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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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920 vote 0 2012.11.13 (23:12:44)

 

    - 맥락에서 전편과 이어집니다. -

 

    구조론이 강조하는 바는 애매모호한 인간의 사회적 행동이 사실은 자연의 보편적인 법칙을 벗어나지 않고, 진리의 결과 일치한다는 거다. 인문, 사회과학을 하는 지식인들도 물리학과 수학, 유전공학에 대한 기초가 있어야 한다. 물론 구조론 하나로 전부 대체될 수 있다.

 

    최근에는 심리학, 의학 등이 유전공학으로 변질되고 있다. 미래에는 의학은 상당부분 유전자 조작으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복잡미묘한 심리가 알고보니 단순한 유전자의 명령에 지나지 않더라는 거다.

 

    진보의 근본적인 딜레마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당을 찍는 것이다. 무뇌좌파들은 교양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보고 계몽을 시도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부자와 빈자의 공통점은 지리적, 정서적으로 격리되어 있다는 거다.

 

    부자는 부잣집에 격리되어 있고, 빈자는 시골에 격리되어 있다. 진화론의 격리설이 적용되고 있다. 그들은 생존전략-근친전략을 채택한다. 사회의 본질적인 흐름 곧 ‘뉴 웨이브’에서 격리된 사람은 격리전략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

 

    격리된 자들은 자기네만 소수자로 격리되어 있는 데서 불안감을 느낀다. 내가 외롭게 격리되어 있으니 너희도 한 곳에 모여있지 말고 격리되어라 하고 분열을 획책한다. 그들은 사회의 전방위적인 격리를 꾀한다.

 

    남녀를 차별하여 성별간에 격리하세.
    남북을 분리하여 남북간에 격리하세.
    이념을 시비하여 좌파우파 격리하세.
    지역을 차별하여 경상전라 격리하세.
    학력을 차별하여 서울지방 격리하세.
    외국 차별하여 다문화가정 격리하세.
    담장을 높게하여 외부인과 격리하세.

 

    사회의 모든 분야를 갈가리 찢어놓으면 혹시 모르니 소발에 쥐잡기로 지역에서 어떤 신통한 혁신이 일어나서 좋은 소식이 들릴지도 모른다는 거다. 문제는 이 전략이 때로는 상당히 먹힌다는 거다.

 

    일본은 수백개의 봉건소국으로 분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막부의 허락도 없이 제멋대로 오키나와, 홋카이도 등을 접수하고 심지어 시네마현이 독도를 접수했다고 우기는 등 개화기에 발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한국처럼 전제정치로 통일되어 있으면 의사결정이 늦어져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무뇌좌파들의 반미주장도 사실은 심리적인 격리라는 거다. 미국 보수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게 아니라 맹목적인 격리를 추구한다. 이건 유전자의 명령이다. 격리해두어야 밤에 잠이 잘 온다는 식이다.

 

    맹목적인 격리본능을 극복해야 한다. 친노들이 모여 있어서 불안하다며 공격해대는 것이 그렇다. 친노 찢어진지 오래다. 원조친노 김두관은 배신, 진짜 친노 유시민은 격리, 성골친노 이광재는 재판, 안희정은 도지사로 뿔뿔이 흩어졌다.

 

    무조건적인 통합도 옳지 않다. 구조론의 결을 따르되 현대성으로 해결해야 한다. 현대성이라는 낳음의 자궁에 의해 문제가 해결된다. 현대성은 격리와 통합을 가르는 민감한 저울부분을 계속 그 상태로 놔두는 것이다.

 

    사람들은 머리통이 하나의 통뼈로 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봉합선이 있다. 전두골, 두정골, 후두골, 측두골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뇌압을 조절할 수 있다. 강호동도 단식하면 해골이 작아진다.

 

    늘이고 줄이는 조절부는 항상 있다. 그 부분이 낳음의 자궁이다.

 

    eafrica_small.jpg

 

    아프리카의 빅토리아호. 탕가니카호, 말라위호의 물고기 시클리드의 다양성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하다. 말라위 호수에만 무려 700종의 시클리드가 살고 있다고 한다. 진화론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예다.

 

    말라위호의 시클리드는 약간의 수심 차이에 따라 사는 어종이 다를 정도로 진화의 다양성이 풍부하다. 다른 대륙의 경우 쏘가리나 베스, 가물치, 황소개구리 등이 약융강식의 횡포를 저질러 어족자원이 황폐해진 것과 대비가 된다.

 

 

  cichlids.jpg

 

    아프리카는 지금 대지각변동에 의해 둘로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프라키 지구대를 따라 수백만년에 걸쳐 호수가 붙었다가 떨어졌다가를 반복하였다. 격리와 통합이 계속 반복되면서 생존전략과 세력전략이 교대되었다.

 

    이러한 낳음의 자궁은 유럽의 지중해, 일본의 세토내해, 미국의 오대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섬과 반도를 끼고 대륙과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봉합선이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서해도 희망이 있다.

 

    갯벌이 많은 한국은 강을 따라 내륙으로 진입할 수 있는 평저선을 썼기 때문에, 사실상 서해바다를 지중해로 이용하지 못했다. 일본인은 첨저선을 썼기 때문에 16세기에 필리핀까지 원양항해가 가능했다. 앞으로는 우리가 서해를 넘어 태평양을 지중해로 써야 한다. 이제는 태평양이 한국의 내해다.

 

    중국과 한국의 애매한 관계가 그렇다. 친해도 안 되고 안 친해도 좋지 않다. 일본, 미국,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뉴웨이브를 탄생시켜야 한다. 두개골의 봉합선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낳음의 자궁은 지리적으로 존재할 뿐 아니라 심리적, 문화적, 기질적으로도 존재한다.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한국이 특별히 기독교를 잘 수용한 데서 보듯이 한국이 일본, 중국보다 더 문화적인 자궁에 가깝다.

 

    싸이가 미국과 유럽에서 통하는데 비해 일본과 중국에서 시큰둥한 데서 보듯이 아시아국가 중에서 기질적으로 유럽과 가까운 나라가 한국이다. 대장금이 아시아에서 히트한 데서 보듯이 그러면서도 한국이 가장 아시아 정서의 중심에 있다. 죽음을 숭상하는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나 허풍이 심한 중국의 도교문화는 서구의 기질과 맞지 않고, 아시아의 주류 정서도 아니다.

 

    한국이 세계의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백범의 예언이 딱 맞아떨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백범이 동학과 불교와 유교와 기독교와 사회주의를 두루 섭렵했기 때문에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이다. 당분간 한국이 세계의 문화적 자궁이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소스와 포지션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것은 첫째 지리적 잇점, 둘째 유교주의 미학, 셋째 깨달음의 정수, 넷째 기질적 역동성, 다섯째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문명의 대륙상륙이다.

 

    살펴보았듯이 빈자가 부자당을 찍는 것은 찍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통하듯이, 빈자와 부자는 서로 격리된 채 한 편으로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잘 통한다. 유럽은 다르다. 여러 나라로 쪼개진 채 이웃하고 있기 때문에 빈자가 격리불안을 덜 느낀다.

 

    왕이 있는 나라는 대개 섬이나 반도국가다. 영국,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교황), 네덜란드, 덴마크 등이 그러하다. 반면 대륙국가들은 왕을 쉽게 쫓아버린다. 섬이나 반도의 귀퉁이 나라 소인배들은 격리불안이 심해서 왕을 추방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반도에 건희왕, 몽구왕, 정은왕자, 근혜공주 등이 설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본질은 하층민의 격리불안이다. 한국의 진보는 이러한 지리적, 문화적, 심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전략을 세워야 한다.

 

   

 

    ###

 

   

345678.jpg

 

 

     격리불안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인간을 조종하는 초자아입니다. 아기가 엄마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재벌을 숭배하고 왕실을 추종한다고 해서 격리불안이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오직 진리의 완전성과 반응함으로써만이 격리불안은 해소됩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소통의 센서에 날을 세워둠으로써 완전성과 반응하십시오. 이 한 권의 책을 권합니다.

 

http://gujoron.com/xe/?mid=Moon




[레벨:4]AcDc

2012.11.14 (00:39:52)

유럽이 잘게 쪼개져 있어서 격리화가 덜된다는게 무슨 뜻인지 부연 설명좀 해주세요.


유럽이 소국들로 쪼개지고 국가 내에서도 연방으로 쪼개져서 외부와 내부가 상호 견제하느라

격리시킬정도로 여유가 없다는 겁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14 (00:55:25)

그런 표현이 아닌데요?

잘게 쪼개져서 이웃이 많이 있다고 썼지 않습니까?

이웃이 많아서 격리불안을 덜 느낀다는 거죠.


옛날 시골에는 이웃집이 있어서 부부싸움이 나면 여성이 옆집으로 도망을 갑니다.

요즘은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부부싸우이 나면 도망갈 피신처가 없습니다.


유럽은 가까운 이웃나라가 많아서 격리불안을 덜 느낍니다.

한국의 지식인은 미국으로 유럽으로 일본으로 통하므로 격리불안을 덜 느낍니다.

외국 어디를 가도 말이 통하고 외국에 친구도 많으니까.


한국 하층민은 외국인과 말이 안 통하고 외국에 친구도 없어요.

도망갈 곳이 없으면 격리불안이 강하다는 거지요.


[레벨:4]AcDc

2012.11.14 (01:01:13)

아 그렇네요. 


도망칠 곳이 없는 이들은 어이합니까 ㅜㅜ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14 (01:05:59)

풀뿌리로 쪼개서 도망칠 곳을 만들어야지요.

또 외국과 친해서 도망칠 곳을 얻어야 합니다.

북중러를 적대하면 더욱더 도망칠 곳이 없어집니다.

[레벨:4]AcDc

2012.11.14 (01:14:32)

도망칠곳은 딱 한군데 밖에 없습니다.

대륙이죠.


풀뿌리라도 갈라버릴려면

답은 협동조합밖에 없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14 (09:42:10)

인간의 격리불안은 실제로는 허상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도망칠 곳이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항구가 많은 바닷가 지역이나 국경선 지역 사람들은 격리불안이 덜합니다.

외국인이나 외지인과 자주 접촉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는 국경선이 하나도 없지요.

휴전선에서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격리불안은 외부인과 접촉하라는 유전자의 명령입니다.

인터넷만 능숙해도 격리불안이 완화됩니다.

대학생을 군복무 대신에 시골에 파견한다든가 해서 

외지인과 접촉하게 해주면 격리불안이 완화됩니다.

격리불안은 환상통과 같은 일종의 정신병입니다.

[레벨:15]오세

2012.11.14 (10:59:41)

격리불안 이거 참 좋소. 

구조론 정신병리학 하나 만들어도 좋을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14 (11:15:21)

격리불안이 정치적으로 볼때

대단한 공포심이라기 보다는 '갑이냐 을이냐' 포지션 게임에서

자신을 갑이 아닌 을로 보는 것입니다.

갑이냐 을이냐에 따라 전략이 정해지는 거.

 

서양인들이 증기선을 타고 침입해 오는데 어떤 사람은

'야 저거 좋다. 우리도 증기선 하나 사들이자' 하고 신이 나서 뛰어나가는데

반대로 '야 무섭다 철통같이 막아라' 하고 쫄아서 설설 긴 사람도 있습니다.

그건 포지션에 따라 상대적으로 정해집니다.

 

어떤 사람이 선수쳐서 갑으로 정하면 무조건 자신은 을로 정하는 거죠.

일본이 먼저 갑으로 선수를 치니까 본능적으로 을로 가버린 거.

 

강화도 포구에 가보면 대원군때 만든 불랑기가 많은데 엉터리로 조악하게 만들었습니다.

걍 대포 만드는 시늉이나 한 거지 실제로 진지하게 대포를 만든게 아니에요.

대원군의 쇄국은 당시 민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게

강화도에 가서 전시된 포대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주물기술이 없어서 개떡포를 만든게 아니고

성의가 없이 그냥 개수나 맞춘다고

완전 공산당 솜씨로 해놨어요.

외적을 물리칠 의도가 아니라 내부 무마용이죠.

 

[레벨:15]오세

2012.11.14 (11:28:49)

전송됨 : 트위터

일종의 포지셔닝 게임이구려. 그런 식으로 공동체에 기여하려 하나 정작 자신은 도태되고 공동체의 진보에도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는. 근데 이 패턴, 누가 앞으로 나서면, 누군가는 뒤에서 딴지걸고, 이 패턴 정말 익숙하오. 유딩부터, 초딩, 고딩, 그리고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이 패턴에서 벗어나 진실로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이를 찾기가 매우 어렵소. 이것이 본능임을 자각하면 벗어날 수 있는데 말이오.


이러한 마인드게임이 정신병리를 낳는다고 본 게 바로 에릭번. 그는 의도를 숨기고 진행되는 인간의 상호작용 패턴을 게임이라 칭하면서 그러한 게임의 중류를 수십가지 나열했소. 하지만 구조론에 따르면 포지셔닝 게임은 결국 갑이냐, 을이냐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소.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가 핵심인 것이오. 내일 모임에서는 이 주제로 한 번 이야기를 해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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