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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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642 vote 0 2012.06.13 (00:34:13)

 

새누리 이념 드라이브는 대실책

 

‘지금 이 상태로 선거 치렀으면 좋겠다’며 콧노래 부르다가 대역전극이 일어나서 낭패를 당하는 광경은 우리가 반복하여 경험한 바다. 새누리의 이념 드라이브가 일부 먹힌 듯이 보이지만 그게 착시다.

 

국민은 민주당의 변화를 원할 뿐 새누리의 과거회귀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은 지금 민주당을 때리고 있지만 때리면서 점점 다가가고 있고 그만큼 새누리와는 멀어지고 있다. 새누리는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정치의 본질은 통제가능성이다. 국민은 자신이 갑이 되어 상대를 지배하고자 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에 표를 준다. 아무리 좋은 후보나 정당이라도 자신과 물리적 연고가 없고 직간접의 라인이 없고 따라서 전혀 통제할 수 없다면 표를 안 준다. 이는 기계적인 법칙이다.

 

국민은 단순해서 어떤 정치적 목표를 던져주면 일제히 그쪽으로 간다. 그것이 군중의 속성이다. 그러나 점차 시들해지고 만다. 어느 정도 성이 차면 시소의 축이 옮겨가면서 균형감각이 발동하여 일제히 반대쪽을 치게 된다.

 

지금 상황은 박근혜의 통제권을 벗어난 전두환과 오공세력이 전면에 등장하여 망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계속 가면 대선결과는 뻔하다. 전두환 대 문재인 혹은 안철수의 싱거운 싸움이 된다. 전두환과 오공세력의 존재감이 부각될수록 박근혜의 존재감은 사라진다.

 

박근혜는 원래 안 되는 카드다. 한국에서 보수라는 것이 언제 생겼느냐를 봐야 한다. 보수의 의미는 그동안 계속 변해왔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수는 김영삼때 생긴 것이다. 그 이전은 군부독재였는데 그 독재자들은 상대적으로 젊었다.

 

보수-노인-수구꼴통의 이미지는 근래에 생긴 것이다. 그때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였다. 지금과는 달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독재가 나오는데 그때는 냉전이 절정에 달한 시대였다.

 

한국은 미국의 경제우산 밑에서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었다. 말하자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보수주의는 김영삼때 생긴 것이다.

 

전두환-노태우가 몰락하면서 독재와 한몸이었던 보수가 독재와 분리하여 조중동을 중심으로 새롭게 자신을 규정한 것이 김영삼 보수이며 지금 이명박 보수로 계승되고 있다. 이는 새롭게 대두한 세력이며 그 이전의 반공보수와 뿌리가 다르다. 그런데 다시 합쳐지고 있다. 애초 하나에서 둘이 갈라져 나왔는데 다시 하나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것이 보수의 절망이다.

 

◎ 반공보수 - 역대 독재정권
◎ 신자유주의 보수 – 김영삼+이명박

 

반공보수와 신자유주의보수가 있다. 전자는 독재잔당이요 후자는 김영삼+조중동 패거리다. 여기서 누가 전투부대가 되고 누가 보급부대를 맡느냐다. 당연히 김영삼-이명박의 신자유주의 세력이 전투부대가 되어 전방에서 싸우고, 독재정권에 부역한 전과가 있는 반공보수는 후방 보급부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경제의 실패로 말미암아 지금 흘러간 반공보수가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는 돌격대가 뒤로 물러가고 병참부대가 전면에 등장한 격이다. 이게 딱 지는 공식이다. 앞뒤가 바뀌었다. 거꾸로 되었다.

 

이러한 사정은 진보 역시 마찬가지다. 80년대 통일진보와 2000년대 IT진보가 있다. 전자는 김대중 대통령과 가깝고 후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가깝다. 여기서 누가 후방 보급부대가 되고 누가 전방 돌격대가 되느냐다.

 

◎ 80년대 통일진보 – 김대중 대통령
◎ 2000년대 IT진보 – 노무현 대통령

 

당연히 전투는 중립지대인 김영삼+조중동 신자유주의보수와 IT진보의 싸움이 된다. IT진보는 미국 민주당과 비슷한 노선의 리버럴한 자유주의자 집단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전투는 자유주의 보수 대 자유주의 진보의 싸움이다.

 

이들은 서로 다르지만 닮은 데가 있다. 자유주의 보수는 강남기득권이고 자유주의 진보는 강남좌파다. 같은 강남인 것이다. 자유주의 보수는 대기업, 자영업자, 중산층이고 자유주의 진보는 김어준을 필두로 한 젊은 IT인과 문화인들이다.

 

여기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이들은 둘다 중도파 성향이고 이들이 노무현 찍다가 이명박 찍다가 하며 왔다갔다 하는 세력인데다가 이들이 포지션을 바꾸면 2표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배후의 반공보수나 통일진보는 고정된 세력이어서 치열한 선거전의 의미가 없다. 무슨 일을 해도 늘거나 줄지 않는다. 이나라에는 절대적인 30퍼센트의 반공보수와 20퍼센트의 통일진보가 있다. 나머지 50퍼센트가 전쟁터다.

 

그런데 선거전은 선 고정표 단속 후 중도표 흡수로 간다. 그러므로 선거전 초반에는 진보든 보수든 강경파가 득세하게 된다. 왜냐하면 구조론의 입자를 세팅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진보든 보수든 내부에 강력한 구심점이 있어야 집단의 의사결정이 가능해 지는데,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중도파들은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가 하는 이중성이 있으므로 강한 핵이 형성되지 않는다.

 

어느쪽이든 강경파-골수파가 핵을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강경보수파와 강경진보파가 여야에 각각 핵을 형성하고 배후에서 본진을 차린 다음에 전선에는 상대적으로 중도파 즉 자유주의 세력을 내보내는 것이다.

 

두 유형의 자유주의 세력이 있고 이들이 한 무리는 새누리에 가담하고 한 무리는 민주당에 가담하고 있으며 거기서 대세를 형성하는 쪽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다가 다시 지역논리가 보태진다. 이념적으로 강경세력이 후방에서 본진을 형성하고 중도세력이 전방에서 전투를 담당하듯이 지역적으로도 그러하다. 경북과 호남은 여야의 본진이 되고 충청과 PK, 수도권이 전방이 된다.

 

◎ 새누리의 이념적 본진=반공보수

◎ 새누리의 이념적 전방=신자유주의 세력

◎ 새누리의 지역적 본진=경북

◎ 새누리의 지역적 전방=충청, 수도권

 

2002년에도 강경한 호남이 본진을 형성하고, 거기서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PK의 노무현으로 나아갔으며, 더욱 중도적인 정몽준을 끌어들였다. 적과 가까운 집단을 가장 나중에 끌어들이는 것이 규칙이다.

 

이러한 구도는 1997년도 마찬가지다. 강경한 김대중이 본진을 형성하고 중도적인 김종필을 끌어들였다. 반면 이회창은 시종 강경한 이미지로만 일관했고 중도세력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2007년 이명박은 중도적인척 했다. 당선되자마자 강경모드로 바꾸었지만 적어도 대선 캠페인 중에는 중도파인척 했다.

 

결국 선거의 공식은

 

1) 중간표를 잡는 자가 이긴다.
2) 중간표를 잡기 전에 먼저 강경파가 본진을 형성해야 한다.
3) 전략은 선강경 후중도로 가야 한다.

 

이러한 공식을 보면 민주당은 지역적으로 호남-충청이 본진을 꾸리고 상대적으로 중간지역의 문재인을 전면에 내세운 다음, 더 중도적인 안철수를 영입하면 게임 끝이다. 정 안 되면 안철수가 나서는 방법도 있다.

 

어떻든 공식은 먼저 후방에 강한 핵을 만들고 점차 온건한 이미지로 나가서 세불리기를 해야 한다는 거다. 공식은 정해져 있다. 97년 김대중 대통령의 뉴DJ플랜도 먼저 강한 이미지를 얻은 다음 온건한 이미지로 변신한 것이다.

 

유시민도 성공하려면 앞으로 온건한 이미지를 얻어야 한다. 강경한 이미지는 이미 저축해 두었으니 됐고.

 

이명박도 강한 불도저 이미지를 먼저 얻은 다음에 반여의도 정서를 주장하며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인 척 했다. 물론 쇼였지만. 이념문제를 뒤로 감추고 경제문제를 앞세워서 747로 재미를 본 것이다.

 

◎ 선강경책 후유화책.

 

이 순서를 바꾸어 처음에는 유화적으로 가다가 나중에 강경한 척 하면 개박살이 나고 만다. 정동영이 원래 중도파였는데 지난 총선에 갑자기 강경파로 변신한게 그러하다.

 

애벌레가 나방이 되는 수는 있어도 나방이 애벌레 되는 수는 없다. 먼저 나무구멍 속의 애벌레처럼 확실한 자기 근거지를 얻고 다음 나방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녀야 한다.

 

박근혜는 이회창과 같은 강경한 이미지, 비타협적 이미지로 가고 있다. 총선때보다 더 강경해졌다. 지금 이념드라이브에 목숨을 걸고 있다. 왜? 그게 당장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총선에서 패한 것도 김어준의 강한 이미지로 계속 갔기 때문이다. 막판에는 중도적인 방향으로 틀었어야 했는데 이명박의 FTA, 구럼비 낚시에 걸려 적절한 방향전환의 계기를 잡지 못했다. 정동영의 매국노 발언 등은 강경+강경으로 너무 나간 것이다.

 

총선과 대선을 연계시켜 큰 그림으로 보면 그때 총선에서 강하게 나갔기에 대선은 유화적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먼저 강한 핵을 형성하고 다음 중도표를 낚는 공식으로 보면 총선은 강하게, 대선은 약하게 가는게 맞다.

 

지금 주사파가 소굴을 노출시켜버렸기 때문에 한층 더 유리해졌다. 원래 공포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매카시즘이 먹히는 이유는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도무지 알수없기 때문이다.

 

이석기가 정체를 드러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종북-주사파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입지가 사라졌다. 그러므로 종북때리기의 입지도 동시에 사라졌다. 지금 전면에 등장한 반공노인들은 새누리의 애물단지가 된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민심은 시소를 탄다. 이쪽에서 주사파를 척결하고 그 정체를 드러낸 만큼 저쪽도 오공을 척살하고 배후 6인방의 정체를 드러내야 한다. 그런데 저쪽은 오공이 몸통이므로 정체를 드러낼 수 없다. 왜냐하면 오공 위에 삼공이 있는데 박근혜가 바로 3공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태산이다.

 

선강경 후중도로 보면 김두관은 선중도라서 스탠스가 꼬였다. 뒤늦게 강경한척 해봤자 늦다. 오히려 이미지 나빠진다. 안철수는 역시 뒤에 나타날수록 유리하다. 그래서 뭉기적댄다면 영리한 자라 할 수 있다. 그러다가 버스 놓치는 도박된다.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맡상주 이미지로 이미 강경한 핵을 형성했다. 그냥 유화적인 제스처만 해도 표가 쏟아진다. 굳이 강경한척 할거 없다. 강경이미지는 의사결정구조의 세팅이 목적인데 이미 내부 의사결정구조가 세팅되어 있다.

 

이해찬-박지원 듀오는 강경한 핵이다. 물렁한 김한길보다 훨씬 잘된 세팅이라 할 수 있다. 이해찬, 박지원이 뒤에서 강하게 해줘야 문재인이 유화적인 제스처의 공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도 강한 결단력을 먼저 보여주고 다음 온건한 타협능력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지금 계속 물에 물타고 있다. 먼저 피아구분을 해서 천하를 둘로 갈라놓고 난 다음 온건하게 낚시하여 저쪽 일부를 이쪽으로 끌어당겨서 이기는 것이다.

 

정답은
선강경 후온건이다.
총선은 강하게 대선은 온건하게
본진은 강하게 전방은 온건하게
당은 강경하게 후보는 온건하게
8월까지 강하게 9월이후 온건하게
후보는 강하게 킹메이커는 온건하게
문재인은 강하게 안철수는 온건하게
친노는 강하게 중도세력은 온건하게
안보는 강하게 경제는 온건하게
태종은 강하게 세종은 온건하게
유시민은 강하게 문재인은 온건하게
이 공식대로 가면 된다.

 

무조건 온건하게 가도 안 된다.

적절한 강온양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처음에 긴장시키고 다음에 풀어주는게 포인트다.

그럴 때 인간은 웃는다.

처음부터 풀어놓으면 비웃는다.

자기를 강하게 보이기 위하여 옆에 온건한 사람을 붙여야 하고

반대로 자신을 온건하게 보이기 위하여 옆에 강한 사람을 붙여야 한다.

문재인이 가운데 서고 왼쪽에 유시민, 오른쪽에 안철수를 세우면 된다.

 

 

 

 

 

 0.JPG

 

http://gujoron.com




[레벨:3]코페르니

2012.06.13 (09:49:08)

주역 천화동인은 정치인들의 자세를 설명한 구절이기도 한데, 어느 정도 맞다고 봅니다.

 

九五. 同人, 先號咷而後笑. 大師克相遇.(동인, 선호도이후소. 대사극상우)

처음엔 강하게 호통치고 으르렁거리다가도 나중엔 웃으며 부드럽게 타이른다. 큰군사가 이겨야 나중에 서로 만나다.

 



 

[레벨:2]이심전심

2012.06.13 (13:06:29)

탁견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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