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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00 vote 0 2021.02.26 (10:53:06)

    권력의 작동원리


    자연은 움직이고 움직이면 충돌하고 충돌하면 이기거나 진다. 그 방법으로 모순을 해소한다. 의사결정이 자기 내부에서 일어나면 이기고 자기 밖에서 일어나면 진다. 이기면 통제하고 지면 통제당한다. 지구도 달을 돌고 달도 지구를 돌지만 둘의 중심점은 지구 안에 있다. 


    둘 중 하나가 깨져야 한다면 지구 바깥에서 깨진다. 약한 쪽에서 변화가 일어나 충돌에 따른 모순을 해소하고 계를 안정시킨다. 자연은 효율성을 따른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 누가 비켜야 하나? 약자가 비켜야 한다. 왜? 강자가 움직이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보행자와 버스가 마주치면 누가 비켜야 하나? 보행자가 비킨다. 버스가 비키면 기름이 아깝기 때문이다. 자연의 질서는 에너지 효율성을 따르므로 이기려면 공룡처럼 덩치를 키워야 한다. 덩치가 클수록 난방비가 적게 들어 비용을 절감한다. 그런데 왜 공룡은 멸종했을까? 


    환경변화 때문이다.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단단하게 결속하는 쪽이 이긴다. 파시즘은 결속을 의미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런데 왜 공룡은 뭉쳐서 멸종했을까? 제대로 뭉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견고하게 뭉치는 방법은 환경과 결합하는 것이다. 


    뱃사람이 바다에 가면 물과 결합하고 산악인이 산에 가면 바위와 결합한다. 환경과 뭉치는 것이 진짜 뭉치는 것이다. 아무리 강해도 더 강한 것을 만나면 깨지기 마련이다. 가장 센 것은 환경이다. 누구도 환경을 이길 수는 없다. 환경이 이 게임의 주최측이자 최종보스다. 


    문제는 그 환경이 변한다는 것이다. 환경이 제멋대로 변하는건 아니다. 방향성이 있다. 환경은 계를 잘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한다. 시스템은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쪽으로 변한다. 카지노는 고객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한다. 마사회는 무조건 승리한다.


    마주와 기수와 조교사와 경마꾼들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양쪽으로부터 압력을 받을 때 가운데 축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생물의 진화는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만 일어난다. 환경은 변하며 변할 수 있는 쪽으로 변한다.


    변화가 불가능한 막다른 길은 선택되지 않는다. 환경은 두 갈래 길이 있다면 패를 한 장 더 받는 쪽을 선택한다. 기세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카드를 선택한다. 환경은 환경 자신의 편이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마사회 편이고, 카지노는 카진노 편이고, 생태계는 생태계 편이다.


    환경변화를 따라잡는 사람이 가장 강하게 뭉칠 수 있다. 그러려면 적절히 흩어질 수 있어야 한다. 뭉치기와 흩어지기가 자유자재라야 한다. 어떤 것과의 결합은 다른 것과의 분리를 의미한다. 두 사람과 동시에 결합할 수는 없다. 동가식 서가숙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여자와 결혼하면서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중혼죄로 처벌된다. 파시스트는 결속하지만 동시에 분리된다. 환경과 분리되고, 역사와 분리되고, 진보와 분리되고, 변화의 흐름과 분리된다. 카지노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셈이다. 독재는 국민과 분리되고 민심과 분리된다. 


    우리는 사람과 결속해야 하지만, 동시에 환경과도 결속해야 하며 그러면서도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사람과 결속하는 것은 의리다. 환경과 결속하는 것은 열린주의다.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는 것은 진보주의다. 답은 미리 정해져 있다. 의사결정을 잘해야 한다. 


    분리와 결합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다. 독재는 어떤 것과 결합하되 다른 것과 결합하지 못한다. 한 가지 임무를 수행하되 다른 임무로 갈아타지 못한다. 예선 첫 게임을 이기고 두 번째 본 게임을 진다. 우리는 잘 분리하고 잘 결합하여 계속 이겨야 한다.


    의사결정속도가 빨라야 한다. 큰 것과 단단하게 결속하고 작은 것은 느슨하게 결속해야 한다. 가장 큰 것은 에너지 효율성이다. 합리주의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합리주의와 단단하게 결속해야 한다. 실용주의는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다. 실용주의와 굳게 결속하면 망한다. 


    주도권을 놓치기 때문이다. 실용은 이익을 추구한다. 이익은 주변에 있다. 주변으로 가면 중심이 분리된다. 중심은 환경이다. 환경과 분리된다. 본부와 멀어진다. 주도권과 멀어진다. 권력과 멀어진다. 미래와 멀어진다. 무언가를 손에 붙잡는 즉시 중심에서 떨어져 나간다.


    감은 가지 끝에 열려 있다. 감을 따려면 가지 끝으로 가야 한다. 중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뉴스를 놓치고, 트렌드를 놓치고, 유행을 놓치고, 경향을 놓치고, 진보를 놓치고, 미래를 놓친다. 원숭이가 감을 따려고 가지 끝으로 갔다가 감나무에서 떨어지고 마는 것이 실용주의다. 


    실용주의로 가면 주변이 강해지고 중심이 약해져서 망한다. 머리는 작아지고 손발만 커진다. 공룡의 멸망공식이다. 이익을 얻으면 주도권을 뺏기고 현재를 얻으면 미래를 빼앗긴다. 무언가를 얻으면 환경과 멀어진다. 천하와 멀어진다. 주변을 얻으려다 중심을 빼앗긴다. 


    공자는 단단하게 붙잡고 노자는 필요할 때만 참고하라. 율곡은 확실하게 맞고 퇴계는 가끔 맞다. 대승은 확실한 거함이고 소승은 가끔 이용하는 작은 보트다. 큰 것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작은 것을 융통성 있게 부려 먹어라. 뭉치면 이기고 흩어지면 지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환경과 뭉치고, 변화와 뭉치고, 기세와 뭉치고, 미래와 뭉치고, 주도권과 뭉치고, 중심과 뭉쳐야 한다. 움직이는 것과 뭉쳐야 한다. 어리석은 인간은 정지한 것과 뭉친다. 과거와 뭉친다. 주변부와 뭉친다. 실리와 뭉친다. 살을 얻고 뼈를 내준다. 잠시 이기지만 영원히 죽는다.


    나무의 가지 끝으로 가지 마라. 실리는 그곳에 있지만 그곳은 죽는 곳이다. 중심을 차지하면 가지는 자연히 따라온다. 가지 백 개를 치기보다 중심 하나를 쓰러뜨리는게 빠르다. 답은 쉽다. 뭉치면 된다. 이기면 된다. 효율을 따르면 된다. 그러나 게임은 변화의 게임이다.


    변화하면서 이기고, 변화하면서 뭉치고, 변화하면서 효율을 따라야 한다. 변화하면서 변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본을 굳건히 세우고 말을 움직여야 한다. 중심을 잡고 손발을 움직여야 한다. 의사결정을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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