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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10 vote 0 2021.05.30 (19:38:00)

    휴대폰을 왜 물속에서 찾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희한한 일이다. 그게 왜 물속에 들어가 있나? 일말의 가능성은 있지만 낮은 확률이다. 사고 이후 보름쯤 지나서 현장에 가 봤는데 잠수부 여러 명이 물속을 수색하고 있었다.


    돗자리 인근에는 수풀이 무성했는데 사람이 수색한 흔적은 없었다. 무릎까지 자란 풀은 전혀 밟히지 않고 멀쩡했다. 수백 명이 몰려와서 집회를 열면서도 가까운 육지는 전혀 수색하지 않고 깊은 물속만 수색한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진정성 1도 없는 자들이다. 청소원이 휴대폰을 발견했다는데 진작 습득해서 가지고 있다가 뒤늦게 제출했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살인 가능성은 0이었다. 왜 거기서 살인이라는 단어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망자의 가족은 그럴 수 있다.


    비슷한 사례를 많이 봤다. 물에 빠진 사람은 무조건 가까이 있는 사람을 붙잡는다. 애가 타서 뭐라도 해야겠는데 그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액션이기 때문이다. 부화뇌동하여 마녀사냥에 나선 무리의 추태는 정말이지 환멸을 느끼게 한다.


    친구와 그 가족의 행동에는 수상한 점이 하나도 없다. 의혹제기는 대부분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서 장난을 치는 것이다. 술 취한 사람이 새벽에 남의 집에 전화하는 것은 결례다. 그 시점에는 실종이 아니고 한강에서 잠을 자고 있는 상황이었다.


    자는 사람 깨우러 갔지 실종된 사람 찾으러 간게 아니다. 실종은 그 후에 경찰이 내린 판단이다. 실종된 사실을 알면서 왜 찾지 않느냐고 다그친다면 교활한 넘겨짚기다. 사고는 흔하다. 셀카 찍다가 절벽에 떨어져 죽은 사람이 한둘인가?


    사고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므로 사고가 나는 것이다. 양심적으로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입 좀 다물자. 천안함이나 세월호도 마찬가지다. 헛소리 좀 하지 마라. 멍청한게 훈장은 아니다. 배웠다는 사람이 자중해야지. 진보 지식인 말이다.


    의심이 든다고? 호르몬 작용이다. 나는 10년 전부터 로또가 맞을 것 같았는데 아직 안 맞고 있다. 왜 내 로또는 당첨될 것처럼 느껴질까? 느끼려고 하면 무엇이든 느낄 수 있다. 무슨 주장을 하려거든 근거를 가지고 메커니즘을 말해야 한다.


    나는 묻지마 의혹을 제기할 테니 내가 납득하도록 네가 설명해봐라 하고 압박한다면 비열하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설명해야 한다. 이제 불편한 진실을 말하자. 인간은 자신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 때는 극도로 잔인해진다. 


    역사에 무수히 많았다. 빨갱이를 때려죽이자. 민간인 학살. 월남전 학살. 광주학살. 왜 그랬는가? 정확히 같다. 한강에서 생쇼를 한 그 사람들이 70년 전에 학살을 저지른 바로 그 사람이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간토 대지진이다. 


    청국놈들 죽여야 한다. 만보산 사건에서의 중국인 학살이다. 당신은 안 그럴 것 같지? 천만에. 이기려고 하는 마음 때문에 나쁜 짓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고발하고자 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한나 아렌트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평범한 사람이 수동적으로 악에 끌려들어 간다고? 장난하냐? 승리라는 형태의 보상을 받기 때문에 쾌감에 중독되어 적극적으로 사람을 사냥하는 것이다. 자신이 죽든 말든 신경 안 쓴다. 아이히만은 한나 아렌트와 대결하여 이긴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저 인간을 엿먹이지. 보기 좋게 속였다. 법정을 속이고, 언론을 속이고, 인류를 속였다. 아이히만은 죽으면서도 웃고 있었다. 결국은 내가 이겼어. 낄낄낄. 내가 인류를 속이고, 법정을 속이고, 양심을 속이고 죄다 바보로 만들었지. 


    타블로가 졌어. 왓비컴즈가 이겼어. 악마 왓비컴즈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은 '그래 네가 이겼다'는 말이었다. 사실은 그래봤자 타블로가 입은 대미지가 더 크므로 왓비컴즈 자신이 이겼다는 말이다. 타블로 학위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똥탕 튀기기 게임에서 더 많은 오물을 뒤집어쓴 쪽이 지는 것이다. 이후 타블로는 대미지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실상 왓비컴즈가 이겼다. 악마가 이겼다. 타진요가 이겼다. 그들의 목적은 인간사냥이었고 성공했다. 인간들 대다수는 악마다.  


    트로피 사냥을 하는 자들은 왜 굳이 더운 아프리카까지 가서 꼴값을 떠는 것일까? 승리의 쾌감 때문이다. 사자를 이기고 기린을 이겼어. 환경보호론자를 바보 만들었지. 깽판을 쳤지. 다들 꼼짝 못하더군. 그들은 단지 이기고 싶었던 것이다.


    한강변을 서성이는 당신이 비열한 악마가 된 이유는 쾌락중추에 가해지는 흥분의 보상 때문이다. 도박꾼이 카지노에 가는 이유, 도둑이 담을 넘는 이유, 나치가 학살하는 이유, 공수부대가 광주시민을 쏜 이유, 당신네가 생사람 잡는 이유다.


    아이히만은 왜 그랬을까? 독일이 이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이기느갸 중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이겼다. 죽기 1초 전까지는 아이히만이 이겼다. 인류를 속이고, 법정을 속이고, 세계의 양심과 지성을 속이고, 민주주의를 속였다. 


    빅엿을 먹인 것이다. 히틀러도 죽기 하루 전까지는 이겼다. 모든 독일인이 히틀러 앞에 꿇었잖아. 유럽의 90퍼센트가 히틀러 앞에 꿇었다. 히틀러는 자살하면서도 웃고 있었다. 이기고 싶었고 이겼기 때문이다. 도파민의 보상이 넉넉하였다.


    내 앞에 꿇어! 그게 악마의 목적이다. 도박꾼은 자신이 진 게임은 1초 만에 잊어버리고 이긴 게임은 전율하며 각인한다. 쾌락중추에서 도파민이 쏟아져 나온다. 나쁜 짓 했는데 처벌이 아니라 보상을 받으면 인간은 그 쾌감에 중독되고 만다. 


    나약한 공무원이 수동적으로 악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승리의 쾌감에 중독된 자가 능동적으로 인간사냥을 한다. 왜냐하면 쾌락이 거기에 있으니까. 한강에 몰려간 그들은 쾌락에 중독되었다. 다른 모든 마녀사냥 앞잡이들과 마찬가지로.


    적어도 그 현장에서는 인간이 아니다. 음모론자도 마찬가지다. 왜 되도 않은 음모론을 꾸밀까? 달착륙 음모론이 말이나 되냐? 간단하다. 승리하니까. 음모론자가 의혹 제기에 들이는 비용이 1이면 그것을 해명하는데 드는 비용은 100이다.


    더 적은 에너지를 들이고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었으니 이긴 셈이다. 내가 적은 비용으로 상대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암호의 원리다. 해킹을 할 수는 있는데 들이는 돈과 시간이 한없이 무한에 가까워지게 설정하는 것이다. 


    과학자는 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긁어온 자료를 제출하지만, 음모론자는 읽지도 않는다. 왜? 상대를 애먹이는게 목적이니까. 애먹으면 진 거다. 설명하느라고 애 먹잖아. 상대방의 설명을 귀로 들으면 지는 게임이다. 귀를 틀어막는다.


    무조건 음모론자가 이기는 게임이다. 그들은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언제나 승리하고 쾌감의 보상을 받는 무대를 만들었다. 애초에 생각을 덜 하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규칙을 정했기 때문이다. 환빠도 마찬가지다.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안아키들도 마찬가지다. 백신 회의론자도 마찬가지다. 애먹이는게 목적이다. 생각하면 지는 거다. 애먹이기 게임인데 애먹였잖아. 내가 이겼어. 도파민이 쏟아진다. 쾌감에 중독된다. 만족한다. 인간과 비인간을 가르는 경계를 넘은 것이다. 


    인간이 악해지는 이유는 언제나 악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악이 패배하지만 1초라도 이겨보는 재미가 있다. 오르가즘이 그 가운데 있다. 외계인, 초능력, 텔레파시, UFO 개소리들도 비슷하다. 대개 말끝을 흐리는 수법을 쓴다.


    UFO의 정의가 뭐지? 미확인인데 어떻게 물체라고 단정하지? 미확인인데 어떻게 비행이라고 단정하지? 엔진이 있어야 UFO인가? 그것을 애매하게 만든다. 왜? 그래야 승리하니까.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180도로 결론이 달라진다.


    카오스 이론에서 말하는 초기조건의 민감성이다. 그들은 절대 애매한 상태를 유지한다. 농부가 깨를 털다가 참깨가 튀어도 UFO라 우긴다. 유명한 95년의 문화일보 가평 UFO 사진 말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기술을 쓴다.


    비열하다. 오로지 인간을 애먹이려는 목적 때문이다. 그들은 언제나 승리한다. 누구도 그 개소리를 명확하게 반박하지 못한다. 사실을 왜곡할 수 없으므로 언어도를 단절하는 언어도단을 저지른다. 언어가 희생된다. 사실은 증명할 수 있다.


    언어를 파괴하는 데는 답이 없다. 그냥 당하는 거다. 언어를 쓰는 모든 인류가 피해자다. 그래서 수학자는 기호로 방어한다. 말로 하면 무조건 비겁한 자가 승리하니까. 악의를 품은 자가 승리하니까 기호와 공식을 방패막이로 쓰는 것이다. 


    이겨먹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말을 헷갈리게 하는 자와는 말하지 말아야 한다. 이기는 쾌감에 중독되는 것이 인간이 타락하는 원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회의와 환멸뿐이다. 깊은 슬픔뿐이다. 잘난 척하는 자들이 모두 침묵했다. 


    평소에 드레퓌스 타령을 하다가 진짜 그런 사건이 터지면 침묵한다. 노빠들이 집단 히스테리다. 문빠들이 나치의 광기다. 하고 외치다가 진짜 집단 히스테리가 나타나면 모르쇠다. 마녀사냥을 외치다가도 진짜 마녀사냥 앞에서는 침묵한다.


    한국은 단 한 명의 진지한 철학자도 제대로 된 지식인도 양심적인 엘리트도 없다는 사실을 들켰다. 불행뿐이다. 이 봄은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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