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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09 vote 0 2019.08.17 (00:03:06)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종이에 쓰인 글자를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의 선택이다. 만약 당신이 실제로 몬티홀 쇼의 무대에 섰다면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물론 몬티홀 딜레마는 어떤 수학자가 책을 내면서 지어낸 이야기고 실제로 몬티홀 쇼에서 사회자는 출연자에게 선택을 바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왜? 인간은 그다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둘기도 정답을 맞춘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이 착각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실제로 닥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 뛰어들면 강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강단에 안주하는 먹물 지식인들이 오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므로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일베충이 오판하는 이유와 같다. 진보 진지충들은 온갖 걱정을 하며 살지만, 보수는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므로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실제로 무대에 서면 1/3의 적은 기회에 낙담하여 데미지를 입는다. 이미 상처입은 채로 무대에 서는 것이다.


    내가 가진 확률은 고작 1/3에 불과하고 2/3를 빼앗겼기 때문에 화가 난다. 어떻게든 액션을 취해야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당연히 바꾼다. 가만히 있으면 확실히 1/3이고 그것은 손해다. 인간은 손해에 민감하다. 왜 정의당이 망하는가? 이 자들은 정치를 책으로 배워서 관념적으로 접근하므로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당연히 오판을 한다.


    세금을 내고 돈계산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일반인들과 자기 손으로 세금을 내 본 적이 없는 강단 지식인들의 입장은 다른 것이다. 지식인들이 공허한 관념타령에 매몰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붕어도 포식자와 한 공간에 있게 되면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신체를 변형하는데 그 과정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서 바이러스에 취약해진다고 한다. 


    금붕어도 강물에 풀어놓으면 덩치가 잉어만큼 커진다.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몸집을 키운 것이다. 몸집을 키워서 생존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죽을 때 죽더라도 사는 동안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 것인가 중에 결정해야 한다. 스트레스는 자기를 변화시키라는 신호다. 변해야 하므로 카드를 바꾸게 된다.


    몬티홀로 돌아가 보자. 멀쩡한 인간들이 왜 오판할까?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짐짓 남의 일로 여긴다. 자신은 제 3자인 관객의 포지션에 선다. 몬티홀 쇼의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출연자는 바보이거나 아니면 똑똑하거나다. 바보라면 바꾸지 않고 똑똑하면 바꿀 것이다. 그러므로 확률은 1/2이 된다. 


    여기서 관객의 입장에 서서 남의 확률을 따지는 것이 빈도주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선수의 입장은? 선거기간에 여론조사 업체들은 객관적인 확률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다른 정보를 쥐고 있다. 국정원은 베이즈주의로 보다 정확한 값을 알고 있다. 그러나 베이즈주의는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공표가 금지된다. 


    베이즈주의는 판별분석을 통해 어떤 유권자가 투표를 할 것인지 어떤 유권자가 기권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공표하면? 호남지역 사람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발표해 버리면? 이것은 선거관여다. 부정선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베이즈주의는 여론조사업체가 사용할 수 없다. 객관적이지 않은 여론조사이기 때문이다.


http://gujoron.com/xe/517401#comment_517433


    여기에 또 하나의 주의를 추가한다면 오세님이 말한 바 있는 구조주의다. 구조주의는 주최측의 관점에서 무조건 돈을 따는 확률을 구한다. 딜러와 게이머를 교착시켜 언제나 이기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결론은 인간이 자기를 배제하고 남의 일인 양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더라는 말이다. 남의 일이 아니라 당신의 일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8.17 (02:52:25)

"구조주의는 주최측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언제나 돈을 따는 확률을 구한다."

http://gujoron.com/xe/1115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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