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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37 vote 0 2019.08.13 (16:35:56)

 

    최소작용, 최소시간, 최단거리, 최소저항의 의미는 무엇일까? 빛은 직선으로 간다. 왜 직선으로 갈까? 구조론으로 보면 모든 운동은 둘이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A와 B가 자리를 바꾸면 그게 직선이다. 우리는 직선을 ->로 생각하지만 구조로 보면 -><- 다. 자리를 바꾼다는 것은 계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계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더하고 빼면 결국 제로라는 거다. 혜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도는데 태양에서 멀어질 때는 느려지고 가까워질 때는 속도가 빨라진다. 더하고 빼면 같다. 부분의 속도는 구간마다 달라도 전체 속도는 언제나 평균값에 수렴되고 있다.


    그러므로 구간마다 변하는 속도를 낱낱이 계산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 뉴턴역학과 라그랑주역학의 차이다. 검색해 보면 이를 철학적인 관점의 차이로 설명한다. 여기에 웬 철학? 생뚱맞다. 뉴턴역학은 인과론적 역학이고 라그랑주 역학은 목적론적 역학이라고 설명하는데 납득할 수 없다. 웬 목적론타령?


    구조론은 '위하여'를 배격한다. '의하여'가 정답이다. 자연에 위하여는 없다. 인간사회라도 마찬가지다. 위하여는 답을 모를 때 얼버무리는 말이다. 자연에 방향이 있을 뿐 목적과 의도는 없다. 구조론으로 보면 뉴턴역학과 라그랑주 역학의 차이는 사건의 밖을 보느냐 안을 보느냐 하는 관점의 차이에 해당한다.


    계를 정하고 내부를 보면 많은 부분이 안에서 서로 상쇄되고 용해된다. 들어간 만큼 나오고 나온 만큼 들어간다. 팽이의 세차운동이 매우 복잡하게 일어나지만 그냥 축이 흔들리는 것이다. 한 바퀴 돌아서 원위치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낱낱이 계산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 올 테니까.


    말 안 듣는 꼬마가 집을 뛰쳐나가도 어차피 저녁에 배고프면 기어들어 올 것이 뻔하다. 자연이 액션을 최소화한다는 말은 어색하다. 단지 자리를 바꿀 뿐이다. 그것은 대칭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내부가 균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는 것은 계가 있기 때문이다. 계의 존재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계가 있으면 내부가 균일하고, 균일하면 대칭되고, 대칭이 자리를 바꾸는 것이 운동이다. 사건은 원래 균일한 계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이렇게 된다. 팽이가 회전하면 축을 중심으로 균일하다. 지구가 태양을 정원이 아닌 타원궤도로 돌지만 태양도 지구를 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균일한 정원이다.


    태양이 지구를 도는 운동은 태양 안에서 작은 흔들림으로 나타나므로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팽이의 세차운동이 그렇다. 날개가 축을 돌지만 동시에 축도 날개를 돈다. 그것이 세차운동으로 나타난 거다. 그런 부분을 보정해주면 제자리에서 도는 것이나 세차운동을 하는 것이나 균일하기는 마찬가지다.


    자연은 최소작용을 하는 게 아니라 언제나 계를 만들고 대칭적으로 움직인다. 대칭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움직인다는 말이다. 계를 만들면 효율적으로 된다. 팽이가 쓰러지지 않고 계속 도는 이유는 에너지를 수렴-><- 하여 한 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액션은 최소가 되고 효율은 극대화된다.


    솔로가 커플이 되거나 동물이 무리를 짓거나 간에 모두 계를 만드는 행동이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액션을 최소화하려는 행동이다. 이는 에너지 본래의 성질이다. 축을 중심으로 대칭을 만들지 않으면 방향을 생산할 수 없고 방향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자연은 언제나 수렴하여 효율성을 얻는다.


    자연의 진화에 목적은 없고 방향은 있다. 인간의 문명에 목적은 없고 방향은 있다. 생물의 진화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계를 정하고 일정한 방향으로 에너지를 수렴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단기적 국소적 효율성을 장기적 전체적 효율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진화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진보도 분명한 방향이 있다. 이기는 것이 장땡이 아니고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끌어내는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이기게 되어 있다. 단, 국소적, 부분적 효율이 아니라 전체적, 장기적, 지속가능한 효율성이어야 한다. 단기적 효율은 보수고 장기적 효율은 진보다. 계를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인류문명이라는 계에 속하고 지구생태계에 속한다. 계를 중심으로 구조를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문명은 작동하고 생태계는 작동한다. 전방위적으로 대칭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구조적인 불균형에 의하여 문명은 죽고 자연도 죽는다. 미소대칭은 깨지고 중미대칭이 뜨지만 문명과 야만의 대칭이 진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8.15 (07:09:35)

"미소대칭은 깨지고 중미대칭이 뜨지만 문명과 야만의 대칭이 진짜다."

http://gujoron.com/xe/111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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