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8994 vote 0 2007.12.05 (19:11:43)

민란이 일어나지 않으면
지식의 몰락 - 철학으로 재무장해야

코미디언 정준하는 방송에서 술집을 한다고 떠들다가 사건이 터지니까 자기는 단지 얼굴마담 역할을 했을 뿐이었다고 발뺌을 한다.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이명박이 주인이고 김경준은 바지사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언론에 그렇게 보도되었다. 검찰은 이를 뒤집어 김경준이 주인이고 이명박이 바지였노라고 발표했다. 이것도 이상한 돌려막기다.

이명박이 명함에 이름을 새기고, 건물에 자리를 만들어놓고, 언론사 인터뷰를 한 것은 사실이다. 물증이 나왔다. 주식 지분이 누구것이든 그는 대외적으로 사장행세를 한 것이다. 정준하 짓을 한 것이다.

그래놓고 사과 한 마디 없다. 당당하다. 이 일로 반년동안 국민을 괴롭힌 건에 대해서도 일언반구가 없다. 도둑질한 놈은 따로 있고 자기는 뒤에서 망만 봐주었을 뿐이니 억울하다는 식이다.

이명박이 없었다면 김경준이 사기칠 수 있었을까? 이게 본질이다.

둘이 동업자인데 김경준이 사기꾼이면 이명박도 사기꾼이지.. 자신은 바지사장에 얼굴마담에 바람잡이였을 뿐이라고 우기는건 형사법적으로는 어떻게 면책이 될지 몰라도 정치적으로 면책될 사안이 아니다.  

이게 연루다. 그는 연루된 것이다. 검찰 주장이 다 맞다 해도 이명박이 김경준의 범죄에 종범으로 연루된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 정도면 민란 일어나야 맞다. 조중동이 참여정부에 요구했던 도덕기준으로 논하면.. 더 말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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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검찰과 언론과 국회의원과 수구떼가 한 몸이 되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지성에 의해서 통제가능한 수준에서 벗어났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명함, 브로슈어, 인터뷰 등의 물증은 수사할 필요가 없다는 검찰의 선언에 있다.

어느 부분을 수사할 것인지 그것을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할 권력이 자기네에게 있다고 위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 문제는 내게 결정권이 있으니까 내맘대로 하겠다는 거다. 그게 뭔가? 위력을 과시하고 겁을 준 것이다.

칼자루는 내게 있고 내 칼을 내맘대로 휘두르겠으니 니들은 상관 마라 이거다. 그 칼자루를 관리하는 것은 위에서 내려오는 떡값이고.. 그 떡값은 삼성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는데도.

● 돈은? - 삼성이 대고
● 총대는? - 떡찰이 매고
● 바람은? - 조중동이 바람을 잡고
● 뒷배는? - 딴나라 국회의원이 뒷배를 봐주고
● 인원동원은? - 수구떼가 몸빵을 하고.

이 정도면 완벽하다. 이제 대한민국은 단 한명이 지령을 내려서 완벽하게 통제될 수 있는 김정일 공화국이 완성된 것이다. 독재가 달리 독재랴. 이게 독재다. 웃대가리 한 놈이 다 결정하는 구조.

결론은 돈은 삼성이 대고, 총대는 떡찰이 매고, 바람은 조중동이 잡고, 뒷배는 딴나라 국회의원이 봐주고, 인원동원은 수구떼가 몸빵하는 여의도 괴물의 공식이 완성된 것이다.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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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분단, 전쟁, 독재의 결과는? 불신과 탐욕이다. 한 명이 다 먹는 독식의 구조가 탄생한 것이 87년체제의 특징이다.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걸출한 두 인물에 의해 근근히 유지되던 87년 체제가 이제 그 한계를 보인 것이다.

식민지와 분단과 전쟁과 독재의 상처가 다 치유되기 전 까지는 그 불신과 그 욕심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미군철수와 남북통일에 의한 완전한 정상국가로 나아가기 전까지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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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프로만 먹어도 이길 수 있는 선거다. 자주표, 반미표, 통일표만 모아도 30프로 나온다. 그런데 못한다. 왜? 이면에서의 꿈틀거림을 보지 않고 변화무상한 표면의 변덕에 따라 춤을 추었기 때문이다.

미친 넘이 있어야 했다. 불을 질러야 한다. 유시민, 강금실 포지션에서 그 일이 나와야 했다. 그러나 유시민, 강금실은 제도권 정치인으로 안착하는 길을 선택했다. 정치수명이야 연장할 수 있겠지만 드라마는 사라졌다.

민란이 일어나야 할 상황에 민란이 일어나지 않으면? 광주가 다친다. 5000만 국민 전체가 나누어져야할 짐을 나누어지기를 회피하면? 폭탄이 돌고 돌다가 누구 앞에서 터진다. 애꿎은 광주사람 죽어나간다.

그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그때 심재철이 서울역에서 회군을 결정했기 때문에, 당연히 일어나야 할 민란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에 응축된 에너지는 어디선가 폭발하고.. 광주에서 3000명 이상이 죽고 다쳤다.

항상 그렇게 된다. 나는 폭탄 돌리기 하는 이 국민들이 징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옳지 않은 것에 침묵한 죄가 크다! 그들은 정통성 없는 대통령을 가지고 끝없는 정국혼란을 겪게 되는 처분을 받을 것이다.

국민이 잘못된 판단을 할 때 호통을 쳐 깨우쳐 줄 한 명의 정치인이 있어야 했다. 한 명의 스승이 있어야 했다. 한 사람의 지성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없다. 인물이 없다. 왜 인물이 없는가?

좋은 인물을 키우지 않은 죄, 좋은 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한 죄, 한 명의 위대한 스승을 키워놓지 않은 죄, 한 사람의 지성을 키우지 못한 죄. 한국인들은 그들의 태만에 대한 응당한 죄값을 치러야 한다.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지금의 이 민주화가 그저된 줄로 아는 젊은이들도한번쯤 최루가스 속을 달려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정치안정없이 삽질만 하면 경제가 되는줄 아는 유권자들도 뒤통수를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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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 없다. 왜 인물이 없나? 철학의 빈곤 때문이다. 철학자 많아도 고금의 철학사나 꿰고 있을 뿐, 철학자 이름이나 외울 뿐 자기 철학을 말하는 이는 없더라.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 시야를 가진 사람 없더라.

철학이 빈곤한 이유는.. 기독교 논리에 찌들어 있는 마르크스주의에 기운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는 보편적인 철학이 아니라 기독교 가치관과 게르만족의 종사제도 전통에 기반한 특수한 논리다. 꿰뚫어보지 못한다면 바보다.

지식인은 단지 진실을 말할 뿐이어야 한다. 단지 교육할 뿐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구체적인 실행의 방법까지 모색하다보니 결국은 ‘인간을 통제하는 기술’이라는 현실의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사람을 통제하는 기술은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종교의 방법이고 그 하나는 폭력의 방법이다. 종교의 수단에 의지하면 속임수가 되고 폭력의 수단에 의존하면 파시즘이 된다.

현실 사회주의권의 방법은 어떠했는가? 종교와 폭력의 두 수단에 의존한 결과 구소련과 중국의 공산화 과정에서 파시즘의 폭력성을 노출시켰다. 쿠바, 북한 등은 여전히 종교적인 개인숭배를 조장하고 있다.

노무현이 특별한 이유는 젊었을 때 마르크스주의에 경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안목을 획득한 후에 이념서적을 봤기 때문에 토대가 견고해서 휘둘리지 않고 취할 바와 버릴 바를 구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젊은이들은 오염되었다. 그들은 진리를 회의하게 되었다. 일찍 마르크스주의에 경도된 자들은 지금 뉴라이트에 가 있다. 그들은 직관적으로 마르크스주의가 속임수임을 안다. 그러나 일부 명분이 있기 때문에 추종한다.

그러다가 한계가 분명해지자 변절한다. ‘사람을 통제하는 기술’을 포기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조직하지 않고 명령하지 않고 지배하지 않으면서 독립적이고 강한 개인을 길러내는 것이 민주주의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원점은 철학이다. 철학에서 시작해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부터 바꾸지 않으면, 완전히 새로운 시야를 열지 않으면, 더 높은 가치를 바라보지 않으면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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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에 나는 경상도 친구를 모두 잃었다. 이번에도 나는 더 고독해지는 길을 선택했다. 자존심이라도 지켜야 겠다. 탈정치하고 더 오만해져야겠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길을 가겠다. 시비하는 내 아들들 환영한다.  

젠장 표를 달라고 해야 표를 주지! 내 얼굴에 침 뱉는 소리만 해대는데 미쳤다고 표를 주나? 지금이라도 이상호, 정청래, 김한길, 이강래, 민병두 자르고 총선에 대비하여 제 정당간 선거연합 계획을 밝히고

차기 내각도 미리 발표하고 (예컨대 문국현을 총리로 영입한다든가) 개헌일정을 공약하고 개헌에 실패하면 2년내로 사퇴할 것을 공약하고, 친미, 친일, 조중동 세력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고

대통령에 당선되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건지 밝히면.. 또는 이에 준하는 뭔가 결단을 보여주면.. 단 하나라도 결단하면.. 언제라도 결단이 필요할 때 결단할 수 있는 인물임을 증명하기만 하면.. 내가 왜 표를 안주겠나?

정동영은 내한테 표달라고 유세한 적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 든다. 도대체 왜 출마 했는지 그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당신 왜 나왔는데? 지금이라도 말해라? 당신 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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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정신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동영으로도 된다고 믿는 안이하고 어설픈 사람들, 아무나 말뚝이라도 하나 세워놓으면 된다고 믿는 사람들..그냥 어리광으로 떼쓰면 다 된다고 믿는 터무니 없는 사람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한거 아니다.

대충 동원하고, 대충 돈 쓰고, 대충 조직하고, 대충 이쪽에 붙었다 저쪽에 붙었다 하고, 대충 친노하다가 대충 반노하다가, 대충 민주당과 합작하다가 또 깼다가.. 이거 되나? 이명박 지지자는 꼴통이니까 대충 되지만 이쪽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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