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735 vote 0 2008.09.11 (15:18:40)

낸시랭이 있는 풍경
'평론가라는 이름의 기생들'

연예인이 자살이라도 했던가 보다. 기자가 자동차 내부 사진을 공개한 게 잘못이라니 어쨌다니 혹은 상갓집에 문상을 간 사람이 그 찬스에 한 번 떠볼라고 잽싸게 명찰을 달았다니 어쨌다니 말이 많더라. 죽은 사람 편하게 가시게 놔둘 일이지 왜들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대는지 모르겠다.

사람은 살다보면 때로는 죽기도 하는 거다. 그냥 천수를 다 누리고 호상으로 돌아가시는 분도 있는데 중간에 자살하는 사람이라고 왜 없겠는가? 어차피 인생은 지푸라기와 같은 것이고 신통한 일은 어디에도 없더라.

왜 자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이건 나의 도발! 하긴 기독교는 자살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있더라만 그것은 그들의 관습! 왜들 갑자기 엄숙한 표정을 짓고 ‘▶謹弔◀’ 라든가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따위를 내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이상하지 않나? 세상에 인간은 많은데 갑자기 똑같은 짓을 해대니 촌스럽다.

그는 성깔이 까칠해서 이 엿같은 세상을 길게 지켜보고 싶지 않았던가 보다. 40억대 사업 좋지. 이 풍진 세상에 나서 정면승부 한 번 걸어도 보고. 한 방 터뜨려도 보고 안 되면 생 까는 거다. 이 세상과 절교다.

어떤 사람이 노란옷 입고 상가집을 방문했대서 그게 문제라고 한다. 이 가을에 설치는 쥐나 잡을 일이지 만만한 여자나 잡으려는 건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그대, 밑바닥의 시스템은 못 건드리고 만만한 개인이나 씹어대는 그대의 얼굴은 그대로 미치광이.

파시즘의 광기 느끼기 전문의 진중권, 박노자들이 또 한번 찐하게 한번 느껴주어야할 장면은 바로 이런 거. 똘레랑스 전문의 홍세화들이 또 한번 관용을 베풀어서 화끈하게 변호해 주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여자.

나는 이번에 자살했다는 사람이 누군지 또 그의 상갓집에 갔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의도적으로 모른다. TV는 던져버린지 오래. 방송가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마찬가지. 그들과 나는 다른 세계에 산다. 우리 정들지 말자. 적당히 거리를 두자. 양팔 간격으로 벌려 서자. 그래야 이 좁은 바닥을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지 않겠는가? 실수로 정들어 버리면 이런 말도 못한다.

‘축제’라는 영화도 있었지만 장례는 축제다. 그러므로 혼란스럽다. 그 자리에 노란 옷 입고 갔다고 하니 대차다. 장례식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멱살잡이 소동 일어나주면 더욱 그림이 되고. 고인이 반겼을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 사람 한 사람 뿐일 것이다.

운다. 곡쟁이가 운다. 곡쟁이 역할 정도야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듯이 잘도 운다. 그 사람 인생에서 맡은 배역 중에 가장 멋드러지게 연기해낸 배역이 있다면 그 배역일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한 바탕 연극이 아니던가?

다음 사이트 초기화면에서 본 [낸시랭이 소비되는 방식과 그의 한계] <- 이런 글은 정말이지 역겨운 것이다. 보나마나 자본주의, 상업주의, 상품화 어쩌구 결론은 없는 뻔한 글. 촌넘의 질투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유치떨기는!

가장 혐오하는 인간 부류는 외국여행 가서 현지인 삐끼 욕하는 자다. 그 지역주민이 옷이 더럽네. 바가지를 씌우네 어떻네 하는 자다. 그 모습이 바로 얼마전까지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 한국인의 모습이었다는거 모르고.

그 현지인 입장에서 가장 역겨운 방문자가 누구이겠는가? 돼지에게는 돼지만 보이는 거다. 만약 그대가 어느 나라를 여행하거든 그 나라에서 가장 멋지고 똑똑한 인간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당신의 여행은 실패!

공원을 거닐다 보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태어날 때 부터 인간의 손에 길러져서 한 번도 개를 구경하지 못한 개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개라고 생각할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개는 개를 보고 즉각 반응한다는 것이다. 개를 생전 처음 본 개도 금방 반응한다. 돼지는 돼지를 보고 금방 반응하고 부처는 부처를 보고 바로 반응한다.

둘째로 혐오할 만한 인간 부류는 월드컵 길거리 응원하는 평범한 시민들 욕하는 자다. 사람들 몰려있는 모습만 보면 줄 세우고 싶은 완장본능의 역겨움이라니! 세번째로 혐오할 만한 인간 부류는 낸시랭 사생활이니 강의석군 비리(최근에 이런 글 떠돌더라)니 하며 남의 사적 영역이나 건드리는 인간들이다. 프라이버시니 개인주의니 하는 현대의 용어들은 바로 이런 류의 찐따붙는 봉건 부족민들 때문에 생겨난 단어가 아니겠는가?

세상은 요지경이다. 각자 재주껏 먹고 사는 거다. 빨아먹든 빌어먹든 뜯어먹든 쌔벼먹든 다 똑같지 않나? 따지고 보면 다 기생질이 아닌가? 그래? 신문기자라는 기생은 양복이라도 걸쳤으니 그럴듯한 일패기생이 되어주시고 후진타오 마중나간 이영애라는 기생은 청와대에서 파견보낸 관기라서 더러운 이패기생이고 낸시랭은 관기 축에도 들지 못하는 사창이라서 더욱 더러운 삼패기생이라는 거냐? 내가 보기에는 오십보백보다.

기실 평론가라는 것이 다 기생들이 아닌가? 기생이 아니라 기생충이라는 건가? 비위 맞춰주고 몇 푼 버는 것은 똑같다. 정치가도 똑같고 칼럼쟁이도 똑같다. 얼굴을 팔든, 몸을 팔든, 재주를 팔든, 생각을 팔든, 노동력을 팔든 다 똑같다.

이 하늘 아래 있는 것은 모두 자연의 것이고 신(神)의 것이다. 그것이 거기서 나와서 본래의 그 자리로 돌아간다. 물이 흐르듯 흘러간다. 그 물의 수로를 옆길로 살짝 빼돌려서 낙차를 구하니 거기서 인간이 작은 이익을 꾀하는 거다. 어떻든 그 물은 결국 바다로 간다. 너도 가고 나도 간다. 하나가 된다.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 여여할 뿐이다. 죽림칠현의 완적을 본받지는 못하더라도.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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