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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63 vote 0 2021.04.12 (1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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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쟁이를 봤다.


    폭로전은 당장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 국지전에서 먹힐 때도 있지만 큰 선거일수록 폭로전은 역풍을 부를 뿐이다. 어떤 사람의 돌발폭로가 선거판을 흔들어버린다면 국민이 정치인과 어렵게 신뢰를 쌓아서 구축한 민주주의를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검사와의 대화를 떠올리자. 평검사들이 노무현의 비리를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국민의 투표를 무효화시키겠다는 협박이다. 법기술자들이 민주주의를 타격한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선거는 뭣하러 하는가? 경기장에 관중이 난입한 것과 같은 경기방해다.


    비리가 있더라도 패를 바꿀 수 있게 미리 말해줘야 한다. 관중이 경기에 몰입해 있는데 '저 선수는 출전자격이 없다. 이 시합은 무효다.' 이러면 폭동이 일어난다. 김영삼이 선거 직전에 김대중의 비리를 조사하게 한 사건이다. 김태정 검찰총장이 막았다.


    주최측은 간단히 판을 흔들 수 있다. 이건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기레기와 국정원과 검사들은 언제든 남의 뒷조사를 해서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국민은 매번 당했다. 그러나 나중을 생각하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우리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집요하게 맞대응을 해서 겁을 먹여놔야 다음번 선거에 유리하다. 시간이 지나면 주가에 다 반영된다. 국민은 BBK 알고 명박 찍었고, 트럼프 성범죄 알고 찍었고, 오세훈 투기 알고 찍었다. 원래 그렇다.


    국민은 원래 이재명처럼 약점이 있는 후보를 좋아한다. 국민이 권력자의 약점을 잡아서 그것으로 고삐로 삼아 정치인을 통제하려는 권력의지 때문이다. 약점을 폭로하면 되레 인기가 올라간다. 단 지방의 쓰레기 정치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법칙이다.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갖춘 정치인이 국민이 부려먹기에 좋다. 권력자가 무결점이면 국민이 고삐와 재갈을 물릴 수 없어서 당황한다. 바보 김영삼, 바보 노무현과 같은 바보 마케팅이 먹힌다. 똑똑한 사람은 음흉하다거나 싸가지가 없다는 이미지를 씌운다. 


    그게 국민이 그 정치인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말을 안 듣는다는 이야기다. 유시민처럼 똑똑한 척하면 표가 안 나온다. 국민은 바보를 찍지만 그다음엔 나무를 흔들어서 떨어뜨린다. 바보의 좋은 시절은 오래 가지 않는다. 왜 정치는 늘 이런 식인가?


    왜 이렇게 좌충우돌인가? 국민은 좋은 정당을 선택하려는게 아니라 스스로 강해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선택하는 자는 을이다. 국민은 갑질하고 싶다. 상대방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자가 갑이다. 진실을 보려면 국민은 항상 옳다는 전제를 깨뜨려야만 한다.


    국민도 잔대가리 굴리고 속임수를 쓰고 스스로 족쇄를 차기도 한다. 권력의지 때문이다. 국민은 심판이면서 때로는 선수를 겸한다. 때로는 국민이 개새끼다. 체육관 선거지만 전두환 100퍼센트 찍었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지만 나는 농부가 아니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므로 진실을 말한다. 20대가 개새끼다. 20대의 권력의지다. 20대가 나쁜건 아니다. 옛날에는 호남사람도 박정희 찍었다. 우리 세대의 형님들이 전두환 찍고 노태우 찍었듯이 삽질한 거다. 왜? 일단 판을 흔들어보고 싶어서. 깽판 놓았다.


    게임 자체가 탐탁지 않다.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고 싶을 때 깽판을 놓는다. 윤석열의 비리는 다 드러났다. 이명박의 구속에는 BBK가 반영되어 있다. 오세훈 박형준의 당선은 못 막았지만 말로는 우리가 결정한다. 그들의 마땅한 자리는 이명박근혜 옆이다.


    단기전을 졌으면 장기전을 이겨야 한다. 끝까지 물고 늘어질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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