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684 vote 0 2008.07.12 (12:37:06)

송영길, 김민석, 안희정
인물이나 정책 때문에 진 것이 아니다

8월 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자 조선백성은 만세 불렀고 중경의 백범은 통곡을 했다. 같은 사건이라도 자기 포지션에 따라 대응이 다른 것이다. 우리는 달라야 한다. 우리의 포지션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골키퍼 한다고.. 자기도 골키퍼 뒤에 가서 서 있겠다는 넘은 나쁜 넘이다. 남들이 한 골씩 두 골씩 넣는다고.. 골키퍼가 자리 비우고 공 몰고 나가면 그 넘도 나쁜 넘이다.

역할분담 해야 한다. 대통령이 공 몰고 나가면 옆으로 널찍하게 공간을 벌려서 패스를 받아주어야 한다. 대통령이 골대 지키면 전원 공격에 나서야 한다. 이게 이심전심으로 말 안해도 척척 돌아가야 손발이 맞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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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과 김민석이 봉하마을을 찾았다는데 내가 노공이라도 환영한다. 떨떠름한 사람과 풀어버린다는 것은 사실이지 유쾌한 것이다.

정치란 것이 그렇다. 적은 회유하여 중립화 시키고, 중립은 회유하여 우리편으로 끌어들인다. 원래 우리편이었는데 배신 때린 넘은? 모가지를 꺾어서 죽인다. 원래 그렇게 한다.

딴당은 앞에서 쏘았고 민주당은 뒤에서 쏘았다. 어느 쪽이 더 고약한가?

송가와 김가는 원래 저쪽 식구다. 노공이 뜰 때는 궁물 바라고 아부하다가 노공이 지니까 등돌렸다가.. 지금 다시 양다리 걸치는데 정치하는 인간들 원래 다 그렇다. 그래서 나는 정치인을 혐오한다.

송가와 김가에게 유감있는 것은 아니다. 안희정은 다르다. 이 인간은 노무현 대통령 사진을 남의 당 당사에 걸려고 하는 자다. 지가 뭔데 노무현을 팔아먹어?

안희정의 메시지는 이런 거다.

“노빠들이 말 안듣는다구요? 걱정마셔! 걔네들은 내가 꽉 잡고 있어요. 내 말 한 마디면 다들 꺼벅 죽는답니다. 나 쓸모있죠? 이래도 나 안 키워줄거에요? 나 좀 키워주세요.”

안희정.. 가만 있으면 대통령도 될 사람이 자가발전 하는 바람에 똥 되었다. 누가 키워준 인물 치고 제대로 크는 넘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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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정치를 너무 모른다. 그냥 멀쩡한 인물 골라서 내세우면 5년 후 정권 되찾아 올 수 있다고 믿는가? 그리 아둔하신가? 인물이 없어서 졌다고 믿나? 정책이 없어서 졌다고 믿나?

분명히 말한다. 인물을 봐도 이명박이 나쁘고, 정책을 봐도 딴나라가 나쁘다. 그것은 표피의 구실일 뿐.. 유권자의 본심을 움직인 진짜는 다른 곳에 있다. 유권자의 잠재의식을 건드리고 생존본능을 건드린 것은 다른 것이다.

DJ는 호남+충청+영남일부+수도권으로 되었다. 노무현도 마찬가지다. 결국 차기에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느냐는 호남과 영남 그리고 수도권의 정치적 화해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 화해의 행사는 거창할수록 좋다. 화해가 되지 않았는데 화해가 되었다치고 얼버무리면 끝장이다. 화해의 키는 둘이다. 하나는 김대중의 햇볕정책, 둘은 노무현의 지역주의 극복이다.

본질이 어긋나 있는데.. 말로만 통합하자고 외쳐서 정치업자의 통합이 될 뿐 민심의 통합은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안 되게 되어 있다. 구조가 그렇다.

통합의 조건은 이렇다. 1) 서로의 존재를 인정할 것. 2) 서로의 체면을 살려줄 것. 3) 후보를 못낸 쪽이 상대방을 통제할 장치가 있을 것. 4) 차차기에 반대급부가 있다는 기대를 줄 것.

중요한건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느냐다. 노무현 세력이 과연 존재하는 걸까? 여기서 부터 5년 후 대반전의 첫 단추가 꿰어지는 것이다. 그 세력은 독립적 세력이어야 한다. 그 세력의 존재를 긍정해야 한다.

안희정의 배신이 의미하는 것은? 노무현 세력의 존재를 부정하는 거다. 노무현은 끝났다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거다. 지금 민주당 안에서 노무현 세력의 정치적 의미는 없다. 전혀 없다.

김영삼의 상도동계 하루아침에 끝장난거 보고도 모르나?

지금 우리의 전략은 하나다. 지속적으로 정치의 공백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공백으로 인한 불안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무언가 있어야 할 것이 빠진 자리를 크게 드러나보이게 하는 것이다.  

빈 자리가 있어야 선점을 노리고 야심가가 모이고 상상력이 모이고 뭔가 새로운 기운이 넘쳐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기세를 타고 흐름을 잡아가야 뭐가 되어도 되는 것이다.

우리가 진 이유가 인물이나 정책 때문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정치는 포지셔닝 게임이다. 구도가 좋지 않았다. 판을 잘못 짠 것이다. 고어나 케리가 인물이 부시만 못해서 부시에게 진 것이 절대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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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이 무참하게 깨진 이유는? 호남 사람이 적극적으로 가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산 사는 호남출신 중에 부동산 보고 이명박 찍은 사람 많다. 호남 안에서 호남표 조차 결집되지 않았다. 왜?

체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물이 크려면 절대적으로 상대방 지역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체신이 선다. 원래 고향에서는 인정을 못받는다. 예수도 그렇고 노무현도 그렇고 김대중도 그렇다.

김상현이 배신한 이유는 안희정이 배신한 이유와 같다. 김상현이 YS를 따라간 이유는 영남에서 인정받아야 대권이 보장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덕룡도 마찬가지다. 대구처자 추미애도 마찬가지고.

고향에서 안쳐주던 인물이 상대방 지역에서 크게 인정받으면 욕심이 나서 뺏으러 든다. 그 포지션을 차지해야 인물은 큰다. 그래서 김대중은 영남을 장악한 민주당 신파를 따라갔고 김영삼은 호남을 장악한 민주당 구파를 따라갔다.

안희정은 충청출신에 영남을 끼고 호남에 입양되었으니 완벽하다고 믿겠지만 그래봤자 김상현의 전철을 밟을 뿐이다. 배신자의 말로는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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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에서 어중간하게 봉합하면 호남민심이 먼저 등 돌린다. 왜? 호남이 민주당을 통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정세균은 저쪽사람인데.. 믿을 수 없지.. 하며 핑계대고 돌아선다.

이쪽도 당연히 돌아선다. 초선도 아니고 무선인 안희정으로는 체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4년후도 작년과 똑같아진다.

4년 후를 대비하고 큰 기획이 나와야 한다. 절대로 인물이나 정책 때문이 아니라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 손석희급 참신한 인물 수두룩 하다. 그 인물이 왜 나서지 않는지 알아야 한다.

배 밑창에 구멍이 나 있으니 승선을 거부하는 거다. 그 구멍 메우려면 그 구멍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있는걸 없다고 우기는데서 모든게 꼬이는 거다.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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