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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658 vote 0 2010.01.22 (13:40:13)


구조론이란?

과연 우리가 이 복잡다기한 세상의 모든 국면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각자 자기 위치에서 보이는 부분만을 보고 있을 뿐이다. 맹점이 있다. 빠뜨린 것이 있다.


인간이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 어둠 속에 가리워진 곳이 있다. 장막을 걷어내고 조명을 비추어야 한다. 환하게 드러내야 한다. 빛 가운데로 인도해야 한다. 구조론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기본이 되는 베이스가 있다. 그것은 질서다. 인류의 모든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 질서에 대한 관념이다. 왜냐하면 질서에 대한 관념이야말로 모든 일의 출발점을 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첫수업이라면 누가 교사이고 학생인지 확인한다. 바로 그것이 질서다. 누가 저자이고 독자인가? 누가 감독이고 배우이며 관객인가? 누가 선수이고 심판인가? 그것을 확인해야 비로소 이야기는 시작된다.


질서는 다시 관계로 전개된다. 관계는 잇달아 연동되어 정해진다. 한쪽이 이쪽 골대를 쓰면 다른 팀은 저쪽 골대를 쓴다. 한 팀이 공격을 맡으면 다른 팀은 수비가 된다. 바로 그러한 연동성이 관계다.


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수학이다. 거기에 에너지를 입히면 물질이 유도된다. 물질을 규명하는 것은 과학이다. 문제는 수학과 과학의 연결지점이다. 그 연결과정이 부자연스럽다. 어색함이 느껴진다.


도무지 매끄럽지가 않다. 어떤 과학법칙도 수학적 원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수학이 과학에 선행한다. 그런데 근대과학은 수학이라는 자궁에서 과학이라는 자식이 탄생하는 과정을 해명하지 않는다.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수학을 과학의 도구로 친다. 자식이 부모를 도구로 쓰는 셈이다. 이건 잘못된 거다. 순서가 바뀌었다. 질서가 무너졌다. 수학은 과학의 어머니다. 족보를 분명히 하자는 거다.


수학이 과학에 종속될 수는 없다. 동양이 서구에 뒤처진 이유가 무엇인가? 수학을 하급기술자의 실용학문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뒤바뀌니 질서가 무너져 진보하지 못했다.


수학은 연역의 세계다. 경험의 세계가 아닌 선험의 세계, 논리적 사고가 지배하는 세계다. 수학이 과학의 토대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떤가? 다들 그렇게 말하면서도 과학자들은 경험과 우연에 의존한다.


실험실에서 우연히 발견된 사실을 논리적으로 확정할 필요를 느낄 때만 수학의 도움을 구한다. 이건 아닌거다. 바로잡아야 한다. 어디가 잘못되었을까? 수학과 과학을 통일하는 축을 발견했어야 했다.


수학과 과학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요구된다. 양자를 통일하는 것은? 바로 질서 개념이다. 모든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은 질서와 무질서에 대한 사유다. 태초에 무엇이 있었나? 질서가 있었다.


● 질서≫관계≫대칭≫사건(에너지)≫자연(물질)

● 존재≫구조≫기하≫대수≫과학


수학이라는 연역의 세계, 추론의 세계가 있다. 과학이라는 귀납의 세계, 경험의 세계가 있다. 둘은 상충된다. 대칭된다. 그렇다면 문제가 있다. 수학과 과학을 통일하는 보다 높은 세계가 있어야 한다.


수학이 관계를 추적한다면 과학은 물질을 탐구한다. 우리가 아는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물질은 수학적 관계에 에너지를 입혀 사건을 일으킨 바 2차적으로 유도된 것이다. 물질은 최종적인 것이다.


물질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그렇다면 물질 이전에 무엇이 있었나? 사건이 있었다. 사건은 원인과 결과의 대칭성을 가진다. 그것을 통일하는 것이 관계다. 관계의 대칭성이 사건의 인과관계로 전개된다.


한쪽이 공격을 맡으면 다른쪽은 자동으로 수비가 된다. 공격이 먼저 결정되면 수비는 이에 연동되어 결정된다. 그것이 관계다. 이때 먼저 확정되는 것이 원인이고 뒤로 연동되어 결정되는 것이 결과다.


이에 근대과학의 출발점이라 할 인과율이 유도된다. 관계의 대칭성에 에너지를 태웠을때 곧 사건의 원인을 형성하고 결과를 유도한 바 자연의 물질이 일어났다. 그 사이에 대칭성이 보존되는 것은 구조다.


구조는 인자(因子) 형태로 관계의 대칭성을 보존하며 사건을 촉발한다. 그러므로 물질의 궁극은 원자(原子)가 아니라 인자(因子)다. 물질원자는 구조체 인자에 에너지를 입혀 2차적으로 유도한 거다.


인자(因子)는 구조가 쪼개지고 결합되는 단위다. 구조론은 ‘질≫입자≫힘≫운동≫량’ 다섯 구조체 인자(因子)의 상호관계로 모두 설명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물질이지만 그 물질을 낳는 것은 사건이다.


존재는 물질이 아니라 사건이다. 세상은 무수히 많은 사건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건을 낳는 것은 관계다. 관계에 에너지를 태우면 구조가 결합되거나 해체되면서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유도한다.


사건의 원인과 결과는 구조체 인자가 보존하는 관계의 대칭성에서 비롯된다. 그 사건의 원인측이 인자(因子)다. 그리고 세상은 인자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자 개념은 원자론의 원자 개념을 대체한다.


근대과학의 패러다임은 여전히 재래의 원자론적 세계관에 기초하고 있다. 원자론은 세상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단한 알갱이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틀렸다. 쪼개면 쪼개진다.



쪼개지고 결합되기가 자유롭다. 애초에 쪼개지고 결합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것이 구조체가 보존하는 관계의 대칭성이다. 세상은 다섯 가지 ‘분해와 결합의 단위’가 집적된 관계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 원자론 - 세상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은 알갱이들의 집합이다.

● 구조론 - 세상은 쪼개지거나 결합되거나를 결정하는 다섯 단위의 매듭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관계망이다.


구조는 ‘분해와 결합’이라는 관계의 상반되는 두 성질, 곧 대칭성을 가진 채로 보존되며, 외부에서의 에너지 작용에 따라 분해 혹은 결합으로 기능하며 사건을 유발한다. 사건은 원인에서 결과로 전개된다.


관계는 에너지를 만나 사건을 낳는다. 사건은 점점 자란다. 작은 사건이 점점 커진다. 아주 큰 일 난다. 이 지점에서 원자론과 차별화 된다. 원자론은 작은 알갱이가 어떻게 큰 세상을 이루는지 설명못한다.   


세상이 건물이라면 벽돌이라는 인자로 이루어져 있을테고, 세상이 네트워크라면 매듭이라는 인자로 이루어져 있을 터이다. 세상이 사건들의 집합이라면 역시 사건을 만드는 관계의 인자(因子)로 이루어졌다.


사건은 성장한다. 일이 점점 커진다. 점점 진보하고 발전한다. 호흡한다. 맥박이 뛴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세상을 근본에서 이해하는 열쇠다. 세상은 전혀 고착되어 있지 않다. 붙박혀있지 않다.


세상이 건물이라면 벽돌로 이루어져 있다. 벽돌은 작다. 처음에 작았는데 점점 커졌다. 우주만큼 큰 집이 지어졌다. 처음에 작았는데 어떻게 커질 수 있지? 세상이 네트워크라면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듭은 작다. 처음 작았는데 어떻게 끝을 알수 없는 우주만큼 커질 수 있지? 생물은 자라고, 역사는 진보하고, 소문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자본은 점차 번창하고, 시장은 발전하고, 국가는 흥성한다.


기술은 진보하고, 예술은 성취된다. 원자론적 세계관이 해명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점점 커지는 부분, 역동적인 변화, 역설의 세계, 카오스적인 생명력, 무질서함. 그리고 무수한 탄생의 모습들 말이다.


열역학 제 1법칙은 관계의 대칭성만을 해명할 뿐이다. 공격과 수비는 서로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 수비가 공격되면 공격은 수비된다. 열역학 제 1법칙, 곧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열역학 제 2법칙은 사건의 비가역성을 해명하고 있다. 무엇이 다른가? 에너지를 태웠다는 점이 다르다.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에너지의 잉여가 있는 방향으로만 진행한다.


● 관계는 결합되거나 해체된다. - 열역학 1법칙

● 사건은 원인에서 결과의 일방향으로 진행한다. - 열역학 2법칙

● 관계의 대칭성에 에너지를 입히면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탄생한다.

● 구조는 관계의 대칭성을 보존하면서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중개한다.

● 존재는 사건이다≫사건은 관계다.≫관계는 사건의 인과과정을 통하여 해체 혹은 결합된다.≫구조는 관계의 해체와 결합을 통해 사건의 원인과 결과 두 측면을 동시에 보존한다.


모든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은 질서개념이다. 질서가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족과 부족이라는 형태로 공동체를 이루어 모둠살이를 시작하면서 곧 질서의 문제에 부닥쳤다.


집단의 의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거기서부터 철학적 사유는 시작되었다. 어떻게 집단의 의사를 결정할 수 있지? 구조의 대칭성 보존에서 답이 찾아진다. 이쪽이 공격이면 저쪽은 수비다.


이쪽이 남편이면 저쪽은 아내다. 이쪽이 앞이면 저쪽은 뒤다. 이쪽이 위면 저쪽은 아래다. 하나를 확정하면 다른 한쪽은 연동되어 자동으로 명백해진다. 고민할 이유가 없어졌다. 바로 이거다.


비로소 열쇠를 찾은 것이다. 구조론은 이쪽이 공격이면, 저쪽은 보나마나 수비라는 대칭성을 보존하는 바로 그것이다. 이에 문제의 실마리를 잡고 점차 문제를 풀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에서 시작했으면 뒤로 몰아가면 되고, 위에서 시작했으면 아래로 내려가면 되고, 아침에 시작했으면 저녁에 마치면 되고, 봄에 심었으면 가을에 수확하면 되네. 마침내 의사결정 성공이다. 만세다.


질서는 자연을 관찰하여 착상되었다. 해와 달, 낮과 밤, 별들의 운행에서 고착된 질서, 봉건질서, 가부장적 질서, 수학적 체계가 고안되었다. 반대로 무질서한 세계의 역동성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스식 자유로운 다원적 사고, 노자의 역설, 장자의 혼돈개념들이 그러하다. 질서의 억압이 효율성을 얻을 뿐 아니라 무질서 속에서도 숨은 에너지가 있었던 것이다. 코스모스와 카오스다.


정답은? 고착된 질서도 아니고 무질서의 혼돈도 아니다. 성장의 질서, 발전의 질서, 변혁의 질서, 낳음의 질서, 증폭의 질서, 아름다움의 질서다. 독재자의 질서도 아니고 히피의 난삽함도 아니다.


진정한 질서가 있다. 그 질서는 완고한 가부장적 질서, 엄격한 봉건질서, 고착된 계급질서를 반대하면서 한편으로 무질서의 난잡함을 타파한다. 그것은 짝짓기의 질서다. 엄격한 질서가 있다.


수컷은 화려한 깃으로 암컷을 유혹한다. 여기에는 터무니없는 낭비와 비효율이 있다. 수컷끼리의 경쟁에서 패자는 탈락한다. 여기에는 완고한 권위주의가 있다. 반대되는 두 측면을 동시에 가진다.


그것은 관계의 대칭성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두 가지 서로 상반되는 에너지원을 발견하고 커다란 혼란에 빠져 있었다. 아버지같은 억압적인 강한 힘의 질서와 어머니 같은 부드러운 낳음의 질서가 있다.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칠 때 얻어진다. 그것은 최적화에 따른 효율성의 에너지다. 어머니가 자식을 낳을 때 얻어진다. 그것은 증폭의 에너지다. 둘은 상반된다.


무른 막대기보다 단단한 쇠로 만든 보습으로 밭을 일구는 것이 낫다. 효율성의 에너지다. 원자핵이 핵분열을 한다. 증폭의 에너지다. 전자는 구조의 최적화에 의해 얻어지고 후자는 짝짓기로 얻어진다.


궁핍한 가운데 푼돈을 절약하여 얻는 것은 효율성의 에너지다. 뜨내기 생활을 하던 남녀가 결혼하여 정착함에 따라 주위로부터 신용을 얻어 직장을 구하고 잘 살게 되는 것은 짝짓기의 에너지다.


인류의 역사는 이 두 가치의 투쟁이었다.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질서를 통하여 효율성을 얻으려는 쪽과 바른 짝짓기를 통하여 비약적인 상승을 이루려는 쪽의 대결이었다. 대략 전자는 보수고 후자는 진보다.


원인과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 짝짓기가 원인이라면 효율성은 결과다. 자원을 얻고 시장을 얻고 기술을 얻는 것은 짝짓기다. 교육과 의료를 보급하고 보험제도 금융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짝짓기다.


그것을 사용하여 상품을 생산하는 것은 효율성이다.


● 짝짓기 진보 에너지 - 교육보급, 의료보급, 시장진입, 자원확보, 기술개발.

● 효율성 보수 에너지 - 착취, 지배, 억압, 구타, 약탈, 강제,


진보 짝짓기 에너지의 단점은 자주 쓸 수 없다는 거다. 결혼은 한번 할 수 있다. 입학도 한번의 기회가 있다. 보수 효율성 에너지의 단점은 반복할 수 있되 에너지가 작다는 데 있다. 조금 얻는다.


결국 한 두 번의 결정적 찬스에서 비약적인 진보를 이루려면 진보의 짝짓기 에너지를 사용하고 작은 여러번의 찬스에서 조금식 얻으려면 보수의 효율성 에너지를 얻을 일이다.


원인과 결과다. 짝짓기는 원인측, 효율성은 결과측이다. 원인과 결과를 결정하는 인자는 다섯이 있다. 하나의 짝짓기 단위가 하나의 인자다. 질 입자 힘 운동 량 다섯 인자가 있다. 다섯 짝짓기 단위가 있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10.01.23 (13:08:14)

성장의 질서, 발전의 빌서 ->발전의 질서
짝짓기는 원인측 효율성은 결과측이다 ->짝짓기는 원인측, 효율성은 결과측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1.23 (13:58:03)

^^;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1.23 (14:28:10)

심지어, 줄 차니는 늘 흑백칠판의 대기역학 방정식을 틀렸다고 하네요...

http://en.wikipedia.org/wiki/Jule_Gregory_Charney
[레벨:7]꼬레아

2010.01.25 (16:05:59)


공기는 볼 수 없지만 있는 것을 안다
구조론은 공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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