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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273 vote 0 2012.05.09 (23:42:12)

 

이정희? 버려라.

 

이정희를 치라는 말은 아니다. 그런 마음까지 버리라는 말이다. 이정희에 대한 분노나 비판도 눈꼽만큼의 애정이 남아있을 때 하는 이야기다. 일말의 기대도 버리고 완벽하게 무심해지라는 말이다.

 

###

 

칼을 뽑았을 때는 단숨에 베어야 한다. 베지 못할거라면 애초에 칼을 뽑지도 말아야 한다. 적의 목을 칠 때는 적의 손에 맡겨야 한다. 정동영의 손으로 권노갑을 치는 거지 노무현의 손으로는 못한다.

 

가장 좋은 그림은 이정희가 이석기를 베고, 당지도부가 다 물러나서 쇄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정희는 이석기를 베지 못했다. 여기서 꼬였다. 칼을 뽑았는데 베지는 못했고 그 칼을 도로 거둘수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확실히 베었는데도, 이미 숨이 끊어졌는데도 억지로 우겨서, 끊어진 목을 도로 붙여놓고 버티는 것이다. 이건 뭔가? 저쪽 동네 난닝구 짓이 아닌가? 우리가 민노당을 과대평가했나?

 

애초에 민노당 사람들에게는 기대도 안 했지만 실은 그것도 과대평가였다. 진보당 당권파에 대한 이미지는 ‘무뇌지만 열심히 하는 자들’이었는데 지금 보니 사악하다. 무뇌의 순수성도 없다.

 

머리는 비었지만 마음만은 착한줄 알았는데 마음까지 악하다. 도대체 무얼 원하나? 유시민이 상황을 잘 수습하고 대선에 나서기는 어렵게 되었다. 이럴 바엔 차라리 철저히 밟아버리는게 낫다.

 

사실 진보당 당권파나 이정희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비판도 말이 통할 때나 하는 것이고, 약간의 희망이 있을 때나 비판하여 바로잡는 것이다. 애정이 있을 때 비판이 비판인 것이다.

 

애정이 없어서인지 필자는 비판하고 싶지도 않다. 분하지도 않다. 그냥 우스울 뿐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기분은 아니고 양아치들에게 야료를 당한 기분이다. 배신당한게 아니라 똥밟은 거.

 

일각에서는 이정희를 쳐서 유시민이라도 살리려고 하는데, 어느 면에서 이정희와 유시민은 공동운명체다. 이정희 없는 유시민은 별로 메리트가 없다. 이정희를 살려서 유시민을 살리는게 원래의 상식적인 정답이다.

 

길은 있었다. 이정희가 이석기를 치면 된다. 이정희도 살고 유시민도 산다. 근데 이정희는 이석기를 칠 생각이 없다. 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아예 권한이 없다? 이거 심각하다. 이정희는 이석기 아바타였나?

 

지금까지 이정희가 제법 잘한 것도 본인의 생각대로 한 것이 아니라 뒤에서 조정하는 리모컨에 의해 각본대로 연출된 것이었나? 그렇다면 그냥 불을 질러서 싸그리 없애버리는 것이 맞다.

 

결론적으로 이정희가 이석기를 쳐서 이정희도 살고 유시민도 사는 그림은 깨졌고, 이정희를 쳐서 유시민이라도 사는 그림도 깨졌다. 갈라서는게 맞다. 그냥 갈라서면 투자한게 억울하니 싸그리 태워버리는게 맞다.

 

일본 공산당이 왜 망했나? 적군파 때문에 망했다. 일본 사회당이 왜 망했나? 북한 때문에 망했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국민과 소통하지 못한다면 조용히 없어지는게 맞다.

 

정동영이 권노갑을 쳤을 때 노무현이 되었다.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뽀갰을 때 그들은 총선에서 이겼다. 자기개혁을 하는게 중요하다. 국민 입장에서 가장 한심한 것은 공론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것이다.

 

고삐가 채워지지 않고 당근과 채찍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국민의 지배, 여론의 지배, 공론의 지배가 가능해야 한다. 국민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집단은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지는게 맞다.

 

결론적으로 이정희가 이석기를 쳐서 이정희와 유시민이 같이 살아나는 1안이 깨졌고, 이정희를 쳐서 유시민이라도 사는 2안도 깨졌으니, 이정희와 유시민이 다같이 죽어서 민주당이라도 사는 3안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유시민 하나라도 산다. 그쪽은 이미 유시민과 같이 죽는 물귀신 작전을 세워놓은 모양이다. 같이 죽자고 협박하는 자는 그래 같이 죽자고 그 카드를 덥썩 받아버리는 방법으로 제압하는 것이 맞다.

 

의리없는 정치인은 오래 못간다. 이정희와 유시민은 이미 엮인 관계다. 배신할 필요없다. 죽어도 같이 죽어주는 의리를 발휘해주는게 맞다. 그럴 때 유시민에게 기회가 온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했다.

 

 

PS..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20510153617403&cateid=1020&RIGHT_COMM=R6

이런게 당권파가 유시민을 같이 죽자고 터뜨린 거.
이런 내막은 다 아실텐데.
 
 
 

 

 

 0.JPG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2.05.10 (00:57:19)

이미 다 가버렸었군요...

이게 얽어 엮음 이었구요.

운명 공동체!

15만 아니 250만을 부엉바위 쳐다보게 만든 죗 값은 

이미 다 가버린 거였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9]난너부리

2012.05.10 (09:16:06)

열린우리당시절에도 그랬고, 이번 통진당에서도 유시민 대표는 청소부이네요 청소부... 또 다른 말로는 폭탄처리반..


[레벨:10]하나로

2012.05.10 (09:40:35)

벌써 수년전 일인데 민노당 당원으로 있을때 일이다. 진보역사의 관심차원에서 당원이 되었는데 결론은 한심한 실망 뿐이었다. 콩알만한 조직이라고 그 안에서 뭐라도 되겠다고 싸우는 모양이 민주주의라기보다는 그냥 권력에대한 무의미한 맹종으로보였다. 이런사람들이 나중에 거대여당쯤 된다면 그땐 그들의 권력을 키우려 무슨 짓을할까? 공산주의가 지들 지배력키우려 국민 압제하는게 보이는 듯 했다. 아 ! 이래서 안되나보다 하고 떠났다. 세월이 한참 흘렀지만 진보당 현재를보면 달라진게없나보다. 아! 정말로 참 정치를 할만한 진짜 진보는 어디있느걸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10 (09:58:05)

문제는 시스템인데

사회 어느 분야든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상당한 명성을 얻은 사람을 영입하는 방식과

내부에서 풀뿌리로 조직하여 키우는 방식을 병행해야 하는데

둘은 꼭 싸운다는게 문제죠.

 

새누리떼는 장사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기브앤테이크를 알기 때문에 명성있는 사람을 영입하고

그들과 공존하는 노하우가 있어요.

 

김대중, 김영삼은 카리스마가 있어서 사람을 영입할 수 있었고

노무현은 사람을 키울줄 알았는데

지금 민주당은 영입할줄도 모르고

자기사람 심을 줄만 알고

 

진보당은 영입도 모르고 키울줄도 모르고

소꿉장난, 본부놀이 하는 수준.

 

외부인과 공존하는 역량이

현대사회의 중요한 역량이고 실력임을 알아야 하고

요즘 마케터님이 말하는 기브앤테이크가

당연하다는걸 알아야 하오.

 

민노당들은 보면

'이거 내건데' 하는 어린애 생각에 빠져 있어요.

소아병적 사고.

 

일반 회사들도 장사를 열심히 해서 주가를 올린 다음에는

대규모로 투자를 받고 그만큼 주식을 나눠주고

이 패턴을 계속하거든요.

 

그니까 회사를 키운 다음에는 이익을 나눠준다는 말이에요.

그런 자선사업을 왜 하냐고요?

그게 자본주의라나깐.

 

애플이나 구글이나 MS나 다 그렇지만(애플은 좀 악질)

주주에게 충분한 이득을 주고

대규모로 신규투자를 유치하고

그러는데 한국의 재벌들은 그것도 몰라.

 

'이거 내건뎅'.. 이러고 있다구.

꽉 끌어안고 회사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친인척에게 빼돌려.

 

회사이익을 자기 아들에게 뒷구멍으로 빼주면서

그게 깜방살이 10년짜리 범죄인지도 몰라.

 

씨바 내가 30년간 존나게 장사해서 회사 키웠는뎅

이거 내 회산뎅

 

이런 수준으로 무슨 자본주의를 하겠냐고요.

때려죽일 넘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2.05.10 (11:39:49)

이석기를 보면서 김문수, 이재오가 떠오른다.

진보라서 진보가 아니라,

자기가 진보의 포지션에 있어야 자기한테 유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진보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진보의 가면을 쓰고 협잡꾼 짓을 하고 있다.

진보의 간판을 달고 있지만, 속내는 자기이익을 위해 삼국지의 갖은 모략들을  패키지로 담고 있는 자다.

 

문제는 그런 이석기를 두둔하는 민노꼴통 수뇌부들.

권영길이 퇴진해야 할 타이밍에 끝끝내   버티는 꼴을 보고서 민노당 미래는 더이상 없다는 판단했고,

천안함 사태 이후 이정희의 분전을 보며 민노당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났고,

유시민이 더해져 희망의 불길이 타오르나 했더니, 알고보니 모든 것이 허망한 신기루였다니...

 

앞으로 이정희 아웃, 민노당 꼴통 권위주의자들 아웃.

더 이상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자. 대중의 기억속에 사라진 왕년의 연예인들처럼.  

[레벨:4]토마스

2012.05.10 (13:26:05)

 

이것도 슬픈 글이네요.

 

이참에 진짜 진보와 가짜 진보에 대한 구분과 대청소를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왜 또 그게 '유시민'의 역할이냐고요?

 

유시민은 언제까지나 이순신역할만 합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16]노매드

2012.05.10 (15:03:21)

어째 돌아 가는 패턴이 DJ 집권할 때 하고 비슷하게 되 가고 있는데.

 

1992년 대선에서 DJ는 전국연합하고 연대하여 일견 개피를 보았습니다. 정책 연합하자마자 김영삼측은 빨갱이 색깔론을 퍼부었고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당시 DJ 지지자들 중에는 왜 괜히 재야하고 연대해서 선거를 망쳤느냐고 분개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DJ는 이들을 잘 다독이고 영국으로 떠나는 대인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1997년에는 재야랑 연대하는 문제는 이때문이기도 하고 JP와 연합을 하는 마당이라 아예 처음부터 배제되었습니다. 결과는 보수와 연합을 한 것이 효과를 보아 정부수립이후 최초로 민주 후보가 대통령 당선.

 

1992년 대선에서 재야랑 연대한 것이 재미를 못보았을 지언정 DJ 에게 민주세력의 정통성 부여와 인재 영입의 길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보면 꽤 의미있는 명분 축적이 된 것이고, 1997년 대선에 JP와 연합을 한 것은 실리를 꺼내 쓴 것이지요.

 

이번에 통합진보당과 연대를 한 것이 별로 이득은 없었지만, 민주 세력의 정통성을 민주당에게 부여하는 역할은 했고, 대선 승리를 위해 우향우가 필요하다면 얽매일 필요 없이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10 (16:04:33)

이런게 당권파가 유시민을 같이 죽자고 터뜨린 거. 
이 글은 이 사태에 대하여 쓴건데 모르는 분도 있는듯 합니다.
이정희를 죽여 유시민을 살리려 하니
저쪽에서 같이 죽자고 이런걸 터뜨리는 거지요.
이런 때는 같이 죽어버리면 됩니다.
그래도 유시민은 살아납니다.
 
[레벨:6]폴라리스

2012.05.10 (20:08:48)

영화 링을 보는 느낌이라니..진중권이 맞는말 할때도 있네. 어디까지 떨어져야 바닥을 칠런지..바닥은 아직 먼게요? 정말 고문이로세.. 조현오의 개소리.. 이정희의 헛소리.. 모조리 미친것같소.
[레벨:12]부하지하

2012.05.11 (06:34:18)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고, 지대상승에 따른 주객전도는 흔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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