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우선순위와 접근경로 파악이 일을 명확하게 해준다.

우선순위는 시간에 대한 것이고,
접근경로는 공간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순서가 맞다.

국민의 -> 정치의 소유가 국민에게 있음.
국민에 의한 -> 정치를 실제로 하는 것이 국민.
국민을 위한 -> 정치의 목적이 국민.

정치권력을 소유한 자가 정치를 실제로 해서 정치목적으로 이루는 것이 정치다. 그런 측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다. 국민을 위한다고 해놓고, 주권을 가진 국민들을 두렵고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최순실에 의한, 최순실을 위한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좀더 응용하면, 육하원칙의 순서는 보통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라고 할 수 있다. 장소와 시간이란 표현보다 시간과 장소란 표현이 적당하다. 왜냐하면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나 장소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정해져야 장소를 정할 수 있다. 시간만 맞으면 장소야 적당한 곳으로 바꿀 있지만, 시간이 안맞으면 같이 만날 장소가 의미 없는 것이다. '나, 그때 시간 안돼'는 맞는 말이지만, '나 그 장소 안돼'라는 말은 어색하다. 시간이 되는데 장소가 안맞으면 장소를 바꾸면 되지만, 시간이 안맞으면 장소는 의미가 없어진다. 모임은 이뤄질 수 없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야 누가 무엇을 어떻게가 진행된다. 물론 두 개인의 약속은 두 주체가 우선이고 시간과 장소가 그다음이나 인간의 삶은 시간과 장소안에 갇혀 있다. 시간과 장소를 상대적으로 변화를 줄 수는 있으나 절대적인 특정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문제는 '왜'를 어디다 넣을 것이냐다. '왜'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 이미 숨어 있다. 인식이 안되기도 한다. 그래서 '왜'를 제일 먼저 넣는 것이 났지만 시간과 장소와 주체가 언급되지 않고 '왜'를 집어 넣으면 어색하다. 뜬금없이 느껴진다. '왜'가 존립할 전제가 없다는 말이다.

일전에도 페북에 썼지만, 주인공이 엄청난 사건(재난, 사고, 기타 비몽사몽간 시간이 흐른 뒤) 으로 의식을 잃은 뒤 깨어나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가 된다. 나를 인식하는 것은 시간과 장소가 명확히 인식되어야 가능하다. 간혹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라고 쓴 작가는 인간 인식에 대한 탐색이 부족하다. 차라리 내가 누군지 알았다면, 그냥 '여기가 어디지'로 끝날 일이다. 그런데 워낙 사건의 충격이 크고 내가 여기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당황스러운 장소에 사람이 놓였을 때 금새 파악되지 않는 낯선 장소에 대한 두려움에 도대체 이곳은 어디이며, 내가 왜 여기있는지 이해가 안될 때 두려움에 휩싸이면서 '여긴 어디?','나는 누구?'의 멘붕상태에 빠진다. 스스로 묻기는 하나 답이 금방 안나오는 거다.

실제로 학생생활지도나 학부모 상담도 마찬가지다. 시간 우선이다. 1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이냐가 우선이다. 적시에 적절한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 조급해도 타이밍을 놓쳐도 안된다. 그 다음 장소가 중요하다. 목적이 제대로 정해져야 한다. 학부모상담의 목적을 잘못 잡기 때문에 학부모상담이 힘든 거다. 학부모를 설득하려는 거의 모든 시도는 실패다. 누가 학부모를 설득할 수 있다고 했던가? 그렇다고 학부모를 상담하지 않겠다면 설득하려던 시도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설득하지 않으면 설득할 수도 있다. 학생샐활지도도 시간적 전략을 미리 짜 놓아야 한다. 장소도 매우 중요하다. 특정 장소안에서도 어떻게 앉을 것이냐도 중요하다. 서있을 것인지 앉아서 있을 것인지, 90도로 있을 것인지, 마주보고 있을 것인지.

교육으로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것도 오만이지만, 그렇다고 이미 가정에서 대부분이 정해졌으므로 교사가 할 수 없다는 것도 무기력하다다. 요즘엔 교사가 을이라지만, 교사가 갖고 있는 막강한 권력과 동료교사의 협력, 페북의 위력, 각종 연수, 거기다 나 이상우를 안 분들은 생활지도와 학부모상담 부분 만큼은 나아지지 않을 수 없다. 조망간 하루 일정으로 용기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생활지도의 실제적인 해결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하필 왜, '용기있는' 이란 말이 붙었을까? 아.. 이거 많이 아프다. 두렵다. 피하고 싶다. 나라도 피했을 거다. 근데 피하면 해결이 안된다. 돌려치기 아무리 해봤자 시간만 간다. 암환자에게 경청과 공감은 필요하지만, 솔직한 정보제공과 외과수술은 어쩔 수 없다. 아프다고 수술 안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현재 각종 연수와 특강은 아프다고 많이 봐준다. 그도 그럴 것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는데 도망가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하룻동안 끔찍하게 아프고 다음부터는 안아픈게 좀 낫지 않을까? 하루 또는 일년 죽어라 아프고, 앞으로 교직 30년 동안 별로 안아프면 이거 할만하지 않을까?

지난 7년간, 특히 지난 5년간 남수원초에서 충분히 나는 아팠다. 학급때문에 아픈게 아니고 전교 차원으로 뛰어다니니 아팠다. 애들상대만 하는게 아니라 학부모도, 동료교사도, 때로는 지역 경찰들과 아동학대 예방센터 사람들과 접촉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왜 이게 안되는지 깨달았다. 다들 방법만 찾고 있다. '~~한 문제행동하는 아이 지도하는 법'에 답을 주세요. 어... 이거 곤란하다. 선생님이 정상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데, 어찌 선생님을 정상이라고 전제하고 방법을 알려주라고 하지? 방법 알려줬다가 또 실패하면 내가 욕먹는 것은 둘째치고, 더욱 좌절할 사람은 선생님 자신인데 말이다. 상담이론 공부하신 분들과도 좀 얘기해 봤는데 고수들이 거의 없다. 잘모르면서 얘기한다. 각종 시도단위 상담연구회도 대부분 그랬다. 공감도 모르면서 공감 어쩌구 저쩌구... 대학원 상담 논문 통과하면 뭐하나? 애 하나 학부모 하나 상담도 못하면서. 그런데도 명색이 1급 전문상담교사. 현장교사 상담 훈련하나 못시키면서 무슨 상담대학원 교수 자리를 꿰차고 있나? 그냥 일반대학 상담학과 교수하고 말지.

아, 또 의도치 않게 남을 비판하고 말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현실이 그러니. 아무도 말하지 않으니 나라도 진실을 말할 수 밖에.

흠... 그렇다고 저를 너무 무서워하진 마세요. 저 또한 별 수 없는 비참한 인간이니까. 그저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교육현장에서 애들과의 관계와 학부모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교사들이 교육자존감을 갖고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 죽기살기로 아둥바둥 거리는 거죠.

아, 글 마무리가 안된다. 결론은 준비되는대로 용기있는 교사들의, 용기있는 교사들에 의한, 용기있는 교사들을 위한 인간 존재의 탐색과 인간 관계 맺기 모임(상담과 생활지도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을 열겠다는 얘기. 우회적인 얘기 없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진실만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겠다.

[레벨:30]솔숲길

2017.03.08 (06:45:55)

[레벨:7]으르릉

2017.03.08 (10:46:50)

작은 나무가 또 자라서 씨앗을 뿌리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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