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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71 vote 0 2020.09.03 (11:46:51)

      

    메커니즘을 이해하라


    지하철은 먼저 내리고 타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내리지도 않았는데 타려고 달려드는 사람 있다. 버스라도 마찬가지다. 먼저 파트너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 이는 만고의 법칙이다. 왜? 내리기와 타기는 하나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사건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자. 버스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관측자인 내가 기준이 아니다. 사건은 원인과 결과의 메커니즘을 가진다. 원인과 결과는 합쳐서 하나다. 사건은 연결된다. 집에서 나왔으니 버스를 탄다. 집에서 마이너스 된 것이 버스에서 플러스 된다. 연결이 하나의 존재인 거다.


    내가 집에서 나와서 버스를 탄 것이 아니라 집과 버스의 연결이 하나의 존재다. 메커니즘을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버스에서 마이너스 된 것이 회사에서 플러스 된다. 어떤 A와 B의 연결 그 자체가 하나의 존재다. 이런 식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제이지만 관심을 두지는 않는다. 


    이런 기본에 철저해야 한다. 작은 기본이 모여 크게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기본을 무시하는 사람과 철저히 아는 사람은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눈빛이 다르다. 승부는 거기에서 난다. 우리는 주변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무시해도 먹고 사는 데는 별 탈이 없다. 


    마이너스는 시스템에서 일어난다. 부모와 선배와 윗사람이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 내게 떨어지는 플러스만 챙기면 된다. 가정과 학교와 회사와 국가가 시스템이다. 마이너스는 거기서 일어난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빠져나가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은 빠져나간다. 모를 뿐이다. 


    권력의 형태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것이다. 내게 권리가 없고 권력이 없는 이유는 내가 시스템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시스템에서 꼬리인 플러스 영역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뭔가 획득하고 있다면 좋지 않다. 포지션이 볼보이다. 볼보이는 언제나 무언가를 획득한다.


    큰 권익은 시스템이 가져가고 개인은 작은 뼈다귀를 받는다. 현물을 챙기고 권리를 잃는다. 시스템을 관리하는 장이 되었을 때 비로소 마이너스를 파악하게 된다. 가장이 되고, 족장이 되고, 어른이 되고, 사장이 되고, 지도자가 되어야 폭포수처럼 빠져나가는 마이너스를 체감한다.


    사건은 머리에서 빠져나가서 꼬리에 쌓인다. 꼬리 포지션에 머물러 있으면 언제나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은 없다. 좋잖아. 그게 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된다. 주는 사람이 되어봐야 진실을 깨닫게 된다. 큰 것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작은 것을 돌려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선과 악은 하나의 사건이다. 먼저 마이너스 되고 나중 플러스 된다. 자신의 것을 마이너스하는 자는 선하고, 남의 것을 플러스하는 자는 악하다. 사회에 선이 있으면 반드시 악이 있다. 선이 먼저이고 악이 나중이므로 시간차를 이용하여 악을 조절할 수 있다. 악을 피할 수는 없다.


    단, 악을 구석에 모아놓을 수 있다. 화장실에 격리하면 된다. 먹는 것은 입에 달고 살아도 되지만 화장실은 달고 살면 안 된다. 먹기는 자주 먹고 싸기는 드물게 싸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조절할 수 있다. 진보는 내 것을 양보해 타인을 돕는 마이너스, 보수는 내 몫을 취하는 플러스다.


    젊은이가 마이너스 하는 이유는 나중 플러스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파종은 마이너스, 수확은 플러스다. 파종이 있으면 수확도 있다. 노인이 플러스에 집착하는 이유는 나중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은 무덤에 있다. 선과 악 사이가, 진보와 보수 사이가, 원인과 결과 사이가 그러하다.


    하차와 승차 사이에, 머리와 꼬리 사이에, 마이너스와 플러스 사이에 메커니즘이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마이너스를 움직여서 플러스를 통제한다. 내 것을 주는 방법으로 타인을 움직인다. 머리를 움직여서 꼬리를 통제한다. 선을 움직여 악을 통제한다. 악에 직접 손대면 안 된다.


    먹는 시간을 조절하면 화장실 가는 시간도 결정된다. 선이 능동적으로 움직여서 악을 통제할 수 있다. 범죄자들과 싸울 필요는 없고 경기가 좋아지면 범죄가 줄어든다. 북한의 악에 직접 손대지는 말고 남한이 능동적으로 움직여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항상 그런 식이다. 


    우리는 신파극 찍는 감성팔이로 타인을 격동시켜 뭔가 플러스하려고 하지만 그게 비참한 거다. 후진국에서나 먹히는 수법이다. 자연의 법칙과 맞지 않다. 거지는 언제나 플러스한다. 받는 것은 있고 주는 것은 없다. 그게 좋은가? 감정은 플러스 되기 쉽지만 허당이다. 실속이 없다.


    감정적 행동으로 뭔가 플러스 되었다면 그만큼 뒤로 뭔가 시스템이 망가지고 신뢰가 깨진 것이다. 엔트로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는 것이며 메커니즘은 두 개의 사건이 연결되어 하나의 사건을 이룬다는 것이며 에너지는 언제나 유출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먼저 마이너스 되고 나중 플러스 되지만 더하고 빼면 제로가 되는게 아니고 모자란다. 100원을 빌려주고 100원을 돌려받는게 아니라 이자까지 받아야 본전이다. 주고받는 거래비용 때문이다. 100원을 주고 120원 받아야 현상유지다. 에너지는 보존되고 관계는 보존되지 않는다. 


    세상은 에너지 + 관계로 되어 있다. 사건은 언제나 관계를 소모한다.




[레벨:4]고향은

2020.09.03 (15:08:02)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는 것은
일이 일어나는 것에는 - 서열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통찰하는 것이다


"신파극 찍는 감성팔이로 타인을 격동시켜
내게 떨어지는 플러스만 챙긴다면
시스템은 망가지고 신뢰가 깨진다"


>
서열이라는 기본적 메커니즘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서가 풍부하며 발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말은 음성언어를 비롯해서
정서와 감정을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무한대라고도 한다
정서가 발달했다는 것은 사람 간의 情이
메마르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니,
선하고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민족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한편, 정서적인 쪽으로 편향이 되면
정서의 반대극에 있는 이성과 논리는 부족해지기 쉽다

에너지의 양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
하나의 예로
아마도 한국의 보통 가정에서-
혹은 어떤 가정에서
兄은 탄생 때부터 빚진 자처럼
늘 동생을 돌보고 양보해야 한다는

관행의 감성팔이가(?)

동생들이 형에게, 서열 이라는
기본적인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귀여움이라는 감성으로 공격만을 할때-
형이라는 이유로 형에게 봉사만을 기대하고
부모가 그렇게 교육하고 가르칠 때

K-장녀(korea 장녀)는 마이너스만 해야 하므로
공황장애를 겪기도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이금재.

2020.09.03 (17:47:42)

질문입니다. 


어떤 둘의 연결이 관계라고 하셨는데, 

이때 구성물은 관계 하나와 어떤 둘이 됩니다.


그리고 인과의 정의를 이 구성물에 적용하면

관계와 어떤 둘 중에, 무엇이 인이고 과가 되는 것입니까?


구조론은 관계를 우선하므로 관계가 먼저고

양끝단인 어떤 둘이 나중이 되야할 것 같지만,


우리의 일상 언어를 보자면 어떤 둘이 먼저 있고,

그리고 만남이 이어진다고 생각되는 게 일반적이라 이렇게 묻습니다.


물론 구조론의 감각으로 이는 사물의 논리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에너지의 논리로 만남, 즉 관계가 먼저(원인)라고 봐야하는 걸까요?

Drop here!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09.03 (17:57:08)

이건 복잡한 이야기입니다.

관계는 잠재된 관계와 연결된 관계가 있습니다.

바둑을 둘 때 화점에 두는 이유는 그 자리에 관계가 많기 때문입니다.

목 좋은 자리라는 거지요. 

네거리라면 관계가 넷이니 3거리보다 장사가 잘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사를 트지 않으면 관계는 잠재된 관계가 됩니다.

큰 틀에서 보면 관계가 먼저고 즉 바둑판이 먼저 있고 

361개의 관계망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바둑알이 두어지는데 

실제로는 바둑알을 잘 연결해야 관계가 살아나고

바둑알을 잘못 놓으면 죽은 관계가 됩니다.

어쨌든 바둑알을 둘수록 관계는 소비되므로 판이 완전히 메워지면 0이 됩니다.

그렇게 까지 두지는 않고 돌을 던지는게 보통이지만

잠재된 관계, 살아있는 관계, 죽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중에서 어느 것을 가리키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하여간 복잡합니다.

구조론으로 보면 입자에 의해 힘이 탄생하므로

바둑알이 바둑자리를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질이 입자를 탄생시키므로

바둑판이 바둑알을 만든게 맞으며 이것은 우주가 처음 탄생할 때

입자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우리가 아는 공간은 입자의 상호작용이 연출한 것이며

입자가 없었을 때는 공간도 없었다고 보는게 맞지만

이는 물질의 영향을 받는 아인슈타인 공간이고 그 입자 이전의 무엇이 또 있습니다.

그게 공간이라고 불러야 할지 다른 건지는 모릅니다. 

근데 원래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입자 이전의 무엇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 때문에 공간이 두 개가 되어서 혼선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2020.09.03 (18:22:59)

잠재된 관계망에 외력이 작용하면, 혹은 잠재된 관계망 이외에 것에 관계망이 반응하면 연결된 관계가 성립한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잠재된 관계인 바둑판에 돌이 투입되어 의미를 갖는 건 바둑판의 잠재력이 소모되어 돌의 보이는 관계로 진행한 것이며, 이후 돌이 따먹힌 빈 자리는 다시 두어봤자 아무런 유발효과가 없으므로 죽은 관계인 식으로요.





</p>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09.03 (20:49:34)

잠재된 관계망에 외력이 작용할 수 없지요.

바둑을 두기 전의 바둑판에는 바둑기사도 없는데 게임은 불성립입니다.

첫 돌을 놓으면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바둑판은 비유고 기사가 게임을 시작해야 관계가 발생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이금재.

2020.09.03 (18:24:24)

잠재된 관계와 살아있는 관계는 사건의 시간적 흐름으로 보면 양상의 변화 혹은 사건의 전개로 이해가 되고

죽은 관계는 실패한 관계 혹은 관측자에 의해 착각된 관계라고 별도로 이해하면 되는지 모르겠네요.

일원론으로 보자면 죽은관계는 이미 관계가 아닌 것이 되겠지만.


한편 상대성이론의 "시공간"은 

아인슈타인이 시공간이라 명명한 맥락으로 살펴보자면, 


1) 입자 변화(공간)의 기준을 원래 뉴턴 역학에서 가상의 개념인 "시간"에 맞추었던 것을(시간이 절대자, 혹은 세슘원자시처럼 일정하다고 여기는 어떤 다른 변화)

2) 아인슈타인 역학에서는 "빛의 속도"라는 물리초월기준에 맞추다 보니 생긴 개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빛의 속도는 물리 현상과 상관없이 속도가 항상 일정하므로 절대기준자의 역할에 어울림) 


그리고 이때 빛의 속도가 암시적으로 가리키는 것이 이름바 "시공간"이 됩니다. 

동렬님께서 말씀하시는 거시기가 이것이 아닌가 합니다.


근데 현 우주에 있는 입자의 관점에서, 

이러한 시공간은 입자라기 보다는 질이라고 봐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말이 엄청 헷갈리네요. 


Drop here!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0.09.03 (20:52:38)

사건이 시작되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변화가 진행되면서 

계 중에 극히 일부만 사건에 가담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자원이 사건에 가담하지만 코어가 움직이면 

그 반대편은 소모된 죽은 관계가 됩니다.

계속 내부에 대칭을 만들고 대칭을 소비하기 때문에

100에서 51, 25, 13, 8, 4만 관계하고 나머지는 죽은 관계가 됩니다.

회의 때는 모두 관계하지만 프로젝트를 가동하면 담당부서가 정해지고 다른 부서는 사건에서 빠지게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이금재.

2020.09.03 (22:39:58)

아하. 뭔 말인지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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