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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365 vote 0 2017.12.15 (17:10:54)

       

    구조론은 세상이 구조로 되어 있다는 좋은 소식이다. 그래서? 통제가능하다. 구조는 얽힘이고 얽힌건 풀면 되니까. 구조가 아니면 원자다. 뉴턴에 의하면 원자는 관통되지도 않고 나눠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세상이 원자와 같이 견고한 알갱이로 되어 있다면 곤란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풀리지 않는다.


    사과는 사과다. 사과를 배로 바꿀 수 없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원자는 나눌 수 없고 관통할 수 없으니까. 통제불가능이다. 우리를 좌절하게 한다. 그런데 왜 뉴턴은 그런 좌절을 우리에게 안겨주었을까? 신을 믿었으니까. 뉴턴은 별수 없는 기독교인이었다. 그런건 하느님이 어련히 알아서 챙기겠냐고.


    우리는 세상을 원자 알갱이의 집합으로 배웠다. 여기서 우리는 원자의 알갱이됨에만 주목하고 뒤에 붙는 집합은 대략 건너뛴다. 집합? 수학이잖아. 수학이야 뭐 수학자들이 알아서 하겠지. 신경 끈다. 그러나 집합이 핵심이다. 거꾸로 보자. 세상은 알갱이의 집합이 아니라 집합의 알갱이다. 집합이 먼저다.


    알갱이가 모여서 집합이 되는게 아니라 집합이 깨져서 알갱이가 드러난다. 세상은 널리 집합되어 있다. 어떻게? 구조다. 구조론은 세상을 알갱이의 집합이 아니라 집합의 알갱이로 보는 관점이다. 바람이 부는게 아니라 부는 그것이 바람이다. 바람은 머리에 잘 들어오는데 부는 것이라고 말하면 헷갈린다.


    원자는 머리에 잘 들어오는데 집합은 헷갈린다. 세상은 에너지로 되어 있다. 구조의 얽힘 그것이 에너지다. 얽혀서 집합된다. 수학의 출발점이 집합론인데 그 집합론을 건너뛰고 수학을 하니 세상이 이 모양이 되었다. 집합과 원소 사이에 무엇이 있나? 구조가 있다. 여기서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원소는 가만있는데 외부의 어떤 힘이 와서 집합을 시켜주는게 보통이다. 가만 있어도 엄마가 학교에 입학시켜준다. 가만 있어도 벽돌공이 모르타르를 발라서 벽돌을 쌓아준다. 그럴 리가 없잖아. 스스로 도와야 한다. 벽돌은 스스로 쌓여야 한다. 진학도 스스로 결정하고 입사도 자기 힘으로 해내야 한다.


    그러려면 에너지는 내부에 있어야 한다. 내부에 있으면 관통되고 통제된다. 벽돌은 앞뒤구분이 없다. 대충 쌓으면 된다. 모르타르가 외부에 있으니까. 레고블럭은 그렇지 않다. 요와 철이 방향이 맞아야 한다. 의사결정이 내부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레고를 판매할 때 처음부터 그림을 맞춰서 판매한다.


    그러므로 집합이 깨져서 원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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