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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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649 vote 0 2010.07.06 (22:33:20)


  독일이 강한 이유?

 

  구조분석을 해보자. 나치 찌끄러기들이 자국 독일팀의 패전을 기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더라. 독일이 이번에 외국계를 대거 끌어모은 거다. 대표팀 23명 중에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외국계라고. 폴란드계인 클로제, 터키계인 외칠을 비롯하여 가나, 튀니지, 브라질 등 다양하다.  

 

  외인부대 하면 프랑스가 원조다. 프랑스가 이번에 죽을 쑤게 된 원인이 외인부대의 부조화로 인한 팀의 구심점 붕괴로 진단되고 있다. 지단을 비롯하여 98년 우승할 때의 멤버들이 클럽에 코칭스태프로 진출하여 큰 세력을 형성하고 도메네크 감독을 사냥했다는 말도 나온다. 함부로 외인부대에 의존할 일은 아니다. 국내파를 양성하지 않으면 반드시 어떤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영국도 배경은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 EPL에 너무 많은 외국인 선수가 뛰고 있다. 한국 프로농구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특정 포지션을 외국인 선수가 독점하다 보니 팀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외국인을 의식하여 처음부터 특정 포지션을 포기해 버린다면 치명적이다. 이대로 간다면 한국 농구팀에 희망이 없다. 국내파 출신의 장신 센터를 양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영국 - EPL에 외국인 비중 과다로 밸런스 붕괴.

● 프랑스 - 98년 멤버가 협회와 주도권 경쟁 벌여 팀워크 와해.

● 독일 - 주도권은 잘 챙기고 외국계를 선봉으로 배치하여 전력 극대화.

● 아르헨티나, 브라질 - 해외파 의존으로 밸런스 붕괴.

 

  대략 이렇게 볼 수 있다. 브라질은 생뚱맞게 유럽식 수비축구를 하다가 망했고, 아르헨티나는 전통적인 남미식 공격축구를 고집하다가 역시 망했는데 공통적으로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탈락후 감독의 운명은 정반대로 되었다는 점이다. 마라도나가 졌지만 남미축구의 색깔을 지켰기 때문에 의외로 팬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반면에 둥가의 운명은 처참하다. 유럽축구를 제대로 소화한 것도 아니고 남미색깔을 지키지도 못했다.

 

  여기서 남의 것을 배우려면 제대로 배우든가 아니면 차라리 자기 장점이라도 살려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겠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해외파와 국내파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는 외국인 감독 영입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단기간에 성적을 내야 하는 외국인 감독 의존은 국내의 성장 잠재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 어느 미친 외국인 감독이 남의 나라 10년 후를 대비하여 젊은 선수를 키우려 들겠는가? 더군다나 문화도 다르고 말도 안 통하는데 말이다. 젊은 선수를 키우려 해도 불능이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젊은 선수를 키울 것인가 유명선수를 쓸 것인가 하는 문제와 얽혀 있는 것이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어쨌든 황금비례는 있고 독일은 이번에 그 황금비례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람들이 너무 극단을 오간다는 거. 프랑스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니까 ‘역시 외인부대는 애국심이 없어서 안돼’ 하는 식의 리플이 많았다. 단일민족이니 순수혈통이니 운운하는 수준이하의 리플도 많았고. 그러나 보시다시피 독일은 외인부대를 가동하여 정반대의 효과를 보고 있다. 다 장단점이 있는 거다.

 

  보통은 어떤가? 극단적인 사대주의와 극단적인 쇄국주의 중 하나에 줄을 선다. 본질을 알고 떠들어야 한다. 중요한건 코드다. 코드는 소통의 코드다. 소통의 구심점이 든든하다면 외국계를 경쟁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인구감소국이 된 우리가 아시아 각국의 우수한 인재를 받아들이기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외국이냐 한국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의 코드가 완성되었거든 다문화가정을 긍정적으로 소화해야 한다. 98년의 프랑스와 2010년의 독일이 보여준 것은 그러한 소통의 코드가 완성되어서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추었다는 사실이다. 독일인들은 확실히 폴란드계, 터키계, 가나계, 튀니지계, 브라질계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수족다루듯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다는데 대해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 외국인에 대해 적대감을 느낀다는 것은 ‘그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낀다는 것이며, 이는 그 나라의 문화적 의사소통수준이 크게 낙후되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요즘 러시아에 외국인혐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데 이는 러시아의 의사소통 수준이 낙후되어 있다는 의미다. 후진국병이다.

 

  문제는 소통이다. 획일화 된 순혈주의로 가면 소통하기 쉽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이룰 수 있다. 의사소통 잘 되고 의사결정 잘 되고 진도 팍팍 나가준다. 그러다가 금방 벽에 부딪힌다. 5분간만 아주 잘나간다. 초반에 아주 잠깐 싱싱 잘 달리다가 바로 뻗는다. 퍼져서 움직이지도 못한다. 왜? 무엇 때문에? 쉬운 소통, 쉬운 의사결정은 소통구조 그 자체의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이명박짓과 비슷하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처럼 대화하지도 않고 고민하지도 않다. 말 잘 통하는 영포회 식구들끼리 모여서 쑥덕쑥덕 소통 잘 된다. 소통 안되는 대구 빼버려. 소통 안되는 부산 빼버려. 충청도, 전라도, 강원도는 꿈도 꾸지 마. 소통 되어주는 포항만 뭉쳐바. 그들은 1분만에 의기투합하여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고 5분만에 결정을 내리더니 10분만에 벌써 삽들고 낙동강까지 갔다.

 

  이거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잘 소통해야 할뿐더러 소통의 시스템 자체를 발달시켜야 한다. 그런데 딜레마가 있다. 소통하기 쉬운 쪽으로 가면, 소통구조가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무엇인가? 쉽게 소통에 성공하는 방법은 이질적인 존재를 왕따시켜 조직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쟤는 흑인이니 빼자. 쟤는 가난하니까 빼자. 쟤는 장애인이니까 빼자. 쟤는 여자니까 빼자. 쟤는 루저니까 빼자. 이렇게 따귀 빼고, 기름 빼고, 국물 빼고, 소통은 잘 되는데, 그 살아남은 잉여들이야말로 뇌구조가 평준화된 쓰레기다.

 

  우리가 소통의 편의, 의사결정의 편의를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쓰레기만 남고 창의력 있는 우수자원은 빠져나간다. 그런 정신의 근친교배로 열성인자만 남아서 획일화된, 숨막히는 집단에서는 제일 똑똑한 사람이 제일 먼저 내뺀다. 남은 쓰레기가 소통은 잘 되는데 능력이 없다. 무능한 집단이 된다.

 

  건강한 조직은 다양성을 갖추어야 한다. 소통이 안 되는 이질적인 외부세력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소통하기에 성공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그러면서도 애초의 전통과 심지와 주도권은 굳건하게 지켜가야 한다. 프랑스처럼 외인부대에 의존하다가 줏대가 흔들리면 안 된다. 브라질처럼 남의 거 배우다가 자기 것 까먹으면 그것도 곤란하다. 이는 복잡한 임무다. 우리 유쾌하게 도전해야 한다.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창의력 경쟁의 시대이다. 다름이 가치고, 다름이 자산이고, 다름이 보물이다. 독일은 그 다름을 갖추었다. 그리고 능히 제어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과 브라질은 그 다름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하고 줏대없이 휩쓸려서 갈피를 못잡고 있다.

 

  성별이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계급이 다르고, 문화가 다를수록 그 다름을 존중하면서 다양성의 장점을 흡수하여 구조의 나무를 키워나가는 데 매력을 느껴야 한다. 역사의 미션을 받아들이기다. 역사를 고찰해 보면 한국과 같은 반도국가들이 그런거 잘 했다. 대륙의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섬의 폐쇄성으로 고립되지 않고, 자기 것을 살려가면서도 남의 것을 들여와 전면에 포진시켜 장점을 극대화 하기. 그것이 진보다. 독일이 선수는 외국계라도 전술은 프로이센 군대의 옛 전통을 이어가듯이.

 

 

  

http://gujoron.com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7.06 (23:43:03)

외국의 인재를 데려오는 이유는,

1. 국내 토양에서 에너지공급이 안되므로

2. 국내의 교육이 고비용구조를 띠므로 (돈만 비용은 아님)

외국인을 데려와도, 충분한 보상체계가 성립하고, 문화적 동질성의 베이스가 있으면 상관없는데...

국내의 자포자기 혹은 기회없음을 한탄하는 사람들을 동기부여하는것도 어려움.

일본의 경우는 아예 외국에 나가는것도 들어오는 것도 포기하는 추세이고, 메이지유신 이후에 원자탄 얻어맞고.

동남아는 아예 왕창 내주어서, 어느게 내껀지 알수 없는 상황이고...

소통의 코드를 언어나 법률로 둘것이냐. 아니면, 문화로 둘것이냐가 관건.

확실히 느끼는것은 인간이 돈을 위해 활동하는 존재가 아니라는것.

문화적 동질성이 '동기부여'에 이바지 한다는것.

클로제가 독일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한다면...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07.07 (00:35:26)

항상 듣고 싶은 것에 대해 시원한 분석을 들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독일의 선전과 프랑스의 패배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로 프랑스 외인부대의 문제점과 독일을 비교하는 이야기를 줏어들어서(꼼꼼히 기사를 챙겨볼 정성은 없고)
내심 불편했었는데
역시 자기의 것을 지키면서 다양한 창의성을 받아들여 밸런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가장 수긍이 가는 분석을 듣게 되어  좋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0.07.07 (18:49:57)

구조의 이해에 "에너지"와 "밸런스"가 중요한 두 축이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모두 안보여서리... 언제나 보일는지 시공을 헤메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07.09 (09:59:29)

ㅋㅋ 저야말로 시공을 헤매는 혼수상태에다가 진도가 안나가서~ 스스로 좀 쪽팔리기도 하는데~
그냥 재미있는데로 마음가는데로 즐기는 중입니다. 킥킥킥.

[레벨:15]오세

2010.07.07 (04:06:31)

이런 걸 보면 축구도 생물인듯 하오. 외부의 것을 받아들여 성장을 하면서도 자신의 내적 밸런스를 잃지 않아야 하는 과제를 지는 것을 보면 말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7.08 (18:41:59)

사실 독일이 강한 이유는... 문어 때문 아니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07.09 (10:00:14)

푸하하하하 ~~ 딩동댕~~~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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