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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3216 vote 0 2010.05.28 (13:17:17)


촛불의 성지, 광화문에서 희망의 촛불을 켜다
생명과 평화를 위한 한명숙의 서울광장 5일 차



깎아 자른 듯한 대리석이 경복궁 앞뜰까지 뻗어 있는 듯 하다. 그 중간 중간에는 땅속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 분수가 노래하듯 춤을 추고 길 사이에는 졸졸 시냇물처럼 물이 흐르고 있다.


길게 뻗어 있는 길에는 차례로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의 동상이 위엄을 뽐내며 자리 잡고 있다. 칭찬은 여기까지.


광화문 거리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일명 ‘광화문 광장’은 말 그대로 한가운데여서, 양옆에는 3~4차선에 이르는 넓은 차로에 수백 수십 대의 차들이 시속 몇 km일지 모르는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온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꽃들이 화분에 심어져 거리에 ‘색깔’은 입혔을지언정, 차들이 지날 때마다 위태롭게 바람과 매연에 맥없이 팔랑거리고 있었다.


온 가족이 나와 거닐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겠다며 광화문 한가운데에 심어 놓은 광화문 광장. 거대한 대리석 ‘섬’이나 다름없는 이곳은 2년 전엔 양상은 다르지만 역시나 소통이 전무한 일방통행식 행정의 표본이 된 ‘명박산성’이 놓인 자리였다.


하지만, 그곳이 원래 그런 곳이었나. 아니다. 2002년 미선이 효순이의 촛불, 2004년 탄핵 반대의 촛불.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의 촛불,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촛불이 그곳에서 지펴졌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의 상징인 촛불의 성지 광화문이,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시장에 의해 ‘대리석 섬’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다시 한번 촛불이 켜졌다. 27일 오후 6시. 생명과 평화를 위한 한명숙의 서울광장이 다시 촛불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20대 대학생이 나와 개념 찬 20대의 투표 독려와 ‘88만 원 세대’의 고초를 토로하고 50대 중년이 나와 ‘어떻게 보아도 의문투성이인 천안함 사고’의 궁금증을 일갈했다.


썩어나가는 청계천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방송사에 대한 언론노조 위원장의 탄식이 있었으며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 정부를 거부하는 고소영(고려대, 'ㅅ'자가 들어가는 교회에 다니는, 영남출신) 민주동문회 회장의 한명숙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다리에 철심을 박아 거동이 불편한 60대의 한 어머니는 ‘한명숙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며 오후 5시부터 광화문을 찾게 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의 유세차가 놓여 있고 한명숙 후보의 유세단과 민주노동당 대학생 유세단,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유세단이 흥겨운 춤사위를 벌이는 등 말 그대로 그곳은 유세장이었지만 그 앞에 모여앉은 500여 명은 촛불을 들었고 민주주의와 평화, 일자리, 돈 걱정, 청년 실업에 대한 각각의 울분을 토해내는 소통의 장이기도 했다.


“지난 4년간 인간 김소연으로, 서울 시민 김소연으로 무엇이 더 나아졌는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 더 살기 어려워졌습니다.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습니다. 나아진 것도 별로 없고 오히려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정치는 우리 삶에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의 일부만 생각하는 정치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행정에 몰두하는 시장은 좋은 시장이 아닙니다. 의식주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개발, 뉴타운에 힘쓰다 용산참사와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명숙 후보님 힘내세요. 서울 시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23세, 대학생 김소연 씨)


“4대강 반대를 위해 지난 25일부터 3일째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4대강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을 기독교 교리를 빌어 말씀드리면 반성서적이고 반하나님적인 사업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6월 2일은 굉장히 소중한 날입니다. 우리가 심판하지 못하면 그 후부터 4대강 사업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의 거룩성과 신비, 정감을 뺏어가는 4대강 사업은 인류를 비롯해 우리의 미래세대의 불행이 될 것입니다.”
(양재승 목사)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지만 그 이후,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정권입니다. 2년 반 동안 집권하면서 부유층 감세를 해주었고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자행하고 용산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도처에서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있습니다. 문화를 말살하고 교사를 구속하고, 서민경제를 파탄시키고 있습니다.”
(도천수 고대 민주동문회장)


“옛날에 비하면 우리는 참 편하게 산다고 이야기하십니다. 맞지도 않고 욕을 먹지도 않는다고 하십니다. 어르신들은 우리가 참 편하게 산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요?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을 벌어야 하고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무한 경제를 유발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어떻게 예전과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예전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도 맞고 있고 욕먹고 있고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일어나야 합니다. 20대도 행동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6월 2일, 투표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상혁 건국대 재학생)


각양 각층의 사람들이 너도나도 자유롭게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장, 그네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는 수백의 촛불들이 몽글몽글 영그는 사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개사한 곡에 맞춰 한명숙 후보가 나타났다.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연일 계속된 강행군에 목이 잠겼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은 한명숙 후보의 이 한마디에 수백의 촛불이 환호하며 넘실넘실 춤을 춘다.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평화가 필요합니다. 수십 년간 지구 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냉전의 긴장 속에 마음졸이고 살았습니다. 지난 10년, 우리가 어떻게 만든 평화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무임승차해서 우리가 만든 평화를 하루아침에 짓밟고 있습니다. 평화는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평화를 누가 지켜야 합니까?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무엇으로 지킵니까?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이명박 정부를 무엇으로 심판해야 합니까? 6월 2일 투표로 심판해야 합니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반드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 빼앗긴 평화를 되찾아 옵시다.”



두 시간 반에 걸친 촛불집회가 한명숙 후보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연설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소통의 장벽’의 상징이었던 명박산성이 놓여 있던 그 자리에 오세훈 시장의 일방통행 디자인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 광장 한가운데에서 한명숙 후보가 만들어놓은 소통의 장으로 다시 촛불이 모였다.


앞으로 닷새,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한명숙선대위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 stzzang님께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주신 UCC를 공개합니다. ( 출처 : http://www.youtube.com/stzzang#p/a/u/2/rCnhvJPiYU0 )

한명숙 후보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묻어납니다. stzzang님 감사합니다.^^


1편_[꽃]편



2편_[많이]편



3편_[변명]편



4편_[시장님]편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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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13:20:24)

음... TV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세훈은 이미 시장으로 결정난 것 같고, 광화문 유세를 보면 조금씩 한명숙에게도 희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오. 애초에 여론조사를 신뢰하지 않지만, 한명숙이 정치인으로서의 결점이 많은 것도 사실. 어쨌거나 민주당이 원하든 원치 않던 전쟁 대 평화 구도로 가게 되었고, 한나라당 쪽에서는 오히려 북풍 진화에 나섰다고 하오.

광화문에 1만명 정도 모이면 얼추 윤곽이 잡힐 듯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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