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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430 vote 0 2017.06.12 (20:45:20)

     

    구조론의 이해


    세상 모든 것은 엔트로피 하나로 죄다 설명될 수 있다. 엔트로피만 이해하면 구조론을 다 이해하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는 프로세스가 있다. 이것이 엔트로피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 배웠다. 곧 인과율이다. 그러나 그사이에 진행되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프로세스가 있다.


    우리는 질량보존의 법칙에 대해서 배웠다. 그런데 질과 량의 관계에 대해서만 배운 것이다. 그사이에서 작동하는 입자와 힘과 운동이라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다. 원인과 결과는 에너지의 입출력이다. 그 에너지가 내부에서 어떻게 통제되는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았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따른다는 인과율은 말하자면 질량보존과 같다.


    열역학 제 1 법칙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도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사이에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무엇인가? 원인과 결과는 밖에서 관찰한다. 수도꼭지를 돌리면 수돗물이 나온다. 수도꼭지는 수도관 밖에 있다. 수돗물도 수도관 밖으로 나온다. 원인과 결과는 계 외부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밥을 먹었다면 화장실을 가게 된다.


    밥은 외부에 있다. 화장실에서 확인하는 똥도 외부로 나온다. 외부의 사항만 우리는 관찰한 것이다. 내부에서는? 내부에는 밥을 받는 위장이 있고, 소화시키는 소장이 있고, 배출시기를 조절하는 대장이 있다. 내부에는 반드시 입자와 힘과 운동 세 가지가 작동하고 있다. 쌀을 도정하는 정미기도 정확히 이 구조로 되어 있다. 피리도 이 구조로 되어 있다.


    예외는 없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기계장치는 이 구조를 쓴다. 입력과 출력 사이에 처리단계가 셋이 더 있으며 예외는 없다. 인간이 만든 장치는 분해하여 이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자연은? 자연은 수학적인 원리에 의해 역시 이 구조를 작동시킨다. 자연에서는 에너지가 작용하면 그 에너지에 떠밀려서 우연히 이 절차를 거치게 된다.


    태풍도 발생하고 구름도 형성되고 바람도 불어온다. 태풍도 위장단계, 소장단계, 대장단계를 거치며 구름도 그러하고 바람도 그러하고 생명도 그러하고 뭐든 다 그러하다. 이런 건 우리가 경험적으로 직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엔트로피가 우리의 경험적 직관과 어긋난다고 여긴다. ‘난 그런 거 본 적 없는데?’ 이러는 것이다.


    예컨대 말이다. 풍선을 놔뒀더니 바람이 빠져 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풍선을 놔뒀더니 저절로 바람이 들어있더라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지갑을 놔뒀더니 저절로 현찰이 들어와 있더라거나 은행계좌를 개설했더니 뜬금없이 10억 원이 입금되어 있더라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어쩌다 100만 원이 입금되어 있어 쾌재를 부른다.


    다음날 확인해보니 아는 사람에게 빌려준 돈을 잊어먹고 있었거나 그런 일로 실망하게 된다. 혹은 현금을 보냈으니 물건을 부치라는 독촉을 받게 된다. 얄짤없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피곤하게 된다. 밥을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계속 불러서 배가 터져죽는 일이 생겨난다. 가만이 있는데 저절로 배가 불러 터져서 죽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비워둔 금고에 갑자기 현찰이 쏟아져들어와 금고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폭발했다거나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가만 있는데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인 1만 명이 집에 쳐들어와 돌아가지 않고 눌러앉아서 밥 내놔라 요구해서 고통받은 경험이 있던가? 그런 일은 없다. 엔트로피는 우리가 현실에서 일상적으로 무수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내 계좌에 눈먼 돈 1억이 입금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설사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 해도 다음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올게 뻔하다. 문제는 과학자들이 말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 프로세스가 있다고 하면 되는데 무질서도 증가니 뭐니 헷갈리는 표현을 쓴다. 무질서도 증가라는 말은 폭력적이다.


    이공계 특유의 불친절이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하라고. 의사결정비용의 소비다. 열역학 1법칙은 가만 놔두면 가만 있다는 법칙이다. 당연하다. 가만 놔두니까 가만 있지 어쩌겠는가? 열역학 2법칙 곧 엔트로피는 가만 놔두지 않고 손을 대면 손을 대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거다. 당연하다. 손을 대니까 손을 타는 거다. 요는 자연에서 저절로 손대는 경우다.


    풍선을 놔두면 저절로 바람이 빠진다. 손을 대지 않았는데도 자연이 저절로 손을 댄 것이다. 풍선 속의 공기에는 질서가 있다. 기압이 있다. 기압에 의해 풍선속의 공기는 축과 대칭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것이 질서다. 풍선에서 빠져나간 공기에는 축도 없고 대칭도 없다. 질서가 없다. 그것을 무질서도의 증가라고 한다. 위치에너지라고 하면 쉽잖아.


    축과 대칭의 구조를 가진 것이 위치에너지다. 위치에너지는 위치가 있다. 질서가 있는 것이다. 무질서라고 하면 곤란하고 축과 대칭에 의해 이루어진 위치에너지라고 똑부러지게 말해야 한다. 위치에너지는 풍선 내부의 기압이 균일하기 때문에 성립한다. 구조론에서 말하는 질의 상태다. 운동에너지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져나가는 진행과정이다. 운동상태다.


    질의 상태, 입자의 상태, 힘의 상태, 운동의 상태, 양의 상태가 있는 것이며 질, 입자, 힘이 위치에너지를 구성하고 힘, 운동, 량이 운동에너지를 구성한다. 량에서 질로 가는 양질전환은 없다. 그건 인위적으로 만들어줘야만 가능하다. 이때는 추가로 에너지가 투입되므로 별개의 사건이며 인위적으로 만드는 과정이 질이다. 그러므로 자연의 양질전환은 없다.


    에너지를 이동시키려면 닫힌계를 조직하고 계 내부에 축과 대칭의 구조를 조직하여 위치에너지를 작동시켜야 한다. 그것이 질서다. 놔두면 질서가 망해서 무질서가 된다. 무질서에서 질서로 가는 일은 절대로 없다. 무질서에는 닫힌계와 축과 대칭의 구조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실제로 그것을 관측했다면? 즉 무질서에서 질서로 이행하는 방법이 보였다면?


    촛불은 무질서인데 문재인의 당선은 질서다. 촛불이라는 무질서가 문재인정권이라는 질서를 낳았다. 이건 뭐냐? 그건 착각이다. 촛불을 무질서라고 주장하는 놈은 수구꼴통 일베충 머저리에 조중동한경오다. 필자가 강조하려는 바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수히 엔트로피를 경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다 깨어나보니 머리 맡에 현금 100억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상상 했지 않은가? 그런데 상상대로 되었나? 왜 자다가 깨어났는데도 불구하고 100억이 없느냐고? 그때마다 여러분은 엔트로피를 경험한 것이다. 낮잠을 자고 깨어났더니 우렁각시가 밥상을 차려놨더라. 여러분은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슬프게도 우렁각시는 다녀가지 않았더라. 그렇다. 우렁각시를 떠올릴 때마다 엔트로피를 경험했다.


    우렁각시가 당신을 찾아오려고 해도 차비가 없어 못 온다는 게 엔트로피다. 길을 몰라서 못 온다. 닫힌계와 축과 대칭의 구조를 조직하지 못해서 못 온다. 간단하다. 어떤 둘이 충돌하여 얽히면 접점이 생긴다. 얽힘점이라 하자. 사건은 그 얽힘점의 상실 형태로 일어난다. 얽혀 있으면 비용이 감소한다. 하나를 잡아당겼는데 둘이 한꺼번에 끌려오기 때문이다.


    자연에서는 플라즈마의 활동에 의해 저절로 얽힘이 일어난다. 일은 그 얽힘의 해소를 유발한다. 닫힌계와 축과 대칭이 깨지는 것이다. 에너지는 보존되지만 얽힘점은 끊어진다. 온도가 높은 물질은 얽힘점이 다수 있다. 식어버리면 얽힘점이 사라진다. 뜨거운 물질이 차가운 쪽으로 이동할 수는 있어도 그 역은 없다. 얽힘점이 없어서 이동을 못하는 것이다.


    뜨거운 물질은 분자의 진동이 활발하므로 서로 충돌하여 많은 얽힘점을 가지고 있다. 얽혀 있으므로 하나가 가면 다른 것이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간다. 차가운 물질은 분자가 진동하지 않으므로 얽힘점이 없어 자발적 이동이 없다. 외부에서 열을 가해줘야 움직인다. 무뇌진보들은 이런 점을 고민하지 않으므로 착각한다. 촛불이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다.


    닫힌계와 축과 대칭이 조직된 것이다. 그냥 선동하여 사람들을 불러모으기만 하면 그게 되는 줄로 착각하는 게 무뇌진보다. 그거 잘 안 된다. 계 내부를 균일화하기는 매우 어렵다. 균일해져야 닫힌계가 작동하여 축과 대칭이 조직된다. 보수꼴통들도 오판하기는 매한가지다. 차별과 불평등이 계 내부를 불균일하게 만들어 축과 대칭의 조직을 어렵게 한다.


    무작정 평등해도 안 되고 무작정 차별해도 안 된다. 개와 고양이가 섞여 있으면 불균일하므로 안 된다. 남자와 여자가 섞여 있으면 불균일하므로 안 된다. 차별해서 남자반과 여자반으로 분리해놓으면 불균일하므로 역시 안 된다.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 성공하려면 남자와 여자를 섞어놓고 약자에게 대항권을 줘서 레벨을 맞추어야 한다.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훈련시켜야 한다. 무작정 분리해도 따로국밥 되어 망하고 무작정 섞어놔도 비빔밥 되어 망한다. 정밀제어를 해야 한다. 위계질서를 강조하면 신참들 기가 죽어서 망하고, 무작정 평등만 강조하면 개판되어 망한다. 7살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놀아라고 하면 덩치 큰 아이가 주먹을 휘두른다. 바로 야만한 정글로 돌입하는 것이다.


   20170108_234810.jpg


   바지 주머니에 구멍이 났습니다. 동전이 우연히 그 구멍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우연히 나갈 수 있다면 우연히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천만에. 절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평등해도 망하고 차별해도 망합니다. 부족민은 평등하다가 망하고 독재국가는 차별하다가 망합니다. 전문가의 기술이 사용되어야 정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닫힌계를 조직하고 계 내부를 균일하게 만들어야 하며 그 과정에는 평등이 사용되고 실무를 맡았을 때는 다시 축과 대칭이라는 차별적 질서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선평등후차별로 가야 하며 그래도 역시 망합니다. 재질서화가 필요합니다. 선평등후차별 다음에는 또 다른 사건을 조직하여 또 다른 평등을 연출해야 합니다.  


[레벨:17]눈마

2017.06.13 (00:50:56)

보통 선하게만하면 보통 망하는게 이유가 있었군요.


선평등 - 후차별 - 재조직화


질의 균등 - 양의 조절 - 외부 사건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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