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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64 vote 0 2021.02.24 (12:06:15)

    신은 바보가 아니다


    예정설이 맞았다. 잔 다르크의 죽음은 결정되어 있었다. 종교재판은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었다. 인간은 바보가 맞지만 신은 바보가 아니다. 신이 인간의 행위를 일일이 감시하고 꼬투리 잡아 수첩에 적어놨다가 염라대왕 시켜 재판하고 그러겠는가? 미련하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예정설이 이긴다는 사실이다. 예정설은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칼을 들고 토론장에 들어온다. 칼뱅은 알고 있었다. 이게 본질에서 권력게임이며 애초에 죽일 작정을 하고 입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힘 빼지 말고 초장부터 최종보스 호출해야 한다.


    최종보스는 신이다. 인간의 영역을 크게 잡으면 신의 의사결정 영역이 작아진다. 신의 영역을 최대한 크게 해석한 것이 칼뱅의 예정설이다. 조선시대 당쟁과 같다. 송시열과 윤휴의 논쟁은 누가 더 임금의 역할을 크게 해석하는가다. 임금을 내 편에 끌어들이면 이긴다.


    답은 정해져 있다. 문제는 임금의 변덕이다. 임금은 사대부의 지지를 받고 싶을 때는 송시열 편을 들고 권력을 다진 다음에는 윤휴 편을 든다. 임금의 존재가 뭐지? 노론은 임금을 사대부의 이념적 대표자로 보고 남인은 임금을 하늘이 내려준 귀족 혈통의 대표로 본다.


    노론이 주장하는 유교 이념의 수호자 타이틀 그거 좋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이념의 대표선수는 당쟁왕 송시열이잖아? 말빨로는 송시열을 이길 수가 없어. 그럼 송시열이 왕인가? 남인이 주장하는 가문의 대표자 타이틀이 더 좋네. 국가는 일종의 가문연합 같은 거지.


    이 게임은 마지막에 노론이 이기도록 되어 있다. 남쪽에 사는 남인은 지방분권이고 서울에 사는 노론은 중앙집권이기 때문이다. 서울 땅값과 남도 땅값 중 어느 쪽이 오르겠는가? 답은 정해져 있다. 치열한 상호작용 끝에 결국 민주당이 이기도록 만들어진 축구장이다. 


    왕이 가문의 대표자라면 중국 황제가문을 이길 수 없다. 사대부의 대표자라면 유교의 성리학이 하늘의 뜻을 받드는 이론이므로 하느님과 직통으로 채널을 연다. 신과 직접 전화도 하고 좋네. 귀족은 소수이고 선비는 다수이므로 결국 원로원이 지고 민회가 이기게 된다.  


    칼뱅은 그 이치를 알았다. 조조가 양수를 죽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게 권력학 제 1 법칙이다. 권력은 언제라도 일원화된다. 명령이 두 곳에서 나올 수 없다. 그러므로 인류 중에 한 사람이 구원되면 모두 구원된 것이며 인류 중에 하나가 깨달으면 모두 깨달은 것이다. 


    나머지는 백업이다. 공성전에 써먹으려고 쪽수를 확보해놓은 거다. 70억은 예비 자원이다. 지구에 한 명이 사는 것이나 70억이 사는 것이나 같다. 당신이 깨달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구원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과연 깨달음이 존재하여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차피 누군가 한 명은 깨닫는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인슈타인 한 명이 답을 찾으면 나머지는 묻어간다. 세종 한 명이 한글을 창제하면 나머지는 그 한글을 쓴다. 인류 중에 한 명이 구원되면 나머지는 그 하나를 돕는다. 돕는 형태로 참가하므로 모두 구원된 것이다. 


    이 게임의 본질은 신이 자신을 구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걱정하지 말라. 인류의 구원은 결정되어 있다. 당신의 역할은 결정적인 한 장면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기여하는 것이다. 게임의 법칙이다. 월드컵은 우승자가 나온다. 게임은 결국 올 클리어 된다. 


    그게 안 되면 게임회사가 게임을 잘못 만든 것이다. 신이 바본가? 다 알면서? 믿어야 한다. 끝까지 가면 엔딩이 뜬다는 사실을.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것은 안 봐도 된다. 우리가 그러한 권력의 본질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방은 처음부터 칼을 감추고 들어와 있다. 


    에너지의 몰아주기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 세 치 혓바닥을 놀려서 칼을 이기려는 자는 키케로처럼 죽는다. 입을 놀린 목도 잘리고 붓을 놀린 손도 잘렸다. 권력은 물결과 같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풍랑을 일으켜 보트를 전복시킨다. 순응하면 흥하고 역행하면 죽는다. 


    권력을 이용하려고 하지 마라. 죽는다. 신을 이용하려고 하지 마라. 죽는다. 의사가 인간의 생명을 제일 무시하고, 검사가 법을 제일 무시하고, 목사가 하느님 말씀을 제일 안 듣는다. 칼뱅이 예정설을 주장하는 이유다. 전광훈처럼 말 안 듣고 개기는 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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