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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59 vote 0 2021.02.27 (18:12:22)

    사유의 근본모형


    인생은 무엇인가? 고다. 고는 집착에서 오고 집착은 멸해야 하며 멸하는 방법은 도다. 고집멸도 사성제다. 도는 구체적으로 8정도이며 그리하여 도달하는 것은 12연기다. 그것은 변화다. 변화가 무궁하여 마침내 세상은 찬란하게 이루어졌다. 흠! 그래서 어쩌라고? 


     누가 물어봤냐고? 왜 말 시켜? 앉아봐라. 기독교의 창조설은 7일 만에 끝냈다는데 이상하잖아. 하느님이 뭐가 아쉬워서 현장에서 질통 지고 노가다를 뛰지? 일당 얼마 받으려고 일곱 날 일했냐고? 근데 4, 8, 12 하고 올라가는 숫자는 리듬이 있고 박자가 맞잖아.


    토끼가 새끼를 치듯이 저절로 불어나니 좋잖아. 내가 수고하지 않아도 숫자가 알아서 108번뇌 찍고 무량대수 가주잖아. 항하사 모래알 넉넉히 채우고도 남잖아. 이런 전개라면 매끄럽지 않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스무스하게 넘어간다구. 뭔가 말되는 듯 보인다.


    맥락이 연결되지 않지만 어설프게나마 윤곽을 그려보인 것이다. 수학적 관점을 들이댄 것이다. 유교의 사단칠정도 일종의 그런 거다. 불교 애들은 사성제 팔정도하고 논다는데 도교 애들도 음양오행 하며 말을 짜맞춘다는데 우리도 뭐 좀 해봐야 되는거 아니야? 


    주역의 건곤감리는 얄궂은 거고 그럴듯한거 뭐 없냐구? 하도와 낙서가 있지만 또한 얄궂은 거다. 궁하니까 조악하나마 말을 맞춰본 것이다. 기독교의 삼위일체설도 같다. 사유는 연역된다. 연역의 근본모형이 필요하다. 말이 되든 안 되든 윤곽을 그려 보여야 한다. 


    신은 하나인데 세상은 왜 이리 넓은가? 하나에서 여럿으로 갈라지는 중간단계가 필요하다. 3이 안정감이 있다. 불교 4, 8, 12는 수학자들이 싫어하는 확산이다. 108번뇌 거쳐서 무량대수 찍고 그다음은? 프로그램을 짜더라도 수렴되어야지 발산이 되면 안 좋다. 


    컴퓨터가 무한 버벅댄다. 맞춤한게 있어야 한다. 끝자리가 딱 떨어져야 한다. 고무줄로 늘어나면 불안하다. 무한반복, 무한순환, 무한 되돌이표를 피해야 한다. 맞아떨어지는 그림은 없는가? 억지 말걸기 없다.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 어색하다. 이건 아니지.


    남들이 먼저 나를 쳐다보고 내게 말을 걸어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갑이 된다. 주도권 잡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누가 물어봤냐는 핀잔을 막을 수 있다. 대부분은 자기를 피해자로 규정한다. 내가 아프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이다. 동정심 호소전략이다.


    동네방네 사람들아 이내 말씀 들어보소 하면서 읍소한다. 신파 찍어주는 거다. 이것도 발산이라서 똑 떨어지지 않는다. 끝이 안 난다. 뒹굴었는데도 쳐다보는 사람이 없으면 난감해진다. 없었던 일인 양 툭툭 털고 일어날 수도 없고. 계속 그러고 누워있을 수도 없고. 


    이재영 이다영 자매처럼 꼬얌하다가 꼬이는 거다. 아는 사람의 말하는 방법은 달라야 한다. 선수가 되어야지 후수가 되면 안 된다. 동네방네 사람들아 하고 나뒹구는 읍소법은 상대방에게 발언권을 넘겨주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장난감 사달라고 뒹구는 짓과 같다. 


    부모가 무시하고 그냥 가버리면 가출할 수도 없고 어쩌지? 상대가 먼저 내게 질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갑을 잡는다. 주도권을 쥔다. 내 페이스로 갈 수 있다. 얄궂은 것을 손에 들고 흔들어야 한다. 불교 사성제든 도교 음양오행이든 기독교 삼위일체든.


    유교 사단칠정이든 그런 거다. 플라톤의 이데아도 마찬가지. 똑 떨어지는 그림을 보여주면 상대가 먼저 질문한다. 이게 중요한 거다. 베드로가 고기를 잡고 있는데 예수형이 떡 나타나서 베드로야 베드로야 고기보다 사람을 낚아보련? 이때 베드로가 조까! 그러면?


    베드로가 먼저 예수에게 말을 걸어줘야 한다. 사회 앞에서 발언하려면 초장부터 세게 가줘야 한다. 이왕이면 큰 것을 들고나와야 한다. 상대의 질문을 유도하려면 말이다. 우리가 근본에 대해서 탐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근본은 세상이다. 세상은 도무지 무엇인가? 


     중간의 것은 좋지 않다. 왜 하필 그 지점에서 들어가는지 납득할 수 없다. 세 사람이 한 방향을 쳐다보고 있으면 네 번째 사람이 같은 곳을 쳐다본다. 셋이라야 방향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오브젝트고, 둘은 대칭이고, 셋이면 방향이 만들어져 모르는 사람이 가담한다.


    현실에서 목도하는 것은 존재다. 존재는 어떻게 성질을 획득하는가? 성질은 다름으로 나타난다. 다름은 어디서 유래하는가? 왜 이런 것은 이러하고 저런 것은 저러한가? 무엇이 차이를 결정하는가? 그것은 어떤 둘이 만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되니 그것이 구조다. 


    어떤 둘의 간격 속에 존재가 있다. 원자가 표적을 본다면 구조는 사이를 본다는게 다르다. 어떤 것이 보이면 그것을 보지 마라. 주변과의 관계를 보라. 답은 그곳에 있다. 사람을 보지 말고 옆에 누가 있는지를 보라. 그 사람이 어떤 환경에 붙잡혀 있는지를 살펴라.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은 그곳에 있다. 박근혜 옆에 최순실이 있는데요? 빙고! 바로 그거야! 세상을 결정하는 것은 구조다. 구조가 하는 일은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은 생산력을 따른다. 생산력을 일으키는 것은 에너지 효율성이다. 사회에서는 권력이다. 


    자연은 에너지 낙차를 따르고 사회는 권력의 효율성을 따른다. 정치권력은 작위적인 것이고 자연권력이 진짜다. 자연권력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큰 것과 작은 것이 충돌하면 계가 만들어진다. 계의 중심에는 코어가 있고 코어를 중심으로 양쪽에 대칭이 성립한다. 


    이때 코어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작은 것의 파동은 큰 것의 코어를 움직일 수 없다. 큰 것은 동일한 파동을 만들어 반사하기 때문이다. 작은 것이 어떤 파동을 들이대든 큰 것은 그것을 복제하여 동일한 파동으로 교착시킨다. 


    큰 것의 파동은 작은 것의 코어를 친다. 작은 것은 동일한 파동을 만들 수 없다. 작은 파도는 큰 파도를 흡수할 수 없다. 상대를 밀어내고 자신을 유지할 수 없다. 큰 파도는 작은 파도를 밀어내고 흡수한다. 큰 것이 작은 것을 이긴다. 이에 천하질서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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