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7839 vote 0 2008.04.04 (12:26:46)

 
누가 우리편인가?
‘야당이 없는 선거를 바라보며.’
 
해결사는
문제의 해결이 필요할 때
도움요청을 받았을 때 - 딱 한 번 나서는 거다.
지금 누가 우리에게 팔 벌려 구원을 요청하고 있는가?
나는 아직 듣지 못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내 보따리 내놔라’는 악다구니 고함소리만 들었을 뿐.
 
표표히 떠나갈 뿐이다.
영화 ‘7인의 사무라이’ 마지막 장면처럼 떠나갈 뿐이다.
언젠가 지들이 아쉬우면 부르겠지.
내 한 표 달라는 사람 언젠가는 나타나겠지.
 
손학규 어제 한다는 소리가
지들은 김대중, 노무현 좌파정권 10년과는 차별화하여
이제 선진노선(?)으로 가겠다는 거다.
이거야 딴나라 이중대를 하겠다는 말 아닌가?
지난 10년을 과오투성이 좌파정권으로 몰아붙이는 태도가
우리에게 표를 달라는 태도인가?
우리를 부정하는 인간에게 줄 표는 없다.
 
이명박은 적이다.
적과는 싸울 수도 있고 휴전할 수도 있다.
어를 수도 있고 뺨칠 수도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자기편을 찌르는 정신병자는 어째야 하는가?
적은 힘을 다하여 물리치면 되는데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는
내부의 정신병자는 어찌 다스려야 하는가?
적 보다 더 위험하다.
 
지난 5년 간 우리는 행복했다.
그 어떤 아쉬움도 없고 미련도 없다.
우리는 드라마를 꿈 꾸었고 마침내 완성시켰다.
노무현은 역사가 맡긴 소임을 다하였다.
상고 나와서 거기 까지 갔으면 많이 한 거다.
역사가 어떤 평가를 내리든 상관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우리 안에 든 가능성은 원래 그것이 전부였으니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으니까.
어차피 우리 실력은 거기까지였다.
미련없이 싸웠다.
승패를 떠나서 좋은 게임을 했다.
그거면 된 거다.  
충분하다.
따고 배짱이다.
 
지금 개혁세력의 문제는 스타부재다.
작금의 난맥상은 스타 하나만 뜨면 바로 회복된다.
스타가 없는데 어쩔 것인가?
김대중, 노무현급 스타가 없는데 어쩔 것인가?
강금실로는 약하고 유시민으로는 밀리는데 어쩔 것인가?
어쩔 수 없다.
스타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의 가치를 지켜갈 때
그 안에서 확률적으로 나타나는 거다.
물러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조용히 밭을 걸구며 기다릴 뿐이다.
 
누가 진짜인가?
대중이 함께 갈 수 있는 큰 배를 부리는 사람이 진짜다.
혼자 건널 수 있는 작은 배를 모는
노회찬, 심상정류는 진짜가 아니다.
이재오, 김문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다.
이, 김, 노, 심은 원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이재오, 김문수는 출세를 좇아 딴나라로 이민을 갔고
노회찬, 심상정은 명성을 좇아 정치판의 연예계로 데뷔했다.
그들은 자기 한 사람이나 겨우 탈 수 있는 작은 배를 젓는 사람이다.
그들은 진짜가 아니다.
대중과 함께 역사의 물꼬를 트는 큰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니다.
가치와 소통의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니다.
웅대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사람이 아니다.
혼자서 독주회를 여는 사람이다.
 
우리 다 함께
큰 배를 지어서 먼 항해를 해야 한다.
대중이 함께 갈 수 있는 큰 배가 아니면 안 된다.
정체성 없이 남의 지어놓은 배에 편승하려는
문국현, 손학규, 정동영들 역시 진짜는 아니다.
그들은 실로 딴나라의 정체성을 가졌으나
딴나라는 명박-근혜-몽준 트리오에 의해 이미 선점되었기 때문에
선장 없는 배 찾아 건너온 외부선장후보들이다.
한 철내기 용병에 불과하다.
성적을 내지 못하는 용병은 퇴출이 맞다.
 
지금 정치판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판이 짜여져 있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그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옥석을 가리려면 여러번의 키질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순도 백 퍼센트의 보석을 고르려면 그렇다.
0.2그램의 다이아몬드 한 알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1톤의 흙을 걸러야 한다.
수만번의 체질을 해야 한다.
다 받아들여야 한다.
 
영남+보수만 먹어도 이기는 한나라당이다.
진보+호남+호남보수+충청 및 수도권을 다 먹어야 이기는 민주당이다.
진보를 얻으니 호남보수가 나가고 호남보수를 얻으니 진보가 나간다.
행정수도 치우치니 수도권이 나가고 수도권을 잡으니 충청이 나간다.
우리가 이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유권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
‘진보 쟤네들 원래 착한 애들이니 호남보수 몽니에도 표는 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
이런 오판을 시정해 주어야 한다.
 
진보는 차라리 나가서 기다리는게 낫다.
그래야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가 드러난다.
누가 아쉽고 누가 배짱인지가 드러나고
비로소 제휴가 되고 연대가 된다.
호남진보와 호남보수를 걸출한 스타 김대중이
억지로 합쳐놓고 있었는데
김대중도 그거 합치는데 30년 걸렸다.
김대중이 호남보수를 통제하지 못하니 만사휴의다.
 
영남은 원래 희망이 없고
결국 호남이 각성해야 한다.
영남은 언제나 독식을 추구해왔지만
그래도 호남은 나눠먹기를 지향해야 하는데
항상 그렇듯이 나눠먹으면 감질만 난다.
먹어도 만족감을 못 느낀다.
배가 부르지 않다.
 
영남은 배 두들겨 가며 먹는데
제것 먹고 남의 것 빼앗아 더 먹는데
호남은 왜 눈치보며 나눠먹어야 하나?
이렇게 되면 판은 깨진다.
충청은 아직 손도 못대어봤다.
인구가 적다는 물리적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호남의 최선은 호남정권 창출로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정권 창출하여 손해만 안보기를 바라는 전략이어야 한다.
 
영남은 적극적으로 이득을 추구하는데
왜 호남은 소극적으로 손해만 안보겠다고 해야 하나.
억울하고 통분하다.
그러나 승리하려면 그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난 10년 간에도
실질권력은 딴나라에 있었다.
우리가 정권을 먹었어도 조중동은 건재하고
재벌은 건재하고 강남은 건재하고 기득권은 건재하다.
개혁세력이 정권을 낸다는 것은
우리가 다먹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독식을 약간 견제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그들은 정권을 못내도 실질권력을 먹고
정권을 내면 실질권력+정치권력 곱배기로 먹고
그들은 기득권이므로 이미 먹었는데 또 먹고
그걸로 부족해서 남의 것 뺏어먹고
배 터져 죽을 때 까지 먹고
이런 판도 위에서
우리가 정권을 내도
마음대로 미군철수 못하고 파병거부 못하는 신세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러한 물리적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남아공에 흑인정권이 들어서도
백인들이 실질권력을 내놓지 않는다.
오바마가 당선되어도 미국은 여전히 백인의 나라다
우리는 단지 희망과 자부심을 얻을 뿐이다.
모욕당하지 않는 것만 해도 그게 어디냐 말이다.
 
지역주의 때문에 누가 손해를 보았나?
손해보던 사람이 더 이상은 손해를 안보겠다고 해야 대사가 이루어지는데
저쪽이 이득을 노리니까 우리도 맞장을 뜨겠다고 하면 답이 없다.
내가 호남사람이라도 그렇다.
그 마음 다 이해한다.
“내가 다 먹든가 아니면 안먹고 말지 더럽고 치사해서 내사 마 안할란다.”
이런 심리 있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걸출한 스타가 필요하다.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스타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겼고
스타가 없으니 지금 아무 것도 안 된다.
 
1) 한나라당이 10년 독식하고 민주당이 5년 독식하는 방안.
2) 한나라당이 5년 독식하고 개혁연합군이 10년 갈라먹는 방안.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호남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1)번을 선택한다.
2)번은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봤자 간에 기별도 안 가기 때문이다.
김대중 5년간 자민련에 노른자위 다 뜯겼고
노무현 5년간 부산인맥 핵심요직 차지했네.
그 마음 충분히 수긍한다.
문제는 1)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거다.
만약 호남이 1)번을 선택하면 한나라당 영구집권이다.
 
정치란 것이 그렇다.
1표가 많아도 다 먹는다.
DJ가 호남정권(자민련 끼고)을 냈지만 30년 걸렸다.
30년에 한번 쯤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DJ급 스타가 호남에서 나와준다면.
 
결국 답은 소수파연합 밖에 없다.
소수파의 연합이 성공하려면
호남이 스스로 소수임을 깨닫고
저쪽에서 영남이 챙긴만큼 호남도 이득을 보겠다가 아니라
더 이상 손해는 안보겠다는 전략으로 수정하기에 합의하고
다양한 소수파와 복잡한 연대를 수립해야 한다.
10년이 걸릴지 3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우리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들이 손을 내밀 때 까지 기다릴 뿐이다.
10년이고 30년이고 기다릴 뿐이다.
우리에게 구원을 요청할 때를 기다릴 뿐이다.
좌파정권이 지난 10년간 망쳐놨다느니
딴나라 선진노선 따라가겠다느니 하는 망언 그칠 때를 기다린다.
부르면 간다.
불러주지 않으면 가지 않는다.
정동영, 손학규는 아직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더라.
김대중, 노무현 까면서 딴나라 지지하는 유권자 비위맞추더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계란으로 바위치기 한다.
어차피 승산없다는거 알지만
노느니 해본다.
영남을 두 조각 낸다는 목표를 가지고
계속 영남을 두들겨 보는 거다.
영남이 정신차릴 가능성은 없지만
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어서 그렇게 한다.
아쉬우면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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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한나라'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해는 간다. 그런 궁리도 나올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어느 당이 한나라를 반대하는가이다. 나는 아직 그런 당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보지 못하고 있다. 큰 한나라당과 작은 한나라당이 있을 뿐. 큰 지역주의와 작은 지역주의가 있을 뿐. 악랄한 지역주의와 멍청한 지역주의가 있을 뿐.

보통 사람들은 대장을 뽑을 때 '나쁜넘'과 '멍청이'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나쁜넘을 대장으로 뽑는다. 초딩들이 골목대장을 뽑아도 그렇더라. 도둑놈과 정신병자 중에서 한 명이 선장을 해야한다면 도둑놈에게 선장을 맡기더라. 도둑놈에게는 단지 돈을 뜯길 뿐이지만 정신병자에게는 목숨 뺏기는 수가 있으니까. 이번 선거 결국 도둑놈이 정신병자를 이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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