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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741 vote 0 2012.03.05 (16:23:57)

 

최강희의 이기는 축구?

 

원균은 수륙병진 작전으로 왜를 물리칠 수 있다며 선조임금에게 육군 30만 지원을 요청했다가 권율장군에게 곤장 50대를 맞고 별수없이 수군 단독으로 출전하여 거제도에서 패전하고 전사했다.

 

원균 말이 아주 틀린건 아니다. 육군 30만 밀어주면 왜를 물리칠 수 있다. 월드컵 우승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일단 메시와 호날두를 귀화시키는 거다. <- 이런 소리 하다가 권율 장군한테 곤장 50대 맞는 수 있다.

 

축구 이야기 나오면 꼭 나오는 말 있다. 유소년축구부터 육성하자거나 축구협회부터 개혁하자는 외침들이다. 말은 맞는데 좀 안다는 사람이 진지하게 할 이야기는 아니다. 좀 안다는 듀어든은 이런 소리 안 한다.

 

일전에 신문선과 듀어든의 대담을 봤는데 신문선이 그 쪽으로 살살 유도를 하는데 듀어든이 따라가지 않더라. 영국도 유소년축구는 개판이라는 식.

 

유소년 축구 육성하자고? 좋지! 그럼 유소년 야구는? 유소년 농구는? 우리나라가 축구공화국인가? 축구에 목숨 걸었나? 메시, 호날두 귀화시키면 월드컵 우승 가능하지만, 말은 맞는데, 입만 살아서 입바른 말이나 하는 자는 곤장 50대 때려서 쫓아내야 한다.

 

인구가 적은 나라 중에도 강팀은 얼마든지 있다. 원초적으로 자원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유소년 축구 육성하면 좋지만 그렇게 안 해도 이길 수 있다. 이기는 법을 알면 이길 수 있다.

 

축구협회 일은 돈 만들어 오는 거다. 돈만 만들어왔으면 축협은 할 일 한 거다. 여러 잡음이 있지만 그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다. 축구를 논하려면 곧 죽어도 그라운드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중요한건 무식하다는 증거가 드러난다는데 있다. 필자도 축협 비판할 때 있다. 축협 비판하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라 문제는 그것이 그 사람의 유일한 언어라는 거. 그 지점에서 무식이 들통난다는 거.

 

‘이게 다 몽구 때문이야.’ <- 자동차 어디가 고장났는지 모르는 자
‘이게 다 건희 때문이야.’ <- 스마트폰을 모르는 사람
‘이게 다 신자유주의 때문이야.’ <- 경제를 모르는 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 <- 인생이 불쌍한 놈.
‘이게 다 축협 때문이야.’ <- 축구를 모르는 넘.
‘이게 다 조선족 때문이야.’ <- 한심한 넘.
‘이게 다 여성부 때문이야.’ <- 빌어먹을 넘.

 

필자도 신자유주의 비판할 때 있다. 그러나 그게 유일하지는 않다. 경제를 모르니까 신자유주의 외에 아는 단어가 없는 거다. 축협 비판해도 되지만 그게 유일한 넘은 닥쳐!

 

사람이 좌절하면 비현실적인 주장을 한다. 병이 났으면 치료를 해야 할텐데 푸닥거리라도 해보자거나, 부적을 써야 한다거나 등의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이다. 또는 현실과 동떨어진 너무 원대한 목표를 제시하는 거다.

 

최근 미국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 때문이다. 생산은 중국에 맡기고 설계는 미국에서 하는 애플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렇듯 구체적인 현장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왜 조광래는 짤렸을까? 이청룡이 부상당했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은퇴했기 때문이다. 박지성, 이청룡은 조광래의 통제권 밖에 있다. 즉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공간 바깥에서 일이 터진 것이다. 문제는 조광래가 자기 바운더리 바깥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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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균이 왜 육군 30만을 지원하지 않느냐고 호통을 친 것과 유사하다. 육군 30만은 원균의 통제권 바깥에 있다. 바깥에 기대면 이미 지고들어가는 것이다. 최강희는 자기가 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국내파에서 답을 찾았다. 여기에 해외파 가세는 차후의 보너스다. 숨은 플러스 알파다. 이게 맞는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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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가 밀려난 것은 시합에 졌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통제권 바깥에 기대는 즉 대안부재로 불안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남의 시소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해외파로 안 되면 어떡하지? 다음 카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 해외파 중심으로 하겠다. -> 해외파 부상입거나 컨디션 안 좋으면?
◎ 젊은 피 키우겠다. -> 젊은 피가 경험부족으로 제대로 못하면?

 

젊은 피나 해외파는 장기과제이며 플러스 알파다. 자산이 아니라 부채다. 사업계획서에서 중요한 것은 자본조달 방법이다. 은행에서 100억 대출받겠다? 은행이 대출 안 해주면 어쩌고? 이런 사람과 동업 못한다.

 

허정무가 일정한 성적을 낸 것은 박지성, 이영표 등을 본인이 직접 키웠기 때문이다. 본질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었다. 자신의 통제권 안에 있었다. 조광래는? 확실히 장악하고 있는 자기 애들이 없었다.

 

이청룡 등은 조광래가 키우지 않았다. 해외파는 조광래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 해외파 차출이 입맛대로 쉬운게 아니다. 언제든지 외부에서 틀어버리면 위태로워진다. 조광래는 남의 시소에 올라타고 있었다.

 

최강희가 믿음직한 것은 이기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시소의 균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오뚝이처럼 복원력이 작동하여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것이다. 둘은 어느 한쪽으로 확 기울어져 버리는 것이다.

 

어떤 스포츠 경기든 그렇다. 실력차가 있어도 승부의 추는 여간해서 잘 기울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확 기울어 버린다. 이는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법칙이 있다. 확 기울어 버리는 법칙과 확 기울지 않는 법칙이다.

 

5.5 대 4.5로 한쪽이 우세할 때 승부의 추는 기울지 않는다. 한쪽이 우세하지만 우세할 뿐 득점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7 대 3이 되면? 갑자기 여러 골이 한꺼번에 터져나온다.

 

그러므로 5.5 대 4.5의 우세를 여러차례 기록하는 것 보다 7 대 3의 우세를 한번 기록하는 것이 낫다. 쿠웨이트는 시종 5.5 대 4.5의 우세를 기록했지만 18번 슈팅을 해서 한골 밖에 못 넣은 토트넘 꼴이 났다.

 

최강희호는 전반적으로 밀렸지만 승부처에 집중하여 순간적인 7 대 3의 우세를 만드는 방법으로 2골을 얻었다. 맨유가 단 6차례 슈팅으로 3점을 얻은 것과 같다. 경기의 맥을 읽은 거다.

 

쿠웨이트의 비효율적인 축구=토트넘의 비효율적인 축구=옛날 한국팀의 비효율적인 축구=슛만 많이 쏘고 골은 나지 않는다.

 

경기의 맥은 경기장 안에서 찾아야 한다. 90분 안에 저울추가 있고 시소가 있다. 그 시소를 움직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조광래는 그것을 모르고 최강희는 그것을 안다.

 

안철수가 갑자기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인권문제 중요하다. 그런데 왜 그것을 북한에 가서 말하지 않고 여기서 떠들지? 가까운 정봉주 인권은 놔두고 왜 멀리 있는 북한 인권을 찾지?

 

이건 네티즌이 유소년축구 떠들고 축협개혁 떠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허한 거다. 허무하다. 유소년축구 육성 말은 맞고 북한인권 개선 말은 맞다. 근데 허무하다. 그거 장기과제다. 비현실적이다.

 

북한인권을 개선하려면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교류를 늘려야 한다. 햇볕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안에서 실천으로 하지 않고 밖에서 입으로 떠드는 그런 입정치는 나도 할 수 있다.

 

구한말 내노라 하는 정치인들은 모두 친러, 친일, 친미, 친중, 친영, 친독에 붙어서 외부의 힘으로 어쩌려 했다. 전부 남의 시소에 올라탄 것이다. 자기 내부를 개혁할 생각은 않고 해외파 의존하는 조광래짓 했다.

 

해외파는 자기 호주머니 소유물이 아니다. 남의 돈 빌려서 사업하겠다는 사람 못 믿는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해외파도 도움을 줘야 한다. 월드컵 진출하면 박지성도 국대에 복귀해서 뛰어줘야 한다.

 

그러나 가운데 보병은 완벽히 통제되는 국내파가 답이다. 해외파는 기병과 같아서 좌우에 날개로 붙이는 것이며 자율권을 주고 간섭하지 않는 거다. 조광래가 이청룡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보고 미쳤구나 했다.

 

해외파는 플러스 알파이며 비장의 무기다. 그런데 그 해외파를 기본으로 삼겠다면 애초에 넌센스다. 정치도 그렇다. 안철수와 같은 외부자원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조금 도움받는 거다. 기본은 정치권 내부다.

 

사람이 쫄면 갑자기 비현실적인 장기과제를 앞세우고 원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 안철수 행보를 보고 다수 유권자는 저 양반 지지율 떨어지니 쫄았구나 하고 본심을 읽어버린다는게 문제다. 애들 유행어로 멘붕이다.

 

손수조를 공천한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죽을 때가 되면 안 하던 짓을 한다고 갑자기 원대한 계획을 발표한 거다. 유권자들은 본능적으로 ‘쫄았구나’ 하고 눈치 채 버린다. 참신한 신인 좋지. 말은 맞는데 쫄았어. 멘붕이 온 거야.

 

최근에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졌다. 왜? 안철수가 망했기 때문이다. 해외파인 안철수에 의존하다가 거품 꺼진게 조광래골 난 거다. 그동안 민주당 지지율이 높았던 것은 진보당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진보당 저넘들이 초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 때문에 민주당에 지지를 몰아줬는데 몰아주고 보니 아뿔싸! 통제권이 없다. 민주당은 박원순, 김두관 영입하고 기고만장해서 제멋대로 놀아난다. 통제 안 된다.

 

처음 한국인들은 해외파가 완벽하게 통제될줄 알았다. 그래서 조광래 밀어주었다. 근데 뜻대로 안되더라. 그래서 최강희로 돌아선 것이다. 민주당이 완벽하게 통제될줄 알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사실을 안 거다.

 

지금 안철수도 통제되지 않는다. 그 실망감이 민주당지지 하락으로 나타난다. 민주당은 지지율 올리려면 통제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유권자들도 통제 안 되는 안철수에 헛된 기대 품다 개털되지 말고 그나마 약간 통제가 되는 민주당과 진보당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새로 오픈한 달마지 사이트에도 올라갑니다.

달마지는 상단 메뉴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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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ujoron.com




[레벨:6]sus4

2012.03.05 (20:04:44)

 

'쿠웨이트의 비효율적인 축구=토트넘의 비효율적인 축구=옛날 한국팀의 비효율적인 축구'

 

사실 티비로 봤을때는 처음에 조금 밀리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는 생각도 했는데요

말씀 듣고보니까 쿠웨이트가 문전앞에서의 헛발질하고 정교하지 못한 플레이하는게 

예전에 우리나라가 유럽 잘하는 애들이랑 붙을때 같은때에

투혼이라든가 투지라든가로 이긴다고 떠들어댈때 딱 그때가 생각납니다.

저도 그런 말 진짜 싫어했었는데 ( 5대영으로 져놓고서는...)

요즘엔 확실히 어디에서도 그런 소리 안하는 것 같아요. 여유롭게 실력으로 이기고 싶어하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EUROBEAT

2012.03.05 (20:27:52)

김서방 ㅎㅎㅎ...

새로운 웹진인가요?...

기대됩니다 ㅎ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3.05 (20:33:54)

축구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진짜 해주는 선수 한 다섯 명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충 어디서 긁어모아와도 어떤 팀도 다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골잡이 한 명

측면에서 올려줄 선수 한두 명.

미드필드에서 연결해줄 선수 한 명

대형 수비수 한 명

골키퍼 한 명

 

이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충 조직력 가다듬고 체력훈련 시켜서 다 이길 수 있어요.

물론 야구로 치면 김성근 감독 정도 되어야 그렇지요.

 

이 정도 구색 맞추어져 있으면  

나머지는 차라리 평범하고 경험있는 선수들 졸라리 손발 맞추는게 낫습니다.

 

감독이 이런걸 맞추어 나가는지를 유심히 봐야 합니다.

 

[레벨:3]귤알갱이

2012.03.06 (17:14:23)

앜! 토트넘 ㅠㅠ

저는 뼛속까지 토트넘 빠인데요 ㅠㅠ

토트넘 얘기를 여기서까지 보게 될줄이야 ㅠㅠ

지금 세상에서 제일 싫은 사람은 퍼거슨 ㅠㅠ

어떻게 토트넘을 이렇게 항상 농락하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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