은 긴 호흡으로 잘 가고 있는데.. 지지자들이 깝치고 보좌진이 허둥대서 적들에게 불필요한 빌미를 주고 있다.』.. 이것이 정확한 현재상황입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겠으나 제가 보기에는 그렇다는 말이죠.
 
서프라이즈도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서영석님을 잃은 부분은 사실이지 큰 손실입니다. 이 문제는 ‘데일리 서프라이즈’가 출범한 후에 더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상황의 진전을 지켜볼 따름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저 개인적으로는 대강 큰 부분이 수습되었다고 보고 한시름 놓고 마음의 여유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조급하게 한건을 못 올려 안달하다가.. 누구처럼 정치 우울증 걸리고 그럴 때가 아니라 길게 내다보고 공부할 때입니다.
 
총선 이후의 새 출발입니다. 우리당, 청와대, 개혁세력 모두 스타트 좋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참 하나 잊어서는 안되는 것.. 최근의 상황의 어려움에 탄핵후폭풍이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 안됩니다.
 
탄핵을 지지한 30프로를 무시해서 안됩니다. 30프로가 절대로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이 나라에 반역자가 무려 1/3입니다.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이며 그 30프로가 탄핵을 계기로 뭉쳐서 단단한 핵을 형성한 것입니다.
 
지만원들의 계속되는 난동, 조동의 신문이기를 포기한 발악.. 탄핵이 저들에게 커다란 힘을 준거에요. 그들은 기세를 얻었으며 그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으로는 분명 그들이 패배했으나.. 정치적 승패와 무관하게 그들도 얻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정이 참여정부의 앞날에 두고두고 해를 끼칠 것입니다.
 
상생의 정치? 물건너 갔어요. 탄핵의 후폭풍이 간헐적으로 공습합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이성을 잃은 지만원들이 그냥 내버려두지를 않습니다. 전투는 계속됩니다.
 
‘정체성’은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입니다. 100단어의 박근혜가 알지도 못하는 단어를 가지고 휴가 떠난 사람을 향해 황당한 시비를 걸었으나 본전도 찾지 못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는 약자로 보여서 일시적으로는 약간의 동정표를 얻었을지 모르나 의미없지요. 국회의원은 동정표로 당선되지만 대통령은 절대 동정표로 당선안됩니다.
 
리더는 강해야 합니다. 박근혜는 결국 약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준 것입니다. 박근혜가 너무 일찍 무너지면 유권자가 만들어준 여야의 정치적 균형이 깨지므로.. 여론은 약자인 박근혜를 동정하지만.. 이미 약자로 낙인이 찍힌 이상 끝난거죠.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근혜의 인기가 추락했다고 합니다.(리서치 앤 리서치, 프레시안) 굵고 짧게 한방으로 끝낼 일을 박근혜가 장기전으로 끌고가서 속병이 든 거죠.
 
이젠 박근혜가 그만 끝내자고 해도 저희들이 끝 안냅니다. 시작은 지들 맘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나 끝은 우리가 결정합니다.
 
지만원박사의 시스템 클럽 대문에 이런 글이 있군요. 우리 사회에서 발견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시스템은 순번대기 번호표 시스템이다. 과거 수십년간 은행객장에는 질서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10년 전에 순번대기 번호표 시스템이 등장했다 그 간단한 시스템이 등장하자 수십년간의 무질서가 순간적으로 치료됐다. 은행에 보이지 않는 손이 설치된 것이다.』
 
요즘은 없어졌지만 옛날에는 극장 앞에 암표상이 진을 치고 있었죠. 암표상들은 새치기를 합니다. 새치기에도 수법이 있습니다. 새벽부터 와서 앞자리를 차지한 다음 동료를 불러서 계속 끼워주기를 하는 거죠.
 
뒤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들은 앞사람이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운 친구의 자리를 대신 맡아준 줄 알고 뭐라고 항의를 못하는 거죠.
 
지만원노인이 10년 전 은행창구 맨 앞자리를 차지하더니 10년동안 계속 ‘기득권 동료 끼워주기’를 하며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젠 퇴출시켜야죠.
 
지난번 저의 글 댓글로 ‘파라다이쇼님’이 쓴 글을 부분 인용합니다. 『프로는 사람에 초점을 두지만, 아마추어는 시스템과 구조에 둔다. 프로는 철학, 핵심 가치, 공동 목표를 강조하지만, 아마추어는 전술, 시스템, 구조를 강조한다.
 
프로는 변화를 추구하지만, 아마추어는 예측과 질서를 추구한다. 프로는 비전과 전략에 관심을 두지만, 아마추어는 세부적인 계획, 시간표에 관심을 둔다. 뉴스엔에드(rankup.co.kr) 대표 최영식님 글』
 
시스템타령 하는 사람 치고 시스템을 고장내지 않는 사람이 잘 없죠. 원래 얼치기 좌파들이 시스템을 강조합니다.(우파인 지만원이 시스템을 주장한다는건 상당히 역설적)
 
시스템을 안다면 시스템의 한계와 모순점까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 8, 90년대에 재벌들이 영화업계에 뛰어들어 헐리우드식 시스템 위주의 기획영화를 주장하다가 줄줄이 쪽박을 차고 망가진 예가 있지요.
 
얼치기 좌파들이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 그리고 아마추어 지만원들이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이 원리는 동일합니다.
 
두려움이죠. 『사람은 죽어도 못믿겠다. 믿을 것은 기계 밖에 없다. 기계를 닮은 것이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얼치기는 시스템에 매달린다.』 이것이 아마추어의 법칙.
 
정치는 예술입니다. 위 최영식님의 주장에 제가 하나를 더 추가하기로 하지요. 『시스템의 노예가 되면 곧 아마추어, 시스템을 장악하면 프로』입니다.
 
시스템이 자동차라면 그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인간입니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난번 글에 썼듯이 시스템을 주장하던 쇼브라더스의 제국은 몰락했고, 사람을 주장한 이소룡과 성룡의 골든하베스트는 성공했습니다. 지만원의 시스템타령은 목수가 연장 나무라는 소리에 불과합니다.  
 
당신이라면 자동차를 믿고 버스를 탑니까 아니면 운전기사를 믿고 버스를 탑니까? 자동차는 언제든지 고장날 수 있지만 유능한 운전기사는 자동차가 고장이 나도 승객을 살려냅니다. 저는 노무현기사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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