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266 vote 0 2008.05.09 (19:43:07)

“이 시대에 지성인이 그립다”
‘품격있는 문화국가로 나아가라는 시대정신의 명령’

고양시 산다는 최선생이 웃겼다. 의사가 땅에 파묻으라고 한 병든 소를 잡아먹었다고 TV에다 대고 자랑이다. 이건 범죄적이다. 자신과 이웃을 위험에 빠뜨렸다. 의사가 묻으라고 한 소는 묻어야 한다.

문제는 이명박이다. 영화 마파도 2편을 관람하고 와서는.. ‘퇴물배우를 써서 제작비를 아꼈으니 좋은 아이디어’라고 관계자를 칭찬한 이명박.. 맛사지걸 발언 파문의 이명박.. 고양 최선생을 능가한다.

무엇인가? ‘너나 먹어 미친 소!’ 하고 외쳐봤자 이명박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명박은 진짜 미친 소라도 얼씨구나 하고 잡아먹을 위인이다. 대선 6개월 앞두고 탈세 목적으로 자식들 위장취업 시켰을 정도의 무개념이라면..  

겁대가리 상실이다. 그러다가 현대건설 부도냈다. 2조원 날려먹었다. 이명박에게는 최소한의 위기관리개념이 없다. 거의 무뇌아수준에 가깝다. 그는 아직도 사태의 본질을 이해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해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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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먹어도 안 죽는다. 그런데도 다수의 인간들이 비싼 생수를 먹는 이유는? 품격 때문이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다. 바야흐로 한국인들이 품격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과 안전도 중요하지만 품격이 더욱 중요하다.

다수 국민이 청계천 복원을 지지한 것은 도심 재개발을 원한 것이 아니라 국민소득 2만불 시대의 품격을 원한 것이다. 착각하지 말라.

음식이라면 특히 품격이 있어야 한다. 왜? 음식은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 내 몸의 일부가 된다면? 끔찍하지 않은가? 나는 절대로 용납할 수가 없다.

성범죄가 특히 지탄을 받는 이유도 같다. 내 몸에 손대기 때문이다. 내 몸에 대한 권리는 절대적으로 나 자신에게 있다.

몸은 신성하다. 나는 주장한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사태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인권선언이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의 품격을 나는 요구한다.

우리가 왜 일본 제국주의의 위안부 만행을 규탄하는가? 사람 몸에 손댔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몸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히틀러의 만행을 규탄하는가? 사람을 학살하고, 사람을 모욕하고, 사람을 고문하고..

사람 몸에 손대서 안 된다. 문명과 야만의 차이가 거기에 있다. 신성한 인간의 몸을 더럽히는 자는 인류의 공적이다. 그것은 인류문명에 대한 범죄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더 원초적인 휴머니즘 차원의 문제다.

의사가 파묻으라고 지시한 병든 소라도 먹겠다는 추잡한 자가 일제의 위안부 만행을 규탄할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 유태인을 죽여서 비누를 만들었다는 히틀러를 비난할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

적어도 짐승이 아닌 인간이라면.. 인권문제, 인간의 존엄성 문제 앞에서는 엄숙해야 한다. 야만에 대해 문명, 짐승에 대한 인간의 우위 그리고 휴머니즘.. 우리가 이것을 절대로 포기해서 안 된다.

이것을 놓치는 순간 공동체는 파괴되고 만다. 국가도, 민족도, 진보도, 번영도 무의미해지고 만다. 인간이 개나 다를바 없고 돼지나 다를바 없다면.. 잘 먹고 잘 살아서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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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품격을 추구한다. 품격은 문화다. 문화는 삶의 양식이다. 양식은 통일성과 일관성이다. 전체가 하나의 기준에 맞추어 일관되게 가는 것이다. 왜 삶의 양식이 문제가 되는가? 광우병 쇠고기를 먹기 시작하면?

기준이 바뀌는 거다. 원칙이 바뀌고 룰이 바뀌는 거다. 근간이 흔들린다. 결국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게 된다. 방사선을 조사한 곡물을 먹게 된다. 야만을 향한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시작된다.

세상 모든 것은 맞물려 있다.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관계를 맺고 있다. 연동되어 있다. 하나가 변하면 모두 변한다. 천박해지고 경박해지고 야박해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여기서 브레이크를 걸어주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모른다. 그때 그 시절 없어서 못 먹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품격을 생각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예근성에 찌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세대는 다르다. 품격을 추구한다. 자부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성이 다르다.

신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거대한 소통의 장벽이 있다. 서로 다른 삶의 목표가 있다. 어차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가 꺾여야 한다면.. 과거와 미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미래를 선택하고 신세대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역사다.  

무엇인가? ‘대한민국과의 약속’이다. 저들의 잘못이 클수록.. 오히려 저들의 잘못을 본보기로 삼아, 저들의 오판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약속을 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맞아 찌질이와 꼴통을 극복하고 품격있는 문화국가의 비전을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이명박정부와 그 배후조종자인 조중동을 타격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비전에 대한 사회의 공감과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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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과 이명박의 본질적 차이를 알지 못했다. 유권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은 두 사람 다 서민적 이미지에 자수성가한 아웃사이더 출신의 중도실용주의자 정도로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들이 2002년에는 노무현을 찍고 2007년에는 이명박을 찍은 것이다.

이제 분명해졌다. 이명박 집단이 또라이짓을 거듭할수록 노무현 그룹의 지성과 품격이 돋보인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다. 21세기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성의 정치’, ‘품격의 정치’다.

모든 혼란은 조중동패거리의 반지성주의가 유발했다. 이 시대에 지성인이 그립다. 지성이란 미추를 구분할 수 있는 가려보는 눈이다. 품격있는 문화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추를 가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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