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244 vote 0 2008.02.04 (23:02:15)

 그들이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말해야만 하는 속사정.

도박꾼이 도박에 져서 판돈을 다 잃고 거덜이 났어도.. 또 집 팔고, 논 팔고, 남의 돈 빌려서 어떻게든 판돈을 마련해 온다. 거듭 오링되고 또다시 개털되어 완전 알거지가 되었다 싶은데.. 또 신통하게 어디서 개평이라도 뜯었는지 구걸이라도 했는지.. 몇푼 푼돈을 구해와서 비굴한 표정으로 판에 끼워주길 애걸한다.

이런 풍경.. 정선 카지노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우울한 풍경..

바닥을 보려면 아직 멀었다는 말이다. 손학규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까는 이유는 총선후 회창당, 근혜당, 무소속연합과 연대하여 패자연합이라도 만들어 뭔가 도모해 보는 뒷맛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동영이 여전히 정치판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이유도.. 그 손학규판 패자연합을 파토놓는 재미가 또한 쏠쏠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인간들은 어떻게든 건수만 있으면 끼어든다. 빌미만 있으면 김흥국 낑기듯 끼어든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뒷맛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뒷맛이 남아있는 한 그들의 장사는 계속된다. 승산없는 도박은 계속된다. 이미 눈에 촛점이 풀려버렸다. 아주 폐인이 되었다. 그 지경에 몰리면.. 이제는 돈을 따려고 도박을 하는게 아니고.. 기어이 그 짓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인간이 계속 그러고 사는 것이다.

민노당부터 한겨레까지 총동원된 노무현 탓하기도 이유가 있다. 그것이 여전히 장사가 되기 때문에 전을 벌이는 것이다. 왜인가? 본질은 누군가가 나서서 호남을 장악해야 이야기가 된다는 데 있다.

까놓고 진실을 말하자는 거다. 시나리오가 있다는게 본질이다. 거지정치의 손학규에게는 총선후 회창당, 팽당한 근혜당, 무려 30석 무소속그룹과 어찌어찌 협잡해서 역3당연합으로 정국을 반전시켜 보는 엉터리 시나리오가 있기 때문에 선명야당 아닌 어용야당을 하고 있듯이.

그리고 앵벌이정치의 정동영에게는 그 손학규 거지정치 시나리오를 박살내주는 자칭 ‘왕의 귀환’ 시나리오가 있기 때문이듯이.. 다 건수가 있기 때문이다.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무현을 까는 그들에게는 무슨 노림수가 있는가?

본질은 어떻게든 민주당 없어지고 어떤 인물이 나타나서 호남을 정리해줘야 이야기가 된다는 거다. 모든게 노무현 때문이라는 언설의 이면에는 모든게 우리당 창당과 그에 따른 호남의 분열 때문이라는 본질이 숨어 있듯이.

누가 호남을 묶어줘야 그것을 보고 뭔가 그림이 되겠다 싶으니 비호남의 개혁표가 결집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누구든 나서서 호남을 묶어야 한다는 절박한 본질이 남아있는 한 그들은 호남을 묶는데 방해가 되는 노무현을 우선 씹는다.

지금은 노무현을 씹어야 호남이 묶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분열은 우리당 창당 때문이고 우리당 창당주역은 노무현, 정동영인데 정동영은 호남재통합 시나리오의 당사자니까 빼주고.. 그렇다면 임기 끝나서 만만한 노무현을 씹을 수 밖에.. 노무현 씹기가 양심에 찔리면 더 만만한 유시민을 씹어주고.

핵심은 호남재통합 시나리오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이다. 누가 호남을 묶을 것인가? 호남 수구세력이 제 발로 정동영 밑으로 들어갈 확률이 0이다. 그렇다면? 정동영이 호남수구 밑으로 숙이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노무현을 쳐서 소란을 일으켜 놓고 그 와중에 얼렁뚱땅 정동영을 사면하고.. 정동영이 호남수구 밑으로 숙이고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다. 실리는 정동영이 먹고 명분은 박상천이 먹는 빅딜을 그들은 원한다.

그리고 지금 노무현그룹의 원심력이 그 더러운 빅딜을 방해하기 때문에 노무현을 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시나리오가 존재하여 있다는 것이다. 현실성과는 상관없이.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과연 호남이 묶어질까? DJ가 해왔던 그 일을 할 사람이 나타나줄까? 누구? 손학규? 정동영? 천정배? 추미애? 나는 그 성공확률이 0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호남을 먼저 묶고(그동안 노무현그룹은 가만이 숨죽이고 엎드려 있고) 누군가에 의해 호남이 단단하게 묶이면.. 그 후에 노무현 그룹이 슬슬 움직여서 비호남개혁표를 묶어오고.. 그 다음 단단하게 통합된 호남과 비호남개혁세력이 연대하되 호남위주의 연대를 하고.(이 경우 비호남 위주로 연대를 하게 되면 호남은 다시 쪼개진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게 다된 밥에 재뿌리는 것이고 그 재뿌릴 추미애, 조순형들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으니까.)

이 시나리오의 성공가능성은 없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뒤로 굴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호남수구도 제 목소리를 낼 때가 된 것이다. 그만큼 한국의 민주주의가 진보해버린 것이다. 이제는 김대중 할아버지가 와도 호남수구를 통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영남의 진보가 제 목소리를 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곳에 개혁세력의 진정한 비전이 있다.

그러나 어쨌든 그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가 살아있기 때문에 한겨레, 오마이뉴스들의 노무현 때리기는 계속된다. 그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누군가에 의해 호남이 천하통일 될때까지 노무현그룹 너희들은 눈치코치 없이 나대지 말고 제발 잠자코 있어라’ 이거다.

하여간 시나리오가 존재하므로 실험은 계속된다. 그 실험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지만 그래도 도박꾼들 마냥 밭문서 잡히고, 집문서 잡히고, 심지어 신체포기각서까지 써가며 실험을 계속한다. 정동영, 손학규들의 승산없는 도박은 끝없이 계속된다. 오마이뉴스, 한겨레의 뻘짓도 끝없이 계속된다. 그리고 그만큼 유시민그룹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도 어렵게 된다.

이건 논리도 아니고 이성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본능이다. 장난감을 손에 쥔 철부지 아이처럼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는 것이다. 그 아이 손에서 장남감 빼앗지 못한다.

그들의 무모한 실험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바닥을 확인하도록 뒤로 슬쩍 빠져주는 것이 방법이다. 노무현이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유시민이 보폭을 좁히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그들이 바닥을 확인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바닥을 확인하고도 또 지하 2층, 지하 3층 계속 판다는데 있다. 악몽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지금 확실한 것은 이번에 대구를 한 바탕 휘저어놓는 것이 총선후 한나라당이 두 개로 쪼개질 확율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이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나 변화는 동쪽에서 먼저 시작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남장악력이 떨어져서 이제는 호남수구를 물리적으로 통제할 방법이 없다면, 한나라당을 수술하여 거기서 영남진보를 분리해내는 방법 밖에 길이 없다는 거다.  

(정치의 역설.. 호남수구가 김대중 품에서 벗어나 제 목소리를 내는게 지난 10년간 조금이라도 대한민국이 진보한 결과라면.. 마찬가지 현상이 영남에서도 일어나야 한다. 영남진보가 딴나라 지배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이것이 역사에 대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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