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정치는 ‘과정의 예술’이다.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을 하고, 일의 진행 중에 ‘제어’를 한다. 상황이 종료된 다음은 ‘수습’을 한다. 그 전체과정에 총체적인 책임을 진다.

정치인은 제 잘못이 아니라도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하고, 상대가 벌인 일이라도 상황을 장악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하며, 설사 일이 잘못되었더라도 수습을 잘하여 용서받을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논객의 평가 또한 총체적인 평가가 되어야 한다. 전후의 맥락을 무시내고, 특정 부분을 물고 늘어지는 진중권스러운 태도는 옳치 않은 것이다.

일단은 노무현의 실패다
탄핵발의는 일단 노무현의 실패다. 상황을 장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어떻게든 수습을 잘 해서 박수를 받아야 한다.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또한 푸틴에게 배워야 한다. '단호한 응징을 통한 사태의 조기종결'이다.

탄핵은 국민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준다. 국민은 어떤 경우에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쪽으로 선택하게 된다.

여론조사에서 재신임의사가 높게 나온 것이 곧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재신임이 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민들은 재빨리 재신임의사를 표명하는 방법으로 국민이 재신임과정에서 받을 스트레스를 회피한 것이 본질이다.

그러므로 탄핵안 발의와 같은 정치난맥상이 앞으로 4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판단을 국민이 하게 된다면 국민은 노무현 탄핵을 찬성할 수도 있다. 역으로 한민공조당을 박살내므로서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조기에 종결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면 한민공조당은 4월 이후 그 존재가 없다.

● 앞으로 4년간 지긋지긋한 탄핵소동이 계속될 것이다. - 차라리 노무현 탄핵하고 상황 끝내자.
● 총선을 통해 모든 상황이 정리될 것이다. - 한민공조당을 지워버리는 방법으로 사태를 종결하자.

국민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물론 후자를 선택한다. 왜? 노무현을 탄핵한다 해서 사태가 종결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노무현은 시민혁명을 예고해 둔 바 있다. 시민혁명은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적들은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다.

노무현은 푸틴의 선례에서 배워야 한다. 단호하게 사태를 종결할 의지를 피력하므로서 국민이 후자를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최대한 강하게 치고나가야 한다. 동시에 사태종결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적어도 탄핵발의단계 까지는 끌고가야 한다. 노무현 탄핵은 곧 DJ 탄핵이다. 그들이 DJ를 탄핵하는 방식으로 본색을 드러내게 해야 한다. 그 다음은 푸틴이 체첸을 응징하듯이 아주 박살을 내야 한다.

지금은 위기다. 국민이 위기라고 느끼는 순간, 강한 자 중심으로 결집하기 마련이다. 노무현, 강해져야 한다. 이 상황에서 약한 모습 보이면 죽음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정치는 사전 예방과, 현재의 진행과, 사후의 수습까지 전반적인 책임을 지는 거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은 DJ가 임기 중에 마무리 짓지 못한 부분을 노무현에게 맡겨 수습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노무현을 초래한 것은 DJ이기 때문이다.

역사란 면면히 이어지는 것이다. 노무현을 탄핵하는 것은 곧 DJ를 탄핵하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공조의 길을 걸으므로서 그 점이 분명해졌다. 지금 DJ의 이름을 팔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 그들은 DJ의 등에 비수를 던지게 되어 있다.

노무현과 수구세력의 달리기 경주
권위주의사회에서 한번 체면을 구기고 망신을 당한 오야붕은 죽음이다. 그날로 매장이 된다. 보스는 어떻게든 체면(가오)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신상사파는 양은이파에 칼질을 당해 물리적으로 축출된 것이 아니라 실은 조폭세계에서 있을 수 없는 하극상이라는 개망신을 당해서 쫓겨난 것이다.(조폭은 하극상을 용납하지 않지만, 하극상을 당한 무능한 보스도 인정하지 않는다.)  

노무현의 탈권위주의는 스스로 제 목을 조르는 행위다. 실제로 노무현은 ‘대통령 못해먹겠다’ 등의 발언으로 많은 손해를 보았다. 하극상을 자초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노무현은 왜 제 얼굴에 침 뱉는 발언을 계속 하는가?

노무현은 국민들에게 탈권위주의를 훈련시키고 있다. 수구세력은 대통령의 얼굴에 침을 뱉는 방법으로 망신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사회라면 수구의 전략이 먹힌다. 노무현은 신상사파처럼 망신을 당하고 쫓겨난다.

반명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를 극복한 성숙한 민주주의사회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무현은 아주 빠른 속도로 국민들을 탈권위주의 정치문화에 익숙하도록 훈련을 시키고 있다.

100미터 달리기 경주가 벌어졌다. 누가 더 빠른가? 적들이 노무현의 권위를 빼앗는 속도와, 노무현이 탈권위주의로 국민을 훈련시키는 속도 간의 대결이다. 어느 쪽이든 이 게임의 수혜자는 국민이다. 왜?

어차피 노무현이 권위를 한강에 던져버렸으므로 차기 대통령들도 탈권위주의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탈권위주의에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다. 노무현이 지금 그걸 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슬아슬한 2등과 황당한 꼴등 사이
탄핵? 한마디로 선거하기 싫다는 거다. 패배주의다. 탄핵을 거론한다는 그 자체로 지고 들어가는 게임이다. 약은 쓸수록 내성이 강해진다. 탄핵이라는 극약을 처방해도 약발이 안들으면 죽는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들은 조만간 죽을 것이다.

한민공조당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최선을 다해서 개혁경쟁을 벌이는 방법으로 아슬아슬한 2등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탄핵이니 뭐니 하며 황당한 전략을 구사하다가 전멸하는 길이다.

대장금과 같은 사극을 보면 항상 그렇듯이 악당들은 최선을 다하여 아슬아슬하게 2등을 하는 바른 길을 버리고 황당한 짓을 하다가 몰락하곤 한다. 왜? 드라마니깐. 만화니깐. 영화니깐. 소설이니깐.

그런데 이건 만화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데 하는 짓이 꼭 대장금의 최상궁 이다. 어찌된 일인가? 그 길 밖에 없었는가? 그리도 머리가 안돌아가는가?

민주주의는 재밌는 게임이다. 어차피 실력으로 안되는 적들이 그래도 최선을 다하여 2등을 하기 보다는 황당한 전략을 택하여 전멸하는 길을 택하곤 한다. 왜? 승자가 다먹게 되어 있는 룰이 적들로 하여금 드라마틱한 패배의 길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는건 똑 같다. 이왕 질 바에는 해볼 실험 다 해보고 지자는 거다. 확률은 낮지만 그래도 승산이 눈꼽만큼은 있는 것이 탄핵이다. 탄핵하자. 탄핵! 그 결과는 물론 안봐도 최상궁이다.

이회창이 있다면 몰라도.. 그들에게는 아슬아슬한 2등을 해서 힘을 비축하고 후일을 기약할 이유조차가 없는 것이다. 아슬아슬한 2등하기.. 그거 스트레스다. 이탈자 나온다. 내부분열 일어난다. 결국 황당한 모험을 택하는 수 뿐. 탄핵이다. 탄핵!

송하비결의 핵이 그 핵이었나?
송하비결에 따르면 우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한반도에 핵전쟁이 일어난다고 한다. 조순형이 핵핵거리는거 보니 그 핵이 그 핵이었나?(웃자고 하는 이야기 ^^;)

노무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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