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357 vote 0 2010.12.31 (13:43:19)

 



  원소와 조조의 대결


  구조론은 질을 강조한다. 질은 세력이고, 세력은 시스템이다. 그런데 우리의 적들 또한 세력이다. 기득권 세력이 우리의 타격대상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혼란스러울 듯 하다. 우리의 정답이 세력인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세력을 반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생각하자! 진보가 주장하는 변혁도 세력에 의해 가능하고, 노동운동도 세력에 의해 가능하고, 민주화 운동도 세력에 의해 가능하다. 진보가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일이 실은 세력화 작업인 것이다.


  우리는 세력으로 세력을 친다. 당면한 우리의 임무는 세력교체다. 새로 떠오르는 민주세력이 낡은 독재세력을 밀어내는 것이다. 왜? 우리는 진짜고 저쪽은 가짜이기 때문이다. 저쪽은 겉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나 나사가 하나 빠져있다. 우리는 진짜로 가짜를 친다.


  시스템도 그러하다. 구조의 최고단계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시스템이야 말로 소설과 영화와 만화에서는 공공의 적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개인이 시스템과 싸우는 설정을 가진다. 거의 모든 악은 시스템에 의해 일어난다.


  세력과 시스템에 대한 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우리는 진짜 시스템으로 가짜 시스템을 친다. 우리는 완전한 진짜로 불완전한 가짜를 치는 것이다.


  ● 우리의 임무는 세력교체다.

  ● 우리는 세력으로 세력을 친다.

  ● 우리는 진짜로 가짜를 친다.

  ● 우리는 완전으로 불완전을 친다.

  ● 우리는 지속가능한 구조로 일시적인 구조를 친다.


  우리는 흩어져 있는 자유로운 개인이며, 적들은 덩어리로 뭉쳐 커다란 세력을 이루고 있다. 형식적인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무엇인가? 그러나 적들은 겉으로 세력처럼 보일 뿐 허장성세에 불과하다. 알맹이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시스템은 역사의 변화를 추동하지 못하는 죽은 시스템이다. 자유로운 개인의 수평적 연대가 진정한 세력이고 시스템이다.


  진짜배기 시스템은 생명과 같다. 생명은 세포 하나가 살아있으며 그 안에 미토콘트리아가 독립적인 엔진을 이루고 있다. 에너지를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다. 최대한 생명에 가까운 시스템을 건설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다.


  로봇 아이디어가 등장한지 수백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로봇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일본 로봇 아시모가 제법 걸음마를 한다고 하나 가짜다. 그것은 생명의 걸음이 아니다. 중앙에서 정보를 지시하고 동력을 공급하면 가짜다.


  사람이 길을 걸을 때 뇌가 일일이 오른발들고 왼발들고 하며 지시하지 않는다. 자판을 치는 사람은 뇌가 일일이 키를 지정하지 않아도 손가락이 알아서 키를 찾아가듯이 현지에 상당한 독립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


  겉으로 보면 원소의 세력이 강했지만 원소의 세력은 내부에 구조의 모순이 있었다. 세력은 독립적인 여러 팀이 연합하여 집단지능을 형성하며 온갖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리더는 부하들이 독립적인 전투능력을 갖추는 것을 싫어한다. 독립성을 얻으면 바로 독립해 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부하들을 연환계로 엮어놓기를 좋아한다. 각 팀들이 모두 한가지씩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돕는 형태로 합동작전을 하게 하는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면 참모는 전술을 내고, 장군은 낙하산 타고 내려와서 지휘를 하고, 보급부대는 배후에서 지원한다. 포병과 전차부대와 공군과 강습부대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다. 이 경우 손발을 맞추려면 굉장히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또 현장에서는 무수한 변화가 일어나므로 한 개의 전투는 이 방법이 먹히지만 일련의 연속된 전투로 이루어진 전쟁 전체는 이 방법으로 무리다. 고도의 역할분담에 의한 협력플레이는 약한 고리가 끊어질 경우 최악의 전술이 될 수 있다.


  조조와 부하장수들은 무수한 실전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장수들이 모두 독립적인 전투가 가능한 구조였다. 이 경우 창의적인 전쟁을 할 수 있다. 리더가 배후에서 지시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임기응변이 가능하다. 여포그룹 역시 창의적인 전쟁이 가능한 구조였다. 여포 밑에 있는 장료와 고순 등은 모두 독립적인 전투를 할 수 있는 대단한 무장이었다.


  왜 여포는 무너졌는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대단한 전투력을 가진 집단이 바로 치고나가지 않으면 필연 붕괴된다. 그 때문에 어리석은 리더는 부하들이 독립적인 전투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결정적인 나사를 하나씩 빼놓는다. 리더의 도움과 결재가 없는 개인행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현지에서 독립적인 전쟁을 할 경우 리더가 현장상황을 모르게 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큰 두려움이다.


  원소가 그런 짓을 했다. 나사를 하나씩 빼놓았기 때문에 모두 원소의 지령을 따라야 했다. 식량은 오소에 전부 쌓아놓고 원소의 결재를 받고 식량을 가져가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장수들은 원소 결재 받다가 시간 다 보낸다. 창의적인 전쟁은 상부의 결재가 나지 않을 것이 뻔하므로 아예 생각을 하지 않는다.


  1) 부하 장수들이 독립성을 가지면 개인행동을 하므로, 반드시 비전을 제시하고 바로 치고 나가야 한다. 부하들이 딴생각을 할 수 없게 지속적으로 임무를 주며 곧장 도성으로 진격하여 패권을 차지해야 한다.


  2) 여포는 독립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부하장수를 여럿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치고나가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우물쭈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에서부터 붕괴되었다.


  3) 원소는 부하들이 독립적인 전쟁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나사를 하나씩 빼놓고 연환계로 엮어놓았기 때문에 약한 고리가 드러나서 전멸했다.


  조조 역시 여포처럼 독립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부하들을 여럿 거느렸다. 조조가 여포와 다른 점은 바로 중앙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조조는 부하들이 한눈 팔 사이없이 계속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적으로 임무를 준 것이다.


  알렉산더가 계속 전쟁을 하려고 한 것도, 징기스칸이 정복을 멈추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진군하던 부대가 멈추면 바로 여포 꼴 난다. 대표적인 예가 한니발이다. 로마 코앞에서 멈추었기 때문에 진 것이다.


  계속 전쟁을 해야한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고도의 긴장상태에 머물러야 한다. 이 점 때문에 약해지는 것이다. 원소가 바로 조조를 치지 않고 머뭇거리다 때를 놓친 것이 그러하다. 스트레스 속으로 들어가기가 무서웠던 것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도 마찬가지다. 한번 멈추어 버리니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리기가 힘이 든다. 고도의 긴장 속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히틀러는 롬멜, 구데리안, 만슈타인 같이 독립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맹장들을 여럿 거느렸다. 여포와 조조의 포지션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유능한 장수들이 너무 빨리 진격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전선이 사정없이 넓어지고 보급이 불가능해지며 약한 고리가 드러나게 된다. 히틀러가 지휘권을 뺏은 것은 당연한 조치다. 원소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총체적 전쟁수행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히틀러의 유일한 승산은 시간공격을 하여 상대가 자멸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너무 넓어서 시간공격이 먹히지 않았다.


  프랑스는 빠르게 진격하여 엄청난 포로를 잡아놓고 압박하여 항복을 받아냈는데 러시아는 초기에 사로잡은 수백 만명을 모두 죽여서 압박할 카드가 없어졌다. 이 경우 일본이 배후에서 쳐 주고, 러시아 내부에서 봉기가 일어나면 성공할 수도 있었지만 그 또한 환상에 불과하다.


  롬롬멜이 딴마음을 품은 데서 보듯이, 독립적인 전쟁을 할 수 있는 유능한 장수는 지속적인 공격을 하게 해야하며 조금이라도 멈추면 바로 등을 돌리게 되어 있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바로 치고나가든가 아니면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부하들을 절름발이로 만들고 연환계로 엮어 꼼짝못하게 잡아두든가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조조는 치고나가는 길을 선택했고 덕분에 무수한 고난을 겪었다.


  원소는 주저앉는 길을 택했고, 부하들을 절름발이로 만들어 패망하고 말앗다. 원소는 겉으로 세력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세력이 붕괴되어 있었던 것이다. 세력은 독립적인 팀들의 수평적 연대여야 한다. 독립성을 잃고 절름발이가 된 즉 이미 세력이 아니다.


  유방 휘하의 한신, 팽월, 경포 등은 병사의 동원에서부터 보급까지 모두 혼자 해결해야 했다. 유방은 그들에게 병사를 주지도 않았고 식량도 보내주지 않았다. 부하들이 완전한 독립성을 가지면 큰 세력이 형성되어 싸움에 승리하지만 반드시 반란을 일으킨다. 결국 유방은 이들을 모두 죽였다.


  원소 수하에 누구의 지원도 없이 독립적으로 창의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전투집단은 없었다. 부하장수들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고 원소가 나사를 하나씩 빼서 독립성을 없애버린 것이다. 독재자들은 항상 이렇게 한다. 아니면 바로 반란 들어온다. 조조의 부하들도 충분히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조조가 쉬지 않고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그럴 찬스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히틀러는 초반에 큰 세력을 이루었다. 현지의 지휘관에게 전권을 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너무 빠르게 폭주하자 두려움에 빠져 작전권을 회수하고 이때부터는 나사가 하나씩 빠진 채로 합동작전만 하게 되었다.


  그 빠진 나사는 괴링이었다. 히틀러가 직접 작전을 지휘하게 되면서 모든 전략은 괴링의 공군 중심으로 채택되었는데, 괴링은 싸움마다 지거나 혹은 날짜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유능한 장군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괴링이 내부의 적이었던 것이다. 괴링은 그야말로 안상수였다.


  몇몇 뛰어난 장군들은 히틀러가 지시한 선을 넘어 그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항상 다른 고리가 빠다리 나서 전황이 뭉개졌다. 차라리 히틀러는 보급이나 하고 장군들이 알아서 하라고 했으면 더 성공했을 것이다. 공군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해도 롬멜처럼 창의성을 발휘하여 임기응변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조조가 강한 이유는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팀들이 내부에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아무 지원을 해주지 않아도 혼자 고군분투하며 몇 개월씩 농성하며 자기 위치를 지키는 장수도 있고, 하나를 시키면 지시하지 않은 것까지 열을 해치우는 장수도 있었다.


  조조가 잔인하게 행동한 이유는 이러한 부하들의 폭주를 막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허저가 허유를 베어버린 것이나, 장료가 예형을 베려한 것이 그 예다. 창의적인 부하들의 사기를 꺾으면 안 되기 때문에, 부하가 폭주해도 방관했고 그것이 심한 경우 대학살로 나타나기도 했다.


  무엇인가? 부하장수들이 독립성을 가지면 중앙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결국 골치아픈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소와 같은 독재자들은 부하들이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나사를 하나씩 빼놓고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든다.


  ###


  우리는 세력을 이루고 있다. 우리의 적들 역시 큰 세력을 이루고 있다. 어느 쪽이 진짜 세력인가이다. 우리는 덜 세력화 되어 있지만 점차 세력화 되어 가고 있다. 인터넷부대와 스마트폰부대와 트위터부대와 페이스북부대가 우리편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의 연합군이 편성되고 있다.


  조중동과 기득권과 강남과 재벌이 뭉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연환계로 엮여있고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다. 가짜다. 그들을 연환계로 통일시키는 것은 이익이다. 부동산가 상승이다. 그 핵심적 희망이 빠지면 바로 붕괴된다.


  진짜 세력은 자기네끼리 별로 친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참여당, 민노당, 진보신당, 재야 학계, 시민단체 등의 여러 팀들로 나누어져 있고 이들은 서로 친하지 않다. 그러므로 연환계로 엮이지 않는다.


  이 중에 하나 둘이 망가져도 전체가 망가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쪽은 연환계로 엮여있기 때문에 약한 고리 하나만 자르면 줄줄이 무너지게 세팅이 되어 있다. 그들은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다.


  그들은 부자들의 정당이지만 실제로는 빈자들의 표를 얻었다. 부자들은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그들은 겉으로 뭉쳐있지만 실제로는 갈라져 있다. 부자는 부자끼리 놀기만 하고, 빈자는 빈자끼리 일만한다, 그들은 칸을 나누고 장벽을 쌓고 점차 원소의 부대가 되어간다.


  그들을 하나로 묶는 연환계는 이익이다. 이익이 있으니까 뭉쳐있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바뀌면 저들은 언제든지 분열될 수 있다. 부동산가 폭등에 대한 희망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는 조조의 군대처럼 되어야 한다. 모든 팀들이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경우 머리가 여럿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지만, 원래 포유류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공룡은 냉혈동물이므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악어는 닭 한 마리만 먹으면 몇 달간 굶어도 끄떡없다. 뱀은 3개월에 한번씩 먹이를 준다. 그러나 포유류는 항상 체온을 소비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이 먹어야 한다.


  버스는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승용차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버스는 공룡과 같고 전체주의와 같다. 승용차는 민주주의처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그러나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쪽이 항상 승리해 왔다.


  미국 경제가 발전한 이유는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형태로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라서 그러하다. 한국 역시 매장자원이 없어서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있다.


 ###


  독재자가 부하들의 나사를 하나씩 빼놓고 연환계로 엮어놓는 바보짓을 하는 이유는 통제하기 위해서다. 풀어놓으면 제멋대로 폭주하기 때문에 말썽이 일어난다. 실제로 조조의 부대들은 많은 말썽을 일으켰는데 특히 주력인 청주병이 학살을 잘 저지르기로 유명했다. 조조가 서주에서 학살을 저지른 것은 청주병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들은 원래 황건적 출신이어서 기강이 없었다.


  민주주의는 항상 말썽을 일으킨다. 항상 문제가 일어난다. 그러나 길게 보면 말썽이 증가하는 것 만큼 문제해결능력도 함께 증가한다. 미네르바는 허위사실을 말하기도 했지만, 한국인 전체의 아이큐를 높여놓았다. 미네르바가 높인 한국인의 아이큐를 돈으로 따지면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명박은 미네르바에게 인세 개념으로 1천억쯤 지불해야 사리에 맞다. 미네르바 덕분에 경제위기가 이 정도로 수습된 것이다.


  무엇인가? 수구도 시스템을 주장하고 좌파들도 시스템을 주장한다. 사회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는 것이 원래 시스템 개념이다. 문제는 진짜냐 가짜냐다. 진짜는 포유류처럼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뇌가 여럿 달려 있으며 독립적인 개인들의 느슨한 연합 형태로 되어 있고, 임무가 주어지면 빠르게 뭉치고 임무가 끝나면 바로 해산한다. 진짜는 시스템이지만 그 뼈대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시스템의 뼈대는 유형의 조직이 아니라 무형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가짜는 항상 모여 있으며,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창의적인 전쟁을 하지 못한다. 뇌가 하나 밖에 없다. 독재자 혼자 뇌가 되어 모두 판단하고 지시한다. 한 가지 목표는 해결하지만 임무가 바뀌면 허둥댄다.


  수구의 전체주의도 가짜 시스템이며, 좌파들이 좋아하는 제도와 법률과 조직과 집단도 역시 가짜 시스템이다. 그들은 조직과 집단을 외치며 시스템을 강조하지만 자본주의가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모른다. 진짜 시스템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죽어있지 않고 살아있다. 민주주의가 진짜 시스템이다.


  히틀러의 군대처럼 반듯하게 줄을 서 있는 것은 전혀 시스템이 아니다. 왜 줄을 서 있을까? 그 이유는 리더의 구령이 전체에 바로 전달되게 하기 위함이다. 과연 줄만 잘 맞추면 구령이 전달될까? 천만에!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려면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게 진짜다. 저마다 개인화기를 가져야 정보가 전달된다. 줄을 서지 않아도 이미 모두가 소통된다. 


  원소는 고도의 조직을 갖추었다. 참모도 많았고 식량도 많았고 장수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독립된 팀이 아니었다. 식량은 오소 한 곳에 모아놓았고 식량을 가져가려면 원소에게 달려가서 결재를 받아야 했다. 의사결정은 느려지고 만다.


  이 경우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없는 단순한 작전을 선호하게 되며, 그 작전은 보나마나 대세론으로 밀어붙이는 것이고, 그 경우 작전이 간파되어 역습을 당하게 된다. 보통 조직이 클수록 작전이 단순해진다.


  진정한 시스템, 진정한 세력은 고도로 분업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멀티플레이어는 혼자서 수비도 하고 공격도 한다. 분업은 할수록 역할바꾸기가 안 된다. 에너지 소비가 효율적이지만 변화에 취약하다.


  구조론의 최고 단계는 세력이고 시스템이며, 이는 에너지를 과소비할 뿐 아니라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치고 나가지 않으면 분열되는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자본주의는 계속 전진해야만 한다.


  계속 전진하면 계속 문제가 생겨나고 이 때문에 독재자들은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싫어한다. 그래서 나사를 하나씩 빼놓고 전부 연환계로 엮어놓으며 그 결과 패망에 이르게 된다.


  최고의 군대는 보병과 전차부대와 포병과 공군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합동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여러 개의 독립적인 팀이 경쟁하는 것이다. 미군이 월남전에서 고전한 것도 이러한 합동작전이 차질을 빚어서다. 베트콩들이 오히려 독립적인 여러 팀이 경쟁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히틀러는 부하들이 폭주하지 못하도록 합동작전을 지시했는데 그 키는 대개 괴링의 공군이 쥐고 있었다. 히틀러의 거의 모든 작전이 실패한 것인 괴링이 호언장담 해놓고 영국공군에 줄줄이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약한 고리가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롬멜은 전혀 외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거의 혼자서 고군분투로 연전연승을 끌어냈다. 롬멜이 유능한 것이 아니라 히틀러같은 바보 지휘관만 만나지 않으면 누구든 롬멜처럼 할 수 있다.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여러 팀이 협력하는 것이 진짜 세력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이 아주 대통령 노릇을 한다. 미네르바는 혼자서 경제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정치만 하고, 학생은 공부만 하고, 미네르바는 취직해서 일이나 하고 이런 분업사회는 좋은 조직이 아니다. 시스템이 아니다.


  좋은 시스템은 노동자의 아이디어도 백수의 아이디어도 학생의 아이디어도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미네르바가 감옥을 가는 것이 아니라 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전 국민이 멀티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독립적인 개인들의 수평적 연대는 가능하다. 진짜배기 세력의 형성은 가능하다. 왜? 아이폰이나 테블릿PC같은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면 모두 평등해 져버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등장하면 백지 위에 선을 긋고 모두 평등하게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이외수가 먼저 트위터로 치고 나갔는데 이문열은 종적이 없다. 이 혁신이 원심분리기 역할을 하여 금과 똥을 판명한다. 이문열은 가만이 앉아서 똥으로 판정되고 마는 것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1.01 (23:51:11)

이문열과 최장집에게 새해선물로 

 

바탕소 의  ' 우리는 가르치지 않는다 '  두권 사서 택배로 집까지 배달해주고 싶은데  주소를 몰라서리...

 

배워야 할 이      " 에헴 "  하며 가르치려 드니 ~ 

 

 50년 거꾸로 세월 돌릴 수 있다면  초등학교 수준의 기본이 인된 문제이니  유치원에 다시 집어 넣든지...

 

 

 지난  30년간 세계인구 60억중 절반인 30억이 기아선상인  최빈곤에서 의식주 해결 가능한 중산층으로 상승한  엄연한 사실 앞에서도  .....   주구장창 ....조무래기 먹물 졸개들 거느리고 .... 양극화 세계화 신자유.. 어쩌구 저쩌구....

 

한반도 역량 역주행시키는 독재(김정일/재벌/명박 동급),  억압 에 입도 벙긋못하고  ... 시스템효율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이  ..도덕이 불필요하느니... 필요하느니... 어쩌구 저쩌구 ,,,,   

 

프레시안 조중동에 이중창으로  코흘리게 코푸는 소리 시끄럽소.

 

부창부수   사자성어 그대로이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427 일은 즐거워야 한다 image 2 김동렬 2016-03-04 5588
3426 사랑 67, 온전한 하나가 되라. image 1 김동렬 2016-03-04 4810
3425 답은 만남에 있다 image 1 김동렬 2016-03-03 4924
3424 사랑 66, 집단이 행복해야 한다 image 1 김동렬 2016-03-03 4816
3423 공자와 예수, 소크라테스 image 2 김동렬 2016-03-02 5869
3422 사랑 65, 한국인은 대접받아야 한다. image 1 김동렬 2016-03-02 4924
3421 깨달음은 위대한 만남이다 image 1 김동렬 2016-03-01 4941
3420 곽거병의 성공과 위청의 실패 image 김동렬 2016-03-01 7680
3419 깨달음으로 이겨라 image 김동렬 2016-03-01 5219
3418 사랑 64, 지성은 호랑이를 이긴다 image 1 김동렬 2016-03-01 4813
3417 중국을 망친 손자병법 image 2 김동렬 2016-02-29 6298
3416 공자 끝, 말을 알아야 사람을 안다 image 1 김동렬 2016-02-29 5452
3415 사랑 63, 개는 깨달을 수 없다 image 1 김동렬 2016-02-29 4948
3414 역사는 유목민이 만들었다 image 4 김동렬 2016-02-27 6550
3413 말을 똑바로 하면 깨달음이다 image 3 김동렬 2016-02-26 5045
3412 사랑의 정석 62, 소들의 평상심 image 1 김동렬 2016-02-26 4856
3411 공자 22, 교언영색은 새누리다 image 김동렬 2016-02-26 5420
3410 중용 끝, 효는 개인주의다 image 김동렬 2016-02-25 5255
3409 공자 21, 나면서 아는 것이다 image 김동렬 2016-02-25 4871
3408 사랑의 정석 61, 산은 산 물은 물 image 1 김동렬 2016-02-25 4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