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82 vote 0 2020.04.29 (12:46:46)

      

    유대인이 흥하는 이유


    코엔 형제는 3분짜리 트레일러를 촬영하고 고향 미니애폴리스의 유대인 단체 '허대서' 사무실로 가서 지역의 부자 100명의 명단을 구했다. 그들에게 트레일러를 보여주고, 모두 68명에게서 85만5천 달러를 모아 8주 만에 영화 '블러드 심플'을 완성했다.[나무위키]


    코엔 형제는 유대인이기 때문에 부자의 돈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스라엘에 흥하는 벤처가 많은 이유도 미국의 유대인 부자들 덕분이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코엔 형제가 투자받은 이유는 고향에서 평판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이란 그런 것이다. 시나고그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투자받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저울의 추는 일순간에 확 기울어진다. 야인의 길을 가려면 가는 것이다. 12살에 가출하고 15살에 아기 낳고 거침없이 살면 된다. 사실이지 옛날에는 다들 그렇게 살았잖아.


    화랑도라는 것도 모여서 생활하는 가출소년 집단이다. 오늘날이라면 가출팸이 화랑도다. 게르만족에도 유사한 관습이 있고 로마인에게도 유사한 것이 있었다. 중국인에게도 좋은 관습이 있다. 칼 한 자루만 있으면 살 수 있다. 그런데 좋은 가문 출신이라야 한다.


    어느 차이나타운을 가도 성씨별로 패방이 서 있다. 양 씨 문중이라면 문중 장로들 십수 명이 모인 자리에서 신원조회를 하고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면 투자를 받는다. 중국집 개업은 쉽다. 단, 평판이 좋아야 하고 부잣집의 사위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까짓거 사위가 되면 된다. 교육이란 것은 시스템 안으로 들어갈지 말지를 정하는 것이다. 평판이 나빠지면 가문에서 축출된다. 부자의 사위가 되지 못하면 실력이 있어도 중국집을 개업할 수 없다. 유대인 부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없다. 코엔 형제는 쉽게 해냈는데.


    우리는 문명중독에 걸려 있기 때문에 교육의 이러한 본질을 간과한다. 왜 유대인 부자들은 코엔 형제에게 투자했을까? 사실은 1인당 1만 달러의 소액을 분산투자한 것이다. 100명의 부자는 같은 그룹의 동료들이고 그 동료들 사이에 있으려고 투자를 해준 것이다.


    그걸로 돈 벌어서 잘 먹고 잘 살려고 투자를 한 것이 아니다. 실무를 배우면 부사관이고 이러한 그룹에 들어야 간부가 된다. 교육의 목적은 우수한 그룹에 드는 것이다. 그룹의 질이 나쁜데 뭐 배울 것이 있겠는가? 서울대의 질이 떨어지는데 무슨 교육이란 말인가?


    진리는 절대적이다. 교육은 절대적이다. 그룹 안에 들든 그룹 바깥으로 나가든 운명은 거기서 결정된다. 공부를 하면 하사관이 되고 우수한 그룹에 들면 간부가 된다. 하사관은 배워서 아는 지식으로 해결하고 무식한 간부는 동료와 회의해서 결정하는 차이가 있다.


    아는 사람은 실무자에 부사관으로 끝나고 모르는 사람이 간부로 출세한다. 이게 지나쳐서 청담사상이 유행할 때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인맥의 힘으로 고관대작으로 출세했다. 그래서 망했다. 일베가 진보 지식인을 혐오하는 이유도 사실 이와 같은 것이다.


    부대에 20년이나 근무해서 실무를 잘 아는 부사관이 방금 파견 와서 실무를 하나도 모르는 간부를 혐오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의 본질은 간부의 양성에 있지 부사관의 실무지식에 있지 않다. 유대인이 뜨는 것도 실무지식 덕분이 아니다. 실무는 인도인이 한다.


    교육은 유대인처럼 해야 한다. 무얼 배우고 가르치는게 아니다.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그게 진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4.30 (03:03:22)

"교육은 유대인처럼 해야 한다. 무얼 배우고 가르치는게 아니다.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http://gujoron.com/xe/1196538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09 전체가 먼저 부분은 나중이다. image 9 김동렬 2011-12-20 18093
6608 예술의 본질 김동렬 2008-08-14 18083
6607 광화문 1만 인파의 외침이 조중동의 귀에도 들렸을까? 김동렬 2002-12-01 18052
6606 노무현 학생층 공략작전 대성공조짐 김동렬 2002-09-12 18018
6605 이 사진을 보면 결과를 알 수 있음 image 김동렬 2002-12-19 18011
6604 서프라이즈 출판기념회 사진 image 김동렬 2003-01-20 17994
6603 박근혜의 마지막 댄스 image 김동렬 2004-03-31 17973
6602 구조의 만남 image 김동렬 2010-07-12 17956
6601 이회창이 TV토론에서 헤메는 이유 skynomad 2002-11-08 17954
6600 걸프전 문답 김동렬 2003-03-19 17922
6599 학문의 역사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김동렬 2006-02-03 17915
6598 후보단일화와 지식인의 밥그릇지키기 image 김동렬 2002-11-19 17895
6597 DJ 민주당을 버리다 image 김동렬 2004-01-21 17887
6596 노무현 죽어야 산다 image 김동렬 2003-08-28 17887
6595 구조의 포지션 찾기 image 3 김동렬 2011-06-08 17880
6594 지식인의 견제와 노무현의 도전 2005-09-06 17873
6593 후보 선택권을 유권자가 가지는 방식으로 조사해야 한다 SkyNomad 2002-11-18 17869
6592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모양입니까? 김동렬 2007-09-10 17865
6591 진선미에 대해서 2 김동렬 2010-08-05 17860
6590 Re.. 확실한 패전처리입니다. 김동렬 2002-12-09 17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