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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180 vote 0 2021.03.12 (11:54:37)

    한명숙과 룰라의 독수독과


    검사와 판사가 짜고 이런저런 증거를 만들어오면 룰라를 유죄 때려 주겠다고 모의한 사실이 들통났다. 대법원은 룰라의 유죄판결을 모두 무효화시켰고 룰라는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이 사건에 브라질의 반부패 영웅인 모루 전 판사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지우마 호세프를 탄핵하고 룰라를 구속한 브라질과 노무현을 탄핵하고 윤석열 영웅만들기 하는 한국이 정확히 같다. 기레기와 중궈니들이 앞잡이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한명숙 모해위증교사건도 같다. 그런데 말이다. 룰라는 불법을 전혀 저지르지 않았을까?


    노무현은 완전무결한가? 한명숙은 뇌물을 받지 않았을까? 유오성은 정말 간첩이 아닐까? 이런 걸로 논의를 끌고 가려는 중궈니들이 문제다. 헷갈리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이들의 야바위 기술은 정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런 류의 배배 꼬여서 해결 안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국 국민이 투표장에 가서 결론을 내는 것이다. 박근혜만 탄핵사유 있냐? 문재인도 잘 찾아보면 탄핵사유 하나 걸린다고 떠들어대며 피곤하게 구는 자들을 침묵시키려고 180석을 민주당에 몰아준 것이다.


    정치는 복잡하게 꼬인 사건을 칼로 잘라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컴퓨터라도 안 되면 리셋밖에 없다. 끄고 다시 켠다. 운동권 출신은 죄다 전과자다. 한 번씩 법을 어긴 사람들이다. 의문부호가 찍힌다. 그런데 정치가 그들을 사면한다. 법 위에 정치가 있다. 


    과거를 들춰서 서로 발목 잡으면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명숙 사건은 유죄로 종결되었다. 모해위증교사는 아직 수사도 못 하고 있다. 모해위증교사를 수사해서 음모를 꾸민 검사들에게 징역형을 때리고 한명숙은 재심을 청구하는 것이 수순이다. 


    유오성이 간첩이 맞다고 해도 무죄다. 영화에서 많이 보는 독수독과다.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고 간주한다. 원인이 오염되면 결과도 오염된 걸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는 독이 있을까? 독이 없을 수도 있는 거다. 아니다. 


    독이 있다.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 나무와 열매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 속에서 둘은 하나다. 정치인이 과거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국민이 투표로 과거의 오염을 덮고 사건을 단절하듯이 오염된 나무는 통째로 잘라내야 한다. 


    놔두면 계속 오염시킨다. 범인을 놓치더라도 검사가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 시스템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과거를 묻지 않는 것은 그게 시스템을 보호하는 유일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안 되면 리셋밖에 없다. 중간에 적당히 칸을 나눌 수 없다.


    실용주의자는 편하게 생각한다. 오염된 나무만 제거하고 열매는 아까우니까 그냥 먹자고. 광우병 쇠고기 버리느니 북한에 주면 좋잖아. 어차피 그거 먹고 죽을 확률은 0에 가까운데. 현실을 모르는 얼치기다. 북한이 몰래 먹을 수는 있어도 공개적으로 못 먹는다.


    원래 인간이 이런 일에 민감하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런 것을 풀기 위해서다. 한일관계가 꼬였지만 일본 왕이 피해자에게 절 한 번 하면 해결된다. 10초만 할애하여 허리운동 한 번 하면 된다. 그게 정치다. 일본의 정치력이 형편없기 때문에 못 하는 것이다.


    독수독과는 형사재판뿐 아니라 보편적 원리다. 과학계의 연구방법론이 특히 그렇다. 오염된 데이터로 논문 쓰는 교수, 마사지 된 팩트로 우기는 논객, 당연하다는 듯이 통계를 조작하는 기레기, 엄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후에 믿을 것은 꼬인 것을 푸는 정치다.


    정치혐오증을 극복하고 정치의 역할을 크게 잡는 것이 국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정치는 투표의 형태로 국민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정치혐오가 국민혐오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정치는 국민의 수준에 맞춰서 가기 때문이다. 정치로 풀어야 한다.


    가만 놔두면 경찰국가로 된다. 군인이 한술 더 뜬다. 쿠데타가 일어난다. 민주주의로 하면 시간 끄는데 군인은 속전속결로 빠르게 잘하잖아. 이러다가 망한 나라가 부지기수다. 법은 도구다. 도구가 인간을 해치면 안 된다. 사냥개가 주인을 물면 삶아야 한다. 


    로봇이 인간을 때리고, 안전벨트 안 맸다고 자동차가 운전자를 혼내고, 검찰이 정치를 흔드는 하극상 사회가 되면 안 된다. 지식 기술자 중궈니, 미디어 기술자 기레기, 사법 기술자 검레기, 전쟁 기술자 군바리의 발호를 막고 국민이 의사결정을 주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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