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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이 개인 통산 20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국내 배우 중 최고기록이다. ‘친구’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 덕이다. 장동건의 상품가치는 어느 정도가 될까? 친구 800만, 태극기 휘날리며 예상관객 1500만 중, 장동건 덕에 늘어난 숫자는 얼마 쯤?

『 붙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요. 』

필자의 어림으로는 예상치 포함 2500만 중 최대 1000만을 장동건의 이름값으로 본다. 과연 그럴까? 천만에.. 장동건이 출연한 ‘홀리데이 인 서울’은 서울 3만 관객의 저조한 흥행을 기록했다. 이건 또 뭔가?

장동건 뿐만이 아니다. ‘최진실, 김민종, 이경영, 차승원’ 등 인기배우가 총 출동했다. 그러고도 서울 3만.. 진짜 욕 나온다. ‘에라이 나가 죽어라.. 이름값도 못하는 것들..’ 이상하다. 이 외에도 장동건 내세워서 망한 영화가 한 다섯편 쯤 더 있다.

무슨 뜻인가? 장동건은 ‘플러스 알파’다. 좋은 영화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지만, 허접 영화를 좋게 만들 수는 없다. 장동건은 98프로 완성되고 2프로 부족한 영화의 그 2프로를 채워줄 수 있을 뿐이다. 나머지 98은 감독이 조달해야 한다.

정동영과 박근혜의 차이도 여기에 있다. 98프로 완성된 이회창의 2프로 부족한 부분을 박근혜가 채워줄 수는 있다. 그러나 98프로 부족한 최병렬에게 박근혜는 도움이 안된다. 박근혜가 대표가 된다는 것은 경기장의 치어리더가 선수로 뛰는 격이다.

정동영의 경우는 다르다. 정동영, 박근혜, 정몽준.. 다 이미지 놀음이다. 그러나 98프로 완성된 노무현작품에 부족한 2프로를 채워주는 경우가 정동영의 ‘태극기 휘날라며’라면, 박근혜는 98프로 부족해서 거덜난 ‘홀리데이 인 서울’이다.

이미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정동영으로 포장된 이미지의 상자 안에는 노무현의 진정성이 담겨져 있다. 이것이 궁합이다. 노무현은 씨앗을 뿌리고 정동영은 수확을 한다. 이게 쿵짝이 맞는 것이다.   

전여옥아지매 말이 맞다.
박근혜의 폭발력을 강조하는 독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침에 조선닷컴 탑에 뜬 전여옥칼럼을 권하고 싶다. 세상이 변하자니 전여옥이 그럴듯한 글을 쓰기도 한다. 적군이지만 전여옥 말이 대개 맞다.

지난 대선 때다. 필자 주변에도 장세동 찍어주겠다고 핏대 올리던 사람들이 있었다. 진지하지 않은 태도이다. 그들은 실은 장세동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장세동을 고리로 대화에 끼려는 즉, 발언권을 얻으려 했던 사람이다.

이런건 가짜다.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발언권을 얻기 위해서는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박정희 향수? 가짜다.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를 언급하는 것은, 박정희를 빌미로 현실정치에 개입하여 발언할 고리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박정희는 수단으로 1회 이용된다. 가짜다.

박근혜.. 대선직전 많은 유권자들이 정몽준을 고리로 노무현을 길들이려 했던 것과 같다. 그들은 본질에서 노무현을 지지하지만 뭔가 불안했던 것이다. 정몽준을 띄워서 노무현을 순치시키려 했다. 박정희 향수도 마찬가지다.

발언권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그 발언을 끝낸 다음에 박정희를 팽한다. 가슴 밑바닥에 쌓인 울분을 다 털어낸 다음 박정희를 팽한다. 추미애도 마찬가지다. 호남 유권자들은 추미애를 이용해서 가슴 밑바닥에 쌓인 울분을 털어낸다.

추미애 덕분에 민주당이 맛이 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실 많은 호남인들은 할 말이 있어도 하지 못했다. 추미애가 노무현을 치는 방법으로 그들에게 발언권을 주었고, 그들은 추미애 덕분에 마음껏 발언했으며, 이미 발언했으므로 분이 풀렸고, 분이 다 풀렸으므로 우리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지지도가 낮은데도 우리당 지지도가 높은 역설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이지 유권자들은 불만이 많다. 경제도 좋지 않고.. 파병도 그렇고.. 속에 불만이 쌓였다. 노무현을 씹으므로서 분을 풀고, 분이 풀렸으므로 우리당을 지지한다.

오세훈대망설은 또 무슨 수작인가?
사람들이 오판하는 것 중 하나가 오세훈 대망설이다. 오세훈이 대표가 되면 우리당은 더욱 유리하다. 두가지 컨셉이 있다. 하나는 ‘복수전모드’이고 하나는 ‘새정치모드’이다. 복수전모드는 지난 대선결과에 불복하고 그 분을 이번 총선으로 푸는 것이다.

새정치모드는 그야말로 새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총선을 지난 대선과 연계시키지 않는다. 오세훈이 대표로 나오면 새정치모드가 된다. 총선 이슈에서 지난 대선은 배제된다.

87년 노태우가 당선되고도, 일반의 예상과 달리 민정당이 참패한 것은 총선을 대선에 대한 분풀이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대선에 패배한 분노를 총선에서 민정당을 응징하는 것으로 달랬다. 민정당은 참패했고 평화민주당은 제 1야당으로 떠올랐다.

이 공식이 적용되어야 한나라당에 희망이 있다. 오세훈이 나온다는 것은 이 공식을 버린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지난 대선의 복수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새정치로 간다. 새정치로 가기로 하면 영남도 흔들린다.

총선을 지난 대선과 연계시키지 않는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박근혜 나오면 한나라당은 ‘영남완승 수도권전멸’이고, 오세훈이 나오면 수도권에서 몇석 더 건지겠지만 대신 영남도 반파된다.  

최병렬이 실패한 이유
박근혜, 오세훈을 말하는 사람들은.. 까놓고 말해서 당 대표의 의미를 모르고 있다고 봐야한다. 실패했을 뿐 최병렬이 옳았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오야붕의 역할은 FA시장에서 외부인물을 영입하는 것이다. 과거 이회창 때는 조순, 이수성, 김중권, 박찬종급이 스토브리그를 달군 최대어였다. 지금은 이헌재, 심재륜, 박원순 정도가 FA시장에 나왔다.(참 인물없다.. 더 있지 싶은데.. 없나?)

최병렬은 고작 이문열을.. 그것도 반쪽으로 영입했을 뿐이다. 이거 실패다.

당 대표는 조순, 이헌재, 심재륜, 이명박급을 다수 영입해서 자신의 지위를 반석같이 굳히는 것이 원칙이다. 박근혜나 오세훈이 지도력을 인정받으려면 연말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이 정도의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인물이 시장에 나와 있지도 않지만.. 설사 있다고 해도 누가 박근혜나 오세훈 보고 덜렁 한나라당에 들어가겠나? 박근혜나 오세훈이 이헌재, 심재륜, 이명박, 손학규를 데려올 재주가 있나? 더구나 이헌재는 눈치도 빠른 노무현이 미리 손을 써서 데려가버렸지 않은가?

심재륜, 박원순이 박근혜 밑에 고개 숙이고 들어갈 사람은 아니고, 조순이나 박찬종, 이수성은 퇴물이 되어서 그 존재가 없어졌고.. 이명박 손학규는 지자체로 가버렸다. 프리에이전트 시장도 말라붙었고 대어도 나오지 않았다. 하나 남은 대어가 이헌재인데 노무현이 낚아갔다. 어쩔 것인가?

당대표의 지도력은 절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본질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박근혜나 오세훈은 이회창을 보좌하며 옆에서 광내주는 역할이지 스스로 빛을 내는 보석은 절대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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