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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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976 vote 0 2016.10.27 (11:28:00)

     

    안개정국에 대처하는 방법


    백화제방이요 백가쟁명이라. 아이디어 백출이다. 먼저 박근혜발 개헌안 나왔고, 이재명발 거국내각안 나왔고, 네티즌발 탄핵+하야 시나리오 나왔다. 국회 재신임카드까지 거론되는 판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 생각보다 악질이다. 순순히 물러날 인간들이 아니다. 상주 농약할머니 사건을 떠올릴 수 있다. 끝까지 악다구니 쓰며 버틴다. 최악의 추태 부린다.


    왜? 자기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이라면 진보진영 전체를 위해 자기 한 몸을 희생하지만 저 사람들은 그런게 없다. 지킬 것이 없다. 팀플레이 절대로 안 한다. 어떻게든 자기 한 몸만 챙기는 자들이다. 그래서 악으로 나오고 깡으로 나온다. 우리가 저들을 만만히 보고 처음부터 너무 센 카드를 던지면 저것들의 생까기 전략에 김이 빠져버리는 수가 있다.


    탄핵안으로 겁주면 쫄아서 '점령군 처분대로 하옵소서.’ 이렇게 안 된다. 만약 그렇게 되면 동정표가 쏟아져서 더 골치가 아파진다. 지금 순순히 하야하는게 박근혜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지만 그렇게 잘 안 된다. 무리한 블러핑으로 죽이지 말고 달고 가면서 살살 레이즈를 해야 한다. 고수들만의 고급 베팅기술을 선보여야 한다. 판돈을 조금씩 올려가야 한다.


    당장 탄핵하자고 흥분하는 사람들은 도박을 안 해본 사람이다. 현명한 사람은 교묘히 압박할 뿐 먼저 제안하지 않는다. 먼저 대책을 내는 자가 죽는다. 절대로 우리가 수습책을 내면 안 되는 거다. 대신 수습책을 낼 듯이 행동해야 한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잔꾀 쓰다가 망하는 거다. 우리가 힘조절해야 저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중도적 물타기 수 낸다.


    그때 세게 받아쳐야 한다. 되치기로 조져야 한다. 예컨대 이런 거다. 해방직후 신탁통치안 나오자 좌파든 우파든 글자 아는 사람은 5년 정도 신탁통치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뭐 나쁘지 않네. 이런 분위기였던 거다. 그런데 정치감각이 있는 김구 선생이 전국적인 반탁운동을 일으켜 판을 완전히 뒤집어 엎어버렸다. 공산당까지 반탁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던 거.


    왜 이게 이렇게 가느냐 하면, 신탁통치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게 엘리트, 기득권, 외세가 담합하여 국민을 왕따시키고 저들끼리 짜고 친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결국 자신이 판에 끼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그러므로 혼란을 감수하고 아주 큰 판을 벌여야 한다. 난장판이 되어도 상관없다. 아주 크게 불을 질러야 한다.


    과거 신한민주당 때 이민우총재가 민주화 7개항 운운하며 이민우 구상이라는 것을 내놓았다가 김영삼에게 뒤통수 맞았던 일도 그렇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그 이민우 구상이 사실은 김영삼 구상이었다. 김영삼이 이민우를 꼬셔서 중도타협책을 내게 하고 국민의 간을 보다가 여론이 안 좋게 돌아가니까 박살내버린 거다. 원래 이민우는 김영삼 꼬붕이었다.


    누가 배신했겠는가? 김영삼이 이민우를 배신한 거다. 물론 이민우도 개인적인 욕심이야 당연히 있었겠지만, 김영삼이 미리 사람을 보내서 적절히 사전조치를 했다면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김영삼이 입을 꾹 닫고 방치하다가 뒤통수 친 거다. 김영삼이 본심을 숨겼다. 지금 상황도 그때와 비슷하게 돌아가는데 반드시 중도타협책 나오게 되어 있다.


    국민의 허폐를 뒤집는 악수가 나오게 되어 있다. 지금 민생이 급하지 하면서 거기에 어물쩡 찬동하는 안철수, 반기문 부류들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수가 나와도 국민은 분노한다는 거다. 왜? 민주주의 훼손사태에 왕따가 된 국민은 자신이 주인행세를 하고 싶으니까. 좋은 안이든 나쁜 안이든 국민은 무조건 화를 내게 되어 있다. 아 혼란하다 혼란해!


    국민이 머리꼭지까지 화가 났을 때, 국민을 배신한 중도파를 밟아버리는 자가 짱을 먹는다. 즉 물타기 중도타협책이 새누리나 박근혜 입에서, 혹은 안철수나 반기문들 입에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무 세게 나가면 안 된다. 잘못하면 노태우를 스타 만들어주는 수가 있다. 629선언이 나오면 안 된다. 자기 입으로 수습안을 내면 안 된다.


    수습을 왜 해? 불을 질러야지. 거국내각이든 탄핵이든 하야든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고 본심을 숨기고 있다가 누가 어물쩡 타협책을 꺼내면 보나마나 안철수 그 자를 매우 패는 자가 왕좌를 차지한다. 왜? 국민은 그 방법으로 자기가 주인노릇 하고 싶거든. 지금 단계는 국민의 가슴에 들어찬 응어리를 풀어주는 단계다. 문제는 아직 국민이 덜 분노해 있다는 거.


    아직도 유권자 17퍼센트가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한다. 7퍼센트까지 떨어지도록 더 군불을 때조야 한다. 그 다음 김종인, 안철수, 박지원, 김무성, 유승민, 반기문 부류 기득권들이 밀실에서 타협하는 그림을 연출해야 한다. 그들이 국민을 배신하는 장면을 폭로해야 한다. 분노한 국민들을 판에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 재주들 피워보라고. 내가 밟아버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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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심 들키지 맙시다. 카드 읽히면 죽습니다. 이런 때는 배짱이 두둑한 자가 이깁니다. 배짱이 두둑한 자는 먼저 패를 까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초조한 자가 응수타진 한다며 자기패를 까보이다가 뒤통수맞고 죽습니다. 본심을 감추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말을 상대방 입에서 끌어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의사결정권자는 국민이지 정치판 안의 선수들이 아닙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6.10.27 (13:17:15)

기승전 강자의 전략, 어차피 차기 대통령은 정해져있다.


상대가 타고있는게 난파선임을 알게해야 너도나도 살겠다고 그 배에서 뛰어내리는데,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 배에 난 구멍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멀쩡한 다른 배를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둘 다 쓰면 환상적인데, 한쪽은 언론이 맡고 한쪽은 차기 주자가 맡으면 되겠네요.

강자의 일갈이 필요한 타이밍인데, 원순식 낚시가 필요한 시점. 용석이 낚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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