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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477 vote 0 2004.06.13 (14:19:40)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십의 의미는 ‘장기전을 할 수 있느냐’에 있다. 장기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팀원 사이에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하다. 요는 그 ‘신뢰’가 무엇인가이다.
 
※ 리더십이란? : 집단의 목표나 내부 구조의 유지를 위하여 성원(成員)이 자발적으로 집단활동에 참여하여, 이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력.(백과사전)

코너링이 중요하다니깐!


어긋난 결정을 해도.. ‘우리가 모르는 깊은 생각이 있겠지’ 하면서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과연 대통령에 대한 ‘신뢰’인가이다. 천만에! 그건 신뢰가 아니다. 그건 오히려 의심이다. 이런거 안좋다.
 
대통령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해야 착시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알아서 기는 식의 태도’에는 명백히 불신이 전제되어 있다. 단기전은 몰라도 장기전에서는 매우 위험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수행한 싸움들.. 국민경선, 몽과의 단일화, 대선, 탄핵, 총선.. 들은 단기전이었다. 단기전에선 무조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러나 지금 맞닥드리고 있는 문제들은 장기전이다. 대부분의 오판들은 단기전에서 장기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어났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오판의 위험이 있는 때다.
 
특히 큰 승부의 직후에는 장기적인 포석을 두어야 할 때가 많다. 10년 앞을 내다보고 요소요소에 하나씩 찔러놓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판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두가지 옳지 않은 태도
대통령을 믿는다면 .. 나는 맘에 안들지만 대통령이 결정했으니..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좋다. 대통령도 지지자들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둔 바가 있기 때문이다.
 
● 생각이 다르지만 대통령의 체면을 고려해 따르는 척 한다.
● 비판적 지지 운운하며 요구조건을 내걸고 흥정을 시도한다.
 
둘 다 참된 신뢰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는 3개월 정도 버틸 수 있을 뿐 장기전을 할 수 없다. 의견이 다르면 다른 대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팀을 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은 원래 장기전에 장기가 있었다. 부산출마는 10년 앞을 내다본 장기 포석이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의 승부수, 이번 총선에서의 승부수들로 대통령이 단기전에도 능한 사람임이 입증되었다.(이건 새롭게 밝혀진 사실임.)
 
단기전에 능하다 해서 모든 싸움을 이기는 것은 아니다. 버릴 싸움은 버리고 이길 싸움만을 이겨왔다. 탄핵도 그 자체로만 본다면 패배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그 시점(탄핵가결)까지는 승리하고 있다.
 
지지율의 급등락도 그렇다. 노무현은 늘 먼저 작게 져주고 나중 크게 이기는 쪽을 선택해 왔던 것이다.(그래서 대통령은 장기전에 능할 뿐 단기전을 못하는 사람이라 오판한 것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및 조중동의 패인이다.)
 
장기전에 맞는 우리의 태도는?
장기전을 위해서는 초전에 져주어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떤가? 상황을 잘못 판단하여.. 대통령이 져주기 위해 미끼를 던진 곳에.. 올인을 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가?
 
승부에서는 상대방이 가진 힘의 100프로를 온전히 무대 위로 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결정들은 상대방의 숨겨둔 패까지 꺼내기 위한.. 승부사의 본능이었을 수도 있다.
 
냉철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정기전에 맞는 태도일까?
 
파병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건 분명히 옳지 않다. 나는 파병문제에 관한 한.. 승부사의 본능이 작동하여 너무 일찍 ‘지는 싸움’을 회피한 경우로 본다. 여기서 우리에겐 두가지 선택이 주어졌다.
 
● 파병반대가 옳으므로 묵묵히 우리의 의견을 개진한다.
● 대통령의 체면을 생각해서 파병에 찬성하는 척 한다.
 
대통령은 장기전을 한다. 파병문제는 결코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반드시 제 2의, 제 3의 싸움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벌써 1년을 끌어온 문제이다.)
 
대통령도 내심으로는 반대하는(!) 파병에 우리가 멋모르고 올인해 버리면.. 나중 그 결정이 잘못으로 드러났을 때, 대통령이 되물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역으로 생각하자. 대통령은 오히려 우리가 파병에 반대해주기를 바라고 있지 않을까?
 
반드시 그렇다는 근거는 물론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
 
리더와 성원(成員)의 궁합이 문제
용맹한 병사와 뛰어난 장수가 궁합이 맞아야 한다. 리더십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양질의 팀원들이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리더십의 요체인 ‘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는 역할을 나누어가지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뛰어난 장수라도 오판을 저지를 수 있다. 맹목적 지지는 적의 화살이 리더 1인에게 집중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충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역할을 나눠가지므로서.. 조중동의 사격이 청와대까지 닿지 않도록, 우리 선에서 저지해야 한다.(대통령은 잘 하려 하는데.. 극성맞은 지지자들 때문에 잘 안되고 있다는 말이 조중동에 나와야 팀의 역할분담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파병반대를 한 예로 들었지만 이와 비슷한 사안은 매우 많다. 대통령을 믿는다면서 잘못되었을 경우 적의 화살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되게 하는 무책임들!)
 
장기전의 관점으로 본다면 지금은 우리당 소장파가 개혁의 목소리를 높여서 역설적인 방법으로 대통령을 보호할 시점이다. 서프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기획통 부재가 참여정부의 큰 문제
청와대와 당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협화음들은 기획통의 부재 때문이다. 김우식과 유인태, 문희상 .. 이런 사람들 문제있다. 개별적으로는 잘못이 드러나지 않을지 모르나 무책임하게도 적의 겨냥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필자가 이해찬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간만에 등장한 제대로 된 기획통이기 때문이다.
 
흔히 교육행정에서의 일부 실패를 들어 문제삼기도 하는데.. 전체로 본다면 이해찬의 기획은 9가 성공하고 1이 실패했다.(실제로 성공률은 높다. 많은 기획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바람에 일부 실패가 부각되었을 뿐.)
 
지금은 강력한 이념드라이브를 걸어 국민의 판단기준 자체를 바꿔줘야 할 시점이다. 독립기념관 이상의 민주기념관을 세워 민주화과정에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해야 한다. 박정희독재관을 부각시켜 학생과 시민들이 참관하게 해야한다.
 
이것이 적지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지난번 글에서 말한 장강에서의 싸움을 황하에서의 싸움으로 바꾸기.)
 
최근 우리당의 지지율 저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권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참여정부가 제대로 색깔을 내어서.. 이념적 동질성을 확인시켜 주고,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명예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어리석은 실용주의 타령으로 개판된 것이 다 무엇인가? 기획력의 부재 때문이다. 먹고사는 문제 운운하며.. 유권자가 빵을 달란다고 빵조각을 던져주는 식의 어리석은 대응으로는 유권자의 기대치만 높일 뿐이다.
 
그들 유권자들은 주머니에 채워줄수록 더 빠르게 우리당을 배반할 것이다. 이념이라는 본질에서의 승부를 벌이지 않고.. 지금처럼 지엽말단의 문제로 전장(戰場)을 가져가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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