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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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419 vote 1 2014.10.06 (23:22:32)

 

    어느날 ‘예수’라는 개념없는 젊은이가 하나 나타나서, 밭 가는 농부에게 “지금이 밭이나 갈고 있을 때냐? 따르라.”고 하면 “가족들에게 하직인사는 하고 와야죠.” 할 것인가? 어림없는 일이다.


    분위기 파악 해야 한다. IS가 준동하는 지금 시리아 상황과 같다. 그때의 로마군이 지금은 미군이다. IS 지도자가 나타나서 “밭이나 갈고 있을 거냐? 따르라.”고 하니 따라나선 자가 3만이다.


    물론 예수와 IS는 다르다. 그러나 소집이 있으면 따라나서는 인간의 본질은 같다. 소리가 잘 나는 북이 있으면 누군가 그 북을 치게 되어 있다. 인간은 어떻게든 큰 소리가 나는 짓을 하게 된다.


    이병헌을 엿먹인 여성 2인조나, 서태지를 엿먹인 이지아나, 차승원을 엿먹이려 한 조아무개 씨나 공통점은 소리가 나는 지점을 건드렸다는 거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그게 적나라한 인간의 모습.


    따라나설 자 있을진대, ‘따르라’ 외치는 자 없겠는가? 예수라서 준비된 북을 건드려 세상을 울리는 큰 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예수가 따르라고 하자 핑계를 대는 자가 있었다고.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오겠다.'는 건데 이는 천륜에 관한 일이라 누가 뭐랄 수 없다. 근데 이에 대한 예수의 답이 걸작이다. “죽은 자들이 죽은 자를 장사지내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http://gujoron.com/xe/522243 아무님의 제민포럼을 참고해도 좋다. 무엇인가? '빈 곳'을 발견한 것이다. 웃지 않는 걸로 유명한 공주가 있다면 어떻게든 한번 웃겨보려고 하는게 인간이다.


    절대 뽑을 수 없는 걸로 유명한 검이 있다면, 내 손으로 한 번 뽑아보고 싶은게 인간이다. 아무나 불 수 없는 대단한 피리가 있다면, 내 입으로 한 번 불어서 멋진 소리라도 내보고 싶은게 인간이다.


    그대가 인간의 그러한 본질을 발견했느냐다. 예수가 발견한 그것을 그대는 이미 발견했는가다. 물론 그럴 리 없다. 예술은 그 시대에 한 방을 먹이는 것이다. 한 방을 찔러줄 빈 곳을 발견했느냐다.


    문제는 그 빈 곳이, 그 뽑을 수 없는 검이, 그 웃지 않는 공주가, ‘세계는 모두 연결되어 하나로 있다.’는 진리를 포착한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데 있다. 가슴에 열정을 품은 자에게 보이는 법이다.


    그렇다. 예수는 커다란 북 하나 발견했다. 인류라는 이름의 북이었다. 예수가 온 몸을 던져 그 북을 울리자, 마침내 천둥같은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 맥놀이는 길게 이어지더니 무려 2천년째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930111309340


    마광수류 똥같은 소리 말라는 거다. 문제는 예수가 아니다. 당신이다. 바로 당신이 누구냐다. 예수가 뭐랬든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미쳤냐? 바보냐? 당신이 당신과 매우 상관있다.


    웃지 않는 공주가 있다면 누구든 웃길 수 있다. 꼭 개그맨이 우화의 주인공이 되라는 법은 없다. 찰리 채플린도 못 웃길 수가 있고, 지나가는 노숙자도 웃길 수 있다. 중요한건 공주가 누구냐다.


    예수가 공주를 웃기는데 성공했다면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예수라는 젊은이 말야. 턱에 수염도 미처 자라지 않은 새파란 애송이 아닌가? 단지 재수가 좋았을 뿐이라구.’ 그 말이 맞다.


    예수가 공주를 웃겼대서 그게 놀랄 일인가? 안웃는게 이상하지 웃는게 대단한가? 그게 뭐 어때서? 천만에. 전설의 웃지 않는 공주는 바로 당신이었다는 대목에서 당신은 조금 충격받아야 한다.


    예수가 중요한게 아니고 당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예수가 예수라고 믿는 똥들은 어른들의 대화에 낄 자격 없다. 예수는 화장실의 똥막대기일 수 있고, 바람에 날리는 지푸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은 예수에게 불의의 기습 키스를 당한 첫 번째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때 예수가 당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예수를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당해버린 몸이기 때문이다.


    웃지 않는 공주를 웃긴 첫 번째 남자가 설사 지나가는 노숙자였다 해도 당신은 그 노숙자를 존중해야 한다. 그때 당신은 들켰기 때문이다. 웃지 않던 당신이 처음으로 웃었을 때 본질을 들킨 거.


    뽑히지 않는 검이 뽑혔을 때 들킨 거다. 결코 소리내지 않던 피리가 청아한 소리를 들켜버린 거다. 만인을 놀래켜버린 것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당신이 변했기 때문이다. 비단 예수 뿐이겠는가?


    석가도 그렇고 공자도 그렇다. 그들은 인류의 어떤 빈 곳을 발견했다. 왜? ‘인류가 모두 하나로 연결된 통짜덩어리 존재’임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 건드려줘야 할 빈 곳이 보인다.


    하수가 바둑을 둔다 하더라도 그러하다. 아직 연결되어 있지 않는 바둑판의 점들을 슬그머니 연결시켜 보면 그 빈 곳이 보인다. 귀퉁이나 변에 뻥 뚫린 구멍이 보인다. 소리나는 급소가 보인다.


    당신은 그 빈 곳에 힘차게 한 알의 바둑알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예술이다. 예술은 애초에 세상을 격동시켜 큰 소리를 낼 의도를 깔고 들어간다. 의도가 없는 순수예술이라는 것은 순수 사기다.


    예술가는 어떤 경우에도 그 시대에 한 방을 먹이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 그리고 아직 연결되지 않는 점들을 이어서 커다란 하나의 형태를 도출해낸다. 마침내 빈 곳이 보인다. 두어야 할 자리다.


    일찍이 석가가 한 알 두었던 그 곳에 공자가 두었고, 예수가 두었고, 달마가 두었고, 혜능이 두었다. 그리하여 천하의 예술가들을 모두 연결시켜 인류라는 그림을 그려낸다. 그림 속에 당신있다.


    세 가지 질문을 던지겠다.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았는가? 모두 연결시켰을 때 남는 빈 곳을 발견했는가? 시대를 타격하여 큰 한 소리를 끌어낼 의도를 가졌는가?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공자가 충효 어쩌구 했다는 똥같은 소리를 하면 안 된다. 하긴 석가만 해도 카스트를 정면으로 부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카스트 논리인 업Karma 개념을 불교의 포교에다 써먹는 개판 세상이다.


    그러나 그건 불교계의 문제이고, 그런 불교를 만든 당신네 인간들의 솜씨지 석가의 본론은 다르다. 석가는 그 시대에 한 방을 먹여준 것이다. 웃지 않는 공주를 웃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공주다.


    그 다음 라운드는 공주가 해결해야 할 라운드다. 석가의 게임은 거기까지다. 


    당신이 공주라는 사실을 석가에게 들킨 것이 사건이다. 그때 당신이 웃었다는 사실을 인류에게 들킨 것이 중요하다. 석가는 인류의 진면목을 발견한 거다. 그리고 소리나지 않는 북을 쳐버린 거.


    땅끝까지 뒤흔드는 큰 소리가 났고, 여러분은 그 소리를 아직도 듣고 있다. 공자 역시 피곤하게 무언가를 가르친 사람이 아니라 인류의 빈 곳을 발견하고 강력한 어퍼컷 한 방을 먹인 사람이다.


    선비세력을 조직하여 왕과 맞섰다. 그러자 인류의 어떤 본질이 드러났다. 왕에게 굽신대던 선비가 고개 빳빳이 쳐들고 '아니되옵니다 마마.' 하면서 왕을 조져대기 시작한 거. 조선왕조 선비정치다.


    충효 어쩌구는 공자에게 한 방 먹은 왕이 공자를 역이용하려고 꾀를 낸 거. 그딴건 본질이 아니다. 공자, 석가, 예수는 한낱 개인으로 존재하던 인간을 인류로 격상시켰다. 그게 들춰진 본질이다.


    누가 총대를 매고 소집을 하면 곧 쟁기를 던지고 따라나서 인류단위로 의사결정하는 존재임을 폭로한 거다. 그것은  불의 발견이나 문자의 발명에 비견되는 위대한 발견이다. 인류를 전진시켰다. 


    인류는 모두 연결되어 커다란 한 판의 바둑을 둔다. 그것이 비전이다. 비전을 본 사람만이 인류의 빈 곳을 발견할 수 있다. 그곳을 때리면 큰 소리 난다. 뽑히지 않기로 유명한 검도 송두리째 뽑힌다. 


    그러므로 예술은 애초에 의도를 깔고 들어가는 거다. 천하를 격동하려는.


    구조론 역시 마찬가지다. 인류 중에 아무도 손 대지 않은 빈 곳을 발견하고 내가 침발라 놓은 것이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엮어서 큰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다. 내가 준비하는 것은 하나의 툴이다.


    차승원은 왜 보살과 같은 짓을 했을까? 사람이 착해서?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라서? 인품이 원래 그래서? 아니다. 절대 그렇게 안 한다. 더 이상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재 스코어로 그렇다.


    차승원은 보살레벨을 넘어 생불레벨에 이르렀다. 남이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그 곳이 빈 곳이다. 그 빈 곳이 보인다. 빈 곳이 보이니까 그곳을 기어코 건드린 것이다. 그게 인간이다. 바로 당신이다.


    당신의 감추어진 본래 모습을 차승원이 일깨워 주었기에 당신은 감동을 먹어야 한다. 그냥 차승원이 좋은 녀석이라고? 차승원은 남이잖아. 아니 남이야 어쨌든 도무지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인데?


    남이야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든 말든 상관없다. 당신과 아무 상관없는 남이 금메달을 따든 노벨상을 받든 내가 박수쳐줄 이유가 없다. 소가 어쨌든 개가 어쨌든 남의 일이다. 시큰둥해야 한다.


    모든 감격은 자신의 본래와 일치했을 때 터져나오는 것이다. 개가 아닌, 소가 아닌, 인간이 어쨌을 때 그것이 감추어진 나의 본래 모습이기에 나의 깊은 부분과 반응하여 눈물나게 감격하는 거.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4.10.06 (23:39:27)

작은 집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수시로 짜증이 납니다.

그 안에서 자기의 작은 권력을 보이려고 소위 말하는 완장질을 

거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니다.


나이,학력 등등과는 전혀 상관없이 하고들 있습니다.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10.06 (23:51:09)

지도자의 인도를 갈망하는 자들이

님이 또는 서로가 지도자 깜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서 화를 내는 거지요.


보통 양아치들은 보통 화가 나 있는데 그 이유는

의존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데 의지할 대상이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임꺽정 같은 헤비급 형아가 나타나면

우르르 따라가서 똘마니 하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4.10.07 (00:07:21)

그렇게 스케일이 큰 것은 아니고 화장실이 어떠니 쓰레기는 누가 치우니 초딩같은 얘기가

반복되서 짜증이 납니다.자기가 항상 하는 일인데 남들이 그걸 안 한다고 투덜 투덜...


6개월 째 듣자니^^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10.07 (00:11:53)

그것도 본질은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화가 나 있다는 거.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4.10.07 (00:21:23)

그건 당근이죠^^

[레벨:15]르페

2014.10.07 (08:59:27)

상황을 장악하지 못하면 화가 나더군요.

장악하면 바보한테도 화 안납니다.

[레벨:1]이경희

2014.10.07 (09:07:34)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4.10.07 (14:11:11)

감사히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4.10.07 (22:56:10)

나야말로 초등학교의 이예수 정도는 되시겠다.
화요일 오전에 학부모님들과 두시간동안 부모교육모임하고 전교차원에서 애들 상처 보듬으며 당당히 서도록 돕고 외부의 에너지와 연결해주니 말이다. 
주변 선생님들이 지구는 독수리 5형제가 지키고 우리 학교는 이상우가 지킨다고 하시더라.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사발

2014.10.07 (23:14:45)

본인은 모르실 듯....

상우쌤 밑에서 공부하는 애들은 전생에 나라 한 두 개는 구했을 듯....

소생이 초등학교 다닐 때인 40여 년 전과 지금은 물론 직접비교가 불가능하겠지만서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쌤을 본 기억이 드뭄.....

[레벨:3]파워구조

2014.10.10 (17:18:01)

뇌에도 성감대가 있다면 김동렬 선생님께서 이글로 저의 꼭지를 제대로 녹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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