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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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387 vote 0 2011.01.19 (01:58:15)

 


이 글은 원래.. 무개념 이명박 지지자나 생각없는 20대 젊은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느냐는 편지 질문에 대한 답장으로 씌어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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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누가 옳고 누가 그르고는 사실 그다지 문제가 아닙니다. 그거 가지고 백날 논쟁해도 전혀 결론이 안 납니다. 이명박이 뭐를 잘했니 잘못했니 따지는 것은 사실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이명박이 잘못한 것을 백가지 쯤 모아놓은 사이트도 있더라만, 들을 귀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굳이 소개할 필요는 없구요.


또 그건 뭐 각자의 관점이 다르니까요.


실제로 이명박에 대한 선호도는 그가 정치를 잘했냐 못했냐가 아니라, 그와 말이 통하냐 안통하냐를 기준으로 거의 판정됩니다. 그러므로 여론조사결과는 세대차와 지역차가 거의 결정합니다. 최근에는 성별까지 추가되었지요.


젊은 여성 서울 -> 이명박 싫다.

늙은 남자 경북 -> 이명박 좋다.


이건 뭐 기계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다 정해져 있는거 가지고 논쟁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지요. 중요한건 절대 이명박이 아니고 우리입니다. 모든 답은 우리 자신에게 있고 이명박과 백퍼센트 무관합니다.


이명박은 그냥 지나가다 심심할때마다 한번씩 패주는 만만한 샌드백에 불과한 거죠. 그 자는 조연일 뿐 주인공 아닙니다.


중요한건 우리의 손에 어떤 무기가 들려있느냐지요. 우리의 손에 들려진 무기를 확인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굉장히 꿈이 부풀어 오르고,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진보적으로 변합니다.


왜냐하면 그 무기를 이곳저곳에 한번씩 써먹어보고 싶어하거든요. 80년대에 한국의 민주화는 근대교육의 보급에 힘입었습니다. 근대교육이 당시의 총이었습니다. 바로 손에 쥔 무기지요.


80년대 중반 기성세대의 평균학력은 중1 정도였는데, 갑자기 대졸학력을 가진 시민이 넥타이부대라며 대거 등장했지요. 그것이 하나의 큰 충격이었습니다. 거대한 반전을 일으킬만 한 일대사건입니다. 높아진 대학진학률에 의해 한국에서 어느 사이에 근대교육을 받은 시민계급이 형성되어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나타냅니다.


2000년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은 절대적으로 인터넷과 연관이 있습니다. 인터넷이 당시의 총이었습니다. 신지식인 개념이 대두되고, 발랄하고 활기찬 새로운 풍조가 크게 일어났지요.


한국은 명백히 80년대 고등교육의 일반화라는 무기와 2천년대 인터넷이라는 신무기로 인해 크게 진보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무기의 약발이 다하고 인터넷거품이 꺼지고 현대, 삼성, LG, 포스코들이 다시 잘 나가게 되고 전통적인 굴뚝산업이 부각됨에 따라 보수화 된 것입니다.


80년대 시민계급의 형성을 촉발한 근대교육은 한 마디로 국가의 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근대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국민은 권리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즉 자신이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는 거지요. 그건 감히 하면 안되는 불경스런 짓이지요. 주제넘은 일입니다.


그들에게 국가는 TV에 나오는 연예인과 같아서, 자신은 가만이 앉아서 구경이나 하는 팬의 포지션일 뿐이지요. 근대교육을 받게 됨에 따라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행동이 80년대 민주화로 나타난 것이며 이는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 바뀐 것이며 시민의 포지션 이동에 의해 일어난 권력이동입니다.


이천년대 일어난 인터넷 붐은 한 마디로 세계의 발견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인은 굉장히 많은 해외여행을 하게 됩니다. 김어준이 걸핏하면 여행경험을 이야기하는 분위기도 그때 만들어진 것이죠.


해외는 미지의 두렵고 무서운 대상이었는데 어느 새 친숙한 대상이 되었죠. 한국인은 자신감을 얻어 세계를 경영하려고 또다시 포지션 이동을 하게 됩니다. 당시 세계화니, 세계경영이니 이런 말이 회자되었지요. 그리고 인터넷에 의해 한국인은 바로 세계와 연결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하였으며 그 결과로 진보를 추구하게 됩니다. 형제인 북한과 전쟁이나 하며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세계에 새로 사귈 멋진 친구가 160개국가가 있는 판에 조강지처 북한에는 돌아봐 줄 눈길조차 없어졌습니다. 실제로 조중동이 북한에 큰 관심을 가지고 북한 소식을 쏟아내며 북한뉴스로 도배질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인은 더 이상 북한을 경쟁대상이라고 여기지 않게 된 것입니다.


하여간 조중동은 하루종일 북한생각, 김정일 생각만 하고 있는게 분명한데 아마 짝사랑하는듯도 하고. 어쨌든 그들의 시야에는 북한만 보이고, 그들의 머리 속에는 북한만 들어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젊은 세대는 다르죠. 북한? 잊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오직 맨유팀에만 관심이 있죠. 유럽리그 축구팀과 선수 이름만 줄줄 외고 있죠. 유딩 어린이들 공룡이름 다 외듯이.


결론적으로 80년대 민주화, 2천년대 집권이라는 두 번의 승리는 두 번의 위대한 발견과 그에 따른 시민계급의 두 번의 포지션 이동에 의한 대대적인 권력이동이었던 것입니다. 이는 물리학의 법칙이며 필연입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게 결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한번 더 기회를 잡는다면 역시 새로운 총의 등장, 새로운 세계의 발견, 새로운 포지션 이동, 새로운 권력이동에 따른 새로운 지평의 개척 형태로 일어나게 됩니다.


◎ 총의 등장≫세계의 발견≫포지션이동≫권력이동≫새로운 지평


이 법칙은 정해져 있으며 누구도 어길 수 없습니다. 이명박이 착하다니 잘못했다거니 이런 초딩논리는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그냥 재미로 하는거구요.


중요한건 우리의 손에 쥐어진 총이죠. 그리고 이제 우리가 이 총을 들고 나아가서 발견해야 할 신대륙입니다. 총 없이 활로 덤비거나 혹은 신대륙 발견 못하고 어문데로 가면 그런 사람들은 답없죠.


저는 묻고 싶습니다. 님의 손에 새로 쥐어진 총은 무엇인가? 님이 새로 발견한 신대륙은 무엇인가? 도대체 님은 무엇을 보았는가? 뭐 손에 쥐어진 총도 없고, 아직 눈을 뜨지도 못해서 신대륙도 보지 못했다면 할말없죠. 그냥 계속 주무세요 하고 내버려 둘 밖에. 우리끼리 갑니다.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총은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넘어가는 문명사적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이제는 소통의 시대, 집단지능의 시대, 집단인격의 시대, 창의력의 시대입니다.


쉽게 말하면 걍 한 명의 천재가 백만 명을 먹여살리는 시대입니다. 한 명의 천재가 백만명을 먹여살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 명이 땅파서 석유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석유를 발견한 나라들은 한결같이 무상의료, 무상급식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남아도니까요.


이제 그런 시대가 된 것입니다. 최근 한국인이 갑자기 복지에 관심을 돌리는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국가예산이 폭증하고, 재벌이 달러를 쟁여놓고, 종부세 논쟁 과정에서 부자들이 세금 더 낼 충분한 여유가 있다는 핵심정보를 민중에게 들켜버린 사실과 연결됩니다.


쓸데없이 사대강에 50조나 퍼부을만큼 나라에 돈이 남아돌아서 주체를 못하겠다는데 왜 무상급식 못합니까? 돈이 너무 많아서 형님 예산 몇십조 퍼주고도 남아서 멀쩡한 바다 한가운데 구룡포에서 칠포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전혀 쓸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심심풀이 재미로 한번 놓아보겠다는데, 돈이 너무나 많아서 전혀 쓸모가 없이 그냥 관광용으로만 운하를 파겠다는데, 남아도는 돈 50조를 그냥 운하에 빠뜨리겠다는데, 종부세 더 걷으면 무상급식 하고도 남는다는데 왜 안합니까?


돈이 남아돌아서 썩어가는 걸 보다 못해 운하에 버린다. 이건 과거에 없던 새로운 정보입니다. 이명박이 서민은 몰랐던 좋은 정보 하나 던져준 거죠.


스티브 잡스의 활약에서 보듯이 정보화 시대는 운용하기에 따라 복지국가를 하고도 남을만큼 자본에서 여유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80년대 민주화가 한국인이 국가의 의미를 발견한데 따른 인식의 전환이라면, 2천년대 집권은 한국인이 세계를 발견한데 따른 인식의 전환이고, 그리고 새로운 진보집권의 분위기는 지금 여러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 일등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실과 연결됩니다.


이는 미국의 퇴조와 중국의 부상 흐름과 연결됩니다. 조만간 중국경제가 독보적인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은 백퍼센트 명확한 사실인데, 그 중국이라는 황소의 코 위에 올라탄 한국이 이득을 보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중국이라는 유전에 빨대 꽂아서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판인데 당연히 복지를 해야죠. 모든 산유국이 했듯이.


이건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논리입니다. 김영삼이 세계화를 떠들었지만, 그 바람에 한국인들 쓸데없이 해외여행만 잔뜩가서 달러 거덜내고 IMF 터졌지만, 그 세계를 인식한 한국인은 갑자기 개념이 잡혀서 마침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포지션을 이동시키고 진보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삼성이 잘나간다고 목에 힘 주고 있지만, 그 잘나가는 현장을 목격한 한국인은 잘나가는 삼성이 벌어들인 돈으로 세금 더 내서 복지를 해야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다시 개념이 잡혀버린 것입니다. 역설이지요.


지금 또다시 한국인은 무언가를 봐버렸고, 인식을 바꿔버렸고, 개념이 잡혀버렸고, 포지션을 이동시켜 버린 것입니다. 그에 따라 권력이동이 일어납니다. 그것이 우리가 기세좋게 열어가야 할 새로운 지평입니다. 이건 굳이 말 안해도 본능으로 다 아는 겁니다.


다시 묻습니다. 집단지능이라는 총을 손에 쥐었습니까? 각자 스마트폰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라는 개인화기로 무장했습니까? 그리고 한국이 중국을 타고 일어서는 신대륙을 봤습니까? 그렇다면 가는 겁니다. 빈손이고 못봤다면 계속 주무세요. 우리는 갑니다. 왜냐하면 이미 손에 총이 쥐어졌고 신대륙을 봤기 때문에.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9]로드샤인

2011.01.19 (09:23:04)

ㅎㅎㅎ 다양한 버전에 실어 보내는 이 시대의 메세지.  오늘도 총 차고 신대륙으로 떠납니다. ^^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1.19 (19:02:11)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지난 10년 없이 영삼 회창  명박정부 14년차라면....

박태환 낙동강 상류에서 딱 벌어진 어깨로 공구리 비비고 있고...

김연아 강남 떳다방에서 이 추운겨울 손 호호 불며 길거리에서 부동산분양 지라씨 돌리고 있고...

안철수 IMF 에 부도나고  성형수술하고 있는......   모습 떠오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id: 우야산인

2011.01.20 (17:25:52)

아이'총'차고

얼숲 페이스북과 트윗세상을 헤치며

친구찾고 힘을 얻고

불통을 호령하며 소통의 길을 놓으며

내집을 짓고 마을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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