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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009 vote 0 2010.09.06 (00:49:53)

 

   아래 글 정답

 

   지난번 글의 마지막 문단을 독자여러분에 대한 필자의 질문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필자의 의도를 포착했는가이다. 굳이 말한다면 나는 두가지를 물으려 했다. 첫째 소로는 월든 호숫가에 뭐하러 갔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자문자답으로 본문에 있다. 소로는 삶의 원형을 찾으려 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소로가 찾으려 했던 삶의 원형은 또 무엇인가? 구조론 ‘극한의 법칙’이 적용되는 ‘중복과 혼잡의 배제’다. 삶에서 잡다한 잡초와 관목을 베어버리고 자기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붙였을 때 남는 최종적인 알짜배기는 무엇인가? 그것은 첫째 개인의 가치판단 능력에 대한 물음이며 둘째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에 대한 물음이다. 과연 인간에게서 그것을 기대할 수 있는가이다. 쉽게 말하면 부시가 독재자 후세인을 그대로 방치하고 10만명의 이라크인을 살려야 했는가 아니면 후세인을 제거하고 10만명을 죽여서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이식해야 했는가이다. 그 답 역시 여러분이 이미 아는 바와 같다. 당연히 10만명의 이라크인을 살려야 한다. 그 근거는? 이것이 필자의 두 번째 질문이다. 10만명의 이라크인을 살려야 한다는 대답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왜냐하면 필자가 그동안 여러번 이와 비슷한 내용을 썼으니까-그 근거를 대는 것은 쉽지 않다. 필자는 그것을 물으려 한 것이다. 물론 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때로 물음은 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너는 어디서 왔는가? - 근원의 만남
   ● 너는 누구인가? - 개인의 가치판단능력
   ● 너는 어디로 가는가? -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

 

   또 자문자답한다. 결국 소로가 찾으려 한 원형의 모습은 개인의 가치판단 능력이며 동시에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이며, 그것은 곧 인간의 진보 가능성이며, 그 진보가 물적 진보가 아니라 사회인격의 진보임은 물론이며, 그 사회인격의 진보는 사회적 소통으로만 가능하며 그 소통은 미학의 진보에 의해서만 달성되며, 구조론으로 말하면 포지셔닝 게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것은 궁극적으로 신과 인간의 포지셔닝 게임, 자연과의 인간의 포지셔닝 게임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며, 그래서 소로는 인간의 자연의 소통가능성을 확인하려 한 것이며, 다른 의미에서는 신과의 소통가능성을 확인하려 한 것이며, 이는 구조론적으로 말하면 인간 전체와의 만남, 곧 아담으로부터 1만년 후 진보한 인류의 미래까지 통짜덩어리 만남, 곧 근원의 만남인 것이며, 종교인이라면 당연히 신과의 만남을 기대한 것이며, 부시가 이라크인을 죽인 이유는 또한 소통능력부재에 따른 것이며, 만약 부시가 이라크인을 살린다면 이라크인과의 소통에 성공했기 때문에 구태여 죽일 필요가 사라졌기 때문인 것이며, 과거라면 ‘꾸란이 아니면 칼을 받아라’ 하며 선교사를 파견하여 개종을 강요하여, 종교의 통일로써 강제적인 소통을 시도했을 것이며, 부시는 현대사회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고전적인 소통방법이 먹힐 리 없으므로 원래 선교사 뒤를 따라가는 것으로 정해진 군대를 먼저 보낸 것이며,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선교사가 뒤따라 들어간 것이며, 그 선교사의 활약이 미미하여 아직도 폭탄테러가 이라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며, ‘꾸란이 아니면 칼을 받아랏’ 하는 것과 마차가지로 이는 소통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다. 그냥 10만명의 이라크인을 살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무한 것이며, 이라크와 진정으로 소통에 성공해야 정답이 되는 것이며, 그것은 전혀 부시에게 기대할 수 없는 것이며, 과연 인간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가, 또 인간은 신과 소통할 수 있는가, 또 인류전체와의 근원적인 만남은 가능한 것인가를 소로는 탐구한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구? 결론은 나와있다. 정답은 미학이다. 왜냐하면 미학이야말로 소통의 과학이기 때문이다. 종교를 포교할 때도 먼저 미학을 전파한다. 기독교는 기독교 건축, 기독교 예술, 기독교 문화양식과 함께 오는 것이며 불교는 불교예술과 함께 오는 것이며, 서구문명은 청바지와 함께 현대적인 패션을 등에 업고 오는 것이며, pc의 본질이 소통임을 간파하고 또 그 소통의 본질이 미학임을 간파하고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 디자인에 목을 매는 것이며, 그래서 천상병은 귀천을 쓴 것이다. 디오게네스가 대낮에 등불을 들고 찾으려 한 인간은 소로나 천상병이 아니다. 그는 생태주의자도 아니고 환경보호론자도 아니고 지구온난화를 염려해서 에너지 최소소비 주거형태인 나무통주거를 주장한 것도 아니며, 소로 또한 간디의 가르침을 본받아 헐벗고 사는 삶을 예찬하려 한 것이 아니고, 윤구병 선생의 가르침을 본받아 노동하는 삶을 예찬하려 한 것도 아니다. 디오게네스는 예수의 방문을 받았을 때도, 석가의 방문을 받았을 때도, 공자의 방문을 받았을 때도 알렉산더의 방문을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역시 백안시로 응답했다. 왜냐하면 그가 궁금해 한 것은 소통가능성이며 그것은 근원의 만남에 의해서만 파악되고 미학에 의해서만 도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상병이 말한 이 세상 소풍은 결국 인류전체와의 통짜덩어리 만남인 것이며, 한 개인이 인류사 전체의 리더, 다시 말해서 60억 인류의 지도자가 아니라 아담에서부터 1만년 혹은 10만년 후의 미래까지 지구를 방문한 수천억도 넘을 인간 총 숫자의 리더가 된 자의 마음으로만이 도달가능한 경지인 것이며, 그러한 만남은 결국 계급장 떼고, 완장 떼고, 권력과 명성과 물질을 버리고, 온갖 잡초와 관목을 쳐내고 남은 알몸으로 허허롭게 만났을때 도달되는 것이며 그래서 소로는 호숫가로 간 것이다. 차가운 호숫물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담갔을 때의 전율할 것 같은 느낌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결론적으로 디오게네스(너는 어디서 왔는가?)는 인류전체와 통짜덩어리로 만나는 근원의 만남을 기대했기 때문에 알렉산더와의 명성을 걸고 권력을 걸고 만나는 같잖은 만남을 거부한 것이며, 소로(너는 누구인가?)는 개인의 가치판단 능력을 탐구하기 원했기 때문에 가치판단을 방해하는 온갖 잡초와 관목들, 곧 신분이라는, 직업이라는, 종교라는, 성별이라는, 인종이라는, 국경이라는, 학벌이라는 잡초들을 솎아버리고 존 레넌의 이매진에 묘사된 것처럼, 종교도 없는, 국경도 없는, 인종도 없는, 성별도 넘어선, 그 모든 것을 넘어선 알몸뚱이 소통, 그 극한의 경지를 탐구한 것이며, 천상병(너는 어디로 가는가?)은 그 정답이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이며 그 능력이 인간의 소통능력에 기반을 두는 것이며, 그 소통이 미학에 의해 달성되는 것임을 알고 그 알몸뚱이 미학을 반영한 시를 쓴 것이며 그렇게 이 세상 소풍을 마친 것이다. 인간이 미학을 안다면 소통에 성공할 것이며 소통에 성공할 수 있다면 10만명의 이라크인이 희생될 이유는 없는 것이며 온갖 차별과 편견과 박해와 모함과 의혹과 투쟁도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러한 본질을 알기 때문에 미학을 우선하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을 사들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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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오세

2010.09.06 (00:53:57)

그렇소. 미학.
미학은 신과 만나는 방법이었구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9.06 (02:42:35)


이제 진정한 물음으로 미학을 묻고 진정한 답으로 미학을 말해야 할 때이오.

[레벨:7]꼬레아

2010.09.06 (12:56:39)


현문우답에 또 답해주시니 또 고맙기
소통이라
미학이라
노무현 대통령께서 끝까지 목숨을 걸고 놓치 않으신 것이 소통이구려(?)
이 정도면 예수 부처 노무현도 동급이네요
소통과 노무현 대통령의 의미를 새로이 알기
한 끗(?) 차이지만 전혀 다른 차원에서 내가 놀고 있었습니다 내가
동렬님^^ 고맙기~

[레벨:6]폴라리스

2010.09.06 (13:09:53)

요즘 웃기고 자빠진 세상을 보니 ... 더더욱 사람이 그립단 생각이 듭니다.
동렬님은 사실 옛날부터 같은 얘기를 해왔는데...  시간이 지날만큼 지나고  또  추운시절을 보내다보니  그말이 무슨 말인지 뒤늦게 고개 끄덕이곤 합니다.  좀 늦어요 제가....
10월 모임에선 얼굴한번 뵙지요.
사람들이 그립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9.06 (20:58:15)


그동안 지구안에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는가...혹은 우리사회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했는데..그것은 미학에 대한 각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되어졌소. 사실은 모든 고민과 갈등과 대립은 거기에서 기인되고 있다는 생각도... 즉 미학적 가치판단이 부재한다는 것이오.


그래서... 한 번 정리해준다는 차원에서...
그동안의 인류가 여기까지 흘러왔으니 앞으로 21세기, 혹은 그 다음이라도 지표를 삼아야할 방향에 대해서...
인류가,..,진리,문화, 사회, 깨달음, 미학, 학문, 지성, 정치,문명, 야만, 소통  등의 많은 것들을,
어떻게 한데 아울러 품고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미학적 가치추구의 길' 에 대해서 다시한번 종합적으로 정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수고로움을 끼쳐 드리는 것이지만, 그동안 이미 그러한 것에서 많은 말씀을 하셨고, 질문도 대한 답도 주셨지만...
어떻게 이러한 것들이 '미학적 질서' 속에서 함께 하는지, 또는 함께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글을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국 왜 미학어야만 하는가? 일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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