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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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385 vote 1 2014.10.08 (11:09:53)

 

    다르게 생각하라


    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애초에 포지션이 잘못되었다면 다르게 생각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불능이다. 그 위치에서 얼른 이탈해야 한다. 뛰쳐나와야 한다.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다.


    세상과의 관계에서 포지션 설정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꼭대기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양 방향에 적을 두면 안 되기 때문이다. 먼저 배후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 방향을 보고 전진할 수 있다.


    석가를 스승으로 보는 한 다르게 생각할 수 없다. 석가가 위대하다고 보는 한 다르게 볼 수 없다. 그것은 안 되는 일이다. 정답을 말하자. 사실은 석가가 위대한 것이 아니라 인류가 위대한 거다.


    황금을 발견한 사람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황금이 대단한 거다. 인류라는 황금을 석가가 먼저 발견하고 발견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통짜덩어리 인류를 보아야 한다. 보통은 개인을 본다.


    왜 보지 못하는가? 그곳이 정상이 아니므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예술가의 안목을 얻어야 한다. 석가는 인류라는 악기의 민감한 부분을 발견하고 그 부분에 바이얼린의 활을 대어 연주한 거다.


    예수는 어떨 때 인류가 따라나서는지 알고 있었다. ‘따르라.’고 하자 세계 70억 중의 1/3을 차지하는 기독교 인구가 따라갔다. 인류의 어느 지점을 건드려야 응답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던 거다.


    공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인류를 바꾸었다. 인류는 원래 개인이었다. 세력화 되었을 때 다른 인류가 되었다. 중국인은 뽐내어 그것을 중화라 부르고 세력화되지 않은 개인들을 만이라 한다.


    석가가 보았던 것을, 예수가 보았던 것을, 공자가 보았던 것을 그대 이미 보았는가? 연주자가 활을 갖다댈 민감한 현을 보았는가? 함께 어우러져 춤 추는 통짜덩어리 인류의 모습을 보았는가?


    다르게 생각하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정상이 아니면 다르게 생각할 수 없다. 양쪽에 적을 둔 개인은 다르게 생각할 수 없다. 하나의 적은 당신이 당장 해치워야 할 일이다. 당신의 적이다.


    또다른 적은 당신을 채근하는 윗선이다. 돈을 가져오라는 가족과, 일을 하라는 상사와, 복종을 요구하는 간부와, 경쟁을 요구하는 시장과, 시험을 요구하는 학교가 당신을 궁지로 몰아대고 있다.


    당신은 지금 양쪽에 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진리를 보지 못한다. 눈동자가 양쪽을 왔다갔다 하느라 표적을 놓치는 거다. 한 쪽을 바라보아야 한다. 배후에서의 위협을 제거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포지션 설정이 잘못되었다. 후방의 위협을 제거하고 전방에 올인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상에 서야 한다. 정상은 위협할 배후가 없다. 위에서 굴러떨어지는 돌이 되통수를 치는 위험이 없다.


    어떻게 정상에 오를 수 있는가? 당신은 결코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어떤 경우에도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스스로 정상이 되는 수 뿐이다. 에베레스트 정복은 이미 늦었다.


    스스로 에베레스트가 되는 수 뿐이다. 그대는 어떻게 정상이 될 수 있는가? 정상의 팀에 들면 된다. 진보의 팀, 진리의 팀에 들고, 자연의 에너지 흐름을 타면 어떤 경우에도 배후가 안전하다.


    멈추면 양쪽에서 공격받지만 움직이면 한쪽에서 공격받는다. 그러므로 움직여야 한다. 혼자서 움직이다가는 나댄다 해서 만인의 표적이 된다. 크게 세력을 이루고 무리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스티브 잡스 복귀후의 애플 내부 영상이라 한다. 반바지 차림의 잡스는 직원과 임원들에게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을 소개하는데, 그것이 광고계의 전설이 된 '다르게 생각하라' 광고 캠페인이다.


    다르게 생각하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배후에서의 위협이 있는 한 절대 다르게 생각하지 못한다. 큰 에너지의 흐름을 타고 한 방향으로 도도하게 나아갈 때만 인간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당신이 올라야 할 남아있는 정상은 없다. 스스로 정상을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 정상의 팀에 드는 수 외에는 그 어떤 방법도 없다. 의사결정학이 답이다.



DSC05715.JPG


    의사결정학은 구조론의 실전편입니다. 당장 무엇을 해야하는지 답을 제시합니다. 철학은 질문만 하고 슬그머니 빠집니다. 종교는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합니다. 독자가 원하는대로 답을 말해주지만 그 답은 진리에서 가져온 답이 아니라, 실상 거울에 비친 나약한 자기모습에 불과합니다. 진짜 답을 원하시거든 의사결정학의 매뉴얼을 따르십시오. 첫 번째 패는 무조건 바꿔야 합니다. 에너지는 언제라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옵니다. 패를 바꾸어 바깥의 물꼬를 안으로 돌렸을 때, 비로소 당신의 게임은 시작됩니다. 의사결정은 패를 바꾸는 것입니다. 게임은 딜러가 패를 돌렸을 때가 아니라, 당신이 패를 바꿨을 때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을 기억하십시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10.08 (12:50:00)

패를 바꾸라는 말이 이제야 쪼매 이해가 되는듯요. 그동안 갑갑해서 잠이 안왔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10.08 (12:56:26)

별다른게 아니고 

기본적인 삶의 태도에 대한 것입니다. 


구조는 얽힘이고 그 얽힘을 끊었을 때부터 

비로소 사건의 원인이 시작되고 인과법칙이 작동한다는 거죠.


언제든지 패를 바꿀 마음을 가지고 게임에 임해야 합니다. 

나라면 절대 에이스를 3전 2선승제의 첫 게임에 내지 않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10.08 (14:16:39)

"스스로 판을 읽고 남이 돌린(첫번째)패가 아닌 자신의 패로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하라."라고 간단하게 말씀을 진작에 해주셨으면(..) 물론 여기서 첫번째 패의 의미는 남이 돌린것도 되고 내가 대응(대칭)한 패도 되겠죠?

아무튼 이안류 생각하다가 삼천포로 빠지고 있었음다. (뭐 맞는 말이긴 하지만, 뭔가 더 심오한게 있을거란 의심을.. 그리고 포커를 잘 안쳐봐서 그런지 패 바꾸란 표현에서 괜히 몬티홀 생각도 해보고. 아 머리야.)

[레벨:11]큰바위

2014.10.09 (08:10:29)

패를 바꿔라!

에너지를 외부에서 끌어들여라!


판을 새로 짜라! 


의사결정학 책을 사기로 의사결정함.



[레벨:3]이은지

2014.10.10 (18:04:04)

동물법은 소중한 지식재산권법이라고 절대적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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