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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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951 vote 0 2014.05.30 (12:10:58)

 

    마르크스주의와 구조주의


    현대는 구조의 시대다. 세상을 구조로 보는 관점은 움직일 수 없는 세계사의 큰 조류라 하겠다. 그런데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세상을 구조로 이해하는 조류의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마르크스다.


    토대와 상부구조 따위 구조론의 용어가 등장하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서구 구조주의 철학은 마르크스주의의 대척점에 서 있다. 구조로 보는 것은 같은데, 삐쳐서 등돌리고 있다. 왜 삐쳤을까?


    그런데 마르크스주의 역시 기독교와의 대척점에 서 있다. 문제는 기독교 관점이다. 서구철학은 근본적으로 기독교의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기독교를 비판하면서 한 몸이 되어 있다.


    구조론은 마르크스의 구조적 시야와, 서구 구조주의 철학의 관점을 동시에 극복하는 완전히 다른 눈을 가지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모두 연결된다. 구조론은 간단히 세상을 구조로 보는 것이다.


    일본은 왜 저렇게 찐따같을까? 섬나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왜 저렇게 만만디일까? 역시 대륙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구조가 섬이냐 대륙이냐 반도냐 하는 지리구조에 연동되어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론적 시각이 아닌 것은? 히틀러 식으로 말하면 독일인은 우월한 아리안 민족이고, 러시아인은 열등한 슬라브 민족이며, 인종적 우월성과 열등성 구분으로 민족의 운명이 결정된다.


    과연 그럴까? 아리안족은 우월한 종족일까? 이런건 개소리고 그냥 섬이면 섬, 대륙이면 대륙, 반도면 반도로 지리적인 구조가 각 집단의 의사결정구조를 낳고, 의사결정구조가 다 결정한다.


    문제는 구조론이 주목하는 지정학적 구조가 바깥의 소통구조라는 데 있다. 그런데 보통 구조라고 하면 내부구조를 생각하게 된다. 구조는 집단이나 조직 안에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철학의 가는 길이 갈라진다. 정확히 말하면 구조는 안과 밖에 걸쳐져 있다. 그리고 정답은 바깥의 소통구조가 내부구조로 복제된다. 내부구조는 잘 보이고 바깥구조는 잘 안보일 뿐이다.


    아파트가 철근으로 지으면 15층까지 짓고 더 층수를 높이려면 빌딩식으로 H빔을 쓰는데 아파트식 내력벽이냐 빌딩식 기둥이냐 구조가 다르다. 이 구조는 모두 건물 안에 있다. 과연 그럴까?


    아파트 층수는 지구의 중력에 대항하고 바깥의 풍력에 대항한다. 빌딩의 높이는 태풍이 불 때 초속 50미터 바람에 맞선다. 결국 바깥에서 때리는 중력과 풍력과 지진이 내부구조를 결정한다.


    ◎ 마르크스 – 구조는 바깥에 있다. 바깥 세계를 혁명하자.

   ◎ 서구 구조주의 – 구조는 안에 있다. 안쪽 사정에 따라 다르니 문화상대주의라서 북한이고 아프리카고 간에 내부사정을 존중하여 건들지 말고 냅두자.


    이쯤되면 구조론의 관점이 어느 면에서는 차라리 마르크스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문화상대주의는 한 마디로 ‘마르크스가 아프리카에 혁명을 수출해서 잘된게 뭐 있냐? 아프리카는 걍 그렇게 살게 냅둬라!’ 이건데 그러자 중국이 아프리카를 다 먹어치우려 든다.


    결론적으로 문화상대주의는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핑계대고 비겁하게 도망치는 것이며, 그렇게 도망친 결과로 중국만 이롭게 한 것이다. 이는 서구 구조주의 철학의 실패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너희는 졌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탈근대니 랑그와 빠롤이니 이런 단어 쓰면서 우쭐대는 인간들 많은데 너희는 졌다. 중국한테 털렸다. 강신주 부류들 말이다. 이거 인정해야 진도를 나갈 수 있다. 거대담론을 버리면 안 된다.


    무엇인가? 기독교가 세계구원을 표방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서는 마르크스주의가 세계혁명으로 대응했고, 세계 대 세계로 너무 덩치를 키워서 과대망상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뭐냐하면 구조가 100일 때 마르크스는 1쯤 본 것이다.


    자본론은 두껍지만 내용은 없다. 한 줄로 요약된다. 기독교 미워미워미워미워 무한반복. 마르크스의 구조적인 시야는 큰 틀에서 옳다. 다만 1을 알아놓고 100을 알아낸 것처럼 허풍을 친 것이다.


    산수 해서 ‘1+1=2’ 알아낸 사람이 달나라에 로켓을 보내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이다. 물론 산수를 계속 발전시키면 달나라에 갈 수는 있다. 근데 말이다. ‘1+1=2’ <- 이거 가지고는 못 간다. 택도 없다.


    결론은 기독교의 종교적 허장성세에 마르크스가 정치적 허장성세로 맞선 것이며 둘이서 허풍대결로 갔기 때문에 본질이 탄로난 것이다. 그러나 구조로 밀어붙이면 언젠가는 답이 나온다는 마르크스의 확신은 유효하다.


    서구 구조주의 사상은 실존주의와 함께 마르크스와 기독교의 허풍을 나무래고 작은 곳에서 소박하게 답을 찾으려 한 것이다. 여기까지다. 큰 구조로 허풍치지 말고 작은 구조로 어떻게 답이 나올리 없다. 좌절하게 된다. 서구 구조주의 관점은 단지 마르크스주의를 비판하는데만 유용할 뿐이다.


    현대철학의 거대한 흐름은 구조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탈근대니 하는 강신주류 뻘소리가 왜 나오는가? 지식인의 좌절감 표출이다. 세상을 구조로 보자는 구호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왜?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구조가 내부에 있다는게 송두율의 관점이다. 북한 내부에 나름대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다는 거다. 웃기고 자빠진 생각이다. 구조는 안팎에 걸쳐져 있으며 외부와 소통하게 하고, 외부와 통하는 코드가 안 맞으면 반드시 망한다.


    북한 내부에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뭐는 없다. 모든 구조는 외부와의 소통구조를 내부로 복제하는 것이며 왕이 외국의 왕과 소통하는 구조를 귀족과 귀족간, 평민과 평민간으로 계속 복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최종적으로는 외부와 소통하는 구조가 전부 결정한다. 물고기의 내부구조는 물이라는 외부환경이 결정한다. 새의 내부구조는 공기라는 외부환경이 결정한다. 말의 내부구조는 지구의 중력이라는 외부환경이 결정한다.


    ◎ 구조는 내부에 있다? 천만에. 구조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일본은 현해탄이 막혀서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관동과 관서로 나누어 존재하지 않는 외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일본의 폐쇄성, 배타성을 낳았다. 미국도 일부 그러한 경향이 있다.


    한국도 이를 모방하려고 호남이니 영남이니 하고 수준이하의 편가르기를 한다. 모든 구조는 외부환경과의 소통구조이며 유전자는 이를 내부에 복제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면 내부에서 빛을 만들어내는 게 시각이다.


    이런 식으로 외부환경의 변화가 진화를 만들어낸다. 외부환경의 변화가 없는 심해 열수구 부근이나 남극 얼음밑 화산지역 생물은 진화가 정지된다. 북한이나 쿠바도 외부와 소통하지 않으면 발전이 정지된다. 화석화 된다.


    ◎ 현대철학의 큰 조류는 구조다.
    ◎ 마르크스는 외부구조에 주목했지만 기독교에 맞서느라 큰소리만 쳤다.
    ◎ 서구 구조주의는 내부구조에 주목했지만 좌절한 지식인의 지적 도피다.
    ◎ 구조론은 외부환경과의 소통구조가 내부구조로 복제된다는 입장이다.
    ◎ 세상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마르크스의 시야는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마르크스가 기독교에 대항하려고 하듯이 구조주의 철학이 마르크스에 대항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진보세력의 문제는 지식으로 물질에 대항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왜 항상 어딘가에 대항하려고만 하지? 이는 정치적인 기동이다. 적의 침략을 강조하여 아군을 모집하여 주도권을 잡으려는 불순한 동기가 숨어 있다. 히틀러가 유태인의 세계지배야욕을 주장하는 것과 같다.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구조 그 자체로 승부해야 한다. 모든 구조는 바깥환경과의 소통구조가 내부구조로 복제되므로 거대담론을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마르크스주의는 엉터리지만 세계를 엎어먹겠다는 그의 큰 시야는 유효하다. 의사결정구조의 힘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를 만들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계속해 나간다면 답은 반드시 찾아진다. 이는 장기전, 팀플레이, 세력전, 대승의 노선, 외부의 에너지 작용을 내부에서 처리하는 동적균형으로 가능하다.


    서구 구조주의 철학이 ‘허풍치지 마. 그런 시대는 갔어!’ 하고 핀잔줄 때 중국은 아프리카를 통째 먹어치우고 있다. 서구가 문화상대주의, 탈근대 어쩌구 하며 회피할 때 그 빈 틈을 노린 것이다. 멍청해지지 말자.


    지금이라도 통 크게 가야 한다. 푸틴과 이야기해서 시베리아 가스를 끌고와야 한다. 아베는 이미 김정은과 물밑대화 들어갔다. 오바마와 아베와 김정은이 손 맞추어 평양에 미군기지 들어서게 할 때 한국은 새 되는 수 있다.


    한국의 모든 것은 오바마의 아시아중시정책(이라고 써놓고 중국포위전략이라고 읽는다.)과 연결되어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동유럽에서 쓴맛을 본 오바마가 만만한 중국을 때려서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는 계략이다.


    이 전략에 따라 오바마는 아베를 밀고, 아베는 오바마의 지원에 힘입어 북한과 수교하여 북한을 탈중국화 시키고, 미국은 이 틈에 중국을 격리시키고, 푸틴과는 적당히 신경전만 벌이는척 하고, 중국은 필리핀의 석유를 빼앗기 위해 이 모든 과정을 퉁치자는 식이다. 상부구조에서 모두 결정된다. 정신차려야 한다.


   


[레벨:5]msc

2014.05.30 (12:30:08)

네,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라는 말씀,,,,,감사합니다,다시 정신을 되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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