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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27 vote 0 2020.03.27 (17:33:43)

      
    차원의 전개


    존재는 언제나 한 점이 전체를 대표한다. 존재는 외력의 작용에 대해 한 점으로 맞선다. 물체를 들어 올린다면 그 일점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문제는 일점을 어떻게 도출하는지다.


    손으로 컵을 들어 올린다고 치자. 손과 컵을 결합시킨 다음 자기 팔을 들어 올린다. 실제로는 컵이 아니라 팔을 들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일점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 팔꿈치나 어깨에 무언가 뻐근한 것이 느껴지지만 그것이 물체 내부의 일점이 복제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다. 


    물체를 약하게 잡고 서서히 힘을 가하면 일점의 존재가 느껴진다. 영천할매돌 현상이다. 10킬로그램 정도의 가벼운 돌인데도 기도를 하고 서서히 힘을 가하면 돌이 바닥에 딱 붙어서 들리지 않는다. 


    페트병으로 실험할 수 있다. 상체를 전혀 움직이지 않고 허리를 꼿꼿이 편 다음 2킬로그램짜리 생수병에 서서히 힘을 가해보자. 이때 허리를 움직이면 반칙이다. 한 손으로 들어야 한다. 40킬로그램 정도의 쌀포대를 들면 팔이 아픈게 아니라 허리가 나간다. 팔을 쌀포대와 결합시킨 다음 허리를 움직여 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체를 드는 것은 물체와 몸을 결합시킨 후 몸을 드는 것이다.


    무게중심을 빼앗아야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다. 이때 무게중심이 되는 한 점과 계 전체의 관계가 밀도다. 밀도가 없으면 계는 느슨해지고 그것을 들어 올리려고 하면 깨진다. 그 경우 외력의 작용에 맞설 수 없다. 존재가 무너지는 것이다. 밀도를 구성하는 에너지의 방향인 입체와 각과 선을 거쳐 한 점을 도출하여 마침내 외력의 작용에 대응하여 자기 존재를 유지한다.


   선과 면과 입체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로봇이 달걀을 들 수 없다. 더욱 움직이는 달걀이라면 말이다. 손가락이 다섯 개라야 움직이는 물체를 통제할 수 있다. 정지한 물체도 중력이 걸려 있으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모든 존재는 움직이는 물체다. 달걀을 들려면 무게중심을 제압해야 하며 이는 5회의 의사결정으로 가능하다.


    로봇 손가락이 3개라도 가능하지만 이는 고무바킹을 써서 손가락 하나로 두 개 효과를 내거나 지구의 중력 도움을 받고 손바닥과 손목을 이용한 것이다. 반칙이다. 진지하게 접근하자. 달걀은 우주공간에 떠서 움직이고 있다. 로봇 손가락에 고무바킹 따위는 없다. 달걀이 깨지면 안 된다.

 

   로봇은 엄지로 점을 이루어 굴러가는 달걀을 멈춰 세운다. 정지한 달걀이라도 중력이 걸려 있으므로 같다. 달걀에 에너지가 걸려 있으므로 달걀의 진행방향이 선을 이루어 반대쪽으로 간다. 검지로 달걀의 반대쪽을 막는다. 에너지는 각으로 틀어서 빠져나가므로 중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세 손가락으로 물체를 제압할 수 있지만 사실은 지구의 중력을 빌린 것이다. 중력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달걀을 멈춰세우려면 최소 네 손가락이 필요하다. 입체의 최소형태는 사면체이므로 붙잡는 데는 최소 네 손가락이 필요하다. 


    네 손가락으로 물체를 잡을 수는 있어도 들 수는 없다. 로봇이라면 손목힘을 가하여 들지만 이는 반칙이다. 손목이나 손바닥이 손가락 하나 몫을 한다. 넷으로 체포하고 추가로 힘을 가하려면 넷의 대칭에 따른 50 대 50의 균형을 깨야 하므로 다섯째가 필요하다. 넷으로 잡고 다섯째로 밀어서 무게중심을 옮기면 성공이다.


    고무판을 부착하여 손가락을 넓적하게 만들거나 혹은 손바닥과 손목을 이용하거나 지구 중력 도움을 받으면 두 손가락으로 들 수도 있지만 반칙이다. 건조하게 수학적으로 접근하기다.


    근본은 에너지를 다루는 문제다. 우리는 돌멩이나 나무토막과 같은 죽은 물체를 떠올리지만 에너지는 살아있다. 생물을 잡아야 한다. 고양이 액체설을 고려하자. 유연하게 빠져나간다. 우주공간에서 생물처럼 움직이는 대상을 제압하려면 몇 개의 손가락이 필요한가? 한 손가락으로 진행을 막고, 두 손가락으로 반작용에 따른 역방향을 막고, 세 손가락으로 각의 진행을 막고, 네 손가락으로 입체의 진행을 막으면 멈춘다. 그 상태에서 질량중심을 이동하려면 하나가 추가된다.


    점, 선, 각, 입체, 밀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에너지가 진행이 막혔을 때 방향을 틀어 타개하려면 필연적으로 그것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선만 존재한다면 앞이 막혔을 때 뒤로 가는 수 외에 탈출방법이 없다. 달리는 기차선로의 앞뒤가 다 막히면 꼼짝 못 한다. 앞뒤가 막힌 상태에서 옆으로 빠져나가면 각이다. 전후좌우가 다 막힌 상태에서 아래로 빠져나가면 입체다. 사방이 다 막힌 상태에서 고양이 액체설을 이용하여 몸을 수축시키면? 밀도라야 완벽하게 제압된다. 


    처음 점이 앞을 막고 다음 선이 뒤를 막는다. 옆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데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막히면 거기서 방향전환이 불가능하다. 좌에서 우로 혹은 우에서 좌로 가려면 처음 기점이 되는 앞을 통과해야 하는데 앞이 막혔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위나 아래의 한쪽을 선택하는 즉 반대쪽으로 틀 수 없다. 여기에 연역과 귀납의 차이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차원은 6면체 개념이지만 구조론의 차원은 육면체의 한 모서리를 잘라낸 것이다. 사면체가 기준이 된다. 그리고 밀도의 확산과 수렴이 추가된다. 


    우리가 아는 3차원은 관측자를 개입시킨 귀납적 관점이며 관측자와 정지해 있는 사물 사이를 몇 개의 매개변수로 연결하느냐다. 에너지는 연역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에너지가 외력의 영향이 없이 스스로 의사결정하여 방향을 바꾸려면 몇 회의 의사결정이 필요한가이다. 계의 균일에서 하나, 대칭에서 둘, 축에서 셋, 축의 이동방향에서 넷, 축의 이동진행에서 다섯이다. 


    엄지가 계, 검지가 대칭, 중지가 축, 무명지가 축의 이동방향, 약지가 축의 이동진행이다. 다섯 가지 값을 지정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3.29 (05:05:33)

"계의 균일에서 하나, 대칭에서 둘, 축에서 셋, 축의 이동방향에서 넷, 축의 이동진행에서 다섯이다."

http://gujoron.com/xe/118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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