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정몽준측이 단일화의 방법으로 주장하는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지지자로 하여금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지요.

민주주의란 전체 100명 중 다수인 51명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다시 그 민주당의 51명 중 다수인 26명이 노무현을 지지한다면, 최초에 전체 100명 중 26프로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노무현이 당선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는 민주당지지자 51명 중 다수인 26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지지자인 49인은 의결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즉 전체 100을 기준으로는 소수인 26에 불과한 노무현이 의결과정에서 다수가 될수 있도록 '소수>다수'로 점차 의견을 모아가는 합리적인 과정을 제공하는 절차상의 장치가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주사회에서는 많은 의견들이 처음에는 몇몇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낸 소수의견으로 출발하지만, 점점 다수의 의견으로 확대되어 마침내 국민 모두가 합의하는 공론이 되어가는 것이며 이것이 민주주의만이 가지는 활력인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공론화의 과정을 중요시 합니다. 예컨데 전체주의 또는 공산주의라면 다수의견은 늘 다수의견이고 소수의견은 늘 소수의견이며, 소수의견이 점차 다수의견으로 확대되어 가는 과정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습니다.

정몽준측이 주장하는 방법대로 여론조사를 한다면 한나라당지지자가 민주당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 개입하게 됩니다. 35프로의 유권자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면 그 35프로는 당연히 민주당의 대선후보 결정과정에서 배제되어야 합니다.

저는 후보단일화는 이미 결정되었다고 봅니다. 정몽준측은 사실상 선거운동을 중단했습니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노후보와 정몽준의 TV토론이 있게 된다면 노후보를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정몽준에게 명예로운 퇴로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여론조사를 하든 뭐를 하든 다 좋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은 한나라당 지지자가 민주당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에서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입니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론조사를 하든 뭐를 하든 간에 민주당에 입당하고 민주당의 당원이 된 사람만이 의결권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켜가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 어떤 경우에도 참여한 사람만이 결정권을 가집니다.
- 어떤 경우에도 한나라당 지지자가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는 과정에 개입해서 안됩니다.


덧글..
요 며칠 퇴로를 못 찾아 쩔쩔매는 정몽준이 불쌍해서 많이 봐주기로 합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지지자가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과정에 개입하도록 조작하여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되겠다는 정몽준의 발상은 북한 주민에게 투표권을 주어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결정하게 하겠다는 발상 만큼이나 황당한 꾀입니다.

내친김에 3불가를 천명하겠습니다.

- 어떤 경우에도 한라다당지지자가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과정에 개입해서 안된다.
- 어떤 경우에도 북한이 남한의 대선과정에 개입해서 안된다.
- 어떤 경우에도 미국이 한국의 대선과정에 개입해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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