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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519 vote 0 2004.01.26 (19:14:47)

지금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에는 설 민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조순형이 대구출마로 민주당의 하락세를 진정시킨 것도 아니고, 설을 계기로 우리당의 지지세가 상승한 것도 아니다. 까놓고 말하면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설 민심' 운운은 다분히 허상이다.

『 영감님도 참 답답하구먼유. 맨날 한나라당 2중대만 하고 있는데 지지율이 오를 리가 있남유? 』

패졸 서청원의 변명

"불우이웃 사위에게 10억을 쾌척!"

허탈하다. C등급 성적표가 나온 것이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패졸 서청원의 "패장이 겪는 고초 아니냐"는 변명에 대한 중앙일보 된장들의 반응을 부분 발췌해 본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 중에는 한나라당에 투표한 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schicksallos) 패장? 좋아하시네. 그럼, 대선에서 이긴 정대철씨는 패장이라서 감옥에 갔나?

(neo120) 죄를 지어서 국민께 송구합니다라는 말이 나와야 정상이 아닌가.

(nogwang) 범죄집단에서 자기만 잡아 간다고 불평하는 도둑놈 같구나.

(yh31459) 지금은 유구무언이 정답이 아닐까요 ?  

(namschul) 도무지 죄를 짓고도 반성하거나, 머리 조아리는 모습은 볼 수가 없으니,

(mookalli) 구제불능 ^^ 사과해도 모자를 판에..저따위소리나 하고..  

(bluedot) 도둑놈 주제에.  

(daun5) 매사를 저렇게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자들이 빨리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

(oops911) 뚫린 입이라구 말은 ...  

(kasiel) 도대체 왜들 그러는거야.. 너네들 정치인 이라는 인간들.. 민심이 어케 돌아가는지 몰라서 그러는거야?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따.... 너가 패잔병이면 우린 모냐...

오늘자 중앙일보 제정신인가?
이상하다. 허튼소리 하기로 유명한 중앙일보 독자들이 바른 말을 다 하고 있다. 오늘자 중앙일보 오프라인 지면도 많이 얌전해진 듯 하다. 답지않게 공명선거를 강조하는가 하면.. 우리당에 추파를 던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설날효과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 설날효과 아니겠는가?

무엇인가? 설날이 민심을 바꾼 것이 아니라.. 이미 바뀌어 있던 민심이 설날을 계기로 극적으로 표출된 것 뿐이다. 사람 마음은 원래 잘 안변한다. 설날에 식구들끼리 모여서 대화 한번 했다 해서 하룻만에 의견을 바꾸는 사람은 없다.

진정으로 말하면 유권자들의 마음은 오래 전에 바뀌어 있었다. 그 마음에다 '논리'를 부여하여 주변 친구들에게 공표하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술자리에서 친구들과의 대화를 주도할 건수가 되는 새로운 정보를 설날에 귀성온 자식들에게 얻을 뿐인 것이다.

그렇다. 마음은 진작 바뀌어 있었지만 아직은 서먹서먹하다. 그동안은 정이 들지 않았다. 자연스러워지려면 정월하고도 대보름을 넘겨야 한다. 그 사이에 고싸움도 한판 벌이고, 윷도 밤마다 놀아야 하고, 지신도 밟아주고, 다리밟기도 해줘야 한다.

진짜배기 설날 민심이 반영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말이다.

유권자의 신고식은 끝났다
내무반에 신참이 들어오면 호된 신고식을 한다. 상병 왕고들은 괜히 인상을 쓰고 화 난척 하면서 군기를 잡는다. 그러면서 정이 드는 것이다. 그 신고식의 강도에 비례하여 그 정도 또한 도타와지는 것이다. 그렇다. 막 일병 계급장 단 신참 우리당은 그동안 고참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했던거 뿐이다.

이겨놓고 싸운다는 말이 있다. 우리당이 예전에 이겨놓은 것을 설날을 맞아 슬슬 추수를 시작하는 것 뿐이다. 문제는 스킨십이다. 정동영에게 필요한 것은 '정'이다. 정을 들이려면 더 뛰어야 한다. 그 몽골기병 아직 독도도 한번 밟아보지 못했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민노당이 사는 법

민노당이 사는 법은 있을까? 현재로선 없다. 물론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딱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있다. 그러나 현실성이 없다. 그러므로 민노당 입장에서 최선의 방안은 이번 총선에서는 장렬하게 전사하고 차기를 기약하는 일이다.

민노당이 살려면 우리당과 공조해야 한다. 공조를 잘 해서 10석을 얻었다 치자. 안팎의 비판에 시달리게 된다. 잘 하면 30석, 못해도 20석을 얻을 수 있었는데 빌어먹을 공조 때문에 10석 밖에 못얻었다는 비판이 날아온다.

그러므로 차라리 공조하지 않고 열심히 우리당을 공격해서 0~5석을 얻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민노당 지도부 입장에서 체면을 세우고 자신은 다치지 않는 바른(?) 길이 된다.

공조하기도 어렵다. 공조를 하면 그 피해가 우리당에 날아온다. 그러므로 우리당과의 공조야 말로 민노당 입장에서는 우리당을 물먹이는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리스크 부담이 있다. 공조해서 당선된 정치인이 우리당에 입당하는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민노당은 차라리 우리당과 공조하지 말아야 한다. 확실히 선을 긋고 우리당과 열심히 싸워야 한다. 즉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정치’다. 그 ‘정치’를 할 것인가이다. 민노당은 ‘제도권 정치’에서 한발짝 발을 빼고 뒤로 물러나 그 바깥에서 별도의 역할을 찾으려 했다. 나름대로의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 민노당 입장에서 우리당과의 공조는 현실 정치에 참여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정치권 바깥에서 나름대로 쌓아온 민노당의 위상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쪼개졌다. 우리당으로 하여 거듭났다. 민노당은 그러한 변신이 두려운 것이다. 현실성은 없지만.. 만약 민노당이 우리당과 공조한다면,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역공을 받아 물을 먹을 것이고, 민노당은 10여석을 얻는데 성공할 것이다.

이 경우 민노당은 원내와 원외가 갈라져 피튀기는 투쟁을 벌일 것이며, 권영길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지도부는 붕괴될 것이다. 결국 민노당은 몇갈래로 쪼개질 것이다. 일부는 우리당으로 가고, 일부는 원내 중심의 제도권 민노당을 하고, 일부는 개혁당 잔존세력처럼 기존 민노당 깃발을 사수할 것이다.

권영길은 권영길의 길로 가고, 단병호는 단병호의 길로 가고, 이문옥도 자기 살 길을 찾을 것이다.

이 경우 민노당은 쪼개지지만, 일부 살아남은 분파는 경상도에서 한나라당의 공백을 메우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새로운 대안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길은 너무나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길이다.

현재의 민노당 지도부는 당원들에게 그러한 ‘고난의 행군시대’를 요구할 만한 정도의 지도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본다.

그러나 만약 권영길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이 험난한 길을 가야한다. 욕 태배기로 먹고, 어려울 때 함께 했던 당료들로부터 배신자 소리 듣는 길로 가야만 한다. 산모의 고통 없이 희망의 옥동자는 없다. 세상 이치가 원래 그런데 어쩌리요.

그렇다면 할 수 없다. 민노당은 열심히 우리당을 까고 우리당은 이를 한나라당의 빨갱이공세를 차단하는 방어막으로 역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우리당만 좋은 일이지만 현실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하긴 옛날부터 민노당은 그런 식으로 DJ와 구민주당을 도와왔다.  

이런 이상한 도우미 역할은 좋지 않다. 지난 대선 때 권영길이 왼쪽에서 이회창의 색깔공세을 막아주는 식의 이상야릇한 노무현도우미 역할은 끝내야 한다. 민노당도 우리당 도우미를 그만 두고 자기 살 길을 찾아야 한다.  

민노당은 왼쪽에 있다. 열심히 우리당을 오른쪽으로 밀어낸다. 그러한 방법으로 공간을 확보하려 한다. 그러나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치면 역효과가 난다. 그 힘이 ‘반사’되어 민노당만 왼쪽으로 되튕기는 것이다.

이런거 좋지 않다. 우리당을 오른쪽으로 밀어낼 것이 아니라 우리당 속으로 침투하여 우리당을 녹여내어야 한다. 우리당과 겹치면서 우리당에 기생해야 한다. 우리당 안으로 침투하여 우리당의 피를 빨아먹어야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 우리당을 기만해야 한다.

문제는 그걸 해낼 정도의 고수가 민노당에 없다는 점이다. 그런 식으로 정략을 구사하기에는 민노당이 너무 깨끗하다. 어쩌겠는가?

삼풍책임자가 한나라당의 수괴로 등극했다. 한나라당은 삼풍처럼 붕괴할 것이다. 그 빈자리를 민노당이 메워줘야 한다.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민노당은 변신에 성공하지 못하고 이번에도 역설적인 방법으로 우리당을 도와줄 것이다. 유쾌하지는 않지만 손해되는 일은 아니므로 걍 지켜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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