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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20 vote 0 2020.08.24 (17:17:30)

      
    엘리트가 나라를 구한다
   

    초딩 때 반공도서 읽다가 자생적 공산주의자가 되었다. 공산주의에 흥미를 느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필자의 관심은 뭐 노동자, 농민이 어떻고 자유와 평등이 어떻고 이딴게 아니었다. 그런 관념놀음은 유치하다. 그냥 단어에 불과하잖아. 말은 가져다 붙이기 나름이잖아. 장난하냐?


    눈에 보이는 실물을 가져오라고. 전 세계 과학자를 한자리에 모아서 상온 핵융합 성공시키면 되잖아. 장충체육관에 과학자들 수용해놓고 성과를 낼 때까지 문을 안 열어주면 되잖아. 악당이 과학자를 섬에 가둬놓고 이상한 무기를 개발하여 인류를 위협하는 영화나 만화는 많다.

 

    슈퍼맨이 나서야 해결되곤 한다. 그런 대담한 프로젝트 띄우려면 국민의 지지와 동의가 있어야 한다. 사회주의가 아니면 국민이 세금 들어가는 프로젝트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이 안 되는 이유는 재벌 오너가 3개월 안에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오지 않으면 돈을 대지 않기 때문이다. 


    돈만 밝히는 자본주의는 답이 없다.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면 안 된다. 사회주의로 가야 과학자를 양성하여 30년짜리 프로젝트를 밀어붙일 수 있다. 멋지잖아. 까짓거 토카막 만들어버려. 프랑스에서 하는 이터 그거 안돼. 자본주의 애들 원래 안 된다고. 소련이 하면 벌써 성공했지.


    좋아. 인조인간 만들고 로보트 만들고 막 만들어. 물론 초딩 때 생각이 그랬다는 거다. 히틀러도 과학자 끌어모아 비슷한 짓 했다. 실제로는 프리츠 하버가 비료를 합성하여 맬서스 트랩을 극복하고 인류를 구원한 것이 맞다.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나라가 현재로는 미국 하나뿐이다. 


    그런데 미국은 안 한다. 왜? 돈이 안 되니깐. 인류문제가 해결되면 미국의 패권이 종식되니깐. 미국이 지구 온난화를 방치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미국 빼놓고 되는 일이 없지. 지구를 구할 나라는 미국뿐이라니깐. 그걸 증명하려면 조금 애를 먹여야 돼. 다른 나라들 무릎 꿇고 빌도록.


    '트럼프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하고 애걸할 때까지 뻗대봐. 그게 미국인들 본심이다. 소련이 지구를 구하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면 미국이 태도를 바꿨을 텐데 그 소련이 없는게 문제다. 소련도 한때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여 최초로 우주시대 열고 인류에게 희망을 준 사실이 있다. 


    '내가 소련 우주선 빌려 타고 화성으로 식민지 개척하러 갈 줄이야.' 이런 상상도 가능했던 시절 있었다. 그때 그 시절 대중이 전체주의에 열광한 것도 이런 것 때문이다. 기대감 있다. 세계의 천재를 끌어모으려면 강력한게 있어야 한다. 천재님 와주세요 한다고 천재가 제 발로 오겠냐? 


    강력한 지지, 강력한 권력, 강력한 이념, 강력한 천재. 강력한 비전. 좋잖아. 그렇다면 답은 사회주의뿐이잖아. 박정희가 나서면 뭔가 되지 않을까? 전두환이 과학자들 쪼인트를 까면 어떨까? 이명박이 꼼수로 뭔가 일을 낼지도. 박근혜가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로 마법을 부릴지도.  


    판타지가 있었다. 그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반면에 민주정권 들어서면? 생태 애들, 유기농 애들, 시민단체 애들, 페미 애들, 검사들에 의사들까지 난장을 친다. 발목을 잡아서 될 일도 안 된다. 이런 식이다. 전체주의로 가면 뭔가 될 거라는 기대감과 민주주의에 대한 좌절감이 있다.


    독초처럼 미통당이 버티는 이유다. 그러므로 우리가 역으로 찔러야 한다. 오히려 우리가 큰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정권이 대형 프로젝트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민주 애들은 맨날 모여서 위원회나 만들고 노닥거린다지. 기껏해야 알뜰시장에 소꿉장난이나 하지.


    이런 편견을 깨부숴야 한다. 이게 본질이다. 말 돌리지 말고 정면승부로 가자. 돌직구를 던지자. 진실을 말하자.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하버-보슈법과 같은 큰 거 한 방이다. 핵폭탄도 큰 거 한 방이다. 그때 그 시절 인류는 위기였고 맨하탄 프로젝트 같은 거대계획이 그래서 나왔다. 


    예수님 부처님 하고 기도할 일이 아니라 하버님 하고 기도해야 할 판이다. 독가스를 만드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말이다. 이게 냉정한 진실이다. 나라에 영이 서지 않는 이유는 원자력이 그 한 방이라고 믿고 있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비용은 눈 질끈 감고 도박하면 되잖아. 


    후쿠시마가 터지는 불운만 없으면 되잖아. 내가 기도를 빡세게 해볼께. 폐기비용은 후손들에게 떠넘기면 되고. 안면몰수 좋잖아. 안전규정 무시하고 날림공사 해서 비용절감 좋잖아. 그게 한국의 주특기 아냐? 공기단축왕, 비용절감왕, 안전사고왕. 문재인 들어서 안전사고 줄었다.


    요령과 꼼수로 버티다가 사고 나면 나몰라라 하는 명박정신이 투철한 사람 주변에 많다. 다들 그렇게 남을 희생시켜 돈을 벌었다. 규정대로 했으면 오늘날의 삼성전자가 있겠느냐고.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이런 수작이 먹힌다. 태양광이니 바람개비니 그게 소꿉장난이지. 유치떨기는? 


    재롱잔치냐? 이런다. 필자가 봐서 그 한 방은 수소경제다. 세계의 천재들이 맨하탄 프로젝트처럼 달려들면 성과 나온다. 일본이 총대 맨다고 설레발이 쳤는데 도쿄올림픽이 나가리 되면서 시들해졌다. 안 해서 안 되는 것이고 하면 된다. 과거 독일은 티거전차로, 소련은 스푸트니크로, 


    미국은 원자탄으로 한 방을 보여줬다. 흑역사도 있다. 소련은 식량증산 한다고 주먹구구로 한 방을 노리다가 삽질해서 오히려 식량난이 일어났다. 30년대 대기근에 60년대 식량수입이다. 중국도 한 방을 보여준다고 집집마다 뒷마당에 용광로를 만들었다. 대약진운동 대실패였다.


    진정성타령, 유기농타령, 생태타령, 성찰타령은 애들 소꿉장난 맞다. 지리멸렬주의, 쇄말주의, 변두리주의다. 마이너리그 정신이다. 프로가 아니다.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진짜를 해야 한다. 철수랑 중권이란 노닥거리며 유치찬란 재롱잔치 맞다. 큰 비전을 제시하고 큰 걸음을 내딛자. 


    결국 답은 엘리트가 낸다. 천재를 모아야 한다. 대중은 자원을 공급한다. 엘리트를 존중하고, 엘리트를 통제하고, 엘리트를 감독하고, 엘리트를 수입하고, 엘리트를 경쟁시키고, 엘리트를 조지고 쥐어짜서 답을 내야 한다. 엘리트를 핸들링하는게 답이다. 결국 민주주의가 답을 낸다. 


    전체주의든 사회주의든 지름길 찾다가 탈이 난 것이다. 한 방 노리다가 삽질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생태타령, 유기농타령 하다가 자연인 되랴?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희망은 있다. 큰 거 한 방은 종종 나온다. 프리츠 하버의 인류구원에, 에디슨의 전기혁명, 독일의 자동차 산업, 


    일본의 전자산업, 미국의 IT산업은 큰 거 한 방이 맞다. 미래에는 전기차와 수소경제가 답을 낸다. 다른 것이 나올 수도 있다. 비용 적게 들이고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사람 나온다. 꿈을 가지고 큰 도전을 하며 조금씩 확률을 높여가면 언젠가는 큰 것이 터지는 거다.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으므로 오히려 나올 때가 되었다. 다 필요 없고 답은 생산력이다. 사람탓 하지마라. 조선왕조가 가난한 이유는 생산력 때문이고 일본이 잘 나간 이유는 막부시절 금광과 은광이 터져서다. 일본은 운빨로 한 방에 떴는데 한국이라고 한 방 터뜨리지 못할 일이 있냐?


    명과 암이 있다. 식량난 해결한 프리츠 하버가 명이라면 독가스 개발은 암이다. 엘리트란 그런 것이다. 엘리트가 말썽부리고, 엘리트가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고, 엘리트가 나라를 구한다. 자동차는 엔진이 말썽이고 엔진이 차를 구동한다. 엘리트를 풀어주고 동시에 통제해야 한다. 


    장교단이 우수해야 전쟁을 이긴다. 장교단을 양성하고 적극 통솔해야 한다. 엘리트가 희망이다. 풀어주면 난장판이 되고 억압하면 사라진다. 힘조절을 잘해야 한다. 이공계 엘리트를 이끌어가는 인문계 엘리트 집단이 나와야 한다. 의리로 그것은 가능하다. 큰 세력을 일으켜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8.25 (03:29:20)

"큰 비전을 제시하고 큰 걸음을 내딛자. 결국 답은 엘리트가 낸다. 천재를 모아야 한다. 대중은 자원을 공급한다."

http://gujoron.com/xe/1230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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