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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754 vote 0 2010.12.28 (23:24:38)

 

 


  성공의 법칙 -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하라.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노력, 성실, 근면, 정직, 희망 따위를 들 수 있겠다. 그러나 허무하다. 노력? 노력해봤자 사회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뿐이다. 성실? 노력과 같은 말이다. 근면? 역시 같은 말의 반복이다. 정직? 그저 듣기 좋은 말일 뿐이다. 희망? 희망이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막연한 훈화는 필요없다. 세상에 말씀은 차고 넘친다. 세상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말씀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힘이 부족해서다. 힘이 있어야 한다. 첫째 총을 달라는 거다. 둘째 총 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거다. 현장에서 먹히는 것을 들고와야 한다. 현장이 필요로 하는건 총이다.


  물론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하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들이 노력한 이유는 첫째 총을 가졌기 때문이고, 둘째 총 쏘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손에 무기를 쥐어주면 구태여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스스로 노력한다. 누구라도 그러하다. 그렇다. 내 손에 총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을 제압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노력한다. 그래야 성실하고 근면한다. 그래야 정직해진다. 그래야 희망을 가진다. 손에 총을 쥐어주어야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총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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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이러쿵 저러쿵 논쟁하여 노선을 결정하려 하지만 실패다. 논쟁한다는 자체로 에너지가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총이 없으니 대신으로 말을 다투는 거다. 구한말 개화냐 쇄국이냐 다툼과 같다. 개화든 쇄국이든 총이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


  연합국이든 추축국이든 2차대전에 참전한 나라들은 지금 대개 선진국이 되어 있다. 그들은 에너지가 있는 곳 근처에서 얼쩡거렸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작동하는 현장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에너지 주변에 있으면 언제라도 기회는 온다. 반면 2차대전에서 팔짱끼고 구경한 나라들은 낙후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본질을 포착하지 못하고 엉뚱한 논쟁으로 소일한다. 머리로 하는 판단보다 몸으로 느끼는 본능이 중요하다. 머리로는 단지 논쟁에 이길 뿐이지만, 본능의 센스는 생존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 본능은 대개 에너지가 있는 방향을 가리킨다. 에너지를 잘못 다루어 죽기도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한다. 곧 죽어도 에너지가 있는 쪽에서 답이 나온다.


  에너지의 작동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 한 번 스위치가 켜지고 에너지가 요동을 치기 시작하면 원심력과 구심력이 작동하여, 원심분리기 효과로 비중에 따라 차별화가 일어나며 그 안에 저절로 질서가 만들어진다. 손에 총을 쥐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분명해진다. 논쟁은 필요없다. 답은 이미 나왔다.


  다가오는 총선도 그러하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진보진영의 분열을 걱정한다. 그러나 나는 말한다. 걱정 붙들어 매시라고! 분열이 일어나는 이유는 역시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총이 없기 때문이다. 승산이 약하기 때문이다. 먹을 입은 많은데 당선될 지역구는 적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연 분열된다.


  그러나 승산이 있으면 달라진다. 절대적으로 자릿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경쟁이 약해진다. 이번에는 총선 다음에 대선이다. 교통정리가 가능하다. 양보도 타협도 가능하다. 진보는 늘 분열해 왔지만, 그 이면에는 늘 승산이 약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빌어먹을 지역주의 때문에.


  현재 정치판 지정학적 구도로 봐서, 다음 총선에서 야권은 뭉치게 되어 있다. 구조적으로 세팅이 그렇게 되어 있다. 분열이 있어도 유권자의 판단에 따른 쏠림현상에 의해 여파가 축소된다. 굉장히 유리한 환경이다. 이광재, 안희정, 김두관, 송영길 등이 지자체로 빠져서 교통정리가 되어 있다. 민주당과 노무현세력이 영역이 겹치지 않고 역할이 나누어져 있다. 윈윈은 가능하다.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면 그 때문에 도리어 역풍이 일어나는 법인데, 지금은 절묘하게 민주당의 독주가 견제될 수 있는 구도라서 역풍을 차단해 줄 뿐 아니라, 이어지는 대선이 2라운드로 되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총선은 벼랑끝이 아니므로 한나라당의 벼랑끝 호소가 먹히지 않는다. 이젠 박근혜가 삼보일배를 해도 통하지 않는 거다. 


  지금 FTA를 찬성하니 반대하니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본질인 경쟁력으로 보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있다. 이미 스위치 켜지고 엔진에 발동이 걸려버린 것이다. 에너지가 진행하는 방향성이 결정되어 버린 거다.


  아직 지하철이 들어서지 않았어도 도시계획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디에 땅값이 오를지 다 안다. 마찬가지다. 이제 시장의 에너지 흐름이 분명해져서 논쟁이 불필요하다. 지금 한국상품이 세계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고 이 추세는 갈수록 강화되는데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FTA는 한국과 미국이 해도, 실제로 현장에서 대결하는 것은 중국과 미국이다. 이런 본질을 봐야 한다. 한국은 중간에서 흥정만 붙여도 남는 장사다. 무역액을 늘리기만 하면 이익이 떨어지는 구조다. 에너지의 입구와 출구만 보면 된다. 중간은 쳐다볼 필요도 없다. 전모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그렇다. 논쟁을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논쟁하고 있다면 이미 헛짚고 있다는 거다. 논쟁이 불필요한 쪽으로 움직여 가야 답이 나온다. 우리가 그렇게 판을 만들어 가야 한다.


  여담이지만.. 장하준이 쿠바, 북한 어쩌구 하는건 코미디다. 거기서 쿠바, 북한이 왜 나오나? 한국은 세계 1등이 되게 되어 있고, 이미 일부는 그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는 유태인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것과 같이 지정학적인 이유에 따른 한국의 숙명이다. 피해갈 수 없다. 유태인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어쩌다 구조의 세팅이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한국인에게 이미 2등은 안 중에 없다. 이건 한국인들 욕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고 역시 구조 때문이다. 구조가 그런걸 어떻게 해?


  바퀴를 보라. 바퀴 축에 가장 큰 힘이 물리게 되어 있다. 왜? 바퀴가 도니까 그렇지! 바퀴가 회전하기 때문에 중, 러, 일, 미라는 네 개의 바퀴살이 가진 힘이 모두 한국 하나에 쏠리도록 세팅이 되어 있다. 한국이 큰 힘을 가져야만 돌아가는 판 전체가 안정되는 구조다. 그리고 그 엔진에 이미 발동은 걸려버렸다.


  20여년 전만 해도 일본바람이 세계를 휩쓸었다. 일본이 그렇게 된 이유는 그들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그들이 노력해서도 아니고 지정학적 구도 때문이었다. 동서냉전 구도에서 서구의 해양세력이 동쪽의 대륙으로 진출하여 가는 중간 징검다리 위치를 일본이 점했기 때문에 이득을 본 것이다.


  물론 일본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부차적이다. 누구든 기회를 얻으면 노력한다. 지금 한국인이 그 포지션에 가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한국바람이 나는 것이다. 이러한 선풍은 유럽 여러나라들도 다 한번씩 맛본 것이다. 유럽 여러나라가 다 한번씩 거쳐간 코스를 한국만 빼고 간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백년 후에는 중국이 한국을 밀어내고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상당기간 중국이 한국을 먼저 밀어올리는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가 그런걸 어떡해? 척 보고 알아야지 그걸 다 겪어봐야 아나? 똥인지 된장인지 냄새로 알아야지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고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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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의 조건은 무엇인가? 보통은 노력을 말한다. 바보같다. 사회가 노력을 강조하니 다들 노력이 잘 먹히겠다 싶은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자영업 대란이 일어나 제살깎아먹기가 되었다. 피자다 치킨이다 해서 부질없는 싸움만 치열해졌다.


  시스템을 건설해야 한다. 시스템은 포드시스템 뿐이다. 그 밖에 다른거 없다. 그것이 현대성 그 자체다. 현대=포드시스템이다. 전 국민을 그 시스템에 올려태워야 한다. 한국인의 지혜를 결집하는 집단지능의 포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서구인은 경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은 일 년은 둘로 나누어져 있다. 바캉스를 보내는 두어달과 바캉스계획을 세우는 나머지 달이다. 그들은 일년 내내 바캉스 계획을 세우거나 아니면 바캉스를 떠나거나 한다. 그러고도 태평하게 잘만 산다. 왜? 시스템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사회의 시스템이 성공해야 개인이 성공하는 것이다. 그것이 성공의 상식이다. 그렇다. 세상에 성공의 비밀 따위는 없다. 성공에는 비밀이 있는게 아니라 상식이 있는 것이며, 그 상식은 저절로 돌아가는 시스템의 건설에 있다.


  학계나, 종교계나, 정계나, 재벌이나, 강남이나 어느 분야든 내막을 들여다보면 시스템 비슷한 것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명히 장치가 있다. 에너지의 입출력을 감당하는 메커니즘의 작동이 있다. 그것이 없는 경우는 없다.


  교회라 해도 하느님 말씀이 어쩌고 부처님 말씀이 어쩌고 하지만 그건 낯간지러워서 그냥 하는 소리고, 그 안쪽을 들여다 보면 구녕이 둘인데 하나는 들어오는 구멍이고 하나는 나가는 구멍이며, 그 안에 제어하는 밸런스 장치가 숨어 있다. 그 장치를 작동시켜 가치판단과 의사결정의 효율을 생산하며 그 덕분에 그것이 유지되는 것이다.


  모르겠는가? 이런 구조는 대학이나 재벌이나 정치집단이나 스포츠 분야나 방송가라도 마찬가지다. 잘 살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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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로 보자! 승리하기 위해서는 총이 필요하며 총은 세력화다. 성공은 오직 승리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며, 승리하려면 힘이 필요하고, 그 힘은 어떻게든 타인의 것을 빌리게 된다. 고립된 채 자기 혼자 힘만으로 이기는 경우는 없다. 어떻게든 타인의 힘을 빌리는 것이며, 이는 관계맺기를 통해 가능하다. 개인이 뭉쳐서 세력화 함으로써 힘을 만든다.


  노무현 대통령은 다른 정치인과 손 잡지 않고 혼자 힘으로 올라왔지만, 역시 그 방법으로 더 많은 유권자의 힘을 빌린 것이다. 때로는 남의 힘을 빌리지 말고, 고독하게 혼자만의 길로 가야 하지만, 그 또한 더 큰 민중의 힘을 빌리기 위한 수순일 뿐이다. 최종단계에서는 국민 모두의 힘을 빌려야 한다. 혁명가처럼! 가장 많이 빌리기 위해 가장 적게 빌리는 거다.


  한국인이 성공하는 방법은 한국인 전체의 지혜를 합치는 거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없다. 그리고 지금은 인터넷과 IT의 발달에 의해 그것이 가능한 구조가 되었다. 한국 땅에서 태어난 자는 누구든 대한민국 전체의 지혜를 합치는 구조 안에서 활동하기만 하면, 그가 노력하든 게으르든, 그가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가 진보편이든 보수편이든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모두 한국의 진보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2차대전에 추축국 편에 섰던 나라나 연합국 편에 섰던 나라나 지금에 와서 모두 성공한 것과 같다.


  오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헌재의 판결이 나왔다. 설사 유언비어를 유포한다 해도 그 유언비어조차 한국의 집단지능 형성에 기여한다. 시중의 거짓말에 의해 한국인들은 더 현명해진다. 참과 거짓을 가려보는 훈련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말이 맞냐 틀렸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그 치고받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아이큐를 올렸느냐다. 말로 행세하는 진보는 거짓말로 혹은 참말로 한국인의 아이큐를 올린다. 폭력으로 행세하는 수구는 물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명치시대 일본에서 개화에 찬성했던 쪽이나 반대했던 쪽이나, 반대와 찬성 사이를 오가며 박쥐노릇을 한 쪽이나 모두 일본의 발전에 기여했다. 찬성이나 반대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은 모두가 커다란 에너지의 축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 그것이 구조의 작동원리다. 반면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고 잠이나 잔 인간은 전혀 기여하지 않는다. 전쟁이 끝나면 적군과도 화해하고 몫을 나누지만 방관자의 몫은 없다. 통일이 되면 북한과도 화해하지만 친일파의 몫은 없다.


  지금 FTA를 찬성하든 반대하든, 햇볕정책을 주장하든 강풍정책을 주장하든, 총선을 앞두고 참여당을 지지하든 민주당을 지지하든 중요하지 않다. 물론 논쟁과정에서 어리썩은 충돌을 일으켜 인명이 희생된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 2차대전에서 있었던 사람의 희생은 잘못된 거지만, 추축국이냐 연합국이냐 판단 자체는 의미가 없다. 에너지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나쁜건 전쟁이다. 혹은 게임의 룰을 어기고 폭행을 저지르거나 사람을 속이는 거다.


  에너지로 보면 판단 자체는 오류가 있어도 스스로 시정된다. 구조의 역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큰 흐름에서 그러하다. 미시적으로 보면 분명 잘잘못이 있다. 분명히 히틀러와 뭇솔리니가 잘못한 것이고, 히로히또가 잘못한 것이다. 그러나 큰 흐름에서 보면 지구인 전체의 위기관리능력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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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내가 옳다니 혹은 네가 그러다니 하며 시시비비를 다투지만 그건 문제의 해결과정에 전부 용해되고 만다. 누가 옳았다니 틀렸다니 하는건 사실이지 허무하다. 성공의 비결은 딱 하나 뿐이다. 그것은 유리한 포지션 선점이다. 한번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면 잘못을 저질러도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고 잘해도 역시 이득이 된다. 포지션이 나쁘면 잘해도 남 좋은 일 시키게 되고 잘못하면 당연히 나빠진다. 애초에 터를 잘 닦아야 하는 것이다.


  목이 좋은 데를 차지하면 장사가 잘 될 경우 큰 돈을 벌고, 장사가 잘 안될 경우 역시 부동산 값 상승으로 이득을 본다. 몫이 나쁜 곳에 자리를 잡으면 장사가 잘 되어도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 장사가 안 되면 당연히 망한다.


  성공의 비결은 크게 세력을 형성하여 먼저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하고, 에너지가 있는 근처에서 얼쩡거리며 기회를 엿보는 한편으로 집단이 나아가는 방향성을 파악하고 거기에 보조를 맞추며, 조금씩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폐쇄와 고립은 언제나 해롭다. 그 확률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세력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찍어주는 정답은 없다. 정답을 찍으려 하기 때문에 도리어 실패한다. 찍으려면 시간과 공간을 멈추어야 하는데, 시공은 언제라도 멈추지 않고 에너지의 작동에 의해 요동치기 때문이다. 방향성을 제시하여 확률을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고기가 제 자리에 가만이 있으니 작살로 맞힐 것 같지만, 작살을 쏘면 가만이 있다가도 알아채고 움직인다. 그러므로 어부는 물고기가 움직이는 방향을 미리 예상하여 오조준을 해야 한다. 역시 방향성이 중요하다.


  성공한 나라들은 개화를 했기 때문에, 혹은 무엇을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좌파나 우파에 가담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에너지가 흐르는 루트 근처에서 현장을 지켰기 때문에 찬스를 잡을 확률이 올라가서 성공한 것이다. 일본은 필리핀에서 나가사키를 거쳐 미국으로 가는 북태평양 횡단항로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개화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단지 구조일 뿐이다. 그 외에 다른 이유 전혀 없다.


  일본인이 현명해서 잘 판단했다? 개코나! 전혀 그런거 없다. 단지 지적학적 위치가 유리했을 뿐이다. 백인들이 태평양을 건너기 전에 나가사키에 들러 쌀과 물을 배에 실어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거 없다. 구조가 정답이다. 일본은 노력한 것이 아니라 단지 목이 좋았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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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이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 총은 구조다. 그것은 유리한 포지션 선점이다. 목을 차지하는 것이다. 세력을 형성해야 목이 만들어진다. 텅 빈 황야에는 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왁자지껄한 시장이 형성되어야 목이 생겨나는 것이며, 그곳을 선점해야 이야기가 된다. 다 필요없고 오직 이거 하나다.


  먼저 총을 쥔 다음에는 사냥감이 나타날때까지 끈기있게 기다려야 한다.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하고, 에너지가 작동하는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조금씩 확률을 높여가는 것이다. 원초적으로 안 되는 분야에 뛰어들어 무턱대고 노력을 축차투입하다 자멸할 것이 아니라 먼저 확실한 길을 잡고 승산보고 노력해야 한다.


  구조의 의미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노력을 강조하지 말고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노력을 아끼고 성공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되도록 덜 노력하는 것이 진짜다. 물론 기회가 왔을 때는 당연히 노력해야 한다. 그 기회를 만드는 과정은 노력을 아껴야 한다. 어문데다 노력을 투입할수록 진짜배기 기회를 잡을 확률이 낮아진다.


  막연하게 노력과 성실을 강조하지 말고, 상투적인 훈화, 되도 않은 이야기는 걷어치우고 진짜배기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성공의 법칙은 무조건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하는 것이며 다른거 없다.


  유리한 지점에서는 싸우고, 불리한 지점에서는 수비를 튼튼히 하고 시간을 끌며 유리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외부와 연결하여 크게 세력을 형성함으로써 확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가야 한다.


  상대의 허점을 보았다면 전력을 투입하여 건곤일척의 승부를 봐야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유리해질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고립된 채로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개방하고 네거리로 나와서 유리한 에너지 흐름을 찾아 거기에 올라타야 한다. 에너지가 가는 일정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그 방향으로 움직여가야 한다.


  인터넷 시대다. 낡은 전화기에 올인하지 말고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옮겨야 한다. 요즘 가장 많은 혁신이 일어나는 곳에 찬스가 있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으면 시장이 형성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때는 현명한 2등전략이 중요하다. 무작정 치고나가기 보다는 황소의 등에 올라타고 가다가 결승점에서 피치를 올리는 생쥐의 전략을 가져야 한다. 스티브 잡스같은 황소가 치고나갈 때는 뒤따라가며 이삭만 주워도 이익이 쏠쏠하다.


  당분간은 중국이 한국이 올라타고갈 황소 역할을 한다. 한국은 중국이 가는 코스를 약간 앞질러 가 있기만 하면 된다. 중국이 어디로 가는지 딱 지켜보고 있다가 그 코스로 앞질러가서 한 걸음 앞에 있기만 하면 다 보장이 된다. 구조원리에 따라 지금은 중국이 한국을 밀어올리는 형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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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지만 본질은 일관된 포지션의 우위 하나다. 이를 위한 세력화와 그 세력이 나아가는 방향성이다. 그 다음은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동하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1) 전투의 모든 국면에서 일관되게 포지션의 우위를 이루라.

  축구로 비유하면 무조건 숫자가 많은 쪽이 이긴다고 말할 수 있다. 양팀 숫자는 11명씩 똑같지만, 빠른 패스와 측면 크로스, 갑작스런 문전쇄도, 수비수의 공격가담, 재빠른 이선침투와 수비 뒷공간 활용으로, 제한된 공간과 시간의 지점 안에서 순간적인 숫적 우위를 이루어 최종적으로 골을 성공시킨다. 골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보면 그 사진 안에 공격수 숫자가 수비수보다 많은 경우가 많다.


  포지션의 우위는 다섯이다. 세력의 우위≫조직력의 우위≫돌파력의 우위≫기동력의 우위≫동원력의 우위가 있다. 현장에서의 승부는 이 순서대로 된다. 세력이 가장 세고, 동원력이 가장 약하다. 그러나 이는 전투의 국면을 넓게 보느냐 좁게 보느냐의 차이다. 복잡하게 진행되는 전투 중에 도무지 무엇이 조직력이고, 무엇이 돌파력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단순화 할 필요가 있다.


  어느 경우든 상관없이, 세력이든 조직력이든 돌파력이든 기동력이든 상관없이, 어떤 제한된 영역 안에서의 숫적 우위를 이룬 편이 무조건 이긴다. 동원력에서 앞선 쪽이 무조건 이기는 거다. 그 위의 기동력, 돌파력, 조직력, 세력은 이를 공간적으로 넓게 잡고, 시간적으로 길게 잡은 것이다. 그러므로 복잡하게 전술을 논할 필요없이, 무조건 모든 국면에서 일관되게 포지션의 우위를 지켜가면 반드시 승리한다. 부분이면 부분, 전체면 전체, 단기전이면 단기전, 장기전이면 장기전 할것없이 일관되게 포지션의 우위를 이루어야 한다.


  2) 밖으로 나가 크게 세력을 형성하라.

  종교든 정당이든 조합이든 학계든 시스템을 건설하고 이를 최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조직이 커지면 극한이 법칙이 적용된다. 그 경우 진리가 개입하여 무엇이 옳은지 분명히 판단을 해준다. 인간이 구태여 사리를 분간하여 판단하려 하지 않아도 극한의 법칙이 적용되면 원심력이 작동하므로 키질효과에 의해 저절로 걸러진다. 비중에 따라 무지개처럼 나누어져서 각자 제 색깔을 드러낸다.


  세력이 최대치에 도달했을 때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분명해진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분명하게 판명된다. 무엇이 답인지 몰라서 허둥대는 것은 대개 구조의 중간 부분이고 처음의 입구와 마지막 출구는 분명하게 답이 나온다. 그러므로 일단 판을 키우고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누가 먹든 일단 판돈을 올려야 한다. 게임의 여파가 돌아가는 판 전체에 미치게 판을 짜야 한다. 누가 따든 상관없이 무조건 중간에 먹고 튈 수 없도록 조정하여 가는 것이다.


  집단의 구성원 전체의 운명이 걸리도록 사건을 확대시킬 때 정답은 스스로 찾아진다. 보통 판의 규모가 작아서 귀족은 빠지고, 상류층도 빠지고, 이런저런 이유로 다 빠지고 하층민만 고통전담 하게 되면 잘못이 일어난다. 모두의 운명이 걸릴 때 공동체는 바른 판단을 하게 된다. 근래의 안보위기에서 야당이 사정없이 판돈을 올려버렸다면 이명박 정권은 궁지에 몰렸을 텐데 리더십 있는 야당인사가 없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실제로 지자체 선거에서 공을 세운 사람은 전쟁이 일어났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린 중학생이었다. 야당은 어떤 중학생 덕을 보고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했다. 답답한 일이다.


  경마장에서 어느 말에 돈을 걸어야 할지 판단하는 것보다, 경마를 끊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하는게 더 쉽다. 열 두 마리 경주마 중에서 1등을 맞힐 확률은 1/12이지만 경마를 끊을지 말지는 정답을 맞힐 확률이 1/2다. 문제를 극단화 시키면 단순화 되기 때문에 명백해진다. 그러므로 큰 세력의 형성이 중요하다.


  독재자가 걸핏하면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 문제를 최대화 하는 것이며 이 경우 소수파가 결과에 승복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광우병 쇠고기 항의로 국민 모두가 들고 일어나니까 약간이나마 본질을 이해하고 한 발 물러선 것과 같다. 그것이 단지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쇠고기의 유해성만으로 논점을 좁히려 하지만, 여기에는 농촌문제를 포함하여 그 이상의 지평이 있다. 쇠고기는 한국인에게 정신적 고향과 같다. 이명박 정권은 한국인의 원형질이 숨어 있는 정신적 고향을 파괴하려 한 것이다. 그때 이명박이 촛불타를 맞았기 때문에 조금 정신을 차려서 FTA협상에서 쇠고기를 양보하지 않은 것이다. 문제를 확대시켜 본질이 드러나게 된 전형적인 예다.

 

 

  3) 에너지가 작동하는 현장을 지켜라.

  일단 세력을 형성한 후에는 에너지가 작동하고 실제로 무수한 변화가 일어나고 날로 정보가 생산되는 현장 부근에서 얼쩡거리며 주워먹기를 노려야 한다. 구조의 작동에는 반드시 역설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이 의도하여 목표를 정하고 타겟을 만들어 그 과녁을 정확히 맞추어 성공하는 예는 잘 없다. 그런 식의 안전빵 성공은 공무원 시험에나 가능할 뿐이며, 판검사나 의사가 되는 길 뿐이며, 치열한 자본주의 경쟁의 장에는 원초적으로 없다.


  대부분 대략 이 방향이라 믿고 가는데 여불때기에서 뒷패가 붙어주며 성공하곤 한다. 확실히 코스를 찍어서 행군할 경우 불확정성의 원리가 작용하므로 대부분 시간이 경과할수록 표적이 이동하고 겨냥은 빗나간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 현장경험 없는 지식인의 실수가 대개 그러하다.


  2차대전에서 독일군을 공포로 몰아넣은 러시아의 카츄사 로켓은 표적을 겨냥하여 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의 공간을 통째로 쓸어버린다. 어떤 타겟을 노리고 명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일대를 전부 커버하여 적이 어느 방향으로 도주해도 섬멸되게 하는 것이다. 대략적인 방향만 알고 가면 그 뿐 딱 찍어주는 정답 같은건 없다. 축구 골대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패스를 기다리다가는 정확한 수비에 걸리고 만다. 그보다는 슬그머니 수비 뒷공간을 점령하고 있으면 운좋게 공이 흘러오게 되어 있다. 그걸 낼름 주워먹어야 한다.


  2002년 이후 노무현 세력 주변에 크게 에너지가 형성되었다. 이명박도 그 일부를 뺏어간 것이다. 그러므로 곧죽어도 그 주변에서 얼쩡거려야 기회가 온다. 보통은 떠먹여주는 정답을 찾으려 하므로 실패한다. 이미 형성된 에너지 주변에서 확률을 높여가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


  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활용한 인터넷세력이 트위터다, 페이스북이다, 스마트폰이다, 태블릿PC다 하며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뤄내기 때문이다. 거기에 에너지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열광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가 어느 한 순간에 가파른 쏠림현상을 일으키며 거대한 에너지의 블랙홀을 만든다. 그 주변에 가까이 가 있는 자가 혜택을 입는다.


  4) 고립되지 말라.

  어떤 경우에도 고립은 해롭다. 개방은 작은 이익과 큰 이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하지만, 고립은 빠른 멸망과 느린 멸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개방할 경우 역설이 작동함에 따라 일시 패배해도 다음에 반격할 기회를 가지게 되지만, 전화위복이 되지만 고립될 경우 그냥 송두리째 먹히고 만다.


  고립은 힘을 잃을 뿐 아니라 정보까지 잃게 한다. 힘을 잃을 경우 역설이 작동하는 지점에서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할 수 있다. 이는 소거법을 쓰는 것이다. 자신이 잘해서 득점을 올리기 보다 때를 기다리며 확률을 높이다가 상대방의 실수를 응징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고립될 경우 힘을 잃을 뿐 아니라 정보를 잃게 되므로 상대방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을 때 이를 응징할 수 없게 된다. 결정적인 찬스가 코앞을 지나가도 모르게 된다.


  5) 극단에 치우치지 말고 중간에서 포위되지도 말라.

  좌파든 우파든 어느 한 쪽의 극단에 치우치는 자는 결국 고립되는 형세가 되어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약간 점수를 딸 수는 있어도 완전히 이길 수는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상대방의 실수를 응징하여 이득을 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역사의 중심추는 왼쪽과 오른쪽 사이를 오가므로 극단에 있다가는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놓치고 뒤쳐지게 된다.


  좌우파의 극단에 치우쳐도 안 되지만, 중간에 어중간하게 서 있어도 양쪽에서 십자포화를 맞게 된다. 역사의 에너지는 약간 왼쪽이나 혹은 약간 오른쪽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 중간이 대략 안전해 보이지만 거기서는 벽을 뚫고 올라서는 기세를 얻을 수 없다. 가속도를 얻을 수 없다.


  시계추는 꼭대기까지 갔다가 방향을 바꾸어 내려오면서 가속도를 만들고 그 가속도의 힘이야말로 천장을 뚫고 솟구쳐 오르는 결정적인 방아쇠가 된다. 그게 없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말아야 한다. 딱 보면 알 수 있다. 유시민 같은 경우 당장은 개털이지만 한 번 움직이면 세가 붙는다. 가속도를 만들 수 있고 결정적인 난관을 타개할 수 있다. 손학규는 당장 뭐 좀 있어보이지만 그나물에 그밥이다. 굼떠서 안 된다. 가속도가 없다.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


  승리하는 자는 대부분 왼쪽을 먼저 차지하고 다음 오른쪽을 보완하거나 아니면 오른쪽을 먼저 차지하고 왼쪽을 보완하는 식으로 수순을 밟는다. 극단에 치우친 자는 왼쪽을 얻어도 그것을 오른쪽을 사들이는 교환조건으로 쓰지 못하므로 실패하게 된다. 중간에 있으면 애초에 그 흥정의 카드를 얻을 수 없다.


  현명한 자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선점하여 협상카드를 만들고, 다음 그 카드를 사용하여 조금 양보하는 대신 자신에게 부족한 반을 사들인다. 즉 순서대로 왼쪽과 오른쪽을 둘 다 차지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왼쪽의 개혁과 오른쪽의 경제를 둘다 포기하지 않았듯이 말이다.


  6) 핵을 형성하라.

  포지션의 우위는 구조의 축을 장악하는데 있다.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축은 가운데 있지만, 구조는 살아서 움직이므로 에너지의 가운데일 뿐, 공간의 가운데는 아니다. 날아가는 화살의 운동의 중심은 가운데보다 약간 앞에 있다.


  생장점은 항상 약간 앞쪽에 있다. 동물의 중심은 머리고 머리는 위에 있다. 그 머리의 중심은 눈이며 눈은 앞을 본다. 역사는 항상 진보로 간다. 리더는 중심을 잡기 위하여 무리의 가운데 포진하고 있어야 하지만, 무리가 전진하여 가는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그보다는 약간 앞쪽에 있어야 한다. 리더가 중간에 끼어 있으면 정보가 차단되어 무리와 융합되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과일의 핵은 가운데 있지만 전쟁은 동물의 무대이다. 동물의 핵은 가운데 있지 않다. 그 사회에서 가장 혁신의 생산성이 높은 곳이 중심이다. 핵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핵은 반드시 외부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핵은 공간의 핵이 아니라 정보의 핵이며 정보는 반드시 외부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핵은 중심이나 그 중심은 내 안의 중심이 아니다. 바깥과 소통하고 미래와 통일하는 전체의 중심이며 그 중심은 도리어 경계면이기 쉽다. 자동차의 중심은 운전석이며 운전석은 맨 앞에 있다. 외부와 가장 많은 촉수로 연결된 지점이 핵이며 그 지점에서 뭔가 얻어질 확률이 높다. 거기서 얼쩡거려야 한다.


  7)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여라.

  사냥꾼은 표적을 겨냥하여 명중하는 것이 아니라 몰이하여 사냥감에게 진행방향을 일러주고 미리 가서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방법을 쓴다. 전체가 움직여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사냥감이 걸려드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테블릿PC 아이디어는 수 십년 전에 나왔지만 막상 현실화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IT업계가 나아가는 방향이 틀리지는 않았다. 정확히 언제 어떤 형식으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대략적인 방향성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 방향을 따라가며 주변에서 얼쩡거리면 확률이 올라간다.


  선택지가 많은 곳이 확률이 높다. 막다른 길로 가지 말고 이길이든 저길이든 가다가 중도에 길을 바꿀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확률이 높다. 그곳에 조직이 발전하는 생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이패드보다 갤럭시탭에 주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선두주자인 스티브 잡스는 집단이 나아가는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불안요소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므로 되도록 판을 단순하게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지가 좁아진다. 스티브 잡스는 방향성을 잘못 제시하여 길없는 막다른 곳으로 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7인치나 혹은 더 작은 6인치로 방향을 트는게 맞다. 작을수록 더 응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갤럭시탭은 후발주자라서 어차피 막장이고 어차피 남의 흘린 것 주워먹는 신세이기 때문에 앞뒤가릴 것 없다. 갤럭시탭의 7인치는 다른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많은 모호한 포지션이다. 이곳에서 뭔가 새로운 수가 날 확률이 높다.

 

 

  8) 다음 단계의 전개에 대비하라.

  사건이 진행되는 구조의 다섯 단계가 있으며, 보통 첫 단계에서 대박을 노리지만 대개 다음 단계, 혹은 그 다음다음 단계에서 결정적인 성취가 얻어진다. 아이러브스쿨과 딴지일보, 골드뱅크 등은 한때 잘 나갔지만, 다음 단계의 상황전개에 대비하지 못하고 몰락했다. 이들 회사가 미국에서 사업을 했다면 아마 거액을 받고 구글에 회사를 넘길 수 있었을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구글과 같은 큰 손이 없어서 싸이월드 외에는 인수합병으로 재미본 경우도 별로 없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현혹되지 말고 시스템을 구축하여 다음 단계의 전개에 대비해야 한다. 소비자로부터 당장 이익을 얻기 보다는 크게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러브스쿨과 같은 아이디어가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는 성공이 아닌 것이다. 아이디어를 통한 성공은 세력화로 가는 징검다리로만 활용해야 한다.


  정치판에도 이와 같은 법칙은 적용된다. 87년에 노태우는 중간평가 공약으로 재미보았는데 이는 2라운드를 예비하여 유권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DJP 공약도 유권자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로, 2라운드에 대한 신선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2002년의 노무현 후보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정몽준과 2라운드를 하고 탄핵으로 3라운드까지 한 셈이 되었다. 그것이 유권자의 흥미를 유발한 것이다.


  이명박도 비슷한데 결국 촛불로 터졌지만 뭔가 2라운드를 터뜨릴 것 같은 위태로움이 흥미를 끌었다. 앞에서 말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자신의 판단이 옳았냐 틀렸냐는 중요하지 않고 이슈를 끌고가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긴 이 원리 때문에 유권자가 결정적인 오판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생태계 전체로 보면 오히려 판을 안정시킨다. 불안요소를 미리 드러내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도 마찬가지다. 2라운드를 암시하는 후보, 불안요소를 안고가는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높고 지금 그 포지션에 가 있는 사람은 유시민이다. 유시민은 지역기반이 약해 독립적으로 집권하기 어려우므로 도리어 2라운드에 대한 흥미가 유발된다. 이걸로 끝이 아니고 뒤에 또 뭔가 따라온다는 암시다.


  누구라도 그러하다. 다음 단계의 전략이 없는 자는 절대 믿어서 안 된다. 1차 저지선 다음에 2차 방어선이 있고, 그 다음에 3차 반격방법까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거 하나에 올인하겠다는 사람은 곧 오링된다. 현장경험없는 고지식한 지식인들은 대개 자신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믿고 다음 단계의 전략은 없는게 보통이다. 공무원이나 판검사처럼 안전한 길을 가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9) 기다려라

  자신이 잘해서 득점하기 보다 상대방이 실수해서 득점하기가 쉽다. 어떤 난관이 있을 때 이를 타개하고 길을 열어가는 선구자는 오히려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러 남좋은 일 시키기 쉽다. 왜냐하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힘의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에 돌아가는 판 전체를 조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후발주자가 뒤를 따르다가 선발주자의 실수를 추궁하여 이득을 얻는 현상은 역사에 수도없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그러므로 에너지가 작동하는 현장을 잡으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때를 기다리려야 하며 기회는 반드시 온다.


  그 경우 적이 먼저 성공할 수도 있지만 적이 성공할수록 적이 나에게 의존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왜냐하면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배후의 자원을 소모하게 되기 때문이다. 적은 성공할수록 더욱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때 뛰어들어 적의 핵심을 차지할 수 있다. 성공하는 자는 그만큼 허점이 많다.


  IT산업 초기에 애플이 먼저 성공했지만 MS가 나꿔챘고 야후가 먼저 성공했지만 곧 구글에게 씹혔다. 판은 돌고 돈다. 씹혔던 애플이 다시 부활하여 역전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음이 한메일과 까페로 먼저 치고 나갔지만 지식인을 히트시킨 NHN에 먹혔는데 최근에는 오만해진 NHN이 보수화되어 주춤하는 판에 다음이 뒷심을 발휘하여 기세를 올리는 형세다. 다음이 판단을 잘 하면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 전에 심신상실에 이른 정신부터 차려야 하겠지만.


 10) 집단지능을 형성하라.

  고립된 개인은 성공할 수 없다. 전체가 먼저 성공해야 개인이 성공한다. 대부분의 성공한 경우는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전략이 먹혀서가 아니라, 전체의 분위기가 먼저 깔려 있었으며 이를 잽싸게 주워먹은 것이다. 제갈량의 천하삼분 계책도 실은 나관중의 소설에 불과한 것이며, 천하삼분에 대해서는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유비는 언론플레이에 능한 자로 제갈량 1인을 영입한 것이 아니라 실은 제갈량을 고리로 하여 잿더미가 된 낙양을 떠나 양양으로 피신해 있었던 지식인집단 전체의 지지를 끌어낸 것이다. 유비는 자화자찬에 능한 장광설의 달인으로 온갖 기묘한 이야기를 퍼뜨려 언론플레이를 했다. 조조가 자신을 영웅으로 칭했다거나, 적로가 강을 뛰어넘었다가나 하는 허풍은 유비의 말쏨씨를 잘 보여주는 예다. 관우의 여러 용맹한 일화도 유비가 상당히 각색하여 퍼뜨린 것이다. 삼국지는 나관중이 지은 것이 아니라 실은 유비의 입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에디슨의 성공도 당시 무수한 개인발명가들이 다락방에서 연구하여 만들어낸 아이디어를 흡수한 것이며, 스티브 잡스의 성공도 그 사이에  상당히 기술혁신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고수들은 구슬이 만들어져 판이 무르익기를 기다렸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실로 꿰어낼 뿐이다. 충분한 사전 공감대 형성과 분위기 조성이 중요한 것이며 이는 괴짜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공동체의 집단지능 형태로 일어난다. 골방에서 혼자 끙끙대는 발명가는 실패한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이 사람 저 사람을 돌고 돌다가 점차 살이 붙어서 뒤늦게 성공하게 되는 것이며 에디슨과 같은 타고난 아이디어 도둑들은 충분히 무르익었을 때 잽싸게 나꿔채서 이를 실현해내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에디슨이나 되니까 할 수 있는 도둑질이었던 것이다.


  역사상의 천재들은 무더기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집단지능의 형성 때문이다. 한 사람이 앞서가며 난국을 타개하여 길을 열어주면 평범한 사람도 의외로 놀라운 역량을 발휘하게 되며 천재소리를 듣게 된다. 화담이 나올 때 퇴계가 나오고 율곡이 나오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11) 개인화기로 무장하라.

  중세의 무사는 칼로 무장했고, 근대의 시민은 총으로 무장했다. 현대인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무장해야 한다. 반드시 개인화기를 가져야 한다. 개인화기 없는 국가의존, 집단의존, 세력의존은 노예의 종속일 뿐 집단지능의 형성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집단지능의 작동원리는 견제와 균형이므로 반드시 개인이 무장하고 집단과 일정한 정도로 대립해야 한다.


  공동체와 국가와 세력을 형성하되 그 세력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쪽에서 세력을 통제할 수단을 가져야 한다. 인터넷은 집단의 세력이지만 개인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다. 개인이 희생될 때 세력은 폭주하다가 스스로 붕괴하고 만다. 비탈을 굴러내리는 눈덩이는 제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어딘가에 처박혀 부서지고 마는 것이다. 반드시 총이 있어야 하고 총은 집단의 구성원 모두에게 지급되어야 한다. 각자 강한 개인이어야 하며 깨어있는 시민이어야 한다.


  월남전때 미군 당국자는 유탄발사기 사수에게 소총을 지급하지 않으려 했다. 분대가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싸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해당 병사는 패닉에 빠져서 참호 속에 머리를 쳐박고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결국 유탄발사기 사수에게도 소총을 지급하게 되었다. 지금 국군은 분대원 모두가 소총을 가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취사병이나 당번병도 쓰지 않더라도 소총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


  부대가 지나치게 편제를 믿고 역할을 분담할 경우 치명적인 급소를 노출시키게 된다. 월남전에서 미군은 연대병력이 크게 방호벽을 치고 한 곳에 모여 있다가 베트콩의 기습을 당하곤 했다. 반면 국군은 중대 단위의 소규모로 흩어져 있으며 부지런히 야간매복을 했다.


  한 곳에 모여 있으면서 상황이 발생하면 헬기를 부르고 공군의 폭격과 포병의 지원을 요청하는 형태로 역할을 분담한다는 발상은 치명적으로 어리석다. 이런 바보부대의 약한 고리를 찾아 격파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서구인들은 예전부터 넓은 평지에서 회전을 벌인다는 전쟁개념에 빠져 있기 때문에 동양의 전통적인 매복과 기습, 야간기동에 의한 우회침투 공격을 모른다. 미군이 월남전에 고전한 이유는 서구의 전통적인 회전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12) 머리와 가슴과 몸통을 갖추라.

  구조의 다섯 포지션이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 별로 할 일이 없어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 파트가 있다. 서프라이즈는 창설멤버가 두뇌역할을 하고, 지식있는 논객들이 가슴역할을 하고, 일반 네티즌 논객들이 손발을 맡아 따르는 형태였다. 대선직후 논객들이 대거 빠져나가서 동프라이즈가 만들어졌고, 이후 노하우21로 한번 더 지식논객 이탈이 일어났지만 그 쪽은 두뇌가 없어서 방향제시가 안 되었다.


  그러자 논객글의 조회수가 일제히 하락하고 일반 네티즌의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글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점차 논객의 존재가 무의미해져서 논객이라곤 없는 남프라이즈가 탄생되었다. 이제 머리도 없고 가슴도 없게 되어 아무데나 폭주하다가 한 순간에 소멸했다. 평소에 별로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아도 포지션들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공격수도 있어야 하고 수비수도 있어야 한다. 브라질 대표팀이 중학생 팀과 붙더라도 골키퍼는 있어야 한다.

 

  머리와 꼬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머리쪽에 가담해야 한다. 머리의 경우 꼬리를 잃어도 명맥을 보존하면 언젠가는 권토중래가 되지만 꼬리는 머리없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죽는다.


  13) 바퀴의 축이 되라.

  에너지가 맞물리고 긴장도가 높은 곳에서 분명한 판단이 일어난다.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지능이 올라간다는 실험결과가 보도된 일이 있다. 한국은 미일중러에 치여 있지만 역으로 바퀴의 축이 되어 있다. 한국이라는 바퀴축에 중러미일이 바퀴살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모든 에너지가 한국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잘 이용하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중심국가 주장과 같다. 그러나 이는 높은 긴장을 수반하므로 나약한 사람들은 이를 회피하고 안전한 이선으로 후퇴하려 하며 미국, 일본의 뒤에 숨으려 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미일의 용병노릇을 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한국이 미국, 일본을 위해 대신하여 중, 러와 싸우는 형세가 되었다. 이명박의 뻘짓이 그러하다.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양보하고, 미국 항공모함을 서해로 끌어오며 미일의 힘을 이용하며, 안전한 이선으로 후퇴한다는 것이 도리어 그들을 위한 총알받이가 되고 있다. 북한 역시 조국을 중러를 위한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 한국은 곧 죽어도 바퀴축이 되어야 한다. 바퀴살이 되는 즉시 그 바퀴살은 부러진다. 한국은 중러일미의 바퀴살이 될 때 가장 약한 바퀴살이기 때문이다.


  바퀴살이 되는 것은 칼의 날을 잡는 것과 같아서 위태롭다. 바퀴축이 되는 것은 칼의 손잡이를 잡는 것과 같아서 안전하다. 한국이 바퀴축일 때 중미가 대결할수록 한국은 도리어 안정된다. 한국이 바퀴살일 때 한국에서부터 제일 먼저 부서지기 시작한다. 왜 자신이 중심이 되려 하지 않는가? 바보인가? 미쳤는가?


  14) 긴장을 끌어올려라.

  핵이 되고 바퀴축이 되기 위해서는 대결구도를 유지하여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평화를 외치기보다는 일정한 정도로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그 긴장은 고도의 스트레스를 주지만 오히려 이를 즐겨야 한다. 긴장이 유지될 때 부분의 작은 변화가 곧바로 전체에 전달되므로 가만이 앉아서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긴장이 풀리면 정보가 중간에서 단절되므로 오히려 위험이 증가한다. 고수는 소리만 듣고 아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기차를 점검하는 기사는 작은 망치로 바퀴를 때려보며 지나간다. 한번 지나갈 뿐이지만 점검은 끝난다. 완벽히 파악된다. 기계는 약한 고리에서부터 부서지며, 부서질 때 팽팽한 긴장이 풀어져 소리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 때문에 수구꼴통들은 남북간에 마찰이 일어나 포성이 오고가야 도리어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이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그냥 정보를 입수하여 알지만 꼴통들은 무식하기 때문에 긴장이 조성되지 않으면 정보가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되고 따라서 막연한 두려움에 빠져 떨게 되는 것이다. 남북간에 충돌이 일어나고 비명소리가 들리면 적이 어느 지점까지 진출해 왔는지 파악되었다고 믿기 때문에 두발 뻗고 편히 잔다. 이는 순전히 꼴통현상이다.


  15) 오는 찬스는 잡아라.

  고수들은 골대 앞에서 얼쩡대다가 주워먹는다. 이게 얍삽한 것이 아니고 당연한 수순이다. 찬스가 와도 주워먹지 못하는게 문제다. 그냥 골대 앞에서 얼쩡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편 수비수에게 꾸준히 허위정보를 제공하여 수비수가 자신의 패턴을 잘못 알도록 유도한 다음 이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왼쪽을 노리는 척 오른 쪽을 치고 오른쪽을 노리는 척 왼쪽을 친다. 주워먹기는 운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시스템으로 되는 것이다.


  히딩크는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지만 그 운은 꾸준히 확률을 높여두었기에 얻어진 운이었다. 박주영은 지나치게 머리를 쓰다가 시간을 끌게 되어 주워먹을 찬스를 놓치곤 하지만 박지성은 놀라운 몸놀림으로 잘 주워먹었다. 이건 기술이다. 그러나 역시 주워먹기의 달인 베르바토프에게는 밀리고 있다.


  16) 상대방이 설계한 게임에 발을 담그지 마라.

 고수는 자신이 잘해서 득점하기 보다 상대의 실수를 추궁하여 득점하려 하며, 그 방법은 상대방이 가부간에 어떤 결정을 하게 만들고, 그 결정을 재촉하는 방법으로 정신없게 만들어서 상대방이 실수할 확률을 높이는 수법이다.


  바둑에서 상대방이 초읽기에 몰리도록 시간공격을 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아야만 가능하다. 하수들이 무개념 배수진이나 축차투입과 같은 죽음의 코스에 빠지는 이유는 부단히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다그침에 몰렸을 때 당장 현장에 동원된 규모를 유지하려는 조급함 때문이다.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다. 당장 의사결정을 해야하면 장기계획을 못세우고 그 경우 상대방이 설계한 판에 끌려들어간다. 말려들면 끝이다. 발을 빼야 한다.


  사냥꾼이 몰이를 할 때도 사냥감이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판단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계속 함성을 지르고 공포를 유발하여 상대방이 좌우를 살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역시 시간공격이다. 시간공격은 알고도 당하는 것이다. 역시 판을 설계한 자가 시간공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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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를 이야기 했지만 대개 중복되고 본질은 포지션의 우위를 이루는 것이며, 크게 세력을 이루어 판구조를 극도로 단순화 시킨 다음에 에너지가 흐르는 방향성을 지정하여 찬스가 올 확률을 높이고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먼저 세력을 형성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포지션의 우위를 이룬 다음, 태풍의 눈을 형성하여 에너지의 흐름을 주시하며, 노상 사고가 일어나고 변화가 일어나는 현장 주변에서 얼쩡거리다가, 누가 난관을 타개하고 방향성을 제시하여 주면 잽싸게 뛰어들어 핵심을 낚아채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이는 요행수로 안 되고 꾸준한 투자로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인제와 한화갑, 정동영이 다투는 판에 뛰어들어 후보를 나꿔챈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투자를 하고 때를 기다린 것이다. 더 길게 봤는데 의외로 앞당겨졌을 뿐이다. 


  이러한 성공의 법칙은 시스템에 의지하는 것으로 앞장서서 길을 열어가는 선구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는 길이 없는 곳에도 길을 만들어내곤 한다. 스티브 잡스라면 이런 성공의 법칙 따위 필요없다. 본인 자체가 성공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범한 다수는 혼자 힘으로 안 되고, 부질없이 노력해봤자 미련하다고 욕먹을 뿐이고, 성공의 코스를 찾아가야 한다.


  길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막다른 곳은 피해야 한다. 물고기가 있는 연못에 낚시를 드리워야 한다. 주차장에 자동차가 많이 주차해 있으면 맛집일 확률이 높고 주차장이 텅 비어 있으면 맛없는 집일 확률이 높다. 알고 가야 한다.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되도록 머리가 있는 쪽에 가담해야 한다. 머리가 있으면 꼬리가 잘려도 운좋게 부활할 수 있지만, 머리가 잘리면 장님이 되어 아무데나 폭주하다가 낭떠러지에 떨어져 한 순간에 소멸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 경우 남는 것이 없다. 되돌아올 수 없다.


  세팅만 잘 해놓으면 평생 그저먹을 수 있다. 20년 전에 삼성 주식을 사놓았다면 앉아서도 돈을 벌었을 것이다. 30년 전에 강남 땅을 사두었다면 저절로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식의 좋은 기회가 날마다 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드물게 오는 것도 아니다. 세력을 형성하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한국에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세력에 가담해 있다.


  혁신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중요한건 시장화다. 어떻게든 시장 안으로 들어서기만 하면 GDP 2만불 소득에 도달하게 된다. 2만불까지 오기가 어려울 뿐 2만불을 넘으면 경쟁력의 우위냐 열세냐에 따라 결정될 뿐 숫자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판도가 재규정되는 한 순간에 바뀌게 된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0.12.29 (11:12:35)

시원하오. 조잡한 처세술이 넘쳐나는 세상에 선굵게 성공의 개념을 말해주는 언어가 있어야 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12.29 (14:49:17)

원고구려.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0.12.29 (23:16:10)

성공   이라는 언어에 대한 혼선이 있오.  

 

  (나는) 노무현이 성공한 사람이라 정의하는데  

(너는)실패라고 전제조건을 달고 시작하는 주변 오프  ...많은 사람들......      

 

그들은 

 도요토미가  추운 겨울..

 노부나가의  짚신을 품어 주군에게    따뜻한 신을 신게 해준 이야기가

도달 능력(출세=성공) 으로 높이 평가하고 최고의  성공비결 이라 하고

포지션 선점면에서도..   일정부분 타당한 부분도 있오.  

 

주인과  노예? ..... 과정이냐 결과냐 ?  .......무엇을 위해?   

 성공은 결과인 듯 한데....

 

도요토미 개인은 성공인지?     

 도꾸가와에게 죽음을 당한 도요토미 측근들은 실패인지?

도꾸가와 부근 사람들  세력으로 성공?  ...  

 

의문이오   

 

  성공 실패 참 어렵소

.

 

승리 와  패배는 차라리 명확한데.... 

 

이순신의 23전 23승   처럼..........

 

 

.

 

 

 

 

 

 

[레벨:12]부하지하

2010.12.29 (23:40:31)

역사의 관점에서 평가해야겠지요.
[레벨:3]율두스

2010.12.30 (10:13:15)

예전에 언급하셨던 센터와 방향성...선생님의 구조병법 16계명이오. 탁 트이는 느낌. 

[레벨:1]아난다

2011.01.24 (01:54:59)

정말 늦은시간에 도움이 돼는언어   감사합니다..           이렇게 배울수있는 공간을 만들고  배울수 있어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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