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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40 vote 0 2021.02.20 (20:51:29)

    방향성만 알면 된다


    구조론은 한마디로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로 벌어지는게 방향성이다. 세상은 51 대 49다. 민주당과 국힘당 차이는 51 대 49다. 작은 차이다. 그놈이 그놈이다. 김대중이나 김영삼이나 도긴개긴이다. 오십보 백보다. 그런데 갈수록 차이가 벌어진다.


    첫 단추는 51 대 49다. 다음 단추가 있다. 그다음 단추가 있다. 단추를 꿰면 꿸수록 간격이 벌어진다. 세월이 흐르고 보면 51 대 49가 백 대 빵으로 변한다. 그게 방향성이다. 역사가들은 링컨이 연방유지에 급급하여 노예해방에 소극적이었다는 증거를 무수히 찾아낼 수 있다.


    흑인 대통령은 상상도 못했다. 링컨은 단지 단추 하나를 꿰었을 뿐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단추 하나씩을 꿰었을 뿐이다. 김대중은 대결을 평화로 바꾸는 단추 하나를 꿰었다. 그래서 당장 평화가 왔느냐고? 오지 않았다. 김영삼보다 나아진 것이 뭐 있냐고?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노무현이 이어받고 문재인이 계승하면서 갈수록 간격이 벌어진다. 처음 김대중과 김영삼이 작은 차이가 지금 문재인과 박근혜의 큰 차이로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갈수록 격차가 벌어진다. 노무현은 엘리트 정치에서 대중의 정치로 갈아타는 첫 단추를 꿰었을 뿐이다.


    진중권들은 말한다. 단추 하나 꿰어놓고 뭘 큰소리냐! 그런데 그 단추 하나가 참으로 크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진다. 왜? 우리가 이어받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는 작은 차이지만 갈수록 벌어진다. 진중권들의 내로남불 타령은 정권만 바뀌고 이전과 별 차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갈수록 차이가 벌어진다. 그걸 알아야 한다. 방향성을 알아야 한다. 첫단추인지 끝단추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간다. 기의 첫단추를 잘 꿰면 다음은 쉽게 간다. 처음은 어설프고 뒤뚱거려도 시행착오 끝에 중심을 잡고 탄력을 받아 속도를 낸다.


    인류문명의 두 기둥은 기하와 대수다. 사람들은 대수학의 원리인 인과율 하나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것은 실마리를 찾아 실꼬리를 풀어가는 방법이다. 기하가 다루는 공간의 대칭은 둘이 한꺼번에 공존한다. 순서가 없다. 일의성의 기하와 인과율의 대수의 차이다.


    일의성의 눈을 얻어야 한다. 기하로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대칭이 축에 잡혀있음을 보는 것이다. 마디를 보지 말고 마디 사이의 간격을 봐야 한다. 두 기둥 사이의 칸을 봐야 한다. 어떤 A의 변화가 B의 변화와 나란히 갈 때 A와 B 둘이 공유하는 C의 변화가 방향성이다. 


    A는 정신이고 B가 물질이면 C는 문명이다. 정신의 발전이 물질의 발전을 추동하여 둘이 나란히 갈 때 둘을 통일하는 문명의 발전이 우리가 찾아야 할 방향성이다. 그게 보여야 한다. A를 고정시키면 B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고 B를 고정시키면 A가 움직이는 걸로 보인다. 


    지구를 고정시키고 보면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진보는 자신을 고정시킨 채 보수가 돌아다닌다고 말한다. 보수는 자신을 고정시킨 채 진보가 자꾸 말을 바꾼다고 말한다. 사실은 둘 다 변한다. 진보도 변하고 보수도 변한다. 그사이에 위대한 문명의 진보가 있다.


    태양과 지구 사이의 관계를 봐야 지동설이 보인다. 마디를 보면 원자론이고 마디와 마디 사이 칸을 보면 구조론이다. 초가삼간 집은 기둥이 넷이고 칸이 셋이다. 칸을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어떤 A가 하드웨어라면 B는 소프트웨어다. A가 변하면 B도 변한다. C는 컴퓨터다.


    진정한 진보는 C의 변화다. A에 붙잡힌 것은 정의당이다. 저절로 돌아가는 단계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A와 B를 떼어서 각각 바라보는 것은 인과율이다. 원자론적 사고다. A와 B는 둘이고 C는 하나다. 축인 C 하나로 대칭된 A와 B 둘을 아우르는 것이 기하학의 일의성이다. 


    A의 임무는 맞은편 B를 토벌하여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은 단계의 C를 끌어내는 것이다. 한국팀과 일본팀의 목적은 관중을 끌어내는 것이다. 남북한이 다투는 목적은 인류를 끌어들이는 거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인류의 양심을 끌어내는 결과로 된다.


    선의 목적은 악을 토벌하여 없애는게 아니다.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진보의 목적은 보수를 쳐없애는 것이 아니라 달고가면서 상호작용을 증대하는 것이다. A와 B의 상호작용이 일정한 경지까지 오르면 시스템인 C가 자체엔진에 의해 저절로 굴러가게 된다. 


    저절로 가는 단계까지 가는게 중요하다. 나몰라라 하고 무위자연에 맡기면 안 되고 적극적으로 엔진에 발동을 걸어줘야 한다. 그다음은 시장원리에 의해서 저절로 굴러간다. 수요 A의 변화가 공급 B의 변화를 낳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시장의 규모 C를 키우는 결과로 된다. 


    그 모든 것의 범인은 에너지 효율성이다. A의 변화가 B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때는 가운데 축이 되는 C을 거치므로 양의 피드백은 C에 모인다. 두 집 A와 B 사이에 왕래가 많아지면 가운데 길 C가 넓어진다. 반드시 거치기 때문이다. 이는 수학적인 원리다. 둘 중에 하나이다.


     음의 피드백이면 구조가 깨져서 대결이 소멸하고, 양의 피드백이면 C가 커져서 근육이 발달한다. A와 B는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는데 C는 언제나 일정한 방향으로 간다. 독일팀과 한국팀은 이기거나 지거나 알 수가 없지만 피파는 언제나 돈을 번다. 그건 무조건 정해져 있다.


     물고기가 꼬리를 어느 쪽으로 치든 몸통은 앞으로 간다. 바람이 어느 뱡향에서 불든 범선은 앞으로 간다. 단 속도를 내느냐 속도를 내지 못하느냐다.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제자리를 맴돌거나, 구조가 깨지거나, 앞으로 가거나다. 인류의 문명이 뒤로 가는 일은 역사적으로 없다. 


    인류는 망하거나, 머물러 있거나, 전진하거나다. 결국 전진하게 된다. 완전히 고립되지 않는 한 주변의 다른 나라가 간섭하므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팔은 둘이다. 새가 한쪽 날개로 날면 제자리에서 맴돌게 된다. 진보든 보수든 결국 역사는 전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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