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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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04 vote 0 2018.07.01 (13:26:08)

      
    정의당이 약진할 것인가?


    전쟁이 가고 평화가 온다. 세상이 먼저 바뀌고 사람이 다음 바뀐다. 역사의 경험칙으로 보면 이 경우 자한당 세력이 좌향좌 하여 경상도가 정의당 세상이 되고 민주당은 점차 우경화하여 지역간 진보-보수 역할이 바뀌게 된다. 물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며 지정학적 구조가 중요하다. 유럽이라면 유럽대륙 전체에 좌우가 있으므로 그렇게 잘 안 된다.


    북유럽은 진보, 남유럽은 보수로 큰 틀에서 역할이 고정되어 있어서 바뀌기 어렵다. 미국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극의 변화가 쉽게 일어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그런 식으로 좌우가 바뀐 셈이다. 남부 노예제 세력이 보수, 북부 공업지역이 진보였으나 30년대 대공황의 영향으로 극이 바뀌었다가 레이건의 활약으로 다시 남부가 보수텃밭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일정부분 그렇다. 일본과 가까운 경상도가 친일파, 전라도가 동학운동 영향으로 독립파였는데 해방정국을 거치며 경상도가 빨갱이 소굴로 바뀌고 전라도가 호남평야 대지주 세력의 한민당 안방이 되었다. 지금 민주당이 진보로 분류되지만 한민당은 대지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우파소굴이다. 그럴 때 이승만이 무주공산 경상도를 먹었다.


    독립운동가 이승만을 명분으로 삼아 좌파세력이 대거 전향하는 바람에 경상도가 진보였는데 이승만이 친일보수화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반대로 가서 이후 경상도가 친일보수로 굳어지고 이에 대항하다보니 전라도는 진보로 된 것이다. 학자들은 민주당이고 뭐고 다 보수라고 주장하지만 진보-보수는 상대적 개념이어야 한다. 햇볕에 찬성하면 진보다. 


    절대개념으로 보면 선진국만 진보고 후진국은 다 보수다. 그런 분류는 의미가 없다. 에너지로 봐야 한다. 에너지가 들어오는 쪽이 진보로 갔다가 그들이 기득권이 되면서 갈수록 보수화되고 그 반대지역은 이에 대항하므로 무조건 에너지 입구 쪽의 반대로 돌아선다. 에너지 환경이 결정한다. 한국은 다시 한 번 거대한 자기장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가? 정의당이 경상도를 먹을 것인가? 현실적으로는 무리다. 왜냐하면 정당정치의 발전이 그런 변화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또 설사 그렇게 된다 해도 기본 30년은 걸린다. 한국인은 성질이 급해서 20년 안에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다양한 변수의 존재 때문에 미지수지만 그 경향으로의 에너지 쏠림은 상당히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신념이 세상을 바꾸는게 아니라 이미 변해있는 환경의 변화를 미리 알아채고 정동과 반동을 거치며 단계적으로 정치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이다. 역사의 반동은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사실의 변화가 먼저 오고 의사결정구조의 변화가 시차를 두고 따라오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각은 18세에 고정되어 평생 잘 안 변한다.


    그 18세 소년이 주류가 되는 40살 이후에 정치적으로 반영된다. 18세에 정해진 이념이 실질권력으로 도약하는데는 그만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촛불혁명을 목도한 지금 18살 나이의 젊은이가 우리사회에서 기득권을 잡으려면 20년 이상이 필요하다. 그때 경상도가 진보로 변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변화과정은 인구이동을 수반해야 한다.


    이미 공업화되어 인구이동이 차단된 현실에서 지역간 극의 변화는 일어나기 어렵다. 만약 70년대와 같은 대규모 인구이동이 가능하다면 변화는 명확하게 일어난다. 여기서 사실의 변화냐 그에 따른 의사결정구조의 변화냐다. 노예제가 자유 노동자보다 생산력이 낮아진 것은 사실의 변화이며 거기에 맞는 민주적 사회질서는 의사결정구조 변화다.

 

    두 가지 변화에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역사에는 정동과 반동이 있는 것이다. 최근에 골수 문빠를 자처하는 일부 집단이 무질서한 폭주를 감행하는 것은 사실의 변화에 걸맞는 의사결정구조의 변화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문화적인 지체현상이고 반동을 부르는 빌미가 된다. 에너지의 방향은 바뀌었는데 대중의 생각은 과거 그대로다.


    GDP는 선진국인데 개고기 먹는 짓은 후진국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경상도가 진보로 돌아설 에너지 쏠림은 분명히 있지만 거기에 맞는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내는 데는 20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일어나는 변화는 주로 젊은 층에서 자한당 일부가 민주당으로 들어오고 그만큼 민주당에서 정의당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은 도시빈민 위주냐 청년학생 위주냐 경상도 공업단지 위주냐 세 갈래 길에서 확실한 터를 잡지 못하고 엘리트 중심 인맥놀이 정당으로 퇴행해 있다. 청년 학생은 일단 투표를 안 하므로 여론조사 지지율 만큼 표가 안 나온다. 여론조사로 20퍼센트를 먹어도 선거로는 5퍼센트 먹는다. 도시빈민으로 방향을 잡으면 실수다.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사글세 방을 전전하던 사람이 내집마련에 성공하는 순간 180도로 태도를 바꾼다. 미국이라면 흑인+히스패닉+도시빈민으로 엮어 고착시킬 수 있지만 한국은 그게 안 된다. 경상도 공단으로 가면 지역 전체가 보수꼴통에 포위되어 조금 되려다가 만다. 결국 서울을 먹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외교를 잘해야 한다. 정의당이 외교에는 관심없다.


   복지, 노동, 환경, 생태, 여성, 실업 이런 걸로는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중구난방으로 갈 뿐 집권할 수 없다. 표가 들어오는 만큼 반대쪽에서 나간다. 노동자표를 얻고자 하지만 마초 노동자들이 페미니즘을 싫어해서 표를 안 준다. 구조론으로 보면 외교가 질이고 질서가 입자, 경제가 힘이고 노동, 여성이 운동이고 환경, 생태, 청년 이런 것은 량이다. 


    정의당은 대개 운동과 량을 추구하므로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유럽은 왜 되는가? 이웃나라와 동맹하므로 된다. 진보정책은 이웃나라와 함께 해야 한다. 그 경우 외교가 되어 질로 도약하므로 탄탄해지는데 한국은 이웃이라곤 일본과 중국이라 될 구조가 아니다. 정의당이 집권을 노린다면 일본과 친해야 한다. 그러나 식민지 트라우마로 무리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의당에서 훌륭한 지도자가 나와서 한일화해를 성사시키면 된다. 마침 일본도 진보정당이 집권한다면 완벽하다. 그러나 이런 구상을 내비치는 정의당 인사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대부분 지리멸렬주의, 쇄말주의, 지엽말단주의에 빠져 고양이를 부탁해 하는 식으로 일본의 사소설을 연상시키는 사정치를 하고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8.07.02 (19:02:15)

"우리는 오직 기적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언제라도 상대가 맞대응하기 때문이다. "- 정의당도 마찬가지...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의당에서 훌륭한 지도자가 나와서 한일화해를 성사시키면 된다. 마침 일본도 진보정당이 집권한다면 완벽하다. 그러나 이런 구상을 내비치는 정의당 인사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대부분 지리멸렬주의, 쇄말주의, 지엽말단주의에 빠져 고양이를 부탁해 하는 식으로 일본의 사소설을 연상시키는 사정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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