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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134 vote 0 2020.10.07 (12:39:30)

      

    노무현주의로 가보자.


    중국이 정체된 이유는 한자의 진입장벽 때문이다. 글자 아는 사람은 인구의 5퍼센트였다. 유럽은 종교개혁 이후 농노들이 글자를 배워 신분을 바꾸었다. 라틴어 지배에서 해방된 것이다. 세종이 한글을 만든 이유는 백성을 정치판에 끼워주는 방법으로 사대부를 견제하려는 의도였다.


    세종의 계획은 5백 년 후에 실현되었다. 권력자의 시혜는 필요 없다. 국민이 게임의 주인공이라야 한다.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 판단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해야 한다. 국민이 해야 한다. 일본이 철도 깔고 비료 뿌려서 인구가 늘어났지만 일본인의 결정이므로 안 쳐준다. 


    세상은 오로지 권력이다. 권력자의 어떤 결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권력주체의 형성이 중요하다. 과연 우리에게 권력주체는 형성되었는가? 유튜브 방송에서 언급한 헬프와 블라인드 사이드는 모두 백인이 흑인을 돕는 영화다. 인종차별 반대영화인데 인종차별이다. 아는 사람은 적다.


    블라인드 사이드의 실제 인물 마이클 오어는 자기 영화를 싫어했다. 악역도 백인이고 그 악역을 물리치는 사람도 백인이다. 백인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는데 흑인은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남자가 문제다. 남자들이 잘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관점은 여혐이다. 


    백인이 문제를 만들었으니 백인이 해결하라는 다그침은 그 자체로 인종차별이다. 흑인을 수동적 존재로 본다. 영화에서 흑인은 장식품처럼 이곳저곳에 비치되어 있다. 흑인이 문제를 만들고 흑인이 문제를 해결해야 평등이다. 결자해지 논리가 말은 그럴듯한데 사실 사악하다. 


    필자의 가슴속에는 응어리가 있다. 이거 병이다. 이 병은 오래간다. 나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노무현이 무엇을 했지? 권위주의를 타파했다고 답하는 정도다. 그게 뭔데? 애매하다. 똑부러지는 게 없다. 노무현이 한 게 없는데 노빠들은 뭐지? 문빠는 또 뭐야? 문재인이 무엇을 했다고? 


    지갑을 주운 게 문재인 업적인가? 촛불항쟁을 문재인이 했나? 사실은 이들도 노무현을 알고 있다. 문재인을 알고 있다. 그래서 두려운 것이다. 노무현이 무서운 자들이 이렇게 시비를 걸어온다. 노무현이 한 게 뭐야? 증거 있으면 대 봐. 증거 없잖아? 그럼 찌그러져. 그들이 안달한다.


    말싸움으로는 그들이 이긴다. 이기려고 기를 쓰는 안쓰러운 표정을 들킨다. 왜? 패배의 예감 때문이다. 알 수 없는 무엇이 있다. 문빠들에게 있다. 그게 두렵다. 불을 끄려고 필사적이다. 그런다고 우리들 가슴속의 불이 꺼지겠는가? 지역대결을 계급대결로 바꾼 사람이 노무현이다. 


    노무현이 없었다면 여전히 경상도 전라도 쪽수싸움이다. 기울어진 축구장을 반대편으로 기울였다. 민주당 영구집권 토대를 만들었다. 저쪽의 대권주자를 다 없앴다. 거대한 판갈이를 했다. 봉건통치라는 것은 나라를 잘게 쪼개놓고 각자 알아서 해먹는 것이다. 일본이라면 다이묘다.


    지방에서 무슨 짓을 해도 중앙에서 건드리지 못한다. 독도에 가지 마라 해도 시마네현은 씹는다. 우리는 막부가 정한 경계선을 주장하지만 일본은 말한다. 일본은 원래 그런 나라야. 중앙에서 어쨌든 상관없어. 지역에서 먹었으면 먹은 거라고. 오키나와도 우리가 그렇게 해 먹었거든. 


    영토획득은 원래 그렇게 하는 거라구. 지방에서 알아서 살금살금 해 먹어야지. 중앙에서 끼어들면 피곤해. 이중논리가 있다. 그 이중논리 참 즐겁네. 그런 국가 안의 칸막이들이 많을수록 좋구나. 의사도 먹고 검사도 먹고 야쿠자도 먹고 좋잖아. 21세기가 되어도 여전한 봉건주의다.


    그런 사람이 사방에 널려 있다. 과거지만 귀농 사이트에 이상한 자연인이 주름잡고 있었다. 멧돼지도 때려잡고 개도 잡아먹고 산속에서 즐겁다. 네티즌이 지적한다. 그러면 안 되지? 자연을 보호해야지. 그 사람은 항변한다. 뭐라고? 사회의 법률을 지리산 꼭대기에 적용하겠다고?


    아랫동네는 찌그러져. 여긴 지리산이야. 해발 1200미터 여기까지 기어 올라와서 단속하겠다고? 할 테면 해 봐. 난 즐겁게 살아. 여기서는 내가 왕이야. 외부인은 올 수가 없어. 길이 없는뎅? 내 땅에서 내가 내 맘대로 하는데 니들이 무슨 상관이야? 이것이 진정한 자유인의 삶이라고. 


    보수꼴통의 판타지를 산꼭대기에 실현했더라. 그런 사람들 있다. 세상은 마땅히 그렇게 적당히 칸막이를 치고 서로 쉬쉬하고 서로 덮어주고 서로 감춰주고 알게 모르게 돌아가는 판이라야 좋잖아. 그렇게 남의 나라 땅도 슬그머니 뺏어 먹고 영토확장 좋잖아. 강자들이 먹는 판이다. 


    흑인과 백인 사이에 정의가 있을까? 없다. 정치적 올바름을 잘 적용하면 인종문제가 해결된다고? 천만에. 백 년 후에도 갈등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답은? 대승의 큰 배를 타고 큰 싸움을 걸어가는 수밖에. 흑인과 백인의 대칭구도 안에는 답이 없다. 성소수자 문제도 그렇다. 답이 없다.


    백 년 후에도 이 문제로 인류는 갈등한다. 남성과 여성의 대립도 같다. 그렇다면 어쩌라고? 답은 있다. 대승의 큰 배를 타고 문명단위의 큰 싸움을 걸어야 한다. 큰 전쟁에 작은 갈등은 용해된다. 전면전에 국지도발 소멸된다. 그 전쟁에 흑인도 동원되고 여성들도 성소수자도 동원된다.  


    틀린 생각 – 흑인과 백인이 열심히 대화하면 서로 간에 상처를 주지 않는 완벽한 매뉴얼이 나와준다네. 그 매뉴얼은 정의당 좌파 또라이가 만들어준다네. 공부 많이 해야 한다네. 내가 답을 가르쳐 줄 테니 배워라 배워. 자! 내 밑으로 줄 서 봐.


    바른 판단 – 인류 단위의 문명과 반문명 간 큰 전쟁을 벌여야 한다. 그 전쟁에는 백인도 흑인도 여성도 성소수자도 장애인도 모두 동원되어 쪽수를 만들어야 한다. 전쟁이 계속되는 한, 총알이 빗발치는 전투 안에서 그 어떤 차별도 불가능하다.


    정의는 없다. 이기는 전쟁이 있을 뿐. 달리는 배에 태워서 공동운명체로 만들어야 한다. 왜? 이기려면 일단 쪽수가 많아야 하니까. 서로 붙잡은 손을 놓치면 다 죽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구조 안에서 이기려면 방법이 없다. 붙잡은 손을 놓칠 수 없다. 유목민은 원래 차별이 없다. 


    24시간 체제로 전쟁하기 때문이다. 차별하면 다 죽는다. 언제나 팽팽한 긴장상태다. 긴장 풀리면 차별 들어간다. 배제 들어간다. 즐겁기 때문이다. 닫힌계에서 마이너스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열린사회를 피하고 닫힌사회를 추구한다. 적들이 도처에 칸막이를 만들어대는 이유다.


    인종차별 영화 핼프는 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왜 하필 60년대일까? 왜 민권운동은 다른 시대도 아닌 60년대에 일어났을까? 남북전쟁에서 패배하고 거지가 된 남부는 흑인을 차별할 수 없었다. 세계 경제대공황을 맞아 멸망해버린 남부는 차별이 없었다. 가난할 때는 평화로웠다.


    2차대전에서 이겼다.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배가 불렀다. 차별이 시작되었다. 왜 지금에 양성평등 문제가 제기될까? 배가 부르기 때문이다. 힘들 때는 차별이 불가능하다. 대공황 시절은 다섯 살짜리 백인 소년도 구두닦이하고 신문팔이했다. 무료급식소에 줄을 서서 죽을 타 먹었다. 


     미국인들이 배가 부르자 인종차별이 시작된 것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는 차별할 수 없다. 까불다가 말에서 굴러떨어진다. 멈추면 차별하게 된다. 그것이 인간이다. 큰 전쟁을 벌여야 한다. 큰 전단을 열어가야 한다. 정적상태를 동적상태로 바꾸어야 한다. 전쟁에 평등하게 동원된다. 


    노빠는 누구인가? 문빠는 무엇인가? 그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이다. 노무현이 그들을 동원했다. 전투가 진행되는 한 차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서로가 붙잡은 손을 놓치면 다 죽기 때문이다. 정의는 없다. 정의란 것은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의 평형상태다. 그런 것은 없다. 


    배는 달리는 동안 안정된다. 비행기가 추력을 잃으면 추락한다. 전투가 지속되기 때문에 차별할 수 없다. 돌아가는 팽이는 가속도에 의해 안정된다. 일본처럼 고립되고 칸막이가 들어서면 그곳에 정의는 없다. 닫힌사회에 정의는 없다. 대승의 큰 게임을 벌여야 열린사회가 작동한다.


    70억 인류가 모두 참여하는 문명단위 큰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 냉전이 치열할 때는 미국도 한국을 괄시하지 않았다. 냉전 끝나자 바로 일본을 짓밟았다. 북한 때문에 한국은 살짝 힘 빼고 밟아준 게 IMF다. 알잖아. 전투가 끝나면 차별은 백퍼센트다. 차별은 막을 수 없는 자연법칙이다.


    지리산 꼭대기에 사는 사람이 개를 잡아먹든 멧돼지를 잡아먹든 말릴 수 없다. 공무원이 거기까지 단속하러 못 간다. 텍사스 시골에서 무슨 짓을 하든 누가 상관하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본은 고립되어 있으므로 그래도 된다. 한국은 중러미일 사이에 끼어 휴전이 불가능하다.


    유태인은 2천 년 동안 전시상태였다. 모든 민족이 그들을 차별했다. 운명의 굴레다. 큰 배를 타고 큰 바다로 나아가서 큰 풍랑을 만나면 모두 단결한다. 피부색도 없고 지역색도 없고 성소수자도 없고 성차별도 없고 계급차별도 없다. 노무현이 우리를 끝나지 않는 전쟁에 끌어들였다.


    모세가 무리를 이끌고 광야로 뛰어들었을 때 그들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이후 삼천 년 동안 유태인에게 평화는 없었다. 그들은 강해졌다. 절벽 난간에 매달려서 그들은 서로를 차별할 수 없었다. 붙잡은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같이 죽으니까. 유태인이 재단을 만들어 서로 돕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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