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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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275 vote 0 2017.09.11 (14:16:26)

    시인이 아니라 창녀의 행동이다. 80년 광주 이후 이 땅에 시인은 없어졌다. 시인의 씨가 말랐다. 말당 선생이 다녀간 이후 한국에서 시는 치욕이다. 황폐해졌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냥 아무개 씨라고 해라. 시인은 얼어 죽을. 하기사 과거에는 연애편지 쓰는 바보들이 있었으므로 서정윤이나 도종환의 시를 베끼곤 했다지만, 요즘 시절에 누가 시로 밥 먹나?


    교사든 과외선생이든 따로 하는 일이 있을 테니 그걸로 자기소개 하라. 쪽팔리지도 않나? 기어코 시를 쓰려거든 각자 일기장에나 써라. 하여간 한국이라는 나라가 참 신기한 게 아직도 제사 지내는 집이 더러 있고 시어머니라는 용어가 있고 시인이라든 직업도 있다. 없어질 때 되지 않았나?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앞장서서 시인이니 이런 단어 안쓰기운동 해야 한다.


    철학이 있다면 말이다. 이문열은 사람이 아니므로 안 그래도 된다. 과거 필자가 광주를 정면으로 노래한 진짜 시인이 단 한 명도 없다고 칼럼에 썼더니, 누가 지방지로 등단한 시인 아무개 한 명이 있다고 하더라마는 과일은 하나가 썩었으면 죄다 썩은 거다. 이문열 이후 한국에 문학이 없어졌고 말당 선생 이후 한국에 시인은 없다. 조중동이 있는데 무슨 시인?


    조중동과 시는 공존할 수 없다. 그것은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 잔치는 진작에 끝났다. 사실이지 시인은 계급제 사회의 부산물이다. 일해서 벌어먹으면 서민이고 투자해서 벌어먹으면 중산층이고 인맥으로 버티면 상류층이다. 언론에서 말하는 중산층은 정부에서 소득백분위 따져 통계 내는 용도이고 사회학적 의미의 중산층은 다른 것이다. 중산층은 계급이다.


    계급이라는 말이 왜 쓰이겠는가? 백인이 흑인 될 수 없고, 흑인이 백인 될 수 없듯이 중산층은 곧 죽어도 자기 손으로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 아무 데서나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최영미 말과 같다. 흑인과 결혼하느니 죽는 게 낫다고 떠들어야 KKK에 끼워주지 않겠는가? 손에 흙 묻히는 노동자로 사느니 죽는 게 낫다고 떠들어줘야 중산층이다.


    19세기로 가보자. 가게를 하든 뭐를 하든 노동은 절대 하지 않는 게 중산층의 원칙이다. 가게를 해도 본인은 장부관리만 하고 물건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미국인은 다르다. 청교도 믿는 애들은 막 물건에 손을 댄다. 사람이 어찌 그럴 수가 있지? 그런 건 흑인 노예에게 시켜야지 말이다. 계급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는 말이다. 인간차별! 당연히 목숨을 건다.


    상류층은 결혼관계로 죄다 엮여 있다. 세계의 모든 상류층은 사실상 한집안이나 진배없다. 그러므로 국적이 없다. 주로 외국 귀족과 결혼하니까. 귀족들은 무도회를 열어 인맥을 관리하며 시인, 예술가, 작가, 탐험가, 모험가를 후원한다. 최영미가 말한 도로시 파커도 그런 뚜쟁이 직업인이다. 그런데 상류층 귀족은 왜 시인과 예술가를 후원하는가? 다 이유가 있다. 


    발자크의 소설에 나오는 고리오 영감과 같다. 자기 딸을 사교계에 데뷔시키기 위해 목숨 걸고 덤비는 시골 졸부를 감별하기 위한 인간차별 감별사로 소용되는 게 시인, 작가, 예술가들이다. 귀족은 자신이 식객으로 거느린 시인, 작가, 음악가, 화가를 시켜 고리오 영감을 떠본다. 호텔은 보나마나 그 인간차별 귀족의 소유다. 노상 호텔에 기거한다는 게 무슨 뜻이지?


    도로시 파커와 같은 부류의 떨거지들은 귀족에게 식객으로 얹혀살면서 뚜쟁이 짓을 한다는 말이다. 채홍사다. 고리오 영감이 도로시 파커 부류에게 걸리면 3분이 되기 전에 털린다. 신분이 들통나고 만다. 시골 졸부가 논 팔고 밭 팔아 그 비싼 마차를 두 대나 전세 내서 사교계에 데뷔하지만, 데뷔하자마자 재산은 거덜 나서 남편은 지참금을 한푼도 챙기지 못한다. 


    이런 피곤하기 짝이 없는 졸부들의 사기결혼 시도를 막기 위한 인간차별 신분감별사로 시인과 화가를 쓴다. 왜? 지참금을 두둑이 뜯어내려고. 결정적으로 고리오 영감은 돈이 없으니깐. 중산층 졸부가 귀족들의 무도회에 열 번만 나가면 거지 된다. 탈탈 털리는 것이다. 말이 결혼이지 사실상 매매혼이다. 고리오 영감은 돈으로 귀족 사위를 얻어 신분상승한다.


    귀족은 시골 졸부의 등골을 빼먹는다. 시인과 예술가는 옆에서 추악한 뚜쟁이 짓을 한다. 그게 인종주의 시대 썩어빠진 파리의 뒷골목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이를 폭로한 사람이 발자크. 그 추악한 뚜쟁이 짓이 졸라리 부러운 사람이 최영미.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려쳐! 서민으로 사느니 죽는 게 낫다는 신분차별 심리 들키면 인간실격. 이미 사망. 비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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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내 앞에서 시인입네 하고 자기소개 하면 엉덩이를 걷어차 버립니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일이니까 이렇게 쓰는 거구요. 그럴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다들 유유상종으로 노는 한국에서 말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4]달근

2017.09.11 (15:57:00)

낯살이나 먹은 사람이

한때는 베스트셀러 시인이었다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이 없나
밤에 쓴 편지에 부끄러움이 없는 중2병인가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4]달근

2017.09.11 (16:01:37)

역으로 시인이 막노동을 하고, 가난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게 일견 대중에게 위로가 될텐데 말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7.09.11 (17:41:14)

최영미 사건을 보고 먼저 생각난 시가 있는데

바로 이태백의 <宿五松山下荀媼家(오송산 아래 순씨 노파의 집에 묵으며)>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가난한 농가의 노파가 준 소박한 밥을 미안해서 차마 먹지 못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문학적 기교를 부리지 않았으며,

마치 일기를 쓰듯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잊혀지지 않고 전해오는

이유를 최영미는 알지 못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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